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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무생인의 서재

읽었던 것과 다르잖아요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상무생인
작품등록일 :
2019.11.26 21:40
최근연재일 :
2022.10.23 22:16
연재수 :
132 회
조회수 :
4,730
추천수 :
85
글자수 :
529,736

작성
22.09.04 20:23
조회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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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
글자
6쪽

7. 수상한 새를 키우는 방법 (44)

DUMMY

‘성녀?’


”어.“


[[왜 그러십니까. 정호기.]]


[[가젠, 잠깐만요. 잠깐만요...]]


정호기는 루시예인과의 대화를 떠올렸다.


[[왕자님께서 분명, ‘성녀’를 언급하셨었죠.]]


[[그렇습니다.]]


[[이곳의 성녀는 혹시, 여러 명일까요? 제 경험상으로는, 보통 성녀는 한 세계관 내 유일무이한 존재이던데요.

....저희가 목격한 성녀와, 왕자님께서 언급한 성녀는 동일 인물일까요?]]


[[확신하기는 힘들지만, 동일 인물일 가능성이 높아 보입니다.]]


[[그렇다면 교국은 이곳보다 더한 혹한의 땅이고, 그녀는 교국의 성녀라는 이야기가 되는군요.]]


정호기는 덧붙였다.


[[확신할 수는 없지만 이곳과 교국과의 관계도 그렇게 좋아 보이지는 않고요.]]


[[그렇습니다.]]


‘전쟁이라도 벌어지나? 전쟁이라도 벌어질 만큼 사이가 안 좋아 전쟁이 일어나 세계가 멸망에 한 발자국 가까워진다면,

...아니, 아니... 전쟁을 막으라고?’


정호기는 허, 하고 한숨을 내쉬었다.


‘설마, 그런 건 아니겠지.’


[[기적... 하늘이 내린 선물.]]


[[왜 그러십니까.]]


[[...그라플로는 가젠을, 대단히 과대평가하는 경향이 있어요.]]


[[...그렇게 생각하십니까.]]


정호기는 『여주인공이 소원을 들어 줌』의 내용을 떠올리고 무겁게 고개를 끄덕였다.


‘그라플로는 점점 가젠에게 눈이 멀수록, 가젠을 더욱 특별하고 대단하게 생각했어. 가젠의 존재가 그야말로 기적이라고 했었지...’


[[모든 일은 거기서 비롯되었을지도 모르겠어요. 그라플로가, 가젠이 기적 자체라고 믿어 의심치 않았기 때문에,]]


정호기는 말을 흐렸다.


[[지금까지 극히 적은 단서만 준 것도, 가젠을 믿었기 때문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그렇습니까.]]


[[...말도 안 되는 생각일지도 모르겠는데,]]


정호기는 머뭇거리다가 그만두었다. 왠지, 누군가와 이 화젯거리를 공유하는 것 만으로도 큰일이 날 것만 같았다.

단순히 입에 올릴 뿐인 행위이지만, 실제로 입에 올린 그대로 이루어질 것만 같은 불안감...


[[아니에요. 그만두죠...]]


[[두려우십니까.]]


”!“


[[...어쩌면요. 말도 안 되는 억측이라고는 생각하지만. 그게 정말이라면...]]


[[두려워하지 마십시오. 제가 항상 당신 곁에 있습니다.]]


[[....]]


정호기는 약간 귀 끝이 발개진 채로 작게 고개를 끄덕였다.


[[든든하네요.

정말이요.]]


정호기는 조금은 가벼워진 마음으로 뜻을 전했다.


[[있잖아요. 가젠. 사실 저는 그렇게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았어요. 라야의 꿈이 진짜인지도 몰랐고, 그라플로가 그렇게 된 것도 몰랐고, 이 세계가 이렇게 엉망진창일지도 몰랐고...

단순히 제가 살던 곳을 떠나고 싶었고, 그라플로와 가젠을 좋아하게 되었고, 가젠과 그라플로를 만나보고 싶었을 뿐이고, 그라플로를 만나고자 알을 깨웠고, 설탕의 먹이를 찾았을 뿐인데...]]


가젠은 조용히 정호기의 뜻을 경청했다. 정호기는 떠듬떠듬 말했다.


[[말이 두서가 없죠. 죄송해요. 결론은 말이에요, 저는 라야의 악몽을 끝내주겠다고는 했지만, 그라플로를 만나 이야기 해 보자고 마음은 먹었지만,

전쟁을 막아야 할지도 모르겠다. 는 생각을 하니, 눈앞이 캄캄해요.]]


[[두려워하지 마십시오.]]


[[그렇지만,]]


[[당신에게는 제가 있습니다. 제가 당신의 칼이자 방패입니다.]]


[[우리가 할 수 있을까요? ...그것이 무엇인지는 정확히 몰라도, 불가능에 가까운 일을 기적처럼 이루어 낼 수 있을까요? 희박한 가능성을 모아 기적을 일으킬 수 있을까요?]]


[[모릅니다.]]


[[...]]


[[하지만 그것이 정호기께서 가고자 하시는 길이라면, 저라는 창이 부서질 때까지, 길을 예비할 것입니다.]]


정호기는 넋을 놓고 가젠을 잠깐 바라보았다.


‘어쩌면, 그라플로의 마음이 이해가 갈 것 같기도 하고...’


[[가젠과 함께라면 지옥도 무섭지 않을 것 같아요.]]


[[그러십니까.]]


정호기는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 * *



‘....?’


정호기는 어리둥절한 얼굴로 주변을 바라보았다.

이곳은 루시예인 왕자의 방 같았다. 정호기는 주변을 휘 돌아보았다.


지나치게 평화로운 광경이었다. 조용한 방 안에서 루시예인은 혼자서 차를 즐기고 있었다.

늘 궁지에 몰린 왕자의 모습만 봐 오던 정호기는 느슨해진 루시예인을 물끄러미 바라보았다.


‘이걸 왜 보여주는 거지? 시뻘겋고 끔찍한 장면을 보지 않아서 다행이긴 하지만.

...이걸 보여줄 필요가 있나?

이건 누가 내게 보여주는 무언가가 아니라, 단순한 내 꿈일까?’


정호기는 고개를 갸웃하며 차를 즐기는 루시예인을 내버려 둔 채로 방안 이곳저곳을 천천히 살폈다.


‘특별한 건, 없는데? 이건 단서든 뭐든, 아무것도 될 만한 게...’


무심코 루시예인을 바라보던 정호기는 덜컥, 멈춰서서 루시예인을 바라보았다. 루시예인의 곁에서, 익숙한 냄새가 났다.


비릿하고 매캐한 냄새가 희미하게 섞인 화려하고 달콤한 향기.


”...그랍?“


정호기는 황급히 왕자에게 다가갔다.


작가의말

사람은 좋은 곳에 취직해야 험한 꼴을 안 봅니다.

휴일 없이 근무해본 일이 있으십니까?

저도 별로 알고 싶지 않았습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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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2 7. 수상한 새를 키우는 방법 (48) 22.10.23 11 0 9쪽
131 7. 수상한 새를 키우는 방법 (47) 22.10.13 13 0 4쪽
130 7. 수상한 새를 키우는 방법 (46) 22.10.09 15 0 13쪽
129 7. 수상한 새를 키우는 방법 (45) 22.09.18 15 0 9쪽
» 7. 수상한 새를 키우는 방법 (44) 22.09.04 15 0 6쪽
127 7. 수상한 새를 키우는 방법 (43) 22.08.21 15 0 6쪽
126 7. 수상한 새를 키우는 방법 (42) 22.08.07 14 0 8쪽
125 7. 수상한 새를 키우는 방법 (41) 22.07.31 15 0 6쪽
124 7. 수상한 새를 키우는 방법 (40) 22.07.24 13 0 6쪽
123 7. 수상한 새를 키우는 방법 (39) 22.07.17 18 1 7쪽
122 7. 수상한 새를 키우는 방법 (38) 22.07.03 14 0 7쪽
121 7. 수상한 새를 키우는 방법 (37) 22.06.26 16 0 9쪽
120 7. 수상한 새를 키우는 방법 (37) 22.06.12 15 0 8쪽
119 7. 수상한 새를 키우는 방법 (36) 22.06.05 19 0 7쪽
118 7. 수상한 새를 키우는 방법 (35) 22.05.29 25 0 9쪽
117 7. 수상한 새를 키우는 방법 (34) 22.04.29 18 0 7쪽
116 7. 수상한 새를 키우는 방법 (33) 22.04.27 17 0 5쪽
115 7. 수상한 새를 키우는 방법 (32) 22.04.20 16 0 7쪽
114 7. 수상한 새를 키우는 방법 (31) 22.04.03 30 0 10쪽
113 7. 수상한 새를 키우는 방법 (30) 22.04.02 31 0 12쪽
112 7. 수상한 새를 키우는 방법 (29) 22.03.13 21 0 5쪽
111 7. 수상한 새를 키우는 방법 (28) 22.03.06 20 0 7쪽
110 7. 수상한 새를 키우는 방법 (27) 22.02.27 19 0 8쪽
109 7. 수상한 새를 키우는 방법 (26) 22.02.20 22 0 10쪽
108 7. 수상한 새를 키우는 방법 (25) 22.02.06 17 0 8쪽
107 7. 수상한 새를 키우는 방법 (24) 22.02.01 19 0 11쪽
106 7. 수상한 새를 키우는 방법 (23) 22.01.23 19 0 6쪽
105 7. 수상한 새를 키우는 방법 (22) 22.01.16 17 0 7쪽
104 7. 수상한 새를 키우는 방법 (21) 22.01.09 21 0 6쪽
103 7. 수상한 새를 키우는 방법 (20) 21.12.19 18 0 6쪽
102 7. 수상한 새를 키우는 방법 (19) 21.12.12 20 0 9쪽
101 7. 수상한 새를 키우는 방법 (18) 21.12.05 19 0 10쪽
100 7. 수상한 새를 키우는 방법 (17) 21.11.28 20 0 10쪽
99 7. 수상한 새를 키우는 방법 (16) 21.11.21 25 0 12쪽
98 7. 수상한 새를 키우는 방법 (15) 21.11.07 17 0 10쪽
97 7. 수상한 새를 키우는 방법 (14) 21.10.31 23 0 9쪽
96 7. 수상한 새를 키우는 방법 (13) 21.10.24 17 0 9쪽
95 7. 수상한 새를 키우는 방법 (12) 21.10.17 24 1 8쪽
94 7. 수상한 새를 키우는 방법 (11) 21.10.11 30 0 7쪽
93 7. 수상한 새를 키우는 방법 (10) 21.10.03 23 0 8쪽
92 7. 수상한 새를 키우는 방법 (9) 21.09.26 16 0 9쪽
91 7. 수상한 새를 키우는 방법 (8) 21.09.19 29 0 7쪽
90 7. 수상한 새를 키우는 방법 (7) 21.09.12 24 1 9쪽
89 7. 수상한 새를 키우는 방법 (6) 21.09.05 31 1 8쪽
88 7. 수상한 새를 키우는 방법 (5) 21.08.22 18 1 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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