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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무생인의 서재

읽었던 것과 다르잖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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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무생인
작품등록일 :
2019.11.26 21:40
최근연재일 :
2022.10.23 22:16
연재수 :
132 회
조회수 :
4,710
추천수 :
85
글자수 :
529,736

작성
22.02.27 22: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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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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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8쪽

7. 수상한 새를 키우는 방법 (27)

DUMMY

정호기는 라야에게 불쑥 물었다.


”라야의 동료는 몇 명이나 더 있나요?“


”그리 많지는 않아요. 마누아를 포함해 열, 아니... 아홉 명이요.“


”?“


정호기는 급격하게 어두워진 라야의 얼굴에 의문을 느꼈지만, 모르는 척 말을 이어 갔다.


”라야는 어떻게 생각하세요?“


”네? 아. 저는,“


”네.“


”죄송해요.“


”네?“


”저도 모르게 정호기께 너무 많은 부담을 드렸나 봐요.“


”네?“


라야가 옅게 웃었다.


”제가 예비해 둔 것들, 사람들에 얽매이실 필요는 없어요.“


”그건 혹시, 무슨 뜻... 인지 말씀해 주실 수 있으실까요? 잘 모르겠어요....“


”정호기께서 필요하실지도 몰라 예비해 둔 사람들이니,

정호기께서 그렇게 부담을 느끼시면, 부리지 않으셔도 괜찮아요.

혹은 동료 삼는 것만 부담을 느끼신다면, 함께하지는 않되, 부리셔도 괜찮고요.

제가 예비해 둔 모든 것을 사용할 필요는 없답니다. 제가 예비해 둔 모든 사람과 함께할 필요도 없고요.“


”라야의... 소중한 동료잖아요?“


”음....“


라야는 길게 숨을 내뱉더니 웃음기 어린 목소리로 말했다.


”정확히 말하면 공통된 목적을 가진 사람들이죠.“


”어....“


”우리에겐 그 어떤 것보다, 공통된 목적이 더 중요하답니다.“


라야가 속삭이듯 말했다. 정호기는 라야의 푸른 눈에서 시선을 뗄 수가 없었다.

꼭, 홀린 기분이었다.


”정호기께서, 저희의 숙원(宿願)을 이루어만 주신다면, 정호기께서 생각하는 그 어떤 방법으로 사용하셔도 괜찮아요.“


”......“


”저희가 모두 동의한 일이에요.“


정호기는 섣불리 입을 열지 못했다.


‘난, 나는.... 나는 내가 나고 자란 땅을 위해 알지도 못하는 사람에게 모든 걸 내던질 수 있나?

나는... 나는, 그럴 수 없을 것 같은데.’


”라야는 정말로 이 땅을 사랑하는군요.“


”보잘것없는 저지만, 감히 그렇답니다.“


”.....“


정호기는 조금 그늘진 얼굴로 라야를 바라보았다.


”나머지 동료들은, 어디 있나요?“


”어디 있는지는 정확히 모르지만, 전부 칼타스에 있어요. 모두 칼타스 사람들이니까요.“


라야가 물었다.


”그들과 연락하시길 바라시나요?“


”....지금 당장은 아니지만, 필요하게 되면요.“


라야가 고개를 끄덕이며 머리를 쓸어 넘기더니 멈칫하며 고개를 저었다.


”....아니, ...마누아를 통해 연락하는 게 좋겠습니다.“


”....? 네. 알겠습니다.“


정호기는 다시 머리를 내려 귀를 감추는 라야를 보고 고개를 갸웃하며 고개를 끄덕였다.


”마누아와는 어떻게 연락해야 할까요?“


라야는 주저하더니 다시 머리를 넘겨 귀를 드러냈다. 그러자 라야의 귀가 드러났고, 라야의 귀에 달린 귀걸이가 드러났다.


- 반짝.


라야의 귀에 달린 조그마한 귀걸이는 아주 조그마했지만 라야의 마력석과 같이 오묘하게 빛나고 있었다.


”귀걸이를 한 번 두드린 후, 두 번 두드리세요.“


- 톡. ...톡톡.


라야는 시범을 보였다. 정호기는 가까이 다가가 라야의 귀걸이를 바라보았다. 귀걸이가 반짝거리며 점멸했다.

정호기는 반사적으로 제 귀를 매만져 보았지만 걸리는 것 없이 매끈하기만 했다.


”이런 식으로 두드리면 상대방의 위치를 알 수 있어요.

직접 해 보시면 아실 거예요. 이렇게 설정해두면, 가까워질수록 강한 반응을 보인답니다.“


”한 번, 두 번이요.“


라야는 머뭇거리다가 입을 열었다.


”한 번, 두 번이에요. 그것만 사용하세요.“


”알겠어요. 한 번. 두 번.“


”마누아에게 여쭤보시면, 다른 동료들을 부르는 방법이나, 그 외에 필요하신 정보를 알려 드릴 거에요.“


라야의 얼굴은 여전히 흐렸다. 정호기는 불쑥 스쳐 지나가는 이름을 떠올렸다.


‘아이클루....’


정호기는 라야의 흐린 얼굴을 살폈다.


‘라야가 저런 얼굴을 했을 때는, 무언가를 숨기거나, 아이클루라는 자에 관련된 이야기를 할 때뿐이었는데...

열, 아니 아홉 명의 동료라...’


정호기는 눈을 가늘게 떴다.


‘아이클루라는 자가 라야의 동료 중 하나였던 걸까?’


”어?“


정호기는 시야가 그늘지는 것을 느끼고 하늘을 바라보았다. 맑았던 하늘에 구름이 드리웠다.


”죄송해요. 오늘 몸 상태가 좋지 않아서....“


”아니에요.“


‘여기가 정말 라야의 꿈 안이긴 한가 보구나.’


정호기는 구름이 드리운 하늘을 바라보다 라야의 얼굴을 바라보았다. 라야의 얼굴은 아까보다는 나아졌지만, 여전히 흐리고, 조금 지치고, 조금 슬퍼 보였다.


”이만 돌아가 볼게요.“


”더 하실 말씀은 없으신가요?“


”네. 충분히 답을 얻었어요. 감사합니다.“


”과분한 말씀을. 저야말로 늘 감사드립니다. 정호기.“


”다음에 다시 만날 날은 손꼽아 기다릴게요.“


”저 역시도, 정호기를 다시 만나 뵐 날을 간절히 기다리겠습니다.“


정호기는 뒤돌아서 몇 걸음 걸어가다, 다시 뒤돌아서 외쳤다.


”꼭 말씀하신 대로만 사용할게요!“


라야가 조금 웃었다.


*


”...!“


정호기는 깨자마자 귀를 매만졌다. 귀를 매만지니 꿈에서 그랬던 것과 다르게, 손끝이 미끄러지지 못하고 달칵, 무언가에 걸려 멈췄다.


”진짜로 있네....“


”왜 그러십니까.“


”가젠.“


”말씀하십시오.“


”...저, 귀걸이를 하고 있나요?“


정호기는 머리를 쓸어 넘겨 귀를 드러내고 물었다.


”네.“


”마력석으로 된 귀걸이를요?“


”그렇습니다.“


”마력석 같아 보였는데, 이거, 마력석인가요?“


”정호기의 말씀대로입니다.“


”....아하...“


정호기는 귀걸이를 매만졌다. 있는 줄도 모르고 살았지만, 의식하게 되니 귀걸이가 몹시도 신경쓰였다.


”내일이 되면. 마누아를 만나러 갈까요?“


”생각을 정리하셨습니까.“


”네.“


정호기는 가젠을 바라보았다.


”원하는 대로 하라고 하셨죠?“


”물론입니다.“


”동료로 함께하는 건, 조금 생각해 볼 문제인 것 같아요. 필요하면 도움을 요청하는 쪽으로 하려고 하는데, 어떻게 생각하세요?“


”타당한 생각이십니다. 언제나 정호기의 뜻대로.“


”일단은, 이야기를 좀 해 두고, 연락하는 방법을 배워보는 걸로 하죠.“


”알겠습니다.“


정호기는 귀걸이를 만지작거렸다. 귀걸이가 영 신경쓰였다.


*


”그렇군요.“


지금까지 있었던 일들을 간략하게 정리해 설명하자 마누아는 덤덤하지만 결연한 얼굴로 선언했다.


”라야가 말씀드린 대로입니다. 저희를 뜻대로 사용하십시오.“


”아니,“


정호기는 멋쩍은 얼굴로 뺨을 긁적거렸다.


”그렇게까지 격식을 차리실 필요는....“


”아닙니다. 원래 이랬어야 하는 건데요. 그동안 격의 없이 대했던 것을 사과드립니다.“


”아아니,“


정호기는 고개를 저었다. 마누아는 뜻을 굽힐 생각이 전혀 없어 보였다.


”그건 그렇고, 라야가 마누아가 어디 있는지 찾을 방법을 알려주시더라고요.“


정호기가 귀를 드러내고 귀걸이를 톡 두드리자 마누아의 표정이 잠깐 흐려졌다.


”혹시 다른 동료를 부를 방법을 가르쳐 주실 수 있으신가요?“


”물론입니다! 아.“


마누아가 잠깐 멈칫하더니 물었다.


”라야가 그렇게 말하던가요? 제게 물어보라고?“


”네. 라야는 마누아를 찾을 방법만 알려주더라고요.“


마누의 표정이 잠깐 또 흔들렸다. 마누아는 곧 침착하게 설명했다.


”다른 동료를 찾는 방법도 저를 찾는 방법과 다르지 않습니다.“


‘어?’


정호기는 마누아가 품 안에서 목걸이를 꺼내는 것을 보고 생각에 잠겼다.


‘목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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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지 한 독자님의 의견을 반영해 전체적으로 조금 수정하였습니다. 20.04.18 88 0 -
132 7. 수상한 새를 키우는 방법 (48) 22.10.23 10 0 9쪽
131 7. 수상한 새를 키우는 방법 (47) 22.10.13 12 0 4쪽
130 7. 수상한 새를 키우는 방법 (46) 22.10.09 15 0 13쪽
129 7. 수상한 새를 키우는 방법 (45) 22.09.18 14 0 9쪽
128 7. 수상한 새를 키우는 방법 (44) 22.09.04 14 0 6쪽
127 7. 수상한 새를 키우는 방법 (43) 22.08.21 14 0 6쪽
126 7. 수상한 새를 키우는 방법 (42) 22.08.07 14 0 8쪽
125 7. 수상한 새를 키우는 방법 (41) 22.07.31 14 0 6쪽
124 7. 수상한 새를 키우는 방법 (40) 22.07.24 12 0 6쪽
123 7. 수상한 새를 키우는 방법 (39) 22.07.17 18 1 7쪽
122 7. 수상한 새를 키우는 방법 (38) 22.07.03 14 0 7쪽
121 7. 수상한 새를 키우는 방법 (37) 22.06.26 16 0 9쪽
120 7. 수상한 새를 키우는 방법 (37) 22.06.12 15 0 8쪽
119 7. 수상한 새를 키우는 방법 (36) 22.06.05 18 0 7쪽
118 7. 수상한 새를 키우는 방법 (35) 22.05.29 24 0 9쪽
117 7. 수상한 새를 키우는 방법 (34) 22.04.29 17 0 7쪽
116 7. 수상한 새를 키우는 방법 (33) 22.04.27 17 0 5쪽
115 7. 수상한 새를 키우는 방법 (32) 22.04.20 16 0 7쪽
114 7. 수상한 새를 키우는 방법 (31) 22.04.03 29 0 10쪽
113 7. 수상한 새를 키우는 방법 (30) 22.04.02 31 0 12쪽
112 7. 수상한 새를 키우는 방법 (29) 22.03.13 21 0 5쪽
111 7. 수상한 새를 키우는 방법 (28) 22.03.06 19 0 7쪽
» 7. 수상한 새를 키우는 방법 (27) 22.02.27 19 0 8쪽
109 7. 수상한 새를 키우는 방법 (26) 22.02.20 22 0 10쪽
108 7. 수상한 새를 키우는 방법 (25) 22.02.06 16 0 8쪽
107 7. 수상한 새를 키우는 방법 (24) 22.02.01 18 0 11쪽
106 7. 수상한 새를 키우는 방법 (23) 22.01.23 18 0 6쪽
105 7. 수상한 새를 키우는 방법 (22) 22.01.16 17 0 7쪽
104 7. 수상한 새를 키우는 방법 (21) 22.01.09 21 0 6쪽
103 7. 수상한 새를 키우는 방법 (20) 21.12.19 17 0 6쪽
102 7. 수상한 새를 키우는 방법 (19) 21.12.12 19 0 9쪽
101 7. 수상한 새를 키우는 방법 (18) 21.12.05 19 0 10쪽
100 7. 수상한 새를 키우는 방법 (17) 21.11.28 19 0 10쪽
99 7. 수상한 새를 키우는 방법 (16) 21.11.21 25 0 12쪽
98 7. 수상한 새를 키우는 방법 (15) 21.11.07 17 0 10쪽
97 7. 수상한 새를 키우는 방법 (14) 21.10.31 23 0 9쪽
96 7. 수상한 새를 키우는 방법 (13) 21.10.24 16 0 9쪽
95 7. 수상한 새를 키우는 방법 (12) 21.10.17 24 1 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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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0 7. 수상한 새를 키우는 방법 (7) 21.09.12 24 1 9쪽
89 7. 수상한 새를 키우는 방법 (6) 21.09.05 31 1 8쪽
88 7. 수상한 새를 키우는 방법 (5) 21.08.22 18 1 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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