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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무생인의 서재

읽었던 것과 다르잖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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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무생인
작품등록일 :
2019.11.26 21:40
최근연재일 :
2022.10.23 22:16
연재수 :
132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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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5
글자수 :
529,736

작성
22.02.06 16: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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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8쪽

7. 수상한 새를 키우는 방법 (25)

DUMMY

”나 지금 머리가 터질 것 같아.“


”네?“


”내가 받아들이기엔 너무... 모르겠다.“


루올은 한숨을 쉬었다.


”어쨌든 그건 잠깐 접어 두고, 라야는 이런 걸 보고 있었다는 거잖아, 그걸 보여주려고 했던 것 맞지?“


”맞아요.“


정호기는 자세를 바로 했다. 하던 이야기를 마저 끝마쳐야 했다.


”본론으로 돌아올게요. 라야도 라야의 능력을 통해 많은 것을 보셨겠지만, 저희도 라야의 꿈을 통해 많은 것을 보았고요. 저희는 거듭된 미래와 과거를 통해, 저희가 찾는 인물에게 가까워질 수 있었어요.

그런데,“


”그런데?“


”여기서부터-“


정호기가 양 검지를 가볍게 맞부딪히며 말했다.


”-이해관계가 일치하기 시작한 거예요.“


”무슨 소리야?“


루올은 도통 이해하지 못하겠다는 표정으로 되물었고, 정호기가 작게 웃었다.


”라야가 매일 꾸는 그 악몽, 저도 꿨거든요.“


”그래서?“


”거기에 저희가 찾는 그라플로가 나오더라고요.“


”어?“


루올은 당황하더니 되물었다.


”그, 어? 너희가 찾는 사람이 라야의 악몽에 나왔다는 말이야? 불타고, 괴물이 돌아다닌다며.“


”맞아요.“


정호기는 고개를 무겁게 끄덕였다.


”그 불행하기 짝이 없는 미래를 초래하는 사람이, 현재로서 추측하기로는, 저희가 찾던 사람인 거죠.“


”뭐?!“


”저희가 알던 사람은, 그렇게까지 저지를 만한 사람은 아니었지만, 아니, 아니었을지도 모르지만?

저희가 알던 그라플로는 이제 없어요. 그는 변했더라고요. 그런... 짓들을 저지를 만큼이요.“


루올은 입을 벌린 채 말을 잇지 못했다. 정호기는 이어 설명했다.


”저희는 그라플로의 모습에 책임감을 느껴, 그를 저지하고자 마음먹었어요. 그때 시기적절하게도 저희는 마누아를 만났고, 라야의 고백을 듣게 되었어요.

아까 말했듯이, 이해관계가 일치하게 된 거죠. 저희 목적은 어차피 그라플로를 만나 그를 저지하는 것이니까요.“


”자, 잠깐... 그러면, 혹시 ‘마왕’이라는 게?“


”맞을 거예요. 마왕이라는 게 지금 이곳저곳에 돌아다니는 괴물들과 광신도들의 수장을 이르는 말이라면요.“


”그럼, 용사라는 건 혹시, 네 동료를 말하는 거냐?“


정호기는 조금 놀랐다. 루올이 머리가 아픈지 이마를 짚었다.


”그.... 아니, 됐다.“


”마누아는 라야의 능력에 대해 대충 알고 계신다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다시 볼지도 모른다고 한 거야?“


”네. 라야가 필요한 건 무엇이든 가져다 쓰라고 하셨거든요.“


”난, 지금 엄청난 여정에 함께하고 있었던 거야?“


정호기가 설탕을 가리키며 말했다.


”저희는 지금 설탕의 먹이를 최우선으로 찾고 있어요. 안과 그리오가, 설탕이 안내자가 되어 줄 거라고 했거든요. 그라플로에게로 이끌어 줄 거라고.“


”저 새가 ...단서라고? 안내자라고?

어쩐지 범상치 않은 새라고는 생각했지만...“


”뭐, 지금은 설탕의 먹이보다는 왕자님을 만나러 가고 있긴 하지만요.


“그건 또 무슨 소리야?”


“이건 지금 확실하지는 않은데, 확실하지 않으면서도 복잡한 이야기라. ...지금 들으시겠어요?”


루올은 고개를 저었다. 고개를 저은 루올은 혼란스러워 보였다. 아마도 너무 많은 정보를 갑작스럽게 받아들이게 되어 그런 것 같았다.


”라야의 말도 있었고, 루올이 끝까지 함께하실 것이라는 확신이 들어 다 말씀드리는 거예요. 이제 정말로 숨기는 건 없어요. 궁금하면 더 물어보셔도 괜찮아요.“


”뭘 ...알아야 질문을 하지.“


루올이 한숨을 푹 쉬었다.


”그렇게 해서, 그렇게... 그렇게 된 거구나. 그래.“


”더 궁금하신 게 있나요?“


”아니.“


루올이 손바닥을 내민 채 단호하게 말했다.


”일단은 생각을 좀 정리해야 할 것 같아.“


”물론이에요. 자리를 좀 비켜 드릴까요?“


”아니. 그냥 조용히 있어 줘. 그거면 돼...“


루올은 침대에서 몸을 일으키더니 창가로 가 팔짱을 낀 채로 창밖을 내다보았다. 정호기는 루올의 뒤통수를 가만히 보다 조용히 가젠을 불러보았다.


[[가젠.]]


여전히 대답은 없었다. 정호기는 움직임 없는 루올의 뒷모습을 가만히 바라보았다.



* * *



”가젠이 돌아와요.“


”뭐?“


루올은 되물었다.


”그걸 어떻게 알아?“


”가젠이 말씀하시길, 계약자와 여행자는 계약으로 묶여 있으니 입으로 말하지 않고도 긴밀한 대화가 가능하다고 하셨어요.“


”속으로 대화했다고?“


”왜 그러세요?“


”난, 너희가... 지독히도 말 없는 사람들인 줄 알았지. 어쩐지 느낌이 이상하더라니.“


”아하하. 그렇게 생각하셨군요.“


”그런데, 그거 굉장히 편리하겠는데.“


”그렇죠. 필담보다도 간편하고. 빠르고.“


”어쨌든, 네 동료가 온다고?“


”네. 그렇게 말씀하셨어요.“


”그거 다행이네.“


”생각은 좀 정리되셨어요?“


”대충은.“


루올은 고개를 젓고는 물었다.


”그런데 왕자님을 만나러 간다는 건 무슨 소리야?“


”들을 준비가 되셨어요?“


루올은 한 번 심호흡하더니 조금 긴장한 얼굴로 말했다.


”응. 이야기해 봐.“


”저희 최우선 목적이 설탕의 먹이를 찾는 건 맞지만, 설탕은 제대로 된 대답을 하지 않고, 라야의 능력으로도 별다르게 보이는 건 없고, 그러다가 꿈을 꾸게 되었어요. 처음엔 그냥 꿈이라고 생각했는데, 라야의 악몽처럼 계속해서 꾸게 되더라고요. 제가 알지도 못하는 사람에 대한 꿈을.“


”그게, 왕자님이라고?“


”그렇더라고요.“


정호기가 속살거렸다.


”저는 그 꿈에 대해 라야와 가젠에게 이야기했어요. 그리고 도출된 결론은, 이것이 라야의 또 다른 능력이 아닐까 하는 거였어요.

꿈에 관해 또 다른 가설 하나도 나왔고요. 라야의 특별한 힘은 어떠한 초월적 존재가 부여한 힘이고, 제가 목격한 꿈들은 그 초월적 존재가 보내는 메시지라고.“


”...초월적 존재라면, 신?“


”맞아요.“


정호기는 고개를 기울였다.


”그러고 보니 이 동네는... 신의 존재를 찾아보기가 힘드네요?“


”아, 그건.“


정호기는 루올의 말의 집중했지만, 루올은 생각보다 싱겁게 말을 끝내버렸다.


”마력석을 쓰기 위해서잖아.“


”네?“


”아.“


루올은 정호기의 표정을 보고서 멋쩍게 부연 설명을 시작했다.


”마력석의 산지(産地)가 단 하나뿐이잖아.“


”그래요?“


”그래. 마력석은 제국에서 독점적으로 공급하고 있어.“


”그거랑 신의 존재가 무슨 관련이 있어요?“


”있지. 제국은 교국(敎國)와 사이가 무척이나 나쁘거든. 제국은 언제까지나 공식적으로는 종교의 자유를 보장하지만, 공식적인 국교는 없고, 제국민들도 종교에 대해 부정적으로 생각하는 편이라.“


루올은 어깨를 으쓱했다.


”우리 같은 소국은 제국의 보석을 빌려 쓰기 위해 눈치를 보다 보니 그렇게 된 거겠지.“


”왜 사이가 나쁜데요?“


”그것까지는 자세히 모르겠는데?“


정호기는 생각에 잠겼다.


”마력석이 제국에만 있다면, 마법사도 제국에만 있겠군요?“


”그렇지. 제국 외 국가에 마법사가 존재한다면, 그건 제국에서 파견한 마법사일 거야.“


정호기는 생각에 잠겼다.


‘마법사도, 마력석도 제국에만 존재한다고? 아니, 아무리 생각해도 이상한데?

이 동네에서 제국이라고 불리우는 땅만 젖과 꿀이 흐르는 기름진 땅이기라도 하나? 아니, 마법이랑 땅이 좋은 것이 무슨 상관이람.’


”루올은 이상하다고 생각하지 않으세요?“


”뭐가?“


”가젠은, 아시겠지만 마법사잖아요.“


”어.“


”가젠이 이 땅에 와서, 이 땅은 대기와 대지 따위에 흐르는 힘이 부족해 마법을 사용하기에 적합한 땅이 아니라고 했어요.“


”그래.“


”어떻게 제국만 마법을 쓸 수 있는 걸까요?“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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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지 한 독자님의 의견을 반영해 전체적으로 조금 수정하였습니다. 20.04.18 88 0 -
132 7. 수상한 새를 키우는 방법 (48) 22.10.23 10 0 9쪽
131 7. 수상한 새를 키우는 방법 (47) 22.10.13 12 0 4쪽
130 7. 수상한 새를 키우는 방법 (46) 22.10.09 15 0 13쪽
129 7. 수상한 새를 키우는 방법 (45) 22.09.18 15 0 9쪽
128 7. 수상한 새를 키우는 방법 (44) 22.09.04 14 0 6쪽
127 7. 수상한 새를 키우는 방법 (43) 22.08.21 15 0 6쪽
126 7. 수상한 새를 키우는 방법 (42) 22.08.07 14 0 8쪽
125 7. 수상한 새를 키우는 방법 (41) 22.07.31 15 0 6쪽
124 7. 수상한 새를 키우는 방법 (40) 22.07.24 12 0 6쪽
123 7. 수상한 새를 키우는 방법 (39) 22.07.17 18 1 7쪽
122 7. 수상한 새를 키우는 방법 (38) 22.07.03 14 0 7쪽
121 7. 수상한 새를 키우는 방법 (37) 22.06.26 16 0 9쪽
120 7. 수상한 새를 키우는 방법 (37) 22.06.12 15 0 8쪽
119 7. 수상한 새를 키우는 방법 (36) 22.06.05 19 0 7쪽
118 7. 수상한 새를 키우는 방법 (35) 22.05.29 25 0 9쪽
117 7. 수상한 새를 키우는 방법 (34) 22.04.29 18 0 7쪽
116 7. 수상한 새를 키우는 방법 (33) 22.04.27 17 0 5쪽
115 7. 수상한 새를 키우는 방법 (32) 22.04.20 16 0 7쪽
114 7. 수상한 새를 키우는 방법 (31) 22.04.03 30 0 10쪽
113 7. 수상한 새를 키우는 방법 (30) 22.04.02 31 0 12쪽
112 7. 수상한 새를 키우는 방법 (29) 22.03.13 21 0 5쪽
111 7. 수상한 새를 키우는 방법 (28) 22.03.06 19 0 7쪽
110 7. 수상한 새를 키우는 방법 (27) 22.02.27 19 0 8쪽
109 7. 수상한 새를 키우는 방법 (26) 22.02.20 22 0 10쪽
» 7. 수상한 새를 키우는 방법 (25) 22.02.06 17 0 8쪽
107 7. 수상한 새를 키우는 방법 (24) 22.02.01 19 0 11쪽
106 7. 수상한 새를 키우는 방법 (23) 22.01.23 19 0 6쪽
105 7. 수상한 새를 키우는 방법 (22) 22.01.16 17 0 7쪽
104 7. 수상한 새를 키우는 방법 (21) 22.01.09 21 0 6쪽
103 7. 수상한 새를 키우는 방법 (20) 21.12.19 17 0 6쪽
102 7. 수상한 새를 키우는 방법 (19) 21.12.12 20 0 9쪽
101 7. 수상한 새를 키우는 방법 (18) 21.12.05 19 0 10쪽
100 7. 수상한 새를 키우는 방법 (17) 21.11.28 20 0 10쪽
99 7. 수상한 새를 키우는 방법 (16) 21.11.21 25 0 12쪽
98 7. 수상한 새를 키우는 방법 (15) 21.11.07 17 0 10쪽
97 7. 수상한 새를 키우는 방법 (14) 21.10.31 23 0 9쪽
96 7. 수상한 새를 키우는 방법 (13) 21.10.24 16 0 9쪽
95 7. 수상한 새를 키우는 방법 (12) 21.10.17 24 1 8쪽
94 7. 수상한 새를 키우는 방법 (11) 21.10.11 30 0 7쪽
93 7. 수상한 새를 키우는 방법 (10) 21.10.03 23 0 8쪽
92 7. 수상한 새를 키우는 방법 (9) 21.09.26 16 0 9쪽
91 7. 수상한 새를 키우는 방법 (8) 21.09.19 29 0 7쪽
90 7. 수상한 새를 키우는 방법 (7) 21.09.12 24 1 9쪽
89 7. 수상한 새를 키우는 방법 (6) 21.09.05 31 1 8쪽
88 7. 수상한 새를 키우는 방법 (5) 21.08.22 18 1 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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