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 수상한 새를 키우는 방법 (33)
”죽어! 죽어버리라고!“
”*** *** *** *** *** *** ** **** ***** ***“
”아악!“
전혀 문외한인 정호기가 보기에도 이 싸움의 승패는 명확했다.
”아아아아악!“
날개 인간이 피 끓는 절규를 토해냈다. 괴물의 온몸은 수복하기 힘들 정도로 터져나가 너덜너덜해 보고 있기 끔찍할 정도였다.
”어째서, 어째서!“
- 쾅! 쾅! 쾅!
”안 돼, 안 돼!“
가젠이 무심한 얼굴로 뒤를 돌아보았다. 정호기는 여전히 건조하기만 한 가젠의 얼굴을 바라보았다.
‘...나도 언젠가는 저렇게 되는 건가?’
- 쾅! 쾅!
”도, 도와주세요!“
”!“
‘누구에게 하는 소리지?’
”살려주십시오, 제발!“
날개 인간은 누군가에게 목숨을 구걸했다. 가젠은 아랑곳하지 않고 날개 인간의 몸을 계속 파괴했고, 날개 인간은 더욱 다급하게 도움을 요청했다.
”-약속하지 않으셨습니까, 마-“
그때였다. 가젠이 갑작스레 소리쳤다.
”*** ** *** **** ** **** ** *** *** *****!“
”?!“
- 콰쾅!
정호기는 눈이 멀 것처럼 강렬하기 그지없는, 창연(蒼然)한 빛의 폭발에 눈을 감았다. 눈을 감기가 무섭게 들려오는 거대한 폭발음에 정호기는 눈을 떴다.
”...!“
눈을 뜨자마자 보인 것은, 가젠이었다. 굳게 서 있는 가젠 너머로 창연한 빛이 잔상을 남기며 스르륵 흐려졌다.
가젠 너머로 보이는 것은, 운석이 땅에 충돌해 생긴 듯 깊게 파인 구덩이였다.
[[가젠? ....그, 날개 인간은, 어딜 갔어요? 도망쳤나요?]]
가젠이 천천히 뒤돌아섰다. 뒤돌아선 가젠은 고개를 가로저었다.
[[폭사(爆死)하였습니다.]]
[[죽었다고요]]
정호기는 어리둥절한 얼굴로 구덩이를 한 번, 가젠을 한 번 바라보았다.
[[갑자기요?]]
[[예.]]
[[가젠. 방금은 가젠이 마법으로 저를 지켜 주신 것 맞죠.]]
[[그렇습니다.]]
[[...어떻게 아신 거예요]]
[[그의 흉물스러운 기운이 폭발적으로 부풀었기 때문입니다.]]
”....“
정호기는 문득, 깨지던 붉은 심장을 떠올렸다.
[[전에 갑작스레 폭발한 괴물의 심장 때에도 그렇던가요?]]
[[예. 그랬습니다.]]
[[왜인지 짐작 가시는 바가 있으신가요?]]
[[아니요.]]
가젠이 덤덤히 부정했다.
[[결론을 내리기엔 가진 단서가 부족합니다.]]
[[그렇죠...]]
정호기는 흐려진 얼굴로 구덩이를 바라보다 뒤돌아섰다. 정신을 차린 사람들이 잔뜩 긴장한 얼굴로 경계하며 조심스레 거리를 좁혀 오고 있었다.
[[이유는 모르겠지만, 어쨌든 날개 인간이 사라졌으니 다행이고,]]
정호기는 사람들을 휘 돌아보았다. 왕자와 에드윈은 보이지 않았다.
[[제가 목격했던 미래를 맞이하지 않아서 다행이고, 저희도 무사해서 다행인데....]]
[[예. 정호기.]]
[[....이 상황은 어떻게 해결하죠?]]
점점 거리를 좁혀 오는 사람들을 살피며 정호기가 다급히 물었다.
[[어떻게 방법이 없을까요?]]
[[마법에 내성이 없는 사람들을 상대하는 일쯤이야 어렵지 않습니다.]]
[[...그래요?]]
[[예. 가벼운 암시를 덧씌우면 됩니다.]]
[[그게 지금 하고 계신 거고요?]]
[[그렇습니다.]]
정호기는 말없이 사람들을 하나하나 지긋이 바라보기 시작한 가젠을 보고 물었고, 가젠은 가볍게 시인했다.
[[가벼운 암시를 덧씌우기 위해서는 암시를 덧씌우고자 하는 자와 시선이 마주쳐야 합니다.]]
변화는 몹시 조용하고 침착하게 이루어지기 시작했다. 사람들은 점차 마법사와의 거리를 좁히기를 그만두고, 각자 자신의 책무를 다하기 위해 흩어지기 시작했고, 그것을 이상하게 여기던 사람들도, 결국에는 마법사가 존재했다는 사실을 망각하고는 먼저 떠나간 자들처럼 자신의 책임을 다하기 위해 흩어졌다.
[[하긴, 마력석이 특정 국가에서만 나는, 마법이 극히 드문 땅에서 갑자기 나타난 마법사라면 저라도 경계할 것 같기는 해요.
어떻게 이 문제도 잘 해결된 것 같아서 다행이네요.]]
가젠이 잠시 침묵하더니 뜻을 전해왔다.
[[드리지 못한 말씀이 있습니다. 정호기.]]
[[네? 말씀하세요.]]
[[문제는 마법에 내성이 있는 사람들입니다.]]
[[아.]]
정호기는 가젠의 말을 떠올렸다. 제법 강력한 마력석의 기운이 느껴진다고 했었지.
[[마력석이 있다면 ...반드시 그것을 다루는 사람도 있겠죠. 그런 사람들을 말씀하시는 건가요?]]
[[정호기의 말씀대로입니다. 마력을 다루거나, 마력석을 가까이했거나, 날 때부터 마력에 저항하는 기질을 타고났거나 하여 마법에 내성이 있는 사람들은,]]
가젠이 느리게 말했다.
[[암시를 걸 수 없습니다. 저로서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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