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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무생인의 서재

읽었던 것과 다르잖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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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무생인
작품등록일 :
2019.11.26 21:40
최근연재일 :
2022.10.23 22:16
연재수 :
132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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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7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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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5
글자수 :
529,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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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02.20 1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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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쪽

7. 수상한 새를 키우는 방법 (26)

DUMMY

”루올은 이상하다고 생각하지 않으세요?“


”뭐가?“


”가젠은, 아시겠지만 마법사잖아요.“


”어.“


”가젠이 이 땅에 와서, 이 땅은 대기와 대지 따위에 흐르는 힘이 부족해 마법을 사용하기에 적합한 땅이 아니라고 했어요.“


”그래.“


”어떻게 제국만 마법을 쓸 수 있는 걸까요?“


”그걸 내가 어떻게 알겠어? 뭐, 거기만 특별한 땅인가 보지.“


‘제국만?’


”여긴, 아무리 생각해도 이상한 동네에요.“


루올이 어깨를 으쓱했다.


”나도 그렇게 생각해.

...나 참.“


루올이 머리를 헝클어뜨리더니 중얼거렸다.


”그래도 나름대로는, 먹고 살 만은 한 땅이었는데...“


*


”다녀오셨어요?“


”다녀왔습니다. 정호기.“


가젠은 언제나처럼 담백한 얼굴로 간단히 복귀 선언을 마쳤다.


”일은 좀 어떠셨어요?“


- 잘그락.


가젠은 말없이 나무패를 꺼냈다.


”용병패로군요! 저도 좀 봐도 괜찮을까요?“


”정호기의 뜻대로.“


정호기는 가젠의 용병패를 살펴보았다. 가젠의 용병패는 라야의 것과 같았다. 다른 점이 있다면, 사용감이 현저히 적어 보인다는 것뿐이었다.


- 스윽.


정호기는 반질거리는 가젠의 나무패를 매만지며 물었다.


”무슨 의뢰를 수행하셨어요?“


”용병 길드와 계약을 맺은 상인들의 호송 의뢰를 수행했습니다.“


”어?“


”왜 그러십니까.“


”시험..이라고 하지 않았나요? 시험이라고 하기에는 좀 무거운 의뢰 아닌가요? 본격적이기도 하고...“


”문제없어. 분명 정식 용병도 함께했을 테니까. 맞지?“


가젠이 긍정했다.


”새로 들어온 놈들이 쓸만한지, 아닌지 알아보기에는 역시 실전에서 굴려 보는 게 최고니까. 신입들을 관리하고 평가할 놈들도 함께 따라붙으니, 이왕이면 길드에 이익이 되는 쪽으로 하는 거야. 물론, 위험 부담도 있으니 어렵잖은 의뢰를 선택하긴 했겠지만.“


”아. 그래서.“


”별일은 없었나요?“


”특별한 일은 없었습니다.“


”다행이에요. 무사히 돌아오셔서.“


정호기가 웃으며 나무패를 가젠에게 돌려주자, 루올이 입을 열었다.


”그... 네가 없는 동안, 많은 이야기를 했다. 나도 들었어.“


가젠이 루올을 조용히 바라보자 루올이 조금 움찔하더니 말했다.


”너희 목적과 라야의 목적이 일치한다면서.“


루올이 가슴에 턱 손을 얹더니 말했다.


”원래부터 함께하긴 했지만, 앞으로도 너희와 함께하겠어. 내 도움이 필요하면 뭐든 말하라고!“


‘적극적인 태도네. 역시... 라야 때문이겠지?’


가젠이 정호기를 바라보았다. 정호기가 고개를 끄덕이자 가젠도 고개를 끄덕였다.


”알겠습니다. 잘 부탁드립니다.“


”....그게 끝이야?“


”더 하실 말씀이 있으십니까.“


”아니, 그건 아닌데....“


루올은 어쩐지 조금 풀이 죽었다. 정호기는 가젠에게 지금까지 있었던 일을 간단하게 설명했다. 마누아의 일과, 라야와 나눈 대화, 루올과 나눈 대화. 그리고 루올과 함께 목격한 광경에 대해서까지.


”크게 보면 괴물 같은데, 뭔가 미묘하게 저희가 봐 온 괴물과는 다른 무언가가 자꾸 나타나네요.

아니, 저희가 봐 온 괴물이 나중에 나타난 걸까요. 나비가 보여준 괴물이 먼저 나타나고?“


한숨을 내쉰 정호기가 물었다.


”그보다, 가젠은 어떻게 생각하세요?“


”눈처럼 반짝거리는 하얀 새에 관해, 말씀이십니까.“


”맞아요.“


정호기는 루올을 바라보며 말했다.


”예전에 나비가 보여줬던 사람도 반짝거리는 체모를 가지고 있었잖아요. 루올 말대로라면, 그런 체모를 가진 사람은 극히 드무니까... 그 사람과 그 새가 어떤 식으로든 관계가 있지 않을까요?“


”타당한 생각이십니다.“


”가젠도 그렇게 생각하세요?“


”예. 어떤 식으로 관계가 있는지는 모르겠습니다만.“


”중요한 일은 아니라고 생각했는데...“


정호기가 고개를 기울였다.


”혹시 모르니까 말씀드리는 거예요. 가젠은 저희 동료니까.“


”말씀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정호기. 똑똑히 기억해두겠습니다.“


”아니, 그렇게까지는... 만약을 위해 말씀해드리는 것뿐이에요.“


정호기가 조금 쑥스러워하며 입을 다물자 물끄러미 둘을 바라보던 루올이 입을 열었다.


”그럼, 당장 여길 떠나 수도로 갈 거야? 꿈에서 봤다는... 그... 어쨌든 누굴 보러 간다며.“


정호기가 애매하게 웃었다.


”저는 괜찮은데, 아.“


”왜? 볼일이라도 있어?“


”마누아... 마누아와 이야기를 좀 해봤으면 좋겠는데요. 가기 전에.“


”아. 라야의 동료라던? 그밖에 볼일은 없고?“


”저는 괜찮아요.“


정호기는 가젠과 루올을 번갈아 바라보며 물었다.


”두 분은요? 이곳을 떠나기 전에 볼일이 있으신가요?“


”시간이 좀 비는 거야? 그렇다면 개인적인 볼일을 좀 보고 싶은데.“


루올이 가젠을 힐끔 바라보며 말하자 가젠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게 하십시오.“


루올이 정호기를 보며 말했다.


”거듭 말하는 거지만, 나만 버리고 가 버리면 안 돼!“


”어떻게 그래요. 루올도 저희 동료라니까요.“


정호기가 웃었다.


”그래서 다 말씀드린 거잖아요.“


루올이 여전히 불안하지만, 한결 누그러진 표정으로 말했다.


”그럼 갔다 온다!“


”다녀오세요.“


루올이 사라진 이후 정호기는 고민했다.


”가젠은 어떻게 생각하세요?“


”그녀와 함께하고 싶으신가요?“


”음....“


정호기는 고민했다.


”잘 모르겠어요. 라야의 말씀대로라면 마누아는 분명 믿을만한 사람이고, 함께하면 어떤 식으로든 도움이 되겠지만.“


가젠은 말없이 정호기의 말을 기다려 주었다. 정호기가 작게 웃었다.


”사람이 많아지면, 행동에 제약이 생길 것 같기도 한데.“


”무엇이든 정호기가 원하는 대로 행하십시오.

제가 길을 예비해 두겠습니다.“


”....음....“


정호기는 어색하게 웃었다.


”저는 평생 가도 주인공 노릇할 팔자는 안 되나 봐요.“


”무슨 말씀이십니까?“


”아무것도 아니에요.“


정호기는 곁에 라야가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그녀를 바로 만나보시겠습니까.“


”아니요. 아, 어?“


”왜 그러십니까?“


”그러고 보니 어떻게 만나야 할까요? 용병이라면 일정한 장소에 머무르는 것도 아닐 텐데.

...그녀가 여기 다시 올 테까지 정처 없이 기다려야 할까요?“


가젠이 잠시 생각하는 듯싶더니 고개를 기울였다.


”아마, 전령으로 의사소통을 할 겁니다. 이런 특수한 경우라면.“


”전령이요?“


”훈련 시킨 새를 날려 보내 말을 전하든, 연결된 조직망을 통해 사람을 보내든 일정한 방법으로 말을 주고받을 겁니다.“


”아하.“


”용병 길드에 가보시는 것도 괜찮은 선택 중 하나일 것이라 사료됩니다. 물론, 선택은 전적으로 정호기께 맡기겠습니다.“


”그러네요! 본부가 있으면 지부도 있다는 말이니까요. 그리고 루올처럼 여러 곳에 흩어져 용병들이 활동할 테니까.

용병 길드에 가 보는 게 좋겠어요. 감사해요. 가젠.“


”별말씀을. 도움이 되었다니 다행입니다.“


정호기는 생각에 잠겼다. 잠깐 고민하던 정호기는 고개를 저었다.


”...그렇지만 그것도 잠시 미룰래요. 생각을 좀 정리해야겠어요.“


”그녀와 이야기해 보시겠습니까?“


정호기는 조금 쑥스러워하며 고개를 끄덕였다.


”언제나 정호기의 뜻대로.“


정호기는 가만히 창밖을 바라보았다. 당장에라도 잠들고 싶었다.


*


”보고 싶었어요.“


정호기는 이것이 꿈이라는 걸 자각하자마자 급하게 말했다. 그리고 가장 먼저 느껴지는 것은, 싱그러운 웃음소리였다.


”아하하.“


”왜... 그래요? 제가 뭘 잘못했나요?“


”아니요.“


라야는 여전히 웃음기 어린 얼굴로 말했다.


”저도 마찬가지였어요. 당신을 기다렸답니다.“


”저도 무척, 무척이나 뵙고 싶었어요.“


정호기의 다급한 말에 라야가 조금 근심 어린 얼굴로 물었다.


”무슨 일이 있으셨나요?“


”큰일은 아닌데, 라야의 의견을 구하고 싶어서요.“


”제 의견이요?“


”네!

라야의 동료이신 마누아에 관한 일인데요... 그녀에게 말씀을 드리긴 해야 할 텐데,“


”천천히 말씀하셔도 괜찮아요.“


라야가 하얗게 웃었다. 정호기는 멍하게 그녀의 하이얀 웃음을 바라보았다.


”정호기?“


”아, 아니에요.“


정호기는 조금 허둥대며 말했다.


”라야는 저희가 마누아와 함께하기를 원하세요?“


라야가 눈을 동그랗게 뜨더니 조금 웃었다.


”그건 정호기께서 선택하실 몫인걸요.“


”저는 라야의 뜻이 궁금해요!“


”제 의견이요?“


라야가 고개를 살짝 틀었다. 정호기는 나풀거리는 하얀 고수머리에 시선을 또 빼앗겼다.


”정호기께서 생각하시는 바를 솔직하게 말씀해 주시면 그때 말씀드릴게요.“


”...아, 네?“


”안 될까요?“


”음....“


정호기는 조금 고민하다 입을 열었다.


”사실은 잘 모르겠어요. 라야가 인정한 사람이니 분명 도움이 될 테지만...

함께 행동하는 인원이 많아지면, 행동에 제약이 올 것 같기도 하고.“


정호기는 라야에게 불쑥 물었다.


”라야의 동료는 몇 명이나 더 있나요?“


”그리 많지는 않아요. 마누아를 포함해 열, 아니... 아홉 명이요.“


”?“


정호기는 급격하게 어두워진 라야의 얼굴에 의문을 느꼈지만, 모르는 척 말을 이어 갔다.


”라야는 어떻게 생각하세요?“


”네? 아. 저는,“


”네.“


”죄송해요.“


”네?“


작가의말

죄송합니다. 부스터샷을 맞았더니 저번 주말동안 꼬박 앓아누웠어요... 1,2차는 별 일 없이 지나갔는데... 백신 증상은 정말 천차만별인가 봅니다. 그래도 언젠가, 언젠가는 마스크를 벗을 날이 오겠지요. 다들 조금만 더 힘내봅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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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지 서재에 가끔 등장인물 그림 올립니다. +2 20.05.18 145 0 -
공지 한 독자님의 의견을 반영해 전체적으로 조금 수정하였습니다. 20.04.18 88 0 -
132 7. 수상한 새를 키우는 방법 (48) 22.10.23 11 0 9쪽
131 7. 수상한 새를 키우는 방법 (47) 22.10.13 13 0 4쪽
130 7. 수상한 새를 키우는 방법 (46) 22.10.09 15 0 13쪽
129 7. 수상한 새를 키우는 방법 (45) 22.09.18 15 0 9쪽
128 7. 수상한 새를 키우는 방법 (44) 22.09.04 15 0 6쪽
127 7. 수상한 새를 키우는 방법 (43) 22.08.21 15 0 6쪽
126 7. 수상한 새를 키우는 방법 (42) 22.08.07 15 0 8쪽
125 7. 수상한 새를 키우는 방법 (41) 22.07.31 15 0 6쪽
124 7. 수상한 새를 키우는 방법 (40) 22.07.24 13 0 6쪽
123 7. 수상한 새를 키우는 방법 (39) 22.07.17 18 1 7쪽
122 7. 수상한 새를 키우는 방법 (38) 22.07.03 14 0 7쪽
121 7. 수상한 새를 키우는 방법 (37) 22.06.26 16 0 9쪽
120 7. 수상한 새를 키우는 방법 (37) 22.06.12 15 0 8쪽
119 7. 수상한 새를 키우는 방법 (36) 22.06.05 19 0 7쪽
118 7. 수상한 새를 키우는 방법 (35) 22.05.29 25 0 9쪽
117 7. 수상한 새를 키우는 방법 (34) 22.04.29 18 0 7쪽
116 7. 수상한 새를 키우는 방법 (33) 22.04.27 17 0 5쪽
115 7. 수상한 새를 키우는 방법 (32) 22.04.20 16 0 7쪽
114 7. 수상한 새를 키우는 방법 (31) 22.04.03 30 0 10쪽
113 7. 수상한 새를 키우는 방법 (30) 22.04.02 31 0 12쪽
112 7. 수상한 새를 키우는 방법 (29) 22.03.13 21 0 5쪽
111 7. 수상한 새를 키우는 방법 (28) 22.03.06 20 0 7쪽
110 7. 수상한 새를 키우는 방법 (27) 22.02.27 19 0 8쪽
» 7. 수상한 새를 키우는 방법 (26) 22.02.20 23 0 10쪽
108 7. 수상한 새를 키우는 방법 (25) 22.02.06 17 0 8쪽
107 7. 수상한 새를 키우는 방법 (24) 22.02.01 19 0 11쪽
106 7. 수상한 새를 키우는 방법 (23) 22.01.23 19 0 6쪽
105 7. 수상한 새를 키우는 방법 (22) 22.01.16 17 0 7쪽
104 7. 수상한 새를 키우는 방법 (21) 22.01.09 21 0 6쪽
103 7. 수상한 새를 키우는 방법 (20) 21.12.19 18 0 6쪽
102 7. 수상한 새를 키우는 방법 (19) 21.12.12 20 0 9쪽
101 7. 수상한 새를 키우는 방법 (18) 21.12.05 19 0 10쪽
100 7. 수상한 새를 키우는 방법 (17) 21.11.28 20 0 10쪽
99 7. 수상한 새를 키우는 방법 (16) 21.11.21 26 0 12쪽
98 7. 수상한 새를 키우는 방법 (15) 21.11.07 17 0 10쪽
97 7. 수상한 새를 키우는 방법 (14) 21.10.31 23 0 9쪽
96 7. 수상한 새를 키우는 방법 (13) 21.10.24 17 0 9쪽
95 7. 수상한 새를 키우는 방법 (12) 21.10.17 24 1 8쪽
94 7. 수상한 새를 키우는 방법 (11) 21.10.11 31 0 7쪽
93 7. 수상한 새를 키우는 방법 (10) 21.10.03 23 0 8쪽
92 7. 수상한 새를 키우는 방법 (9) 21.09.26 16 0 9쪽
91 7. 수상한 새를 키우는 방법 (8) 21.09.19 29 0 7쪽
90 7. 수상한 새를 키우는 방법 (7) 21.09.12 24 1 9쪽
89 7. 수상한 새를 키우는 방법 (6) 21.09.05 31 1 8쪽
88 7. 수상한 새를 키우는 방법 (5) 21.08.22 18 1 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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