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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무생인의 서재

읽었던 것과 다르잖아요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상무생인
작품등록일 :
2019.11.26 21:40
최근연재일 :
2022.10.23 22:16
연재수 :
132 회
조회수 :
4,697
추천수 :
85
글자수 :
529,736

작성
19.11.26 21:44
조회
488
추천
7
글자
5쪽

여는 이야기

DUMMY

읽었던 것과 다르잖아요



* * *



정호기에게 있어 이야기는 도피처이자 안식처였다. 그는 책을 읽는 순간만큼은 차갑고 갑갑한 현실에서 벗어나 무엇이든 될 수 있었다. 정호기는 이야기를 좋아했다. 너무나도 사랑했다.


[ “...당신의 소원을 이루어드리겠습니다....” ]


무려 읽었던 소설의 여주인공이 나타나서 계약을 제안한 것이다. 그래서 정호기는 선택했다. 새로운 세계로 뛰어들 기회였다. 망설일 필요가 없었다. 제안을 듣자마자 가슴이 뛰었으니까. 설령 함께 떠나는 세계가 읽었던 엉망진창인 제목의 소설의 배경이라고 하면 좀 어떤가. '여주인공이 소원을 들어 줌'? 아무려면 어때. 오랜만에 가슴이 세차게 뛰었다.


"......."


생소한 감각이 찾아왔다. 말로는 설명 불가능한 기묘한 느낌이다. 숨을 고르고 있자니 기묘한 울렁거림이 잦아들고 차가운 공기가 뺨에 와 닿았다. 정호기는 눈을 떴다. 드디어 모험의 시작인가!


"......어?"


정호기는 주변을 둘러보고 툭 내뱉었다.


".....뭐, 뭐야... 이 황무지는....."


그랬다. 그가 서 있는 땅은 그야말로 황무지였다. 말라비틀어진 나무나 바위, 언덕과 절벽 따위밖에는 찾아볼 수 없는 눈 덮인 땅. 정호기는 당황한 표정을 숨기지 못하고 결국 중얼거렸다.


"아니, 아무리 그래도 여기 로맨스 판타지소설 속 아니었어...? 로맨스 판타지소설이면 번쩍거리는 귀족 가문의 저택이라든지 봄바람 부는 따뜻하고 풍요로운 땅, 뭐 그런 동네를 배경으로 해야 하는 거 아냐? 아무리 봐도... 이런 배경이면 악착같이 집짓고 사냥하고 불 피워 살아남는 생존소설밖엔 떠오르지 않잖아! 이러면 누가 보겠냐고! 잘못 온 거 아니야...?"


"모든 세계가 밝고 희망차고 행복한 것만은 아닙니다. 정호기."


당황하던 정호기는 가젠의 말에 무심코 뒤로 돌아섰다. 돌아선 정호기는 더더욱 당황했다. 17년간 봐왔던 스스로의 모습을 객관적으로 바라보는 것은 굉장히 이상하고 낯선 일이었다.

‘내가 이렇게 생겼었나?’


정호기는 새삼스레 ‘자신의 몸’을 살폈다. 까만 머리카락과 까만 눈동자. 짝눈이라는 것만 빼면 평범하기 그지없다. 그런데도 굉장히 낯설었다.


"아, 하하... 평생에 다시없을 경험이네요. 저 자신을 타인의 입장에서 살펴볼 수 있다니."


"사도는 임무를 수행하면서 수많은 불가해한 일들과 마주하게 됩니다. 익숙해지십시오."


"...익숙해져야 한다고요? 음..."


정호기는 뺨을 긁적거렸다. 가젠은 애초에 말이 많지 않은 성격이었던지라 정호기가 입을 다물자 어색한 침묵이 찾아왔다. 분위기 전환을 위해 필사적으로 머리를 굴리고 있자니 방금 전 가젠의 대답이 떠올랐다.


"맞아. 아까 했던 말 있잖아요, 가젠이 할 말은 아닌 것 같은데요. 가젠은 이 세상을 배경으로 한 로맨스 판타지 소설의 주인공이잖아요."


"그러고 보니 로맨스 판타지 소설이라는 것이 무엇인지 여쭈어 볼 기회가 없었군요. 로맨스판타지 소설이 무엇인지 설명을 부탁드려도 되겠습니까."


"음, 저희 세계에서는 실제로 있을 수 없는 상상에서 태어난 이야기를 판타지 소설이라고 하거든요? 그 개념에 연애의 개념이 합쳐진 거예요. 말하자면 있을 수 없는 새롭고 흥미로운 세계에서 빚어지는 남자 주인공과 여자 주인공의 사랑 이야기라고 할 수도 있겠네요. 줄여서 말하면 로판이요. 제가 보기에는 '여주인공이 소원을 들어 줌' 그 책은 로판이었어요."


"......로,판 같았다는 말씀이십니까? 아니, 아닙니다. 그 책은 그런 것이 아니라.. 그 책이 탄생한 것은 단지 필요에 의한 일입니다."


드물게 가젠은 당황한 얼굴로 입을 다물었다.


그 때였다. 품 안에 말라비틀어진 나뭇가지들을 한 아름 안은 노인이 보였다. 바싹 말라 마치 움직이는 뼈다귀 같은 노인은 어디서 그런 힘이 났는지 호기와 가젠을 발견하고는 나뭇가지들은 내던져버리고 그가 낼 수 있는 가장 빠른 속도로 다가왔다. 그는 눈으로 덮인 바닥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넙죽 엎드려 소리쳤다.


"호..혹시.. 이 지옥에서 저희를 구원하실 용사님이십니까!"


"예? 용사요?!"


눈을 부릅뜬 정호기는 자신 없는 목소리로 중얼거렸다.


"진짜 잘못 온 거 아닐까요?"


".........."


작가의말

1차 수정 완료(2021.04.1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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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 ' 6

  • 작성자
    Lv.30 굉장해엄청
    작성일
    20.04.12 23:40
    No. 1

    그... 읽다보니 제목 때문에 어디부분 읽었는지 햇갈릴 때 있는데요.
    옆에 (1) (2) (3)이런 식으로 같은 화수면 숫자만 이렇게 붙여서 혼동을 줄이시는 건 어떨까요?

    찬성: 1 | 반대: 0

  • 답글
    작성자
    Lv.12 상무생인
    작성일
    20.04.13 22:23
    No. 2

    앗 좋은 의견이시네요. 참고하겠습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30 굉장해엄청
    작성일
    20.04.12 23:54
    No. 3

    그리고 프롤로그 2번 읽어봤는데 띄어쓰기라던가 엔터가 이상하게 된 부분들이 있네요.
    문장 읽어보시고 변경 부탁드려요.

    찬성: 1 | 반대: 0

  • 답글
    작성자
    Lv.12 상무생인
    작성일
    20.04.13 22:30
    No. 4

    초기에는 메모장에서 써서 바로 옮겨서 그런지 띄어쓰기도 그렇고 엔터치기가 참 이상하게 되네요.. 메모장에서 예쁘게 보이려고 여러번 다듬어봤는데 당최 감이 안 잡혀서 저 지경입니다 ㅠㅠ 요새는 한글에서 쓰고 글 등록하는데 좀 낫나요?
    말씀은 정말 감사합니다. 저도 수정할 부분이 보여서 전체적으로 좀 다듬고 싶은데 개인적인 사정으로 인해 상반기에는 여유가 전혀 없어서 일주일에 한 번 글 등록하는 것도 좀 버거워서요.. 나중에 말씀 참고해서 꼭 전체적으로 다듬도록 하겠습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30 굉장해엄청
    작성일
    20.04.13 22:46
    No. 5

    메모장보단 한글 쓰시는게 훨 좋을 겁니다.

    찬성: 1 | 반대: 0

  • 답글
    작성자
    Lv.12 상무생인
    작성일
    20.04.18 23:00
    No. 6

    :) 감사합니다. 짬내서 오늘 수정해보았어요.

    찬성: 0 | 반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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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6 7. 수상한 새를 키우는 방법 (42) 22.08.07 14 0 8쪽
125 7. 수상한 새를 키우는 방법 (41) 22.07.31 14 0 6쪽
124 7. 수상한 새를 키우는 방법 (40) 22.07.24 12 0 6쪽
123 7. 수상한 새를 키우는 방법 (39) 22.07.17 17 1 7쪽
122 7. 수상한 새를 키우는 방법 (38) 22.07.03 14 0 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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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 7. 수상한 새를 키우는 방법 (37) 22.06.12 15 0 8쪽
119 7. 수상한 새를 키우는 방법 (36) 22.06.05 18 0 7쪽
118 7. 수상한 새를 키우는 방법 (35) 22.05.29 24 0 9쪽
117 7. 수상한 새를 키우는 방법 (34) 22.04.29 17 0 7쪽
116 7. 수상한 새를 키우는 방법 (33) 22.04.27 16 0 5쪽
115 7. 수상한 새를 키우는 방법 (32) 22.04.20 15 0 7쪽
114 7. 수상한 새를 키우는 방법 (31) 22.04.03 29 0 10쪽
113 7. 수상한 새를 키우는 방법 (30) 22.04.02 30 0 12쪽
112 7. 수상한 새를 키우는 방법 (29) 22.03.13 21 0 5쪽
111 7. 수상한 새를 키우는 방법 (28) 22.03.06 19 0 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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