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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무생인의 서재

읽었던 것과 다르잖아요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상무생인
작품등록일 :
2019.11.26 21:40
최근연재일 :
2022.10.23 22:16
연재수 :
132 회
조회수 :
4,725
추천수 :
85
글자수 :
529,736

작성
21.10.24 2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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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쪽

7. 수상한 새를 키우는 방법 (13)

DUMMY

정호기는 눈을 질끈 감았지만 들려오지 않는 왕자의 비명소리에 의아함을 느끼며 눈을 조심스레 떴다. 그러자 드러난 것은...


”마법?“


- 콰장창...


유리가 깨진 것 같았다. 왕자의 주변으로 하얗게 반짝거리며 부스러지다, 이내 반짝거리며 사라져버리는 조각들을 바라보던 정호기는 가젠의 마법을 떠올렸다.


”왕자가 마법사인가? 아니, 마법사라면... 진작 마법을 썼겠지.“


”...쥐새끼처럼 주렁주렁 달아 두었구나!“


”아무래도 왕자니만큼, 보험을 몇 개 들어두었나 보군.“


충격에 주저앉았던 왕자는 입술을 물고 말없이 다시 달리기 시작했다.


- 쾅!


”이제 아무것도 날 막을 수는 없다! 하등한 생물들아!“


‘날개 두 짝 달았다고 자신을 인간보다 고등한 생명체로 여기는 건가?’


정호기는 기가 찼다.


‘저건 괴물이 틀림없군...’


- 캉, 캉! 쾅!


”겁쟁이! 도대체 몇 겹이나 겉껍데기를 두르고 있는 거지?“


괴물이 왕자의 껍데기를 파괴할수록 왕자의 얼굴은 점점 더 하얗게 질려갔다. 괴물이 껍데기를 파괴하는 속도는 점점 빨라졌고, 왕자는 계속되는 충격에 주저앉은 채 일어나지 못했다.


‘보호할 수단이 무한하지 않은가 본데...’


- 쨍그랑!


지금까지 들려온 것과 미묘하게 다른 이질적인 소음이 들려왔다. 그리고 왕자는 하얗다 못해 파랗게 질렸다.


”드디어 겉껍데기를 다 벗어던졌나? 양파만큼이나 겹겹이 껴입었더군!“


”왕자님!“


-드디어! 정호기는 희망적인 얼굴로 원군 쪽을 바라보았다. 황급히 달려오는 원군을 확인한 정호기는 희망 가득한 얼굴로 괴물을 바라보았다. 하지만,


”무서운가? 그래. 그래... 그렇겠지.“


”....“


자신을 보호할 수단을 모두 잃어버린 가엾은 왕자는 괴물에게 거꾸로 들린 채 발버둥치고 있었다.

괴물은 오로지 자신이 붙든 피식자(被食者)에게만 관심을 기울였다.


”누가 보냈는가? 내게 원하는 것이 무엇인가!“


”이제 와서 위엄 있는 척 구는 건가? 우습군.“


”대답하라!“


”대답하라니.“


괴물은 피식자를 든 채로 날개를 펄럭이며 위로 천천히 올라갔다.


”어려울 것 없지.“


”?“


놀랍게도 순순한 태도로 괴물이 대답했다.


”난 스스로의 의지로 여기 도달하였으며, 네게 원하는 것은...“


- 콰직!


”공포를 느꼈으면 한다는 것.“


”으아아아악!“


고통에 내성이 없는 왕자가 울부짖었다. 괴물이 왕자를 성의 없이 바닥에 내팽개쳤지만 왕자는 고통도 느끼지 못하고 바닥을 뒹굴었다.


”아아악! 으흐아아악! 흐악!“


”왕자님!“


드디어 도달한 원군은 신속하게 갈라졌다. 일부는 긴급히 왕자를 보호하며 왕자의 상태를 살폈고, 일부는 정체 모를 괴물을 견제하며 둘러싸 괴물을 압박하기 시작했다.


”이번이 마지막이라고 생각하지 마라. 절름발이 왕자.“


‘....!’


정호기는 땅을 박차고 번개처럼 튀어 오른 괴물을 바라보았다. 괴물은 무시무시한 힘으로 순간적으로 괴물을 붙잡기 위해 달려든 사람들을 날갯짓해 떨어뜨려 버리고는 사람들 손이 닿지 않을 만큼 멀리 올라간 채로 날개를 퍼덕거렸다.


”무차별적인 테러라고 생각했는데... 왕자를 노린 거였다고?“


”우린 어디에나 있고 어디에도 없으니, 항상 두려워하고 항상 대비하라.“

큭큭. 괴물은 사람들을 비웃듯 웃음을 흘리며 덧붙였다.


”내 말을 명심하는 것이 이로울 것이다. 절름발이 왕자.“


말을 마친 괴물은 크게 날개를 퍼덕이며 날아가 버렸다. 그곳에 있던 모든 사람들은 아연한 얼굴로 날아가는 괴물을 관망하는 것밖에는 할 수 있는 것이 없었다.


*


”.....“


정호기는 잠에서 깨자마자 가젠을 바라보았다.


[[가젠. 예전에 말씀드린다고 했었던 것 말인데요..]]


[[무언가 하시고 싶은 말씀이 있으십니까.]]


[[계속 굉장한 꿈을 꿔서요.]]


[[굉장한 꿈이요.]]


[[...네.]]


정호기는 망설이다 계속해 뜻을 전했다.


[[라야의, 그러니까 이 몸의 주인의 능력인지 아닌지는 잘 모르겠어요. 라야의 능력은 붉은 나비와 푸른 나비가 등장할 때 동반되잖아요?]]


[[천천히 말씀하십시오.]]


[[언젠가부터 붉은 나비와 푸른 나비 외에, 하얀 나비를 보게 되었어요.]]


[[하얀 나비를 보았다는 말씀이십니까.]]


[[말씀드렸지만, 이게 정말로 라야의 또 다른 능력인지, 아니면 제 꿈인지는 모르겠어요. 무슨 능력인지도 잘 모르겠어요. 깨어 있을 때도 나타났지만, 꿈꿀 때도 나타났으니까...]]


[[하얀 나비는 무엇을 동반합니까.]]


[[의미를 알 수 없는 수많은 이미지들을 슬라이드 쇼처럼 보여 주기도 하고...]]


정호기는 혼란스러운 얼굴로 뜻을 이어갔다.


[[푸른 나비나 붉은 나비가 그랬던 것처럼, 의미 모를 공간으로 데려가기도 해요.]]


[[그렇군요. 그렇다면 굉장한 꿈에 대해서 말씀해 주실 수 있으십니까.]]


[[그럼요.]]


정호기는 천천히 뜻을 전했다.


[[맹세코, 단 한 번도 마주친 적 없는 청년을 관찰하는 꿈을 계속 꿔 왔어요. 옅은 갈색 머리와 갈색 눈동자로 가장한, 푸른 눈과 밀 색 머리카락을 가진 청년의 꿈을요.

몇 번 그랬어요. 이유는 알 수 없지만 꿈을 꾸고, 새카만 공간에서 하얀 나비가 나타나면 그 청년이 보였어요.]]


[[그랬습니까.]]


[[방금도 꿈에서 그 청년을 만나고 왔어요. 그런데... 지금까지와는 다른 전개였어요.]]


정호기는 숨을 깊게 들이쉬었다 내쉬었다.


[[그 청년은 여느 때처럼 분수대에 앉아 있었어요. 그런데 갑자기 날개달린 괴물이 나타나 분수대와 호위, 주변에 있던 사람들은 전부 작살내고는, 아. 맞아요. 그 청년은 사실 왕자님이었더라고요. 왕자님 다리까지 작살냈어요.]]


[[날개달린 괴물이라고 말씀하셨습니까.]]


[[가젠도 금방 상상할 수 있으실 거예요.]]


정호기는 괴물의 모습을 떠올리며 괴물을 묘사했다.


[[붉은 통옷을 입은 광신도가 스스로 괴물이 된 듯한 모양새였어요. 붉은 통옷을 뒤집어써 잘 보이지 않았지만 그는 분명히 살아 있는 인간이었고, 스스로 사고할 수 있는 상태였어요. 어떻게 달았는지는 모르겠지만 몸통보다 두 배, 아니 세 배는 커다란 선홍빛 날개를 달고 있었어요. 날개에는 조그마한 붉은 보석들이 박혀 있었고요.]]


[[그렇군요. 정호기의 말씀대로 쉽게 상상할 수 있습니다. 저희가 봐 왔던 것들이니까요.]]


[[이것들은...]]


정호기는 조금 망설이며 물었다.


[[제가 상상해낸 것들일까요?]]


[[정호기는 그렇게 생각하십니까?]]


[[처음엔 그럴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는데... 아니요.]]


[[왜 그렇게 생각하십니까.]]


[[제 상상이라기엔, 꿈이라기엔 너무나도 구체적이고, 현실적이고, 시기적절해요.]]


가젠이 고개를 조금 기울였다. 정호기는 계속 뜻을 이어갔다.


[[누군가 의도를 가지고 이미지와 영상을 택해 보여주는 것 같다고나 할까요...]]


정호기는 고개를 흔들었다.


[[말로 설명하기는 힘든데... 경고하는 것 같기도 하고, 단서를 주려는 것 같기도 하고.]]


[[지금까지 봐 오신 것들을 설명해 주실 수 있으십니까.]]


[[그럼요.]]


정호기는 기억을 되짚어 가며 지금까지 봐 온 것들을 가젠에게 차근차근 설명했다. 정호기의 설명을 듣고 난 가젠은 생각에 잠겼다.


[[저희가 가진 정보로는 정호기가 목격한 정보를 해석해낼 수 없군요.]]


[[그렇죠. 그리고 저만 본 거라... 제 머릿속에만 들어있기도 해서.]]


[[그래도 정호기의 말씀에는 공감합니다.]]


[[어떤.. 말이요?]]


[[누군가가 의도를 담고 정호기에게 정보를 전달하고 있다는 것.]]


[[음...]]


가젠은 생각에 잠겼다. 정호기는 가젠의 대답을 기다렸다.


[[정호기.]]


[[네?]]


[[혹시 꿈에서 전 계약자를 자주 만나십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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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2 7. 수상한 새를 키우는 방법 (48) 22.10.23 11 0 9쪽
131 7. 수상한 새를 키우는 방법 (47) 22.10.13 12 0 4쪽
130 7. 수상한 새를 키우는 방법 (46) 22.10.09 15 0 13쪽
129 7. 수상한 새를 키우는 방법 (45) 22.09.18 15 0 9쪽
128 7. 수상한 새를 키우는 방법 (44) 22.09.04 14 0 6쪽
127 7. 수상한 새를 키우는 방법 (43) 22.08.21 15 0 6쪽
126 7. 수상한 새를 키우는 방법 (42) 22.08.07 14 0 8쪽
125 7. 수상한 새를 키우는 방법 (41) 22.07.31 15 0 6쪽
124 7. 수상한 새를 키우는 방법 (40) 22.07.24 12 0 6쪽
123 7. 수상한 새를 키우는 방법 (39) 22.07.17 18 1 7쪽
122 7. 수상한 새를 키우는 방법 (38) 22.07.03 14 0 7쪽
121 7. 수상한 새를 키우는 방법 (37) 22.06.26 16 0 9쪽
120 7. 수상한 새를 키우는 방법 (37) 22.06.12 15 0 8쪽
119 7. 수상한 새를 키우는 방법 (36) 22.06.05 19 0 7쪽
118 7. 수상한 새를 키우는 방법 (35) 22.05.29 25 0 9쪽
117 7. 수상한 새를 키우는 방법 (34) 22.04.29 18 0 7쪽
116 7. 수상한 새를 키우는 방법 (33) 22.04.27 17 0 5쪽
115 7. 수상한 새를 키우는 방법 (32) 22.04.20 16 0 7쪽
114 7. 수상한 새를 키우는 방법 (31) 22.04.03 30 0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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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 7. 수상한 새를 키우는 방법 (28) 22.03.06 19 0 7쪽
110 7. 수상한 새를 키우는 방법 (27) 22.02.27 19 0 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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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8 7. 수상한 새를 키우는 방법 (25) 22.02.06 17 0 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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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2 7. 수상한 새를 키우는 방법 (19) 21.12.12 20 0 9쪽
101 7. 수상한 새를 키우는 방법 (18) 21.12.05 19 0 10쪽
100 7. 수상한 새를 키우는 방법 (17) 21.11.28 20 0 10쪽
99 7. 수상한 새를 키우는 방법 (16) 21.11.21 25 0 12쪽
98 7. 수상한 새를 키우는 방법 (15) 21.11.07 17 0 10쪽
97 7. 수상한 새를 키우는 방법 (14) 21.10.31 23 0 9쪽
» 7. 수상한 새를 키우는 방법 (13) 21.10.24 17 0 9쪽
95 7. 수상한 새를 키우는 방법 (12) 21.10.17 24 1 8쪽
94 7. 수상한 새를 키우는 방법 (11) 21.10.11 30 0 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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