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장 에필로그 02
무적공과 함께 식당으로 들어가니 일행은 이미 각자 한 자리씩 잡고 점심 먹을 준비를 끝마쳤다.
"너희는 굳이 오늘이 아니더라도 매일 만날 수 있잖니~? 내게 양보하라구~!"
아니구나.
"저희도 의연 씨와 못 만난 지 2달이 넘었어요. 안 그래도 어젯밤에도 결국 의연 씨와 이야기도 많이 못 나눴는데 더 기다리라니, 절~대로 그럴 수 없어요. 그렇죠? 천아?"
"어... 나, 나는 기다리는 건 익숙해서 괜찮은데..."
"그렇게 매번 참으면 어떻게 해요! 천아도 좀 하고 싶은 건 하고 살아야죠!"
"하아, 어린애들처럼 무슨 억지를 부리는 건지 모르겠구나. 굳이 옆에 앉아야 하는 것이냐?"
상황을 보아하니, 자리싸움을 하고 있는 것처럼 보였다.
"의연...!"
잠시 구경하고 있었더니, 알파와 함께 이미 자리를 잡은 론이 나를 작게 불렀다.
"이런 상황이 제일 문제야. 누군가에게 상을 주면, 다른 사람은 그에 대한 좋지 않은 감정이 생기게 된다고...!"
전에 그가 말했던, 여러 명과 사귀었을 때의 마찰에 대한 걱정인 거 같았다. 그런데 상이라니... 그냥 옆에 앉아서 먹는 게 그리 거창한 게 될 수 있는 건가.
뭐, 어머니와 같이 식당으로 오면서 오늘 어떻게 앉을지 이미 생각을 해뒀기 때문에 문제는 없지만 말이다.
모두가 함께 앉을 수 있는 거대한 원탁엔 운룡, 론, 알파, 이브, 아담, 메리, 화향이 앉아있고 어머니를 기다리고 있던 건지 단절공과 마룡제께선 일어나 계신다.
그리고 신경전을 벌이고 있는 루시아와 욕망공이 있고 거기에 휘말린 천아도 서 있었다.
딱 좋네.
"다들 싸우지 마세요. 같이 즐겁게 점심 먹으러 온 거잖아요."
내가 입을 열자 그제야 나와 어머니가 들어온 걸 안 건지 루시아와 욕망공이 달려들었다.
"의연 씨! 이쪽으로 오세요! 제 옆에 앉으세요!"
루시아가 둘러 말하지도 않고 곧장 자신의 옆으로 앉으라며 나의 팔을 잡아당겼다.
"의연 님~! 오늘은 부디 제게, 제가 의연 님의 곁에 있을 수 있는 영광을~"
한동안 안 만나서 그런 건지 모르겠지만, 욕망공이 점점 날 높은 사람 대하듯이 행동 한단 말이지... 나중에 시간 한 번 내봐야겠다.
"저 오늘 어머니 옆에서 먹을 생각이에요."
"아."
"엇."
내 말에 루시아와 욕망공의 시선이 어머니에게 돌아갔다. 어머니께선 승리의 미소를 짓고 있었다.
아무리 둘이라 하더라도 어머니에겐 뭐라 할 수 없겠지.
내가 어머니에게 한쪽 자리를 안내하자 고맙다는 말과 함께 자리에 앉았다.
그리고 나도 곧바로 바로 옆자리에 앉았다.
"으으...! 아, 아직 한 자리가 남았어요!"
"부디 남은 한 자리는 제게~!"
나는 아직 포기하지 않은 둘의 목소리를 들으며 남아있는 반대편 의자를 잡아당겼다.
"이쪽으로 앉으세요."
그리고,
"단절공."
단절공을 불렀다.
"응? 나?"
전혀 예상하지 못했었는지 단절공이 눈을 크게 뜨며 놀랐다. 루시아나 욕망공 역시 설마 이런 선택을 할 거라 생각하지 않았는지 입을 벌린 채 멍하니 나를 쳐다봤다.
"아아."
단절공은 주변을 잠시 보고는 이해했다는 듯이 고개를 끄덕였다.
"뭐, 네 계획에 놀아나 주지. 괜히 밥 먹는데 쓸데 없는 신경전 같은 건 보고 싶지 않으니까."
단절공이 내 권유대로 내 옆에 앉았다. 마룡제는 어머니의 반대쪽 옆에, 딱딱하게 굳은 욕망공과 루시아는 천아가 이끌어 남아있는 자리에 앉혔다.
****
점심을 먹기도 전에 한차례 폭풍이 지나가고, 평화로운 점심시간을 가지게 됐다.
<아아~ 하세요. 아담.>
"됐어. 내가 알아서 먹는다고."
"...!!! ...///"
"알파? 굳이 이브를 따라 할 필요는 없어."
"저기... 루시아, 욕망공. 너무 풀이 죽지 않아도 될 거라 생각해. 이번 일을 빌미로 나중에 의연과 데이트를 하자고 협박하는 건 어떨까?"
"제안이 너무 음침하잖아."
"오히려 이 둘에겐 그게 맞을걸?"
"어느새 루시아가 욕망공과 같은 부류가 돼버렸네..."
"마룡제, 혹시 점심 식사 후에 시간이 있으십니까."
"네. 오늘은 휴가를 냈거든요. 뭔가 할 말이라도 있나요. 운룡?"
"화향 언니는 아빠한테 안 달라붙어도 되나요?"
".... 마치 본녀가 꼭 그래야 한다는 것처럼 말하는구나. 본녀는 본녀의 방식으로 나아갈 생각이니 걱정말거라."
일행들이 별 볼 일 없는 이야기를 나누며 화기애애한 분위기에 식사를 한다... 정말로 평화롭다.
회차를 다시 시작하고 언제나 내가 죽었던 원인 중 하나인 오로치 파티를 쓰러트리기 위해서 고민하고 걱정하다 보니 이런 식으로 아무런 걱정 없이 밥을 먹는 건 정말 오랜만이다.
"연아, 식기 전에 얼른 너도 먹으렴."
"네."
어머니의 말대로 젓가락을 들어 앞에 있는 먹음직스러운 고깃덩어리를 집으려 했다.
훽!
내가 목표로 하던 고깃덩어리가 순식간에 사라졌다. 그야말로 찰나의 속도.
"......"
나는 고개를 돌려 고깃덩어리를 가져간 단절공을 쳐다봤다.
"우물우물... 뭐."
"......"
"왜. 여기 있는 게 다 네 거야? 아니잖아? 내가 네가 노린 고기 좀 먹었다고 문제 될 거 있어?"
"카린. 애처럼 무슨 짓이니."
"딱히 난 아무 짓도 하지 않았어요."
물론, 아무 짓도 하지 않았다. 당연히 내가 먹으려 한 고기 좀 먹었다고 아무 말도 하지 않는 게 아니다. 고기 좀 먹을 수 있지.
그것 때문에 쳐다보는 게 아니라...
"왜 그렇게 계속 쳐다보냐고."
"... 누나."
흠칫!
"뭐, 뭐라고?"
단절공이 못 들을 걸 들은 듯 깜짝 놀라며 되물었다.
"음- 저 외동이었던지라 역시 익숙하지 않네요. 앞으로 익숙해지려면 좀 걸리겠어요."
"너, 너 나한테 방금 뭐라고 했냐고."
"누나요. 카린 누나. 어머니를 어머니라고 부르는데 계속 이명으로 부르는 건 좀 그렇잖아요. 나이는 제가 더 어리니까, 누나죠."
카린 누나를 옆자리에 권한 이유가 바로 이거다. 말을 틀 기회를 갖고 싶어서.
"어머, 그것참 좋은 생각이구나. 연아."
옆에서 어머니의 표정이 확 밝아지는 게 느껴졌다.
"조, 좋지 않아! 무슨 소리를 하시는 거예요! 어머니!"
"왜 그러니? 틀린 말은 아니잖니? 연이는 내 아들이고, 너희는 내 딸이니까. 당연히 누나·동생 해야지."
"그, 그게 무슨 말도 안 되는..."
"저한테도 누나라고 해주시는 건가요?"
어머니 옆에 있던 마룡제, 샤린 누나가 관심을 보였다.
"네. 샤린 누나."
"호-"
카린 누나와는 다른 반응을 보였다.
"누나... 좋은 울림이네요."
"샤린! 너 미쳤어?!"
"왜 그러세요. 언니도 남동생 하나 있었으면 좋다고 어릴 때 자주 말씀하셨잖아요?"
"그, 그게 언제적 이야기야! 이 남자가 동생이라고?! 미친 거 아니야?"
카린 누나는 내가 동생이라는 게 많이 싫으신가 보다.
"뭐 어때요. 그냥 호칭만 달라질 뿐, 달라질 게 뭐가 있다고요. 아니지, 오히려 잘 됐네요. 가족이라면, 결혼하라는 이야기는 이제 사라질 테니."
"아."
결혼 이야기에 어머니가 반응했다. 이런 식으로 결혼 문제가 정리될 거라 생각하진 못했나 보다.
"그렇죠? 엄마? 남동생과 결혼은 불가능하잖아요?"
"끄응... 너희가 연이를 가족으로 인정해 준다면, 아무래도 그래야겠... 지..."
"언니, 이거 보세요. 그냥 누나라고 불리는 걸로 엄마의 귀찮은 잔소리 하나가 해소된다고요."
"... 너는 그냥 누나라고 불리는 게 좋은 거 같은데?"
"네. 전 좋네요. 남자로선 관심 없지만, 의연은 분명히 능력적인 면에선 비교할 사람이 없잖아요. 아직도 약간 악명이 남아있긴 하지만, 저희는 오해라는 것도 알고 있고, 심지어 미국에선 구세주라고 불리고 있는 남자에요. 저는 가족이 된다면 환영이에요. 누나라고 불리는 것도 마음에 들고, 그런대로 귀엽게 생겼잖아요."
... 내가? 귀여워?
난 남잔데...
"끄응... 이 세상에 이렇게 생긴 남자가 없긴 하지."
이렇게 생겼다니... 마음에 상처가...
"제가 귀여워요?"
혹시나 하는 마음에 어머니에게 물었다
어머니라면, 분명히 빈말로라도 잘생겼다고...
"그럼~ 우리 연이 보다 귀여운 아이가 어디 있겠니."
......
남자로서의 자존감이 바닥을 찍었다.
생각해보니까 아까 거실에서도 귀엽다고 하셨었지.
"아, 아빠! 아빠는 이 세상에서 제일 멋진 남자에요!"
어느새 옆으로 다가온 메리가 나를 위로했다.
하지만 아무래도 딸의 위로는...
"이 바보야~! 의연 님에게 귀엽다니! 그게 무슨 말이야~! 의연 님은 고귀! 존귀! 존엄!하신 분이라구!"
욕망공도 들었는지 어머니에게 달라붙어 따지기 시작했다.
"... 이 나이를 먹고 누나라니..."
"뭐 어때요. 거기다 의연이 동생이라면, 메리라는 예쁜 사촌도 생기는 거잖아요."
"그건... 확실히..."
메리가 가족이 되는 건 좋게 생각하시나 보네. 다행이다.
"의연은... 역시 멋있다가 맞지 않나?"
"그런가? 난 귀엽다."
"응? 왜 나 사이에서 의견차가 생기는 거야?"
"그냥 잘생겼다로 퉁치자."
"안 돼. 이건 타협할 수 없어. 의연은 귀여워!"
"아냐! 잘생겼지! 내 용사님인데 귀엽다니, 멋있는 게 맞지!"
"화향은 어떻게 생각해?"
"... 본녀에게 어찌 묻는 것이냐."
"궁금하니까!"
"루시아는 어때?"
"궁금하지 않아?"
그런데 왠지 식탁 위의 주제가 갑자기 나에 대한 걸로 모이기 시작했다.
"솔직히 궁금해요! 전 개인적으로 의연 씨가 조금만 나이를 먹어서 약간 중후한 느낌이 들면 완벽하게 잘생겼다고 하겠지만, 지금은 귀여움 30, 잘생김 70으로 할게요! 자! 화향의 차례에요!"
"... 바보 같은. 그런 걸 말할 리 없지 않느냐."
"그렇게 빼지 말고요~ 자아, 귀엽다 쪽이 무적공, 마룡제, 천아의 절반이고요. 잘생겼다 쪽이 메리, 욕망공, 저, 천아의 절반이에요. 화향은~?"
"노 코멘트다. 본녀가 굳이 말을 할 필요 없지 않느냐."
루시아가 밀어붙였지만, 아가씨는 꼼짝하지 않고 버텼다.
"으으~ 좋아요! 그럼 이렇게 하죠!"
그러자 루시아가 이상한 오기를 부리기 시작했다.
"단절공께선 어느 쪽이죠?! 귀엽다? 잘생겼다?"
"뭐, 뭐?! 왜, 왜 갑자기 나한테 불똥이 튀는 거야!"
"새로 생긴 남동생은 귀엽나요! 잘생겼나요!"
루시아가 얼굴을 들이밀며 강요에 가까운 질문을 하자 그녀의 기백에 밀린 카린 누나가 더듬거리며 대답했다.
"귀, 귀여운 쪽...?"
쿠궁.
나의 자존감은 더욱 떨어졌다.
"자 다음! 누가 말할 건가요!"
루시아의 외침에 론이 손을 번쩍 들었다. 어째서?
"네! 론!"
"역시 의연은!"
"의연은~?!"
론이 내게 윙크를 날리며 엄지를 세워 보였다.
"잘생겼지!"
역시. 론은 언제나 내 기대를 저버리지 않아.
나도 론에게 따봉을 날려줬다.
"자, 알파도 하나 골라봐. 의연이 잘생겼나, 귀엽나."
론이 자신의 연인인 알파에게 바톤을 넘겼다.
"자! 알파! 알파의 눈에는 의연 씨는 귀여운 쪽?! 잘생긴 쪽?!"
"...?! ...?!"
루시아의 외침에 알파가 당황하며 나와 론을 번갈아 쳐다봤다.
그리고는 고개를 푹 숙이며 론의 옷깃을 붙잡았다.
"역시! 알파에겐 론밖에 안 보이시나보네요! 그럼 귀엽다 쪽으로!"
어? 잠깐만. 그게 아니잖아. 당연히 내가 론보다 잘생겼다곤 못하지만 그렇다고 귀엽다 쪽으로 결정되다니.
"루시아, 차라리 '관심 없다'로는..."
"안 돼요! 그랬다간 분명히 화향도 그쪽에 넣을 거니까!"
아, 맞다. 애초에 목적이 그거였지...
"다음! 운룡!"
루시아의 호명에 운룡이 진지하게 날 쳐다보며 고민했다.
그렇게 진지하게 생각할 필요 없는데.
"... 역시 근육이 너무 모자라. 잘생겼다는 말은 못하겠군."
"네~ 귀엽다에 한 표!"
젠장... 운동 좀 할걸. 그런데 얼굴이 잘생겼나 못생겼나는 몸에 근육이랑 상관 없지 않나.
"다음~이브!"
<제게 있어서 미의 기준은 언제나 아담입니다. 다른 이는 잘생겼다는 생각이 들지 않습니다.>
즉답이었다.
"의연 씨는 귀여운 수준이다~ 라는 거네요!"
그런데 아까부터 해석이 너무 제멋대로 아닌가?
"다음! 아담!"
루시아가 눈을 반짝이며 아담을 쳐다봤다.
루시아뿐만 아니라 다른 일행들도 아담의 답변이 궁금한지 다들 그를 쳐다봤다.
아담이 제대로 말할 리 없는데.
"멍청한 짓거리 하고 있네. 내가 저딴 놈한테 귀엽다, 잘생겼다. 라고 할 거 같아?"
"그럼, 뭐라고 하실래요?"
"내가 할 말은 정해져 있지. 머리가 돌아버린 놈, 약해빠진 놈. 빈약한 놈."
역시나 아담은 신랄하게 욕만 남겼다. 저 녀석이 내게 귀엽다느니 잘생겼다느니 말할 리 없지.
"... 아! 여리게 생겼다. 지켜주고 싶다! 라는 거군요!"
그런데 그걸 저런 식으로 해석하다니...
"...! 내가 도대체 언제!"
아담이 루시아의 제멋대로 해석에 화를 내며 소리 질렀다.
<확실히, 굳이 표현하자면 아담의 말이 맞군요. 내버려두면 안 될 거 같다고 할까요. 금세 픽픽 쓰러질 거 같죠.>
"...! ...!"
"알파도 저 말에 동의하나 본데. 그리고 나도."
"제일 잘 어울리는 표현이군. 나도 그쪽으로 바꾸지."
"보호욕을 자극한다... 저도 그쪽으로."
"귀엽다기보단 그쪽이 맞는 거 같아."
잘생겼다와 귀엽다였던 선택지에 새로운 선택지가 생기며 이브, 알파, 론, 운룡. 거기다 왠지 모르게 집중하기 시작한 카린누나와 샤린 누나의 표가 몰리기 시작했다.
보호욕을 자극한다니... 건장한 남자로서 그리 좋은 기분은 아니네...
"자! 마지막! 화향만 남았네요!"
이 낯부끄러운 투표의 목적이었던 화향 아가씨의 선택만이 남았다.
모두의 시선이 그녀에게 집중되었다.
"... 하아. 고작 대답 하나를 듣기 위해 상황을 이 지경으로 만들다니."
화향 아가씨가 귀찮다는 표정으로 날 노려봤다.
내가 벌인 일이 아닌데...
"이쪽으로 오라."
나는 아가씨의 명령에 자리에서 일어나 아가씨가 앉아있는 자리로 움직였다.
"네놈도 내 답이 궁금하느냐?"
"아- 네. 그렇긴 하죠."
나는 순순히 답했다. 다른 사람들은 날 어떻게 보는지 다 아는데 아가씨만 어떻게 생각하는지 모르면 궁금하지 않은가.
아가씨는 앉은 채 손을 까딱였다.
"고개 좀 숙이거라."
"...? 네... 으엇."
아가씨의 말대로 고개를 좀 숙이자 멱살을 붙잡더니 날 끌어당겼다.
나는 왜 언제나 이렇게 멱살을 붙잡히는...
"전에 이미 볼에 입맞춤도 하면서 고백했는데 왜 궁금하다는지 모르겠네- 하지만 원한다니까 다시 확실하게 말해 줄게. 내 눈엔 남자로 보이는 건 너밖에 없어. 내겐 오직 너뿐이야. 그러니까 나 버리면 안 돼. 알았지?"
작게 속삭이는, 다른 이에겐 들려주고 싶지 않은, 거짓도, 가면도 없는 진심이 담긴 목소리.
잠시 아가씨를 바라보고 있었더니 아가씨는 얼굴을 급히 돌리며 자리에서 일어나 식당을 나가버렸다.
"... 아! 아아! 뭐라고, 뭐라고 했나요?!"
너무나 자연스러운 움직임에 멍하니 보고 있던 루시아가 깜짝 놀라며 내게 물었다.
난 잠깐 아가씨가 나간 방향을 멍하니 쳐다보다가 웃으며 루시아의 말에 답했다.
"잘생겼다고 말해 주셨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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