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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자미상의 서재입니다.

전 세상에서 가장 긴 이야기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현대판타지

완결

작자미상.
작품등록일 :
2022.05.14 17:28
최근연재일 :
2024.02.26 21:00
연재수 :
374 회
조회수 :
52,579
추천수 :
1,863
글자수 :
2,099,473

작성
23.06.03 19:38
조회
129
추천
4
글자
17쪽

5장 에필로그 01 [프롤로그]

DUMMY

기억이 흘러들어온다. 전 회차의 기억이.


나는 부축해 주기 위해 다가온 남자에게 감사의 인사를 건네며 웃어 보였다.


아직 기억이 다 정리가 된 게 아니라 많이 어지럽지만, 여기서 소란을 피워선 안 된다는 건 확실하게 알고 있다.


전 회차와 같은 길을 걷기로 한 이상, 다른 사람들에게 영향이 갈 움직임은 최소화 해야 해.


나는 남자의 도움을 정중하게 사양하고 내가 흘린 피를 최대한 빨리 수습한 후, 피가 묻은 겉옷도 버렸다.


그리고 지체한 시간을 줄이기 위해서 곧장 퍼스트 웨폰을 향했다.


****


같은 날 밤.


전과 같이 퍼스트 웨폰에서 첫 편지를 받고, 편의점에서 긴급구조 키트를 4개를 산 후에 숙소로 들어왔다.


머릿속을 정리할 시간은 충분했다.


"휴대 전화로 알람을 맞춰두고... 이번엔 5분마다 해두자."


아마 아무리 늦더라도 제레온 씨의 파티를 구하는 게 늦을 리는 없겠지만, 만일을 위해서다.


"그리고 이쪽을 확인해봐야겠지."


나는 내일 예정 된 일의 준비를 끝마친 후에 품 안에 고이 모셔뒀던 검은 편지와 새하얀 편지를 확인했다.


"검은 건 분명히 내가 죽기 전에 만든 게 맞아."


앞으로 내가 가야 할 길을 헷갈리지 않게 몇 번이나 다시 보게 될 편지다.


잃어버리지 않게 조심해야지.


"이쪽은 뭔지 모르겠는데."


나는 우체국에서도 본 적 없는 새하얀 편지를 들었다.


편지는 분명 아무 내용이 없었지만, 들고 있는 것만으로도 편지에서 끊임없이 뜨거운 기운이 가슴 속으로 스며들었다.


"아마 이 편지 덕분에 내 검은 편지의 기억을 버틸 수 있던 거겠지? 틈새에서 도플갱어랑 천아가 찾아 준거 같은데... 틈새로 가게 되면 물어보면 되겠지. 그리고... 상태창."


나는 편지들을 다시 품에 넣으며 상태창을 열었다.


"이 쪽은 아무리 생각해도 이해가 안 가네."


[이름: 민의연]

[칭호: 방황하는 인간 / 수신하는 인간]

[이명: 구원망의 메시아]

[출신: 태양계 지구/이 세계 영혼 전이]

[상태: 정상]


전 회차에선 가능성조차 없던 인과를 알 수 없는 이명이 떡하니 박혀 있었다.


"흠... 내가 도대체 뭘 했다고 이런 이명이 생긴 거지? 더군다나 효과도 먼지 모르겠고..."


한참을 고민하던 나는 결국 침대로 얼굴을 파묻었다.


나중에 크리스 씨를 만나서 이단교에 들어가게 되면 알 수 있게 되겠지.


우선은 휴식이다.

내일을 위해서 빨리 자야지.


****


다음 날.


"하아... 졸리다..."


5분마다 울려대는 알람 덕분에 전 회차보다 좀 더 일찍 일어난 나는 긴급구조 키트를 챙기고 여유롭게 도시를 나섰다.


그리고 예전에 제레온 파티의 전투를 몰래 지켜보던 나무 뒤쪽에서 미리 대기했다.


"다칠 걸 알면서도 기다려야 한다는 건 좀 그러네."


기다린지 얼마 지나지 않아 그리드 그리즐리의 포효와 함께 제레온 파티가 나타났고 전 회차와 마찬가지로 제레온의 동료인 카인이 그리드 그리즐리를 쓰러트렸다.


"카인!!"


그리고 이제 카인과 제레온 씨의 눈물겨운 최후의 부탁을 하는 상황이지만... 다른 동료는 위급한 상황이잖아?


나는 더 지체하지 않고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 카인과 제레온 씨를 놔두고 가장 부상이 심각한 아메리아의 상처에 긴급구조 키트를 사용했다.


전 회차에선 너무 징그러워서 치료를 제레온 씨에게 넘겼지만 이젠 괜찮으니까 굳이 그럴 필요는 없겠지.


"누, 누구십니까?!"


한창 치료를 하는 사이에 제레온 씨가 카인과 이야기를 끝마쳤는지 나를 보고는 깜짝 놀라 소리를 쳤다.


나는 당황하고 있는 제레온 씨에게 전혀 해롭지 않다는 걸 보여줄 미소를 만개했다.


"민의연이요."


미치 준비해둔 키트 2개를 제레온 씨에게 던져줬다.


"어, 이건!"


"빨리 사용하세요. 동료를 이런 곳에서 잃고 싶진 않겠죠?"


제레온 씨는 내게 묻고 싶은 게 엄청나게 많은 듯한 표정이었지만, 내 말대로 동료의 치료를 하기 시작했다.


****


다음 날.


"이름이 뭐니?"


나는 내 옆에서 커다란 아이스크림을 퍼먹는 꼬마 아이에게 물었다.


"이리아."


이미 알고 있는 대답이 돌아왔다.


"예쁜 이름이네."


협회에서 일행과 제레온 씨를 만나는 시간은 늦은 저녁.

느긋한 마음으로 이리아와 잡담을 나눴다.


"나는! 내가 사는 고아원을 지키는 엑스트라가 되고 싶어!"


"헤에, 굉장하네. 멋진 꿈이구나."


"평범한 꿈이 아니야! 이미 옛날에 이 꿈을 이룬 우리 고아원 출신의 엑스트라가 있었대! 굉장하지! 다른 세상 출신도 아닌데 엑스트라가 된 사람이라구!"


"그러네. 정말 멋진 사람이네. 나도 그런 사람이 되고 싶어."


전에는 몰랐지만, 이 이야기는 분명 련에 대한 이야기다.


"흐흥~! 아저씨도 뭘 좀 아는구나!"


"그럼 그럼. 나도 좀 알지."


"이리아, 여기 있었군요."


이리아의 말에 맞장구를 쳐주고 있자니 세리아 원장님이 도착했다.


"저는 보호 고아원의 원장을 맡고 있는 세리아라고 합니... 다..."


표정을 보아하니 세리아 원장님은 련에 대해서 알고 있나 보다.


나는 원장님에게 미소로 인사를 건넸다.


****


협회에서 일행과 제레온 씨를 만나는 건 그리 어렵지 않았다.


이번에도 많은 사람에게 둘러싸여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으니까.


그런데 저번엔 어떻게 비집고 들어갔더라?

이리 치이고 저리 치이다가 안쪽으로 넘어지긴 했는데... 이번에도 그렇게 하면 되겠지?


"실례합니다~"


나는 몸을 인파의 흐름에 맡기며 작게 중얼거렸다.


스르륵.

스륵.

스르륵...


"... 응?"


예상 외의 일인데?


내 혼잣말을 누가 들은 건지 갑자기 인파가 반으로 갈라졌다.


론의 파티와 제레온 씨에게 몰려있던 시선이 그들을 포함해서 전부 내게 쏠렸다.


... 딱히 상관은 없겠지.


나는 날 발견하고 살짝 놀란 표정을 짓고 있는 제레온 씨에게 미소와 손 인사를 했다.


****


제레온 씨의 감사 인사와 용포 선물.

그리고 파티 권유.


모든 게 예정대로 돌아갔다.


"설화? 왜 그러세요?"


"......"


한 가지 다른 거라면 각자 자기소개 시간에 아가씨께서 전과는 다르게 나를 의심의 눈초리로 노려보고 있다는 거?


"설화?"


"... 아무것도 아니니라. 본녀의 이름은 독설화이니라. 앞으로 본녀를 부를 때는 아가씨라고 부르도록 하거라."


"네. 아가씨. 잘 부탁합니다."


다행이 내 파티 가입을 반대할 생각은 아직 없어 보였다.


****


띠! 띠! 띠! 띠! 띠!


울려 퍼지는 알람 소리에 나는 재빨리 일어났다.


오늘은 정말로 중요한 날이다.


바로 메모리와 재회를 하는 날!


나는 씻기 위해 방을 나섰고 운동을 하는 운룡과 눈이 마주쳤다.


"안녕하세요. 운룡. 좋은 아침이네요. 아침부터 단련하시는 게 보기 좋네요."


"......"


"저도 체력을 좀 기르고 싶은데 혹시 도와주실 수 있나요?"


"... 네가?"


"네. 운룡 만큼 되는 건 힘들겠지만, 저도 멋진 몸을 가지고 싶네요."


내 말에 운룡의 눈에 이채가 떠올랐다.


"생각보다 보는 눈은 있나 보군. 이 몸의 멋짐을 알다니 말이야. 하지만 어휘력은 모자라군. 이 몸은 멋지단 말 하나로 표현할 수 없는 아름다움을 가지고 있지."


"그렇죠 그렇죠. 정말 존경해요."


"좋아. 네가 원한다면, 나 만큼은 아니지만 꽤 볼만한 육체를 갖게 해주지."


그리고 다른 일행들이 일어날 때까지 꽤 강도 높은 체력 단련을 하게 됐다.


****


"끄헥..!"


통증을 못 느끼는 몸이 되어도 힘든 건 어쩔 수 없네.


방에서 나온 루시아가 내 몰골을 보고 놀라며 운룡이 내게 무슨 짓을 했다고 생각했는지 그에게 설교를 하기 시작했다.


아가씨는 내 머리맡에 서서 나를 내려다봤다.


"아, 안녕하... 세요. 아가씨...! 헥!"


나는 최대한 밝은 미소로 그녀에게 아침 인사를 건넸다.


"... 하아."


날 내려보던 아가씨는 작게 한숨을 내쉬고는 내 머리에 손을 얹었다.


그녀의 손을 타고 차가운 냉기가 내 몸에 퍼져 나갔다.


"흐아아~"


솔직히 첫인상이 별로 좋지 않아서 이번엔 안 도와줄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는데, 여전히 아가씨는 착한 분이었다.


"감사합니다. 아가씨."


내 감사 인사에 아가씨는 살짝 끄덕이고는 주방으로 걸어갔다.


"어서 씻고 오거라. 아침은 같이 먹는 게 규칙이니 20분 안에 나오려무나."


"넵."


****


바빌론 23층에 있는 선택의 숲 돌파는 간단했다.


처음부터 길 선택을 내게 맡겨주길 부탁했고 허가가 떨어진 후에는 시간문제였다.


그리고 첫 몬스터와의 전투도.


콰아앙!

콰아앙!

콰아앙!


"호오... 생각보다 잘하는군."


"잘했어! 의연! 나머진 우리에게 맡겨!"


전과 다르게 용포로 아주 간단하게 달려드는 멧돼지를 쓰러트렸다.


굳이 아가씨의 도움을 받을 필요도 없다.


그렇지만!


"저 잘했죠?"


"... 지금 본녀에게 묻는 것이냐."


"그럼요. 아가씨에게 묻는 거예요."


대신 칭찬을 듣고 싶다.


아마 전 회차처럼 웃어주시진 않겠지만, 그 정돈 되잖아?


"뭐, 나쁘진 않구나."


"조금 더 확실하게 칭찬해주세요!"


"귀찮게 하는구나."


"설화. 의연 씨에겐 굉장한 일이라고요. 의연씨, 정말 잘하셨어요."


"감사합니다. 루시아."


나는 루시아의 칭찬에 미소를 지으며 기대 어린 눈빛으로 아가씨를 바라봤다.


"... 잘했다. 칭찬해주마."


"네. 감사합니다. 아가씨."


아가씨에게도 활짝 웃어보였다.


****


이 회차에서 가장 중요한 순간이 찾아왔다.


"이 돌멩이 하나를 위해서 여기 온 건가. 이건 어디에 쓰는 거지."


운룡이 기억의 돌을 저글링 하듯 허공에 던지려 했다.


텁.


"응?"


"운룡. 던지시면 안 돼요."


나는 혹시라도 못 잡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그의 팔목을 붙잡으며 사전에 문제를 차단했다.


"왜."


"직감이에요."


"뭐라고?"


"직감이요."


"... 갑자기 그게 무슨 말이지."


내 단호한 말에 운룡이 어처구니 없어했다.


"... 설마."


그리고 옆에서 상황을 지켜보고 있던 론이 마법을 사용해 기억의 돌이 살아있다는 걸 알아냈다.


그 말을 들은 루시아는 위험한 짓을 하려던 운룡에게 마구 화를 냈고.


"......"


아가씨는 눈을 가늘게 뜨며 나를 노려봤다.


****


나는 메리를 품에 안은 채 루시아와 아가씨를 먼저 숙소로 보내고 론, 운룡과 함께 23층 입구에서 노숙을 준비했다.


그리고 론에게 공의회에 관한 이야기에 적당히 맞장구를 쳐주고 있었더니 승강기에서 무적공과 단절공, 마룡제가 나왔다.


"무, 무적공이! 어째서 이곳에!"


무적공은 모두의 말을 흘려들으며 내게 다가와 머리에 손을 얹었다.


쓰담쓰담.


"이름이 뭐니?"


"연,이 아니라. 민의연입니다. 무적공."


"연. 좋은 이름이네."


쓰담쓰담...


무적공의 쓰다듬은 한동안 계속됐다.


****


카앙! 카앙! 카앙!


날카로운 소리와 함께 공중에서 불똥이 튀었다.


대련은 일단 하라고 놔두고 나는 메리쪽이 중요하다.


"메모리. 내 소중한 아이야."


꿈틀.


"사랑해. 언제나 너를 사랑해."


아직은 태어나지 않은 메리를 꼭 끌어안았다.


알이 끊임없이 떨리는 게 오롯이 느껴졌다.


얼마나 시간이 지났을까.


"뭐 하고 있니?"


무적공이 대련을 끝내고 내 곁으로 다가왔다.


"무적공. 고생하셨어요."


내가 내 옆자리를 손으로 툭툭 쳤다.


무적공은 그 의미를 이해하고 내 옆에 앉았다.


나는 무적공에게 메리를 조심스럽게 내밀었다.


"제 아이에요."


"... 아이?"


"네. 이름은 메모리. 메리라고 불러요."


그리고 그녀에게 가장 먼저 아이가 생겼다는 것을 알렸다.


****


"메리~"


"압쁘아~!"


"의연 씨?! 이게 도대체 무슨 일이죠?!"


3일 후.


메리가 태어났다.


전 회차에서는 루시아와 아가씨의 모습을 반반 닮은 모습이었는데 이번에는 인간일 때 메리의 모습을 데포르메 하게 바꾼 모습이었다.


아마도 지금 내가 가지고 있는 기억이 전 회차와는 매우 다르고 메리의 모습을 이쪽으로 많이 생각하다 보니 그런 듯하다.


솔직히 말해서 너무 귀엽다.


"아우~ 귀여워라~"


"에헤헤~"


메리의 머리를 마구 쓰다듬자 메리도 마구마구 미소를 지어주었다.


행복이 바로 이곳에 있구나.


"의연 씨! 알고 계셨던 건가요?!"


옆에서 루시아가 창백한 표정으로 내게 설명을 요구했다.


"네. 알고 있었습니다."


"기, 기억의 돌은 저희 심판교의 성물이란 말이에요. 알고 계시는 거 맞아요?"


내가 너무 당당하게 나갔나.

루시아가 화를 내기보단 당황한 기색이 더 많았다.


"그러게요. 일단 심판교에 가서 이야기를 나눠봐야겠네요."


"... 하아. 그래야겠죠. 일단 알겠어요. 자, 이쪽으로 오세요."


"시러."


"하?"


귀여운 메리가 루시아의 말에 고개를 홱 돌렸다.


깨물어주고 싶게 귀엽다.


"루시아, 어차피 같이 가야 하니까 제가 데려갈게요."


"하아... 알겠어요."


****


"아론 주교라고 합니다."


"안녕하세요. 아론 주교님. 민의연이라고 합니다. 얼마 전에 루시아의 파티에 합류했습니다."


"그렇... 군요."


아론 주교가 나와 눈이 마주치자마자 통성명을 건넸다.


전 회차에서는 관심도 없었으면서.


내 미소가 너무 강력했나.


"... 기억의 돌은 저희 심판교의 성물로서 준비된 안배입니다. 이리 주시죠."


다행이 통성명을 제외하고는 예정대로였다.


"메리는 제 아이입니다. 어떻게 부모자식 사이를 떨어트리려 그러세요."


"무슨 말씀이신지 모르겠군요. 인간도 아닌 생물을 아이라고 하다니."


나도 전 회차와 비슷한 느낌으로 이야기를 진행했다.


"저, 저기... 두 분다 조금 진정을..."


루시아는 나와 아론 주교 사이에서 식은땀을 흘렸다.


한가지 문제라면...


"지금 안에서 이야기하는 중이라 들어가시면 안 된다니까요!"


"내 지인이랑 이야기 중인 거 알고 있어."


내가 전 회차랑 다르게 무적공에게 눈물을 보일 수가 없다는 것 정도?


피눈물은 흘릴 수 있는데 말이지.


"자, 잠시만요 무적공!"


무적공은 다행히 내가 울지 않아도 우리가 있는 곳으로 걸어왔다.


"안녕. 연아."


일단 무적공과 아론 주교의 싸움을 붙일 방법도 생각은 해놨다.


"무적공~"


울 수 없다면 얼굴을 안 보이면 되는 법.

나는 무적공을 꽉 끌어안으며 가슴팍에 얼굴을 파묻었다.


"응? 왜 그러니?"


무적공은 그런 내 행동에 당황하지 않고 마찬가지로 날 안아주었다.


"아론 주교님이~ 제 아이인 메리와 저를 떨어뜨리려고 해요... 흑. 흑..."


"... 하?"


살기의 목표가 내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무적공의 소름이 돋는 살기가 피부로 느껴진다.


"자, 잠시만 기다리시죠. 무적공. 조금 오해가."


"오해? 무슨 오해?"


아론 주교. 메리를 향한 불손한 언행의 죗값을 받아라.


무적공 화이팅.


****


일주일 가량의 시간이 흘렀다.


나는 메리와 같이 산책을 나와 도시 구경을 하고 있다.

그리고 조금 있으면 크리스 씨와 만날 시간이다.


분수 광장에 도착하니 역시나 크리스 씨가 날 빛나는 눈으로 바라보고 있었다.


나는 그런 크리스 씨에게 밝은 미소와 함께 손을 흔들었다.


내 인사를 받은 크리스 씨가 나와 같이 얼굴을 밝게 빛내며 내게 뛰어왔다.


"저기! 저기!"


"네~ 무슨 일이시죠?"


나는 능청스럽게 물었고,


"좋은 말씀 전해드리려 왔습니다!"


여전히 특이한 대사로 내게 말을 걸어왔다.


****


"메리~"


"꺄르르~!"


숙소에 돌아온 나는 방에서 메리에게 비행기를 태워주며 잠시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이제 곧이다.


띠링!


[편지가 도착하였습니다.]


내게 처음으로 절망이라는 감정을 알게 해준 검은 편지가 도착했다.


이제 이것만으로는 그런 반응을 하긴 힘들지.


다행히 전 회차의 기억이 전부 담긴 검은 편지가 있다.


부정적인 감정을 끌어올리기에 이것보다 좋은 건 없을 거다.


"메리~"


"네에~"


방긋거리며 웃는 메리를 꼭 안아줬다.


앞으로 일어나는 일에 충격받지 않았으면 좋겠지만... 무리겠지.


"메리... 모든 게 다 잘 될 거야."


"웅?"


무슨 뜻인지 이해하지 못하는 메리에게 살짝 웃어주며 나와 살짝 떨어진 곳에 메리를 내려놓고 검은 편지를 열었다.


잊을 수 없고, 잊어선 안 될 시간의 기억들이 다시 한 번 내 머릿속을 채워갔다.


"아아아..."


텅 빈 항아리가 가득 채워지는 감각.


주르륵...


눈 앞이 말 그대로 붉게 물들기 시작했다.


"아, 압빠?! 아, 윽?"


메리가 내 이상 반응에 당황하며 내 몸을 건들었다.


아아...

더 이상은 참을 수 없을 거 같다.


가득 채워진 항아리에서 시꺼먼 감정이 토해져 나오기 시작했다.


"아아아악!!"


나는 증오와 울분을 토하듯이 비명을 질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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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74 종장 에필로그 05. +4 24.02.26 72 5 36쪽
373 종장 에필로그 04 24.02.05 46 2 9쪽
372 종장 에필로그 03 24.01.31 47 2 10쪽
371 종장 에필로그 02 24.01.18 55 3 21쪽
370 종장 에필로그 01 24.01.04 54 2 14쪽
369 종장. 주인공 민의연 시점 23. [또다른 선택지] 23.12.21 55 2 18쪽
368 종장. 주인공 민의연 시점 22 [선택] 23.12.14 49 2 15쪽
367 종장. 주인공 민의연 시점 21 ['이야기'의 끝?] 23.12.10 48 2 13쪽
366 종장. 주인공 민의연 시점 20 [너를 저주한다.] 23.12.05 49 3 17쪽
365 종장. 주인공 민의연 시점 19 [전력 차] 23.12.01 51 3 13쪽
364 종장. 주인공 민의연 시점 18 [돌이킬 수 없는 죄] 23.11.28 55 2 12쪽
363 종장. 주인공 민의연 시점 17 [나는 아직 놓아줄 생각이 없단 말이지.] 23.11.25 52 3 17쪽
362 종장. 주인공 민의연 시점 16 [외전. 아무것도 지키지 못한 주인공의 후회일기] 23.11.19 60 3 38쪽
361 종장. 주인공 민의연 시점 15 [약속이다.] 23.11.15 53 3 13쪽
360 종장. 주인공 민의연 시점 14 [정당한 살의] 23.11.11 53 3 10쪽
359 종장. 주인공 민의연 시점 13 [마지막 게스트] 23.11.07 55 2 19쪽
358 종장. 주인공 민의연 시점 12 [진룡] 23.11.03 57 2 13쪽
357 종장. 주인공 민의연 시점 11 [붕괴환향] 23.10.30 57 2 12쪽
356 종장. 주인공 민의연 시점 10 [용] 23.10.27 52 3 9쪽
355 종장. 주인공 민의연 시점 09 [만개화] +1 23.10.23 57 2 12쪽
354 종장. 주인공 민의연 시점 08 [꽃봉오리] 23.10.20 56 2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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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2 종장. 주인공 민의연 시점 06 [마더 공략법] 23.10.14 58 2 9쪽
351 종장. 주인공 민의연 시점 05 [마더 우로보로스] 23.10.11 60 3 11쪽
350 종장. 주인공 민의연 시점 04 [99층] 23.10.08 49 3 11쪽
349 종장. 주인공 민의연 시점 03 [초고속 등반] 23.10.06 59 3 12쪽
348 종장. 주인공 민의연 시점 02 [전형적인 탑 등반 스토리] 23.10.04 58 3 10쪽
347 종장. 주인공 민의연 시점 01 [앞으로의 목표] 23.10.02 66 3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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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5 6장 에필로그 08 23.09.26 58 3 17쪽
344 6장 에필로그 07 23.09.23 59 3 21쪽
343 6장 에필로그 06 23.09.21 61 3 11쪽
342 6장 에필로그 05 23.09.18 60 3 12쪽
341 6장 에필로그 04 23.09.16 62 3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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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5 6장. 주인공 야마타노 오로치 시점 35 [뒷정리2] 23.09.04 65 3 13쪽
334 6장. 주인공 야마타노 오로치 시점 34 [뒷정리] 23.09.03 67 2 13쪽
333 6장. 주인공 야마타노 오로치 시점 33 [그렇기에, 전능] +1 23.09.01 69 3 12쪽
332 6장. 주인공 야마타노 오로치 시점 32 [불가능을 지배하는 주인.] 23.08.31 72 5 13쪽
331 6장. 주인공 야마타노 오로치 시점 31 [만능. 허나 불가능.] 23.08.30 72 4 10쪽
330 6장. 주인공 야마타노 오로치 시점 30 [떨고 있는 거 같았는데...] 23.08.28 66 4 17쪽
329 6장. 주인공 야마타노 오로치 시점 29 [빠른 퇴장] 23.08.26 74 3 12쪽
328 6장. 주인공 야마타노 오로치 시점 28 [구조 신호] 23.08.24 75 5 12쪽
327 6장. 주인공 야마타노 오로치 시점 27 [괴물이냐.] 23.08.22 76 4 17쪽
326 6장. 주인공 야마타노 오로치 시점 26 [조연의 등장] 23.08.20 79 3 17쪽
325 6장. 주인공 야마타노 오로치 시점 25 [각자의 전투] 23.08.18 76 3 12쪽
324 6장. 주인공 야마타노 오로치 시점 24 [이제 막 시작된 전투] 23.08.16 75 4 11쪽
323 6장. 주인공 야마타노 오로치 시점 23 [전투 시작] 23.08.14 71 4 11쪽
322 6장. 주인공 야마타노 오로치 시점 22 [평소랑 전혀 다르거든요.] 23.08.12 80 4 11쪽
321 6장. 주인공 야마타노 오로치 시점 21 [주인공이니까요.] 23.08.10 84 3 11쪽
320 6장. 주인공 야마타노 오로치 시점 20 [제 2회 걸즈토크] 23.08.08 89 5 17쪽
319 6장. 주인공 야마타노 오로치 시점 19 [더 쉬고 계세요.] 23.08.06 75 4 9쪽
318 6장. 주인공 야마타노 오로치 시점 18 [선과 악의 사이] 23.08.04 82 5 15쪽
317 6장. 주인공 야마타노 오로치 시점 17 [거래인가 협박인가] 23.08.02 74 5 16쪽
316 6장. 주인공 야마타노 오로치 시점 16 [개화] 23.07.31 76 5 16쪽
315 6장. 주인공 야마타노 오로치 시점 15 [81층] 23.07.29 71 4 12쪽
314 6장. 주인공 야마타노 오로치 시점 14 [다음 스토리] 23.07.27 79 3 13쪽
313 6장. 주인공 야마타노 오로치 시점 13 [주인공과 빌런의 첫 만남] 23.07.25 80 4 14쪽
312 6장. 주인공 야마타노 오로치 시점 12 [이단이 몰랐던 것] 23.07.24 77 4 15쪽
311 6장. 주인공 야마타노 오로치 시점 11 [주인공과 빌런의 만남] 23.07.21 74 3 14쪽
310 6장. 주인공 야마타노 오로치 시점 10 [과거 덮어쓰기] 23.07.19 77 4 8쪽
309 6장. 주인공 야마타노 오로치 시점 09 ['이야기'의 시작] 23.07.17 81 3 15쪽
308 6장. 주인공 야마타노 오로치 시점 08 [무엇을 했는가...] 23.07.15 77 4 12쪽
307 6장. 주인공 야마타노 오로치 시점 07 [2번째 만남] 23.07.14 73 4 10쪽
306 6장. 주인공 야마타노 오로치 시점 06 [다음 일정] 23.07.13 88 4 11쪽
305 6장. 주인공 야마타노 오로치 시점 05 [완전 무장] 23.07.11 71 4 10쪽
304 6장. 주인공 야마타노 오로치 시점 04 [재회] 23.07.10 69 4 9쪽
303 6장. 주인공 야마타노 오로치 시점 03 [바빌론 등정] 23.07.09 79 4 11쪽
302 6장. 주인공 야마타노 오로치 시점 02 [그의 정체는 무엇인가] 23.07.08 77 4 15쪽
301 6장. 주인공 야마타노 오로치 시점 01 [구원망] +1 23.07.07 77 4 15쪽
300 5장 에필로그 16. [4장](수정) 23.06.26 87 4 11쪽
299 5장 에필로그 15 [4장] 23.06.25 82 3 12쪽
298 5장 에필로그 14 [4장] 23.06.24 81 4 10쪽
297 5장 에필로그 13 [4장] 23.06.23 75 3 11쪽
296 5장 에필로그 12 [4장] 23.06.22 83 4 16쪽
295 5장 에필로그 11 [4장] 23.06.19 83 3 12쪽
294 5장 에필로그 10 [4장] 23.06.18 87 4 13쪽
293 5장 에필로그 09 [4장] 23.06.17 74 4 9쪽
292 5장 에필로그 08 [막간] 23.06.15 80 3 12쪽
291 5장 에필로그 07 [막간] 23.06.15 78 4 13쪽
290 5장 에필로그 06 [막간] +1 23.06.12 85 4 13쪽
289 5장 에필로그 05 [3장] 23.06.11 84 3 15쪽
288 5장 에필로그 04 [2장] 23.06.09 87 3 13쪽
287 5장 에필로그 03 [1장] 23.06.06 80 4 18쪽
286 5장 에필로그 02 [1장] 23.06.05 81 4 12쪽
» 5장 에필로그 01 [프롤로그] 23.06.03 130 4 17쪽
284 5장. 빌런 민의연 시점 48. [MESSIAH] 23.05.31 86 4 16쪽
283 5장. 빌런 민의연 시점 47 [치킨런] 23.05.31 78 4 11쪽
282 5장. 빌런 민의연 시점 46 [이어서] 23.05.27 128 4 18쪽
281 5장. 빌런 민의연 시점 45 [끝] 23.05.25 78 4 10쪽
280 5장. 빌런 민의연 시점 44 [상황 종료] 23.05.23 81 4 13쪽
279 5장. 빌런 민의연 시점 43 [민의연?] +1 23.05.21 84 4 9쪽
278 5장. 빌런 민의연 시점 42 [모두가 죽게 된 이유] 23.05.19 93 4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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