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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oject.P

욕망 시대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판타지

완결

굴P
작품등록일 :
2022.05.11 10:32
최근연재일 :
2023.05.08 18:05
연재수 :
264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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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1,991,958

작성
22.11.30 1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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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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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6쪽

올드 아일랜드(8) - 바라는 세상

DUMMY

#1


“어찌 됐든 황제는 이미 흔들리고 있었어요. 우리를 자기 앞까지 불러온 것만 봐도 그렇죠. 극진히 모셔오라는 것부터 이상했잖아요?”


싸늘한 바람이 불어오는 성벽 위. 저무는 황혼의 풍경을 바라보며 난 말했다.

올드 아일랜드에서 보이는 황혼은 다른 곳보다 유독 붉었다. 세상이 온통 새빨갛게 물들었다.

헤이카는 그런 황혼에 시선을 고정한 채 말했다.


“언제부터 그런 도박을 즐긴 거야? 아무리 황제가 흔들리고 있었다곤 해도 잘못했다간 전부 타죽을 뻔했어.”

“공업 회장님 곁에서 일 좀 하다 보니 배운 거죠. 뭐.”

“너한테 그런 걸 알려준 기억은 없는데..”

“어깨너머로 배운 거거든요. 어쨌든 황제가 협상에 응했으니 잘 됐어요. 과정도, 결과도, 이 정도면 준수하죠.”


사실 난 기사들과 피튀기는 혈전을 벌일 것까지 예상하고 있었다. 그런 사태가 없었다는 것만으로도 다행이다.

하지만 황혼을 바라보던 헤이카는 한숨을 푹 내쉬었다. 그 한숨이 안도인지, 무거운 상념인지, 내겐 알 길이 없었다.


“결과가 마음에 안 드세요?”


결국, 눈치를 보다 물었다. 헤이카의 얼굴에 옅은 미소가 나타났다.


“아니. 너무 마음에 들어.”

“그럼 과정이 마음에 안 드는 건가?”

“그것도 좋아. 새로운 걱정거리가 생겨서 그렇지.”


난 고개를 갸우뚱했다.


“뭔데요? 당장 문제라 하면 크루아틀 말고 있습니까?”

“황제가 용이었다는 거.”


그거야 놀랄 법도 하다고 생각하지만, 그게 헤이카의 걱정거리가 됐다는 건 조금 의외였다.

난 헤이카를 향해 한 걸음 다가가 물었다.


“알산나도 용이었잖아요? 용이 한, 두 마리쯤 더 있어도..”

“이상할 건 없다고? 아니야. 산아. 용은 이미 멸종한 생명체야.”


‘멸종?’ 그 단어를 되새김질했지만 그다지 와 닿는 단어는 아니었다.

용은 확실히 존재한다. 두 눈으로, 코앞에서 이 현대 문명 속에 숨어있는 두 마리의 용을 직접 봤던 나였다.

그건 멸종이라 부를 수 없다.


“용이라는 존재의 가치는 상상 이상이야. 절대 존재해선 안 되는 것들이야.”

“그럼 알산나는요? 그때 죽인 게 아니라 포획했잖아요.”

“정확히 말하면 알산나는 용의 자손이거든. 그 피를 물려받았지만 오랜 세월이 흘러 지금은 많이 희석됐어. 황제 기사가 말한 거 기억나? 소실과 파괴의 차이.”


기억하고말고. 난 끄덕이며 답했다.


“소실된 건 복원할 수 없다. 하지만 파괴된 것은 다르다. 그래서 외부 문명을 받아들이지 않는 거잖아요? 기사라는 존재가 소실될까 봐.”

“그래. 알산나는 소실에 가까워. 시간의 흐름, 문명에 발맞춰 진화함과 동시에 퇴화한 용이야. 잊혀있던 용이란 존재를 일깨울 순 있지만, 완전히 용으로 되돌아가는 건 불가능해.”


소실된 것은 복원할 수 없다. 그리고 알산나는 소실된 용이니 문제가 되진 않는다. 그렇게 이해할 수 있었다.

그렇담 이곳에 있는 용은? 답은 어렵지 않았다.


“황제는 소실되지 않은 진짜 용이군요.”

“저 황제는 과거의 것이야. 과거의 용이 지금까지 살아있는 건 잘못된 일이야.”

“근데 그게 뭐가 문제가 되나요? 용이 위험한 건 맞겠지만.. 황제 기사는 이 섬에 틀어박혀서 나오지도 않는데요.”


이젠 황혼도 완전히 저물었다. 밤의 장막이 내리깔리는 푸르스름한 밤하늘을 올려다보던 헤이카가 이를 악물었다.


“내가 꿈꾸는 세계에 용은 필요 없어.”


등골이 오싹했다. 저 한 마디에 담긴 무시무시한 뜻을 난 자연스럽게 깨닫고 있었다.

슬그머니 성벽 안쪽을 내려다보았다. 여전히 푸른 천막으로 감춰진 황제의 거대한 몸은 움직임이 없었다. 혹시나 저 황제가 방금 헤이카의 말을 들은 게 아니길 바란다.


“헤이카. 설마..”

“전쟁이 끝나면 황제를 없애야겠어.”

“그건.. 또 전쟁을 하겠다는 거잖아요.”


이미 눈앞에 닥친 전쟁도 본격적으로 시작하지 않았다. 그런데 헤이카는 이미 그 너머의 전쟁까지 내다보고 있었다.

끊임없는 전쟁의 연속. 전쟁을 증오하다시피 하며 이 노페이스 팀까지 조직했던 헤이카답지 않았다.


“기사는 인류 문명의 흐름 중 일부니 박물관처럼 내버려둬도 돼. 하지만 용은 아니야. 만약 저 황제가 진짜로 기사의 가치를 보존하려고 한다면 스스로 희생하겠지.”


크루아틀에게 이기기 위해서 이용하고, 이용 가치가 없어지면 제거한다.

기사의 가치 보존을 인질로 공업이 본격적으로 올드 아일랜드를 압박한다면 황제라는 용은 결국 최후의 선택을 내려야만 할 것이다.

난 다시금 헤이카의 악랄함에 혀를 내둘렀다.


“헤이카가 그리는 새로운 세계라는 건 대체 뭐죠? 욕망이 억제되고, 죄화가 없고, 전쟁도, 용도 없는 세상?”

“궁극적으로 본다면 신앙이 없는 세상이지.”


갑자기 오른팔이 꿈틀거렸다. 익숙하지 않은 의수 탓은 아니었다.


“옛 세상이 왜 멸망했는지 알아?”

“..과정을 늘어놓고 보면 백사병 때문만은 아니라고들 하지만.. 결정타가 된 건 백사병 바이러스겠죠.”

“그 백사병 바이러스는 어디서 왔을까?”


예전에 머스칼에게서 들었던 얘기가 있다. 난 그 말을 그대로 읊었다.


“백사병은 혼돈에서 온 병이다.. 머스칼이 그런 말을 한 적 있습니다.”

“그럼 그 혼돈은 어디에서 시작됐을 것 같아?”

“거기까진 모르겠네요.”

“혼돈은 신들이 잠긴 바다로부터 시작됐어.”


다시 오른손이 꿈틀거렸다. 손가락뿐만이 아니라 제멋대로 주먹을 쥐락펴락했다. 난 왼손으로 의수를 꽉 잡아 억눌렀다.


“먼 옛날, 하늘 너머엔 열셋의 신들이 있었어.”

“그 신들이 세상을 만들었고 이곳저곳에 자신의 영향력을 끼치고 있었지. 예를 들면, 밤이 오는 건 어둠의 신의 영향 때문이라던지.”


천문학자들이 들으면 손가락질하며 웃어댈 이야기다.

문제는 그 말이 지금 인류 최대의 기술 보유자의 입에서 나오고 있다는 것이다. 그 아이러니함에 난 말 없이 귀를 기울였다.


“그런데 어떤 이유에서인지 그 신들이 망가졌어. 그들이 미치기 시작하자 영향을 받던 무수히 많은 세상들도 함께 망가지기 시작한 거야.”

“밤이 끝나지 않는 곳도 있었고, 반대로 해가 지지 않는 곳도 있었어. 생명이 넘치던 곳엔 죽음이 찾아오지 않아 엄청난 포화 사회가 시작됐고, 심지어 죽은 사람이 무덤에서 깨어나는 현상도 발생했지.”

“그야말로 모든 현상이 ‘혼돈’ 이라는 단어 하나로 정리되는 시대가 와버린 거야.”


‘그리고 백사병 바이러스가 나타났다.’ 헤이카는 그렇게 덧붙였다.


“세상은 난장판이 됐고 사람들은 백사병에 걸려 죽어나갔어. 그 이후는 너도 아는 얘기야. 온갖 악재가 겹치면서 결국 세상은 망해버렸어. 그렇게 1세대 신들이 바다 아래로 침강하며 세상이 끝났지.”

“1세대?”


헤이카가 끄덕였다.


“최초의 열셋의 신들. 난 그들을 1세대라고 불러. 그리고 그 자리를 대체한 새로운 열셋이 나타났는데, 그들이 2세대지. 다른 이름으론 ‘개척자’ 라고 해.”

“음.. 지금이 2세대라는 겁니까?”

“맞아. 이 황성은 2세대인 개척자들이 새롭게 구축한 세상이야. 지구의 생명체들은 이 행성이 여전히 지구에서 황성으로 변화하기만 했다고 생각하는데, 사실 황성은 지구를 완전히 부수고 재조립한 행성이야.”

“과학자들이 알면 난리 나겠는데요..”

“흐흥. 전혀. 내가 대학 시절에 발표한 논문이 하나 있었어. 조금 전 한 얘기를 최대한 말이 되도록 풀어서 증명한 논문이었지. 그 논문이 어떻게 됐는 줄 알아?”


그 논문이 화제가 됐다면 이런 말도 안 되는 사실을 이제 알았을 리가 없다.

아마 논문은 흐지부지하게 묻혔을 것이라 생각했다.


“알아봐 주는 사람이 별로 없었나 보네요.”

“단 한 명도 없었어.”


‘한 명’ 에 힘을 주어 말하는 헤이카였다.


“그 논문은 정말 철저하게 무시당했지. 할아버지는 내가 말도 안 되는 소릴 지껄인다면서 1년이나 쏟아부은 논문을 찢어서 태워버리셨고, 모든 자료가 든 디스크까지 부숴버렸어. 아하하.”


허탈한 웃음에는 여전히 아쉬움이 가득 묻어났다. 난 헤이카가 말하는 할아버지가 선대 이클립스 공업의 회장인 리케도 미켈런임을 알고 있었다.


“솔직히 완벽한 증명이 아니라는 건 인정해. 마법이나 신들한테서 온 치사율 100%의 바이러스를 전부 과학적으로 풀어서 설명할 순 없잖아?”

“그래도 이해해주는 사람이 하나도 없었다는 건 좀 그렇네요..”

“그럴 수밖에. 머리 좋은 교수님들 앞에서 ‘이건 마력이고, 이건 마법이에요. 파이어 볼트!’ 같은 소릴 하는 꼴이니까. 오컬트 동아리 친구들은 좋아하더라.”


당시의 헤이카는 웃음거리가 됐을 것이다.

그리고 기대하던 손녀의 말도 안 되는 논문에 회장인 리케도 미켈런은 뒤집어졌을 테고, 헤이카의 논문이 더 화제가 되기 전에 선대 회장은 그 논문을 세상에서 지워버렸다.

난 당시의 상황을 어렵지 않게 상상할 수 있었다.


“마법사를 불러서 직접 증명하는 것도 가능하지 않았어요? 마법사를 만난 적 있다면서요.”


은근슬쩍 칼리프에 대한 이야기를 꺼냈다.

진짜 마법사가 눈앞에 나타나 마법을 부린다면 그녀의 논문이 엉터리라 믿는 사람들도 생각을 바꿀 수밖에 없을 것이다.

바로 얼마 전까지만 해도 마법에 대해 믿지 않던 내가 몸소 그 변화를 체험했다. 난 이제 마법사의 존재를 의심하지 않는다.


반면에 헤이카는 어깨를 축 늘어뜨렸다.

그렇겠지. 그 간단한 증명 방식을 헤이카가 알아차리지 못했을 리가 없었다.


“마법사의 존재를 세상 사람들이 알아선 안 돼. 너무 위험해져. 사람들이 가만둘 리도 없고.”

“쩝. 그렇겠네요.”


감응자 하나에도 눈에 불을 켜고 영입하려는 인간들이다. 그렇게 탄생한 게 에이전트인데, 진짜 마법사? 어떻게 나올지 뻔했다.


“그리고 세상 사람들이 마법의 실존을 자각하는 순간 이 시대를 한정으로 부활해버릴지도 몰라.”

“마법이요? 그럴 리가.”

“너랑 네 팀원들만 봐도 알 거야. 그들은 너와 함께 다니면서 마법과 마법사의 존재를 어렴풋이 자각했지. 그리고 변화했어.”


내 팀원? 노페이스를 말하는 건가?


“노페이스요?”

“콥스 바탈리온은 제외하고, 네 팀에 세 명이 있지?”


시카와 야차, 그리고 사무엘. 난 그 세 사람을 떠올리며 끄덕였다.


“시카의 초재생은 이전보다 훨씬 강해졌어. 이젠 말도 안 되는 속도로 재생하고, 이미 주변 사람들에게 미미하게 영향을 주고 있지. 만약 각성한다면 타인을 초재생으로 회복시키는 것도 가능할 거야.”

“예? 각성?”

“네가 데려온 야차는 감응자가 아니었어. 근데 이상하다고 생각한 적 없어? 어떻게 야차는 죽을 고비를 몇 번이나 넘기면서도 살아남았지? 단순히 맷집이 좋아서? 정말 운 좋게 급소가 다 빗나간 것뿐일까?”


헤이카의 말에서 심상치 않음을 느꼈다. 무어라고 딱 짚을 순 없지만, 위험하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었다.


“사무엘에 대해선 잘 몰라. 하지만 그도 변화하기 시작하겠지. 마지막으로 가장 결정적인 부분. 네가 가장 큰 변화야.”

“나요..?”

“산아. 네가 모체를 잡았잖아.”


왜 난 처음부터 헤이카와 아가레스의 전쟁에 끼어들지 않았는가?


그건 당연히 쓸모가 없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하늘을 나는 거대 괴수와의 전쟁에서 고작 칼잡이가 뭘 할 수 있겠는가.


하지만 난 결국 아시리아로 갔고 헤이카와 합류해 전쟁에 끼어들었다.

공업의 계산에서 벗어난 변수로써 초대형 아가레스를 잡았다.


“그게 말이 된다고 생각해? 그러고도 살아남는다는 게?”


공업의 기술력으로 보조를 받았다고 해도 난 칼 몇 자루로 초대형 아가레스를 잡았다. 그 부작용으로 몸도 완전히 망가졌다.

그럼에도 난 살아남았다. 얻은 거라곤 고작 백사병이 겉으로 드러났다는 정도.


“내가 감응자처럼 되고 있다는 겁니까? 야차도 그렇고?”

“그렇게 볼 수도 있겠네.”

“시카나 사무엘의 능력은 더 강해지고요?”

“응.”

“대체 무슨 원리로..”

“나도 몰라. 증명할 수 없는 부분이거든.”


고작 마법과 마법사가 실존한다는 걸 깨달은 것만으로 사람이 이렇게 변한다는 게 믿기지 않았다.

왜 지금까지 깨닫지 못했지? 시카도, 야차도, 누구 하나 그런 말을 한 적은 없었다.


“알아차리지 못하는 건 당연해. 어린 아이의 키가 자라는 것처럼 천천히 변화하는 거니까. 본인은 굳이 인지하고 그때그때 확인해보지 않으면 모르지.”

“...”

“이제 더 넓게 생각해봐? 너희만으로도 이런데, 전 세계 사람들이 마법과 마법사의 존재를 알아버리면 어떻게 되겠어?”


전 세계에 퍼진 감응자, 비감응자를 따지지 않고 이상 현상이 발생할 것이다.

예측할 수 있는 범위도 아니다. 무슨 일이 벌어질지 전혀 알 수 없다. 헤이카가 말하는 위험이라는 게 무얼 의미하는지 어렴풋이 알 것 같았다.


“많이.. 위험하겠네요.”

“그래서 난 그들을 이해시키길 포기했어. 나조차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지식을 남들에게 이해시키려는 전제부터가 잘못된 거였지. 그냥 내가 스스로 하기로 한 거야. 그거야말로 가장 좋은 증명 아니겠어?”


딱딱한 논문보단 직접 과정과 결과를 보여주는 것. 헤이카가 선택한 증명의 방식은 분명 옳았다.

물론, 그 과정에서 휩쓸린 사람들도 있겠지만 헤이카는 신경 쓰지 않을 것이다.


“말은 신세계니 뭐니 거창하게 할 수 있지만 실상은 그런 게 아니야. 내가 바라는 건 믿을 신이 없는 세상, 욕망을 제어할 수 있는 세상이면 돼.”


기어코 오른팔이 날뛰었다. 하지만 큰 문제는 아니었다.

번쩍 올라간 오른팔이 헤이카를 향해 뻗어 나가봤자 몸이나 다리는 결국 내 제어하에 있다.

헤이카는 그런 내 모습을 보며 오묘한 미소를 지었다.


“이건.. 팔이 제멋대로 움직여서요..”

“정상적인 반응이야. 신 앞에서 신앙을 모욕했으니까. ‘불경하도다.’ 같은 소릴 하려는 거겠지.”


헤이카가 성큼 다가왔다. 혹시나 오른팔이 헤이카를 다치게 할지도 모른단 생각에 강제로 억누르려 했지만 영 쉽지 않았다.


“가까이 안 오시는 게 좋겠는데요.”

“그래 보이네.”


다행히 멈춰선 헤이카였다. 오른팔은 여전히 그녀를 향해 손가락을 꿈틀거렸지만 닿을 일은 없었다.

헤이카는 그런 내 오른팔을 향해 말했다.


“분하죠? 크로테크스? 고작 인간 계집애한테 탈탈 털리고 다른 개척자들도 당하게 생겼는데, 자기는 아무것도 못 하니까.”


헤이카가 말하는 건 이 오른팔을 향해서였다. 난 더 격렬하게 움직이는 오른팔을 마치 남의 팔처럼 보며 입을 다물었다.


“그러니 그 오른팔로 지켜보기나 해요. 내가 당신들 세상을 끝장낼 때까지!”

“으와..”


오른팔이 기괴하게 꺾여댔다. 아프진 않았다. 완전히 내 제어를 벗어난 만큼 신경조차 끊어진 것 같다.

참 화가 많이 난 모양이다. 남의 팔뚝으로 이렇게 성질을 부릴 줄이야.


“슬슬 내려가자. 배고프네. 내가 또 맛있는 거 만들어줄께.”

“...”

“싫어?”

“기대돼서요! 그런데 이 팔 어떻게 멈추죠? 오른팔의 신께서 화가 많이 나셨는데.”


성벽 아래로 가는 도르래를 향하며 헤이카가 손을 휘휘 저었다.


“마구 찔러버려. 어차피 회복하니까.”

“아하.”


난 주저 없이 나이프를 뽑았다.


작가의말

 감사합니다.


 11월이 다 갔습니다. 22년도 이렇게 끝나가네요.

 남은 한 달도 무탈했으면 좋겠습니다.


 좋은 하루 되세요! :)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1

  • 작성자
    Lv.52 K.S
    작성일
    22.11.30 19:23
    No. 1

    개척자들이 모여있던 세상, 이들의 입장에선 과거인 세상.
    그곳에 대해 알게 된다면 헤이카가 어떻게 반응할지 궁금하네요.

    찬성: 1 | 반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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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3 마법사의 보답 +2 23.05.05 163 10 13쪽
262 광야(曠野) 헤이카 미켈런 +2 23.05.04 180 12 15쪽
261 재회 +1 23.05.03 174 11 15쪽
260 사막, 괴물, 어린 칼잡이들 +3 23.05.02 166 11 12쪽
259 라푸스 벤데르드 +2 23.05.01 173 9 20쪽
258 욕망 시대(13) - 사무엘(Samuel) +2 23.04.28 172 8 17쪽
257 욕망 시대(12) - 눈 내리는 날 +1 23.04.27 165 8 15쪽
256 욕망 시대(11) - 죽음이 아닌 삶을 바라게 될 때까지 +1 23.04.26 160 7 14쪽
255 욕망 시대(10) - 강철의 기사 23.04.25 160 9 15쪽
254 욕망 시대(9) - 소리 없는 침식 +1 23.04.24 169 9 11쪽
253 욕망 시대(8) - 일방적 계약 +1 23.04.21 173 9 20쪽
252 욕망 시대(7) - 길을 잃고 +1 23.04.20 168 9 15쪽
251 욕망 시대(6) - 정복자 23.04.19 167 9 16쪽
250 욕망 시대(5) - 악룡과 용사 +1 23.04.18 164 9 17쪽
249 욕망 시대(4) - 오염구역 탐사 +2 23.04.17 163 8 14쪽
248 욕망 시대(3) - 죽음의 땅 +2 23.04.14 176 9 13쪽
247 욕망 시대(2) - 위험한 여행 +1 23.04.13 159 9 13쪽
246 욕망 시대(1) - 탐욕의 바르바로사 +1 23.04.12 185 9 13쪽
245 죄인 +2 23.04.11 162 8 15쪽
244 급류(急流) +2 23.04.10 181 9 13쪽
243 삼류 악당 +2 23.04.07 185 10 23쪽
242 우는 아이 +1 23.04.06 164 8 15쪽
241 에콰(5) - 일그러진 미소 아래 +2 23.04.05 186 9 15쪽
240 에콰(4) - 핏덩이 +1 23.04.04 182 9 17쪽
239 에콰(3) - 욕망죄화(欲望罪花) +1 23.04.03 190 10 27쪽
238 에콰(2) - 모르스 에콰 +1 23.03.31 172 9 13쪽
237 에콰(1) - 소녀 +1 23.03.30 172 9 14쪽
236 개벽(35) - 문을 닫다. +1 23.03.29 176 9 15쪽
235 개벽(34) - 찾아온 영웅, 떠나는 영웅 +1 23.03.28 180 9 2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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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8 개벽(17) - 친구인가 적인가 23.03.03 188 10 16쪽
217 개벽(16) - 습격 23.03.02 188 10 14쪽
216 개벽(15) - 헤르그부르 23.02.28 195 10 1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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