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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oject.P

욕망 시대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판타지

완결

굴P
작품등록일 :
2022.05.11 10:32
최근연재일 :
2023.05.08 18:05
연재수 :
264 회
조회수 :
83,062
추천수 :
3,417
글자수 :
1,991,941

작성
23.04.05 18:05
조회
183
추천
9
글자
15쪽

에콰(5) - 일그러진 미소 아래

DUMMY

#1


기억은 응고된다.

흘러나오던 피가 말라붙는 것처럼.


그리고 그 기억에 담긴 감정들은 감히 상상할 수도 없던 고통이었다.


처음부터 가지지 못했던 사람과 가졌던 것을 잃은 사람. 두 사람이 느끼는 고통은 분명히 다른 것이다. 덧씌워진 상실의 아픔은 세월과 인내를 거듭하며 점점 몸집을 키웠다.


그렇게 사랑은 집착으로 응고되었고 그 집착은 결국 사랑으로 다시 녹아내렸다. 다만, 거기까지 걸린 시간은 한 소녀가 견뎌내기엔 지나치게 길고 험난했다.


그 과정을 지켜보던 산은 더 이상 바닷속에 있지 않았다.


그는 눈비가 쏟아지는 부둣가에 있었다. 유난히 새까맣게 보이는 시라비아의 잿빛 바다가 출렁거렸다. 파도가 치고, 바람이 불어왔다. 비릿한 짠내가 코를 자극했다.


아기의 울음소리에 산은 몸을 돌렸다. 낡은 창고가 있었다. 창고를 향해 다가간 산은 구석에 벽을 등진 피투성이 소녀를 발견했다.


“...”


그녀는 만신창이었다. 그녀가 쏟은 피가 고이다 못해 이리저리 가지를 뻗듯 흘러갔다. 정신을 잃어도 이상하지 않건만, 그녀는 이를 악물고 버티고 있었다.


피로 범벅이 된 아이가 우렁차게 울었다. 그녀는 그 아기를 소중하게 안아 든 채, 미소 지었다.


산은 숨이 벅차올랐다. 무릎이 후들거리며 떨렸다.


그녀의 고통으로 일그러진 미소 아래 아이는 신기하게도 울음을 뚝 그쳤다.


그 모습은 지금까지 산이 보아온 그 무엇보다 아름다웠다. 마치 화련이란 이름의 소녀가 뒷골목에서 아이를 품은 앤을 처음 발견했던 것처럼. 그때의 감정이 산의 가슴을 파고들었다.


“사랑해.. 아가..”


아기의 이마를 어루만지는 소녀가 말했다. 그녀는 눈물을 흘렸다. 고통보다는 기쁨의 눈물이었다.


그토록 욕망하던 것을 손안에 넣었기에, 그 아름다움을 자신이 거머쥐고 자신의 아이에게만큼은 사랑과 축복을 줄 수 있음에 그녀는 만족했다. 자신의 고통 따위는 안중에도 없었다.


“세상 무엇보다도.. 널 사랑해..”


사랑을 속삭이는 그녀의 목소리는 이 냉혹한 땅에선 낯선 것이었다. 하지만 산에겐 너무나 익숙했다.


‘당신이었어.’


꿈 속에서 늘 이름을 불러주고, 사랑을 속삭이던 여자. 잿빛 바다에서 늘 그를 수면 위로 끌어올려 주던 여자. 심지어 산의 기억을 들쑤시던 백사병의 환청조차도.


‘전부 당신이었어.’


모두 한 사람에게서 나온 순수한 사랑이었고, 그녀에게 남은 유일한 욕망이었다.


산은 결국 무너져내렸다.

이 감정은 자신의 것이 아니라, 에콰의 것이었다. 그녀를 보고 있기 때문일까, 아니면 그녀 자체가 된 것일까. 이유는 알 수 없지만 그녀의 모든 것이 산에게 흘러들어오고 있었다.


“...”


거친 호흡을 가까스로 가다듬은 그녀가 콧노래를 흥얼거리기 시작했다.


산에겐 익숙한 자장가였다.




...




자장가와 함께 산은 긴 꿈에서 깨어났다.


정확히는 누군가의 과거로부터 벗어났다. 하지만 아직도 산의 머릿속은 몽롱했고 그의 눈가에 고였던 눈물이 흘러내렸다.


마치 다른 사람이 되었던 것처럼 산은 꿈속에서 긴 시간을 보냈다. 그곳에서 산은 관측자였고, 동시에 에콰라는 이름의 소녀였다. 그 소녀가 되어 느꼈던 기억과 감정이 처음부터 자신의 것이었던 것처럼 산에게 스며들어있었다.


산은 한동안 멍하니 흥얼거리는 콧노래를 들었다. 조금씩 몽롱하던 정신도 깨어나고 있었다. 밤하늘이 보였다. 반짝거리는 별들이 많은 곳이다. 이렇게 맑은 하늘을 본 건 오랜만이었다.


이어서 산은 자장가를 흥얼거리는 여인을 보았다. 산은 그녀의 무릎에 머리를 뉘고 누워있었기에 살짝 고개를 숙인 그녀의 얼굴을 바로 올려다볼 수 있었다. 에콰는 지그시 눈을 감고 있었다.


“...”


하지만 산의 기억 속에 있던 에콰와는 어딘가 모습이 달랐다. 정신이 완전히 깨어난 뒤에야 산은 그 변화를 눈치챘다.


그녀의 잿빛 머리칼이 이젠 눈처럼 새하얗게 되어있었다.


“일어났구나. 아가.”


노래를 멈춘 에콰가 산을 내려다보았다. 차가운 날붙이 같던 눈동자도 이젠 완전히 하얗게 빛이 바래있었다. 그녀의 눈엔 더 이상 살기가 남아있지도 않았다. 꿈속에서 보았던, 아이를 바라보던 소녀의 눈빛이었다.


“나쁜 꿈을 꿨니?”


에콰의 손이 산의 눈물을 닦아주며 물었다. 감정을 억누르며 산은 입을 열었다.


“왜.. 날 포기하지 않았어요?”


에콰의 얼굴엔 스치듯 복잡한 표정이 지나갔다. 그리고 그녀는 다시 부드러운 미소를 머금고 말했다.


“넌 내 보물이니까.”


그 간결한 대답은 산이 예상하던 것이기도 했다. 긴 꿈을 거친 산은 알 수 있었다. 그녀가 어째서 아이를 가지고 싶어 했는지, 그 아이에게 얼마나 큰 애착이 있었는지.


그럼에도 산은 물었다. 그녀의 입으로 직접 대답을 듣고 싶었다.


“나 말고도.. 보물은 많잖아요. 미다스 땅도 가졌고, 손가락 하나로 부릴 부하들도 있고, 돈도 많고.. 마음만 먹으면 바르바로사가 될 수도 있었잖아요..”


에콰는 고개를 저었다.


“다 필요 없어. 내 보물은 처음부터 끝까지 하나야. 내 소중한 아이. 그거면 충분해.”

“...”


산은 그녀의 애착에 피식하며 웃었다. 꿈에서 그것들을 본 게 아니라면 이번에도 산은 에콰의 애착을 증오했을 터였다. 하지만 지금은 달랐다.


꿈 속의 소녀는 단 한 번도 자신의 아이를 도구라고 생각한 적이 없었다.


아이를 살리기 위해 버려야만 했던 그 순간도, 그리고 몇 년이 지나 자신의 아이를 찾아 다시 거두던 그 순간조차도.


“..여긴 어디에요?”

“피스칼. 레쉬타폴에 있는 연못.”

“연못?”


산은 고개를 돌렸다. 바로 앞엔 달빛을 한껏 머금은 커다란 연못이 있었다. 거울 연못이었다.


“아시리아에서 여기까지 넘어온 건가..”

“그래. 문을 닫으면서 이쪽과 연결됐어.”

“내가 이리로 올 걸 알고 있었어요?”


에콰는 부드럽게 웃으며 산의 이마를 쓰다듬었다. 약간 차가운 그녀의 손이었지만, 그래도 온기는 남아있었다.


“알고 있었어. 전부 봤던 거니까.”

“미래 관측? 그건..”

“넌 내가 거짓말을 했다고 생각했지. 그래서 거울 연못을 통해 아시리아로 넘어가려고 했고. 그 과정에서 다른 시대를 거쳤어.”


전부 산이 겪은 일이었다. 산은 그녀의 손길을 느끼며 물었다.


“정말 미래를 볼 수 있었다면.. 그럼 내가 헤이카를 쏜다는 미래도 진짜였어요?”

“아니. 그건 거짓말이었어. 널 시라비아에 데려올 구실이 필요했거든.”


산은 허탈하게 웃었다. 역시 그녀답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널 떼어놓지 않았다면 블라다카가 개입했고, 델라리온 머스칼이 죽었겠지. 머스칼이 사라지면 헤이카 미켈런도 죽음을 피할 수 없었을 거야.”


그녀가 말하는 건 거울 연못 너머, 36년 뒤 세상의 일이었다. 그곳의 산은 블라다카의 유도대로 머스칼을 살해했고 헤이카 미켈런은 병상에 누워 생을 마감했으며 결국 산이라는 남자는 망가지고 말았다.


산은 천천히 몸을 일으켜 앉았다. 오른팔의 의수는 아시리아에서 완전히 부서져 사라졌기에 지금 산의 오른팔은 텅 비어있었다.


“뒷수습은.. 잘 된 거죠?”

“최악은 면했지. 문은 닫았으니까. 그래도 헤이카 미켈런이 화를 내긴 할 거야. 넌 그 여자의 계획을 제대로 망쳤어.”

“..설마 전부 알고 있었어요? 내가 헤이카의 계획을 망칠 것도?”

“알고 있었지. 결국 그렇게 유도한 것도 나였으니까.”


산은 쓴웃음을 지었다. 그녀에게 묻고 싶은 것이 많았다. 그러나 우연히 거울 연못에 비친 자신의 모습을 본 산은 눈을 크게 떴다.


“어? 이게 무슨..”


산은 황급히 연못으로 기어가 자신의 얼굴을 자세히 들여다보았다. 새하얗게 바랬던 머리칼도, 눈도 모두 예전처럼 돌아와 있었다. 믿을 수 없다는 얼굴로 산은 자신의 검은 머리칼을 만지작거렸다.


“백사병이.. 나은 건가? 어떻게..?”


나을 수 없는 불치의 백사병. 만약 백사병이 이렇게 하루아침에 나을 병이었다면, 구시대 인류가 멸망할 일도 없었을 터였다. 산은 영문을 알 수 없었다.


문득 산은 이상함을 느끼고 에콰를 돌아보았다. 머리칼과 눈동자. 중증 백사병 환자의 모습을 한 그녀는 얼마 전의 산과 닮아있었다.


“그 병 어쩌다 생긴 거예요?”

“...”


에콰는 대답을 망설였다. 하지만 산은 반드시 그녀의 대답을 들을 생각이었다. 그의 고집스러운 시선에 에콰는 결국 입을 열었다.


“사실 백사를 치료하는 방법이 있어. 치료법이라 부르긴 조금 애매하지만.”

“...뭔데요.”

“백사는 제거할 순 없어도 옮기는 건 가능하거든.”

“내 병을 가져갔다고요?”


에콰가 끄덕였다. 산은 복잡한 표정이 되었다. 입을 열었지만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떠오르지 않았다.


한참이 지나서야 주먹을 움켜쥔 산은 그녀에게 물었다.


“왜 그렇게까지..?”

“넌 내 보물이니까.”


아까와 같은 그녀의 대답에 산은 고개를 떨궜다. 그리고 곧 자신의 백사병이 꽤 심각한 수준까지 진행됐다는 걸 떠올렸다. 다시 고개를 들자 에콰는 꾸벅꾸벅 조는 사람처럼 몸이 기울어지고 있었다.


산은 재빨리 쓰러지던 에콰를 붙잡았다. 그녀의 입 주변엔 피를 닦아내 흔적이 있었다. 그녀는 진작에 한계에 다다랐던 상태였다.


“아가.”


에콰의 손이 산의 뺨을 쓰다듬었다. 산은 그 손길을 거부하지 않았다.


“넌 축복의 아이도, 신의 아이 같은 것도 아니야. 그저 평범한... 평범한 아이야.”

“...”

“그러니 난 네가 행복하게 살았으면 좋겠어. 블라다카, 화신, 죄화.. 그런 건 모두 잊고.. 평범하게.”

“그런 사람이 날 처형인으로 길렀어요?”


에콰는 쓴웃음을 지었다.


“미안해. 난.. 머리가 나빠서 그것밖에 떠올리지 못했어.”

“괜찮아요. 그래도 배운 게 도움은 됐으니까..”

“그렇구나.”


그녀가 안도했다. 산은 그녀의 호흡이 조금씩 느려지고 있음을 깨달았다.


“나한테 돌려줘요. 그 백사병.”

“안 돼.”

“나 그깟 병으로 안 죽어요.”

“백사병은 저주야. 병을 가지고 있는 한, 평생 고통받게 돼.”


그 고통을 산은 잘 알고 있었다. 끔찍한 환청과 환각은 쉴 새 없이 산의 정신을 좀먹었다. 낮에도, 밤에도, 잠자리에 들고 아침에 눈을 떴을 때도.


그런 고통을 영원히 맛봐야 한다는 건 끔찍한 일이다. 견뎌낼 수 있다는 건 결국 얼마나 오래 버티느냐의 차이일 뿐, 백사병 환자의 말로는 모두 같았다. 당연히 산이라고 두렵지 않을 리 없었다.


“그리고 난 어차피 오래 살지 못해. 그러니 이걸로 됐어.”

“내가 없었다면 더 오래 살았겠죠.”

“그건 사는 거라고 부를 수도 없었겠지.”


에콰는 연못을 바라보았다. 달빛을 받은 연못이 반짝거리는 빛을 내며 그녀의 눈을 물들였다.


“이제 돌아가렴. 연못은 아직 아시리아와 연결되어 있어. 이번엔 다른 곳으로 샐 일은 없을 거야.”

“내가 갔으면 좋겠어요?”

“헤이카 미켈런이 혼자 남았어. 네가 가서 지켜줘야지.”


산은 얼굴을 찌푸렸다.


“헤이카를 싫어했잖아요. 날 이용해서 계획을 망칠 정도면..”

“맞아. 싫어해. 내 아들을 데려갔으니까.”


에콰는 웃으며 대답했다. 싫어하는 사람을 가서 지키라는 그녀의 말을 산은 어떻게 이해해야 할지 알 수 없었다.


“하지만 네가 선택한 여자니까. 믿어줘야겠지.”

“...”

“그러니 가렴. 아가. 이제부턴 네가 원하는 대로. 행복하게 살면 되는 거야.”


그녀는 산에게 뻗은 손을 거두었다. 하지만 되려 산이 그녀의 손을 붙잡았다.


“왜 이제 와서.. 그런 말을 해요?”

“미안해.”

“아직 할 일이 많잖아요. 날 바르바로사로 만들어준다면서요. 모르스 에콰가 없으면 그 성가신 미다스를 누가 관리해요? 쿠스카는 어쩌라고요? 블라다카 그 자식도 아직 멀쩡하게 있잖아요!”


에콰의 미소가 조금씩 일그러졌다. 이제 그녀에겐 웃을 힘조차 남아있지 않았다. 산은 점점 차가워지는 손을 더 꽉 쥐었다.


“이제 와서 죽지 말라고요! 왜 또 날 두고 가는 건데요! 엄마잖아요!”

“...사랑해. 산.”

“...”

“세상 무엇보다도.. 난 널 사랑한단다.”


느릿한 호흡은 천천히 흥얼거림으로 바뀌었다. 그녀의 자장가에 산은 입을 꾹 다물었다.


자장가는 조금씩 느려졌다. 산은 그녀를 놓아주지 않으려는 듯 끌어안았다. 뒤늦게 눈물이 왈칵 쏟아져나왔다. 이를 악물었지만 흐느낌이 멈추지 않았다.


“...아가..”


산은 그녀의 얼굴을 마주 보았다. 그녀의 탁해진 눈동자가 웃고 있었다.


“웃으렴..”


산은 억지로 웃어 보였다. 그 일그러진 미소 아래 에콰는 만족했다는 숨을 내쉬었다.


그 숨을 끝으로 그녀의 호흡은 더 없었다.


“.....으.. 아으으...”


산은 그녀를 꽉 끌어안았다. 그리고 들려오지 않는 심장 박동 소리를 찾으려는 듯 가슴에 얼굴을 묻었다. 어떤 소리도 없었다. 그럴수록 산의 얼굴은 더 일그러졌다.


“아아아아...!!”


결국 산은 절규하다시피 울음을 터뜨렸다. 황량한 피스칼의 평원에서 그의 울음소리가 널리 퍼졌다.


“산.”


그런 산의 앞에 선 것은 오코넬이었다. 산은 그를 올려다보았다. 오코넬도 산의 품 안에서 잠들듯이 눈을 감은 에콰를 바라보았다.


오코넬의 하나뿐인 눈이 쓸쓸한 빛을 흘렸다. 다가온 그는 몸을 낮춰 산의 어깨에 손을 올렸다.


“가라. 지금 가야 구할 수 있어.”

“누.. 구를...?”

“헤이카 미켈런. 그리고 네 동료들.”


산은 입만 뻐끔거리며 에콰를 바라보았다. 무언가 말하고 싶었지만, 목구멍에 걸린 듯 할 말이 나오지 않았다.


“넌 더는 블라다카의 노예가 아니다. 화신도 아니고, 죄화도 아니야.”

“....”

“네 어머니는 평생을 바쳐 네 족쇄를 끊었다. 그리고 그다음에 벌어질 일도 봤어. 그러니 네 어머니의 인도는 저 연못까지다. 그 뒤는 전부 네가 스스로 선택하며 나아가야 해.”

“그게 무슨...”

“이제부터 넌 자유다. 산.”


오코넬은 산에게 안겨 있던 에콰를 넘겨받았다. 그리고 산을 일으켜 세워 그의 등을 떠밀었다.


거울처럼 맑은 연못이 엉망이 된 산의 얼굴을 비췄다.


“산.”


산은 고개를 돌렸다. 오코넬이 피식하며 입꼬리를 당겨 웃었다.


“전부 끝나고.. 내키면 와라. 술이라도 사줄 테니까.”

“오코넬..”

“가. 어머니는 내게 맡기고.”


끄덕인 산은 다시 연못을 보았다. 연못의 빛이 손짓하는 것처럼 반짝거렸다. 엉망이 된 얼굴을 쓸어내리며 산은 연못을 향해 발을 내디뎠다.


연못의 빛이 산을 삼키듯 감쌌다. 그 빛이 사라지자 산의 모습은 더 이상 찾아볼 수 없었다.


“저런 속 썩이는 자식이 뭐가 그리 예쁘다고.”


산이 떠난 자리에 서 있던 오코넬은 중얼거리며 에콰를 보았다.


더없이 평온하게 잠든 얼굴이었다. 평소라면 들려왔을 대꾸가 없다는 사실에 오코넬은 더 쓸쓸함을 느끼면서도 만족스러운 미소가 걸렸다.


한동안 그녀를 바라보던 오코넬은 연못을 등지고 걸어갔다.


맑은 달빛이 그런 두 사람을 앞길을 비췄다.


작가의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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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4 욕망 시대(完) +3 23.05.08 204 9 24쪽
263 마법사의 보답 +2 23.05.05 154 10 13쪽
262 광야(曠野) 헤이카 미켈런 +2 23.05.04 174 12 15쪽
261 재회 +1 23.05.03 166 11 15쪽
260 사막, 괴물, 어린 칼잡이들 +3 23.05.02 161 11 12쪽
259 라푸스 벤데르드 +2 23.05.01 169 9 20쪽
258 욕망 시대(13) - 사무엘(Samuel) +2 23.04.28 169 8 17쪽
257 욕망 시대(12) - 눈 내리는 날 +1 23.04.27 163 8 15쪽
256 욕망 시대(11) - 죽음이 아닌 삶을 바라게 될 때까지 +1 23.04.26 157 7 14쪽
255 욕망 시대(10) - 강철의 기사 23.04.25 155 9 15쪽
254 욕망 시대(9) - 소리 없는 침식 +1 23.04.24 166 9 11쪽
253 욕망 시대(8) - 일방적 계약 +1 23.04.21 169 9 20쪽
252 욕망 시대(7) - 길을 잃고 +1 23.04.20 164 9 15쪽
251 욕망 시대(6) - 정복자 23.04.19 163 9 16쪽
250 욕망 시대(5) - 악룡과 용사 +1 23.04.18 160 9 17쪽
249 욕망 시대(4) - 오염구역 탐사 +2 23.04.17 159 8 14쪽
248 욕망 시대(3) - 죽음의 땅 +2 23.04.14 172 9 13쪽
247 욕망 시대(2) - 위험한 여행 +1 23.04.13 155 9 13쪽
246 욕망 시대(1) - 탐욕의 바르바로사 +1 23.04.12 178 9 13쪽
245 죄인 +2 23.04.11 158 8 15쪽
244 급류(急流) +2 23.04.10 177 9 13쪽
243 삼류 악당 +2 23.04.07 180 10 23쪽
242 우는 아이 +1 23.04.06 161 8 15쪽
» 에콰(5) - 일그러진 미소 아래 +2 23.04.05 184 9 15쪽
240 에콰(4) - 핏덩이 +1 23.04.04 178 9 17쪽
239 에콰(3) - 욕망죄화(欲望罪花) +1 23.04.03 184 10 27쪽
238 에콰(2) - 모르스 에콰 +1 23.03.31 168 9 13쪽
237 에콰(1) - 소녀 +1 23.03.30 166 9 14쪽
236 개벽(35) - 문을 닫다. +1 23.03.29 169 9 15쪽
235 개벽(34) - 찾아온 영웅, 떠나는 영웅 +1 23.03.28 173 9 21쪽
234 개벽(33) - 베르나데트 23.03.27 163 9 2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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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2 개벽(31) - 데이케트람 23.03.23 168 9 1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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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8 개벽(17) - 친구인가 적인가 23.03.03 184 10 16쪽
217 개벽(16) - 습격 23.03.02 183 10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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