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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탐자

중세 성직자가 마법을 숨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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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탐자
작품등록일 :
2024.07.21 22:59
최근연재일 :
2024.09.13 20:00
연재수 :
48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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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1,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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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45
글자수 :
293,045

작성
24.08.29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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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2쪽

동상이몽

DUMMY

미켈이 무심코 눈을 돌렸을 때, 아겔론은 자식을 독립시키는 부모가 지을법한 표정으로 씁쓸히 입맛을 다시고 있었다.



“녀석에게는 단 한번도 그런 말을 해준 적이 없었지만 말이죠.”



그 표정이 참으로 담담하면서도 아득해 보였다.



“왜 직접 말해주지 않으시고···.”



에반이 그의 이야기를 들었다면, 겉으로는 어떻게 반응할지 모르겠지만 그래도 내심 좋아하지 않았을까.


미켈이 그녀와 이런저런 대화를 나누며 서로에 대해서 어느 정도 알게 된 지금, 에반 또한 아겔론을 아버지처럼 여기고 있음을 잘 알고 있었다.



“완연한 기사로서 자리잡아야 할 녀석의 마음에 괜한 잔정을 남기고 싶진 않았습니다.”

“으음. 그러셨군요. ”

“그러니 사제님.”

“네?”

“그 아이를 잘 부탁드립니다.”

‘···뭐지?’



아겔론이 대뜸 뜬금 없는 멘트로 이야기를 마무리해버리니, 미켈은 어떤 식으로 반응을 해야 할지 모를 표정으로 눈만 끔뻑거렸다.



‘나중에 따로 축복이라도 따로 걸어달라는 의미인가?’



미켈은 찜찜한 표정으로 입을 다물었다.


축복이라는 단어를 떠올리고 보니, 불현듯 그녀의 전신을 감싸는 저주가 떠올랐다.


그녀 본인마저도 실체를 인지하지 못하는 것처럼 보이는 저주.

그게 도대체 무엇이었을지 궁금했다.



“아겔론 경. 혹시 에반 경이 열 살 이전에는 어떤 삶을 살았는지 알고 계시나요?”

“으음. 저도 잘은 모릅니다. 롤랜드 남작님께서 따로 맡겨주신 아이였다 보니···, 그 아이 스스로 자기 과거에 대한 이야기를 삼가곤 했습니다.”

“서운하진 않으셨어요?”

“그럴 리가요. 누구에게나 감추고픈 비밀이 있는 법이지요.”



두 사람이 느긋하게 나아가는 동안, 멀찍이 펼쳐진 수림 너머로 엷은 소란이 번져 두 사람에게까지 닿았다.


미켈은 어쩐지 몸이 근질근질해지는 것 같은 표정으로 아겔론을 돌아보았고, 아겔론 또한 미켈의 마음이 어떤지를 곧장 알아차렸다.



“한번 달려보시겠습니까?”

“먼저 출발할게요!”

-왱알.



여포모드 온.

마음속으로 되뇌이는 동시에 등 뒤로 엷은 바람이 불어닥쳤다.


어깨를 붙드는 단단한 무게감에 미소를 지으며, 미켈은 힘껏 말고삐를 틀어쥐었다.



*****



단 한 명의 포로도 없이 숲에서의 토벌을 마친 후, 그 다음날.


오늘도 승마친구이자 대련친구인 에반이 부재해있는 상황이었기에 미켈은 홀로 한가로이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그리고 그날, 남작의 호출이 있었다.



“조만간 이 피에트령 안에서 전쟁이 일어날지도 모르오.”



준비가 다 되었다는 호출을 받고 집무실을 찾아갔을 때, 미켈은 얼떨떨한 표정으로 눈만 끔뻑거릴 수밖에 없었다.


갑자기 무슨.



“···전쟁 말입니까?”

“기사들이 이 로이밴더 성에 속속들이 모여드는 모습을 보며 그대 또한 깨달았을지도 모르겠소만.”

“뭔가 급박하게 모여드는 것 같다는 느낌을 받긴 했습니다.”

“그렇소. 상대에게 명분을 내어줄 수는 없으니 징병은 삼가야만 하고, 그 대신 기사들을 불러모아 대비를 하려던 중이었소.”

‘혹시 전쟁을 구실로 나를 붙잡아두려는 건 아니겠지?’

“그러니 그대에게 한 가지 당부를 하자면, 우선 왕국의 중심지를 거쳐 서부로 향하는 것이 조금 더 안전하지 않을까 하오. 남부는 이미 돌이킬 수 없는 상황이고, 동부 또한 그럴 예정인 것 같으니.”

‘아닌 모양이네.’



미켈은 한번 더 안도하면서도, 그러나 가만 방심하고만 있지는 않았다.


그가 묘하게 긴장을 하자 곁에 있던 로렌이 상냥한 어조로 슬그머니 말을 건냈다.



“저희는 곧 떠나실 사제님을 위해 많은 것들을 고려해보았습니다. 사제님께서 무얼 좋아하실지 몰라서 이것저것 정말 많은 생각을 했어요. 칼을 드리고 말도 드렸지만, 그 이상 더 내어드릴 수 있는 값진 것들이 저희에게 더 있지 않은 것처럼 느껴지더라고요.”

‘솔직히 말 한 마리를 받은 것만으로도 진작 충분하다고 생각하는 중이었는데···.’

“그래서 저희가 건네드릴 수 있는 것들 중 가장 소중하게 여기는 걸 사제님께 내어드릴까 해요.”

“어어···. 소중하게 여기시는 거라면···.”

“먼 길을 떠날지 모를 사제님의 곁에, 저희는 에반 경을 호위기사로 붙여드릴 생각이에요.”

“···예?”



자신이 잘못 들은 건 아닐까.

미켈은 무심코 귀를 후볐다.


그러다 두 귀족의 앞에서 그것이 크게 실례되는 행동이었음을 깨닫고는 모른 척 눈을 끔뻑거렸다.


결국 시간이 흐르고, 남작과 그의 아들이 동의를 구하는 것처럼 자신을 빤히 바라보고만 있자 다시금 깨달았다.

자신이 잘못 들은 게 아니었음을.



“···그게 무슨 말씀이십니까? 에반 경을 저에게 붙여준다는, 그게 대체···?”

“우선 설명을 드리기 전에, 저희가 칼이나 말을 내어드리는 것처럼 아무렇지도 않게 에반 경을 붙여드리려는 게 아니라는 걸 설명드리고 싶어요. 전쟁이 벌어질지도 모르는 지금은 기사 한 명 한 명이 정말 소중하고도 중요한 시점이거든요.”

“···그렇죠?”

“그래서 에반 경이 동행하는 것은 어디까지나 피에트령 내에서만, 그 이후로는 사제님의 행운 가득한 여정을 기도하며 에반 경이 저희 대신 배웅을 해드릴 거예요.”



물건을 주고 받는 것이 아니라 다행히 기간제 이벤트인 모양이었다.


미켈은 안도하면서도, 또 마냥 안도할 수가 없었다.



“이 일이 당사자와 충분히 대화를 나눈 끝에, 에반 경 본인 또한 승낙한 일이었음을 먼저 알아주세요.”

“본인이 승낙을, 아니 그보다···.”

“에반 경은 봉신하는 기사들 사이에서도 결코 부족함 없는 실력을 가진 훌륭한 기사이니, 사제님의 곁에서 결코 실망시켜드릴 일은 없을 거예요.”

‘그거야 요 며칠 동안 경험한 부분이긴 하지만···, 아니 그게 아니라!’



혼자서 느긋하게 세상을 유랑할 계획을 짜고 있던 중에, 갑자기 누군가 ‘나도 데려가!’하고 계획에 포함되어 버리면 솔직히 당혹스럽지 않겠는가.



“물론 사제님은 아겔론 경에게 사사받은 검술로 스스로를 보호할 수 있으실 거예요. 그러나 세상에는 한손으로만 해낼 수 없는 일이 참 많다는 것을 사제님도 잘 아시잖아요?”



미켈은 잠시 입을 다물었다.


당장 외곽 마을에서 지내던 때를 떠올리는 것만으로도 고개가 절로 끄덕여지는 부분이긴 했다.


수도원에서 혼자 살았을 때에는 갖은 집안일을 홀로 해치우던 것과 다르게, 아겔론이 추가된 이후로는 일상이 조금 더 여유로워지지 않던가.


믿을 수 있는 길손의 동행은 그러한 이점을 충분히 가지고 있었다.



“전쟁이 벌어지게 되면 저 또한 혼자서 돌아다니지 않고 아버지를 곁에서 모시게 될 거예요. 그러다 보니 더는 호위기사를 따로 둘 필요가 없어졌는데, 그러다 보니 호위에 치중하던 에반 경의 역할이 붕 뜨게 될 것 같더라고요.”



반론을 받아들이지 않으려는 듯 연달아 쏟아내는 이야기에 미켈이 표정이 조금 답답해졌다.

남작과 로렌은 모른 척 그의 시선을 피했다.



“원래는 아겔론 경을 붙여드릴까 고민을 했는데, 전쟁이 벌어지면 가장 두드러지게 활약하실 분이다 보니 그러기가 쉽지 않았어요. 아겔론 경 본인도 제안을 거절하셨고요.”

“물론 그래야지요. 제 호위보다는 전장에서 활약하시는 게 더 어울리는 분이니···.”

“그렇죠? 그런 아겔론 경이 본인 대신으로 추천해주신 게 에반 경이었어요.”



미켈은 힘없이 웃으며 고개를 기울였다.


어째 에반을 잘 부탁한다느니 말하더니, 이럴 의도였음을 곧장 깨달았다.



“두 분이 비슷한 연배의 또래이기도 하고, 에반 경께서도 요 며칠 사제님과 지내며 뜻깊은 시간을 보내셨다고 들었어요.”

“그랬지요···.”

“그래서 저희가 사제님을 곁에서 모시어 여정을 떠나줄 수 있는지를 권했을 때, 에반 경은 흔쾌히 고개를 끄덕여주시더라고요.”

“그렇군요···.”

“함께 동행하는 동안에는 주군을 모시는 것처럼 정중하게, 앞으로 사제님과 함께 동행할 마음의 준비를 다 마쳐주셨습니다.”

‘아예 발 뺄 구실을 만들지 못하게 만드는구나.’



그들이 어떤 의도로 에반을 붙여주려는 것인지, 그 의도는 진작 알 것 같았다.


롤랜드 남작이 자신의 장원 안에 미켈을 붙잡아둘 수 없음을 한탄하였을 때, 로렌은 그 이상 한 발짝을 더 내밀어 어떻게든 연결고리를 만들려고 했다.


그 방법이 바로 믿을만한 사람을 미켈의 곁에 붙여놓는 것.


미켈을 영지 안에 붙들어놓을 수는 없으니 결코 배신하지 않을 휘하의 기사를 파견하여 미켈을 보호하고, 동시에 그를 감시하려는 것이다.



“에반 경은 종자로서의 경험이 풍부하니 사제님의 곁에서 이런저런 도움을 충분히 주실 겁니다.”



만약 미켈의 발길이 롤랜드 남작과 적대하는 세력으로 향하게 된다면 에반은 그 영지가 위험하다는 식으로 조언을 해줄 수도 있었다.


이렇게 되면 미켈을 안전하게 보살피는 것과 동시에, 혹시 모를 적대세력과의 연결 가능성을 원천 차단할 수 있게 되는 셈이었다.


영원히 들러붙어있겠다는 것이 아니라 피에트령에 한정해서 따라오는 일정이라고 하니 미켈 또한 아리송했다.


이래나저래나 명분은 충분한 상황.



“모쪼록 하늘신과 그분의 신실한 사제를 위해 준비한 저희의 신실한 마음을 부디 거절하지 말아주세요.”



말 못하는 저주에 걸린 이후로 로렌은 어머니 세잔느 부인을 닮아 애닲은 자신의 미모를 어떤 방식으로든 활용할 수 있게끔 연습을 해왔다.

그 덕분에 그는 가히 달인 수준의 표정연기가 가능했다.


그리 간절한 표정을 지어가며 부탁하는 소년의 모습이 어찌나 애절한지.



“아! 감사합니다, 사제님!”



미켈은 자기도 모르게 고개를 끄덕일 수밖에 없었다.

끄덕이면서도 아차 싶은 표정으로 입을 다물었지만.



*****



“예상했던 것보다는 표정이 괜찮아 보이는구나.”

“···항상 저를 철부지 어린아이처럼 여기시네요. 저 이제 아이가 아닙니다. 어른이 된지 한참 되었죠.”



여러 기사들이 모여드느라 성이 북적거리는 가운데, 또 누군가는 성을 떠날 준비를 하고 있었다.


에반은 여행 준비를 마무리하던 중 자신을 찾아온 아겔론의 모습에 표정을 흐렸다.



“···그나저나 이제는 같은 동료기사 취급도 안 해주시는 겁니까? 경이라는 호칭은 어디로 간 건가요?”

“흐흐. 정체를 숨기고 실력으로만 증명하는 것이 방랑하는 동안의 원칙이지 않더냐?”

“서임이 박탈당한 것은 아닙니다만···? 어서 존칭을 써주세요.”

“어른이 되었다고 말하는 주제에 이럴 때에는 또 어린아이처럼 구는구나.”

“···저를 배웅해주시려고 온 거 맞으시죠?”

“진작 다 자란 녀석이 갓 날개를 펼치고 둥지를 힘껏 떠나도 모자를 판국에, 왜 이렇게 어물쩍거리는 게냐?”

“어휴. 꼭 무슨 말을 하지도 못하게···.”



푸념하는 듯 중얼거리며, 에반은 자신의 배낭을 두드렸다.



“그래서···. 먼 길을 떠나기 직전인 제자한테 그밖에 더 해줄 말씀은 없으세요?”

“해줄 말이야 많지. 이번 여정이 너에게는 두 번 다시 없을 좋은 기회가 될 게다.”

“미켈 사제님과 친분을 다지는 걸 말씀하시는 거죠?”

“물론 너에게는 그게 가장 큰 이유처럼 느껴지겠지만···, 그러나 사제님과 돌아다니다 보면 네 스스로 깨닫게 되는 바가 적지 않을 게다.”

“인격적으로 본받을 만한 분이시라는 건가요?”

“으음. 독실함의 표본 같은 분이지.”



매번 기회가 될 때마다 미켈의 칭찬을 꺼내는 아겔론의 태도가 이젠 질투도 나지 않을만큼 참 자연스러웠다.


그럴 때마다 에반은 야속함을 도저히 감출 수가 없었다.


그녀에겐 형제자매랄 것이 따로 없었지만, 지금의 이 기분이 곧 부모의 사랑을 독차지한 막내를 지켜보는 느낌일 것이다.


하나뿐인 제자가 영지를 떠나 방랑기사로 떠돌아다닐 상황에, 뭐 하나 제대로 된 조언이나 축언도 없이 이대로 보낼 작정인 걸까.



‘진짜로?’



에반이 심통한 기분으로 입술을 삐죽였다.

그리고 다행스럽게도, 아겔론은 에반에게 내어줄만한 축언을 따로 준비한 상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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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 떠날 결심 +5 24.08.26 1,624 62 14쪽
29 접신 +4 24.08.25 1,693 64 15쪽
28 남작의 아들 +4 24.08.24 1,693 62 12쪽
27 선임과 후임 +4 24.08.23 1,699 61 12쪽
26 마상전투 +2 24.08.23 1,772 56 15쪽
25 목숨 값 +3 24.08.22 1,933 59 13쪽
24 태세전환 +4 24.08.21 2,021 63 15쪽
23 절체절명 +7 24.08.20 2,103 68 15쪽
22 기적으로 증명 +4 24.08.19 2,131 70 13쪽
21 트롤사냥 +5 24.08.18 2,114 67 15쪽
20 이치를 벗어난 +2 24.08.17 2,230 67 1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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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 멀리하고픈 사람 +3 24.08.15 2,329 63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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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 양심의 탄생 +4 24.08.11 2,421 68 14쪽
13 배웅 +6 24.08.10 2,392 73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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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 오히려 좋음 +4 24.08.08 2,458 61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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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하늘신에 맹세코 +5 24.08.05 2,685 74 13쪽
7 기사 아겔론 +3 24.08.04 2,728 67 14쪽
6 농업혁명 +3 24.08.03 2,848 71 12쪽
5 쇼맨십 +6 24.08.02 2,980 75 13쪽
4 말하는대로 +6 24.08.01 3,072 75 13쪽
3 신의 사자 +3 24.07.31 3,280 78 14쪽
2 신벌 +9 24.07.30 3,424 94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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