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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탐자

중세 성직자가 마법을 숨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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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탐자
작품등록일 :
2024.07.21 22:59
최근연재일 :
2024.09.13 20:00
연재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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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3,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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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8.24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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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
글자
12쪽

남작의 아들

DUMMY

롤랜드 남작은 집무실에 모인 사람들을 한차례 둘러보았다.

방 안에는 남작을 제외하고 두 명만이 있었다.



“입을 열던가?”



그중 하나, 방금 전까지 고문을 마친 심문관이 공손하게 고개를 숙였다.



“입은 열었지만 순 엉터리인 이야기뿐이었습니다. 자기가 비앙카 남작의 봉신이라고 지껄이는 주제에 그분께 과년한 딸이 있다는 얘기는 전혀 모르고 있더군요.”

“그렇군. 아직 제대로 입을 열 생각이 없는 모양이니···, 몇 명이 살아남았지?”

“세 명 중에 한 명이 스스로 목숨을 끊었습니다. 나머지 둘은 재갈을 물려뒀지만···, 아무래도 작정한 자들인 모양입니다.”

“정체를 숨기고 도적행세를 할 정도였으니···, 진작 작심을 하고도 남을 사람들이지.”



남작은 차분히 고개를 끄덕였다.



“병사들은?”

“병사들의 경우에는 전부가 따로 고용된 용병들이었습니다. 자기가 어느 용병단이고 어느 지역에 적을 두고 있는지를 아주 상세히 고하더군요.”

“그러면 어느 정도 명단이 추려지겠는가?”

“그것이 참으로 복잡하게도···, 지내는 지역이 정말 사방팔방으로 각기 달랐습니다. 그중에는 심지어 피에트령에 적을 둔 용병단도 하나 있었는데, 자기들은 맹세코 남작님의 아들을 해코지하려는 줄 모르고 고용된 상태였다고 하더랍니다.”

“흐음.”

“상대가 누구인지는 몰라도, 아주 철저하게 준비를 한 모양입니다.”



롤랜드 남작은 침중한 표정으로 눈매를 가라앉혔다.



“만에 하나 로렌이 납치를 당했더라면···, 나를 비롯한 영지 전체가 정체 모를 놈들에게 영문을 모르고 끌려다니게 되었겠지.”

“실로 그렇습니다.”

“일이 실패했을 경우에 나와 철천지원수가 되는 것을 감수하고도, 나를 좌지우지할 수 있는 것으로 이득을 볼 수 있는 사람은 그리 많지가 않아. 이런 일을 저지를 자는 한손 안에 꼽을 걸세.”



남작의 눈이 허공을 한차례 헤아렸다.


그의 눈이 그동안 쌓아올린 자신의 업적과 더불어, 그 업적 아래에 짓눌린 여러 원한을 천천히 살폈다.



“당장 떠오르는 것만 해도 셰이드 백작이 있군. 안 그래도 지금 내가 로이밴더 성에 머무르고 있는 상황에, 분통한 마음으로 일을 저지르지 않고서는 못 배길 사람이긴 하지.”

“그러면···, 셰이드 백작의 이름을 언급해가며 놈들의 반응을 확인해보겠습니다.”

“아니. 그럴 필요 없네. 사실 백작은 명단에서 빼내어도 상관 없을 걸세.”

“왜 그렇습니까?”

“그처럼 인망 없는 사람 아래에서 저토록 충성스럽게 입을 다무는 기사들이 있을 리 없지 않은가?”



심문관이 아차 싶은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곁에서 가만히 서서 이야기에 귀 기울이고 있던 아겔론 또한 허탈한 웃음을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한때 셰이드 백작에게 고용되어 일해온 경력이 있다 보니, 그가 느끼는 바 또한 남작의 평가와 다르지 않았던 것이다.



‘나 같아도 무엇 하나 숨기지 않을 것 같은데···. 셰이드 백작의 신변잡기로 시작해서, 아예 술판을 깔고 앉아 심문관과 함께 온갖 뒷담을 다 늘어놓겠지.’



가장 유력한 사람인 동시에 가장 불가능한 사람.

하나를 지우니 다른 하나가 더 떠올랐다.



“두 번째는 당장 묘한 움직임을 보이는 앙케 백작이 떠오르는군. 전쟁을 작정한 건지 징병을 추진하고 있다던데 말이지···.”

“셰이드 백작 다음으로 가장 유력하지요. 저희가 로이밴더 성에 머무르게 된 것도 혹시 모를 상황을 미리 대비하기 위함이었잖습니까?”

“그래. 징병을 해놓고도 오래동안 방치할 수 없는 일이니 조급해졌을지도 모르지. 병력을 묶어두고 있자니 꾸준히 들어가는 보급이 만만찮았을 것이고, 그렇다고 명분 없는 전쟁을 벌였다간 사기가 가라앉아 명예를 잃게 될 것이 뻔하니.”

“그렇다면 로렌 도련님을 납치하려고 한 것은 부족한 명분을 확보하기 위해, 남작님이 선제공격을 하게끔 흔들려는 의도가 아니었겠습니까?”

“···하지만 그렇다기에는 너무 지나칠 정도로 급진적이야. 내가 아는 앙케 백작은 모험가에 가깝지, 이처럼 감당할 수 없는 도박수를 벌이는 허풍선이 아니라네.”

“도련님을 이용해서 영지에 무혈입성을 하려는 걸지도···.”

“아겔론 경. 설령 일이 최악으로 흘러가게 된다면 나는 내 아들을 포기할지언정 전하께서 내려주신 영지를 헛되이 내버려둘 생각이 없다네.”

“···죄송합니다. 제가 실언을 했군요.”

“아니야. 자네 덕분에 생각이 명확해지는군.”



남작은 미묘한 표정으로 입을 다물었다.

머릿속에서 떠오르는 생각은 참 많았지만, 그것 하나하나를 다 나열하는 것은 공허한 망상에 지나지 않았다.


그리고 어느 순간.



“오르도 남작.”

“···”

“지금 이 순간, 그 누구보다도 명백하게 전쟁을 바라는 이는 그자 하나뿐이야.”



아겔론이 아리송한 표정으로 입을 다물었다.


남부의 맹주를 언급하는 롤랜드 남작의 언사가 너무도 갑작스러운 탓이었다.



“저토록 충성스러운 기사들이 제 정체를 숨기고 도적노릇을 하는 것부터가 찜찜하다 싶었지.”

“오르도 남작은···, 아무래도 말이 안 되지 않습니까? 주군께 무슨 억하심정이 있다고···.”



동부와 남부는 애초에 분쟁이 성립할 수 없는 역사를 지니고 있지 않은가.


동부 피에트령과 남부 시에라령.

서로 구분되어 왕래하지 않은 역사가 오래도록 길었다.


어쨌든 남부는 남부끼리 엎치락뒤치락 정신이 없는 상황.

동부는 거기에 휘말리지 않고 차분히 가라앉은 채였다.


오르도 남작이 한창 전쟁으로 뜨겁게 달아올라있는 중에, 갑자기 그녀의 이름이 튀어나올 줄은···.



“정체를 알 수 없는 도적떼가 로렌을 납치했다고 가정할 시, 우리는 어쨌든 상대가 누구인지 모르는 상태로 징병을 명령하고 전쟁을 준비할 수밖에 없네.”

“그렇겠지요.”

“그리고 병력이 모이게 된다면 가장 근접해있는 앙케 백작이 가장 먼저 이때다 싶어 국경으로 병력을 보내겠지. 반사적인 방어행위라는 명분으로 수동적인 모양새를 자처하면서.”

“으으음···.”

“기다렸다는 듯이 행동하는 앙케 백작의 모습을 보면서, 어쩌면 우리는 앙케 백작이 로렌을 납치했다고 내심 확정해버릴지도 모르지. 사실이 어떻든 간에, 가장 의심스럽게 구는 자는 앙케 백작 하나뿐이니 말이야.”



그의 추론은 나무가 줄기를 뻗어 이파리를 뿌리는 것처럼 서서히 하나의 완성안을 이루어냈다.


물론 그 나무가 보여주는 것은 푸르른 녹음이 아닌, 참으로 지리멸렬한 죄악에 가까웠다.



“앙케 백작과 전쟁이 벌어지면 수많은 귀족들이 물론 신경을 곤두세우겠으나 자기 일이 아니니 전쟁에 참전하지 않으려고 할 걸세. 그러나 딱 하나···, 거기에 좋다고 끼어들만한 사람은 딱 하나밖에 없어.”

“그게 바로 전쟁광으로 유명한···, 그래서 오르도 남작이라는 말씀이군요.”

“그녀는 전쟁을 위해서 전쟁을 벌이는 사람일세. 사람의 논리로는 그녀를 이해할 수가 없겠더군.”



앙케 백작과 롤랜드 남작이 서로 맞붙게 된다면 이는 단순히 국지적인 분쟁을 의미하는 게 아니었다.

국왕파와 귀족파, 서로의 주도권을 쟁탈하기 위한 전면전이었다.


아주 자그마한 명분만 있다면 언제든 벌어질 수 있는 전쟁이 눈앞까지 다가와있었다.



“그러니 심문관. 좀 더 세심하게 주의를 기울이게. 앙케 백작이 저지른 일이라고 확신하는 투로 심문을 하면서 그들의 표정을 살피도록.”

“알겠습니다. 혹시 제가 더 주의해야 할 부분이 있겠습니까?”

“절대로 자네 입에서 오르도 남작의 이름이 튀어나와서는 안 되네. 그들은 애초에 죽을 작정으로 우리에게 붙잡힌 상태야. 우리를 흔들기 위해서.”

“으음. 오르도 남작을 의심하는 순간 놈들이 자진을 할지도 모른다는 말씀이시군요.”

“그래. 그러니 놈들이 탈진하여 죽기 전까지 우리가 앙케 백작을 의심하고 있다는 걸 내세우고, 마지막에 가서야 오르도 남작의 이름을 들먹이게. 그들의 표정이 달라지는지만 확인하면 되네. 그거면 충분하지.”



그렇게 결론을 내리고는 있었지만, 남작의 표정은 통 만족스럽지가 않았다.


저들은 결코 입밖으로 오르도 남작의 이름을 거론하지 않을 것이다.

그것이 오히려 의심을 확신으로 뒤바꾸는 수단이 되겠지만, 이는 결코 명분이 될 수 없는 일이었다.


그토록 충성을 다하는 기사들을 한낱 도적으로 분장시켜 음습한 짓거리를 저지르게 만드는 오르도 남작의 술수가 참으로 역겹게만 느껴졌다.


로렌이 납치되었더라면 어떤 일이 벌어졌을지가 너무도 자명했다.



“그녀가 바라는대로 흘러가줄 수 없는 노릇이니, 징병은 최대한 나중으로 미뤄야만 하겠지.”

“괜찮겠습니까? 오르도 남작과 마찬가지로, 앙케 백작의 의도 또한 결국 전쟁일 텐데···.”

“명분을 만들어주지 않는 방향으로 노력해야겠지. 아겔론 자네가 서신을 돌려 기사들을 소집해주게.”

“기사들을 말입니까?”

“상대가 징병을 추진하더라도 상관 없이, 우리에게는 용맹한 동부기사단의 힘이 있지 않은가?”



결국 전쟁이 벌어질지도 모른다.


남부에 이어 동부까지도 뜨거운 열기에 휩싸여 일그러지게 될 모습이 눈에 선히 보이는 것만 같았다.



*****



미켈이 다시금 남작의 집무실로 향하게 된 것은 습격이 있은지 사흘째 저녁이었다.


한동안 정신없이 마상전투를 복기하느라 성밖을 나다녔던 탓에 땅을 걷는 것이 오히려 어색하게 느껴질 참이었다.



‘긴장되네.’



이제 마지막 남은 숙제 하나, 남작의 아들을 괴롭히는 저주를 풀어주는 것.


미켈은 얼굴을 본 적 없는 로렌의 모습이 어떨지 궁금해하며, 앞서 나가는 시종의 뒤를 착실하게 뒤따랐다.



“어서오시오, 미켈 사제.”



마찬가지로 긴장한 표정으로 미켈을 맞이하는 것은 방의 주인 롤랜드 남작이었다.


그는 표정을 숨기려고 노력하고는 있었지만, 그러나 조마조마한 시선을 숨기지는 못했다.


방 안에는 남작을 제외하고도 세 명이나 더 있었다.


우선 아겔론, 그는 이 자리의 참관인을 맡고 있었다.

신중하게 가라앉힌 표정은 미켈이 보여줄 또 다른 기적을 차분히 기다리는 것처럼 보였다.


그 다음으로는 에반, 그는 아겔론과 나란히 붙어서 기립해있었다.

요 사흘 사이 서로 안면을 익히며 어느 정도 편안하게 얘기할 수 있게 되었기에, 미켈 또한 반가운 표정으로 그녀에게 눈짓을 보내주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남작의 아들, 로렌.

그는 남작의 곁에 자리를 붙인 채 의자에 앉아있었다.


아버지보다는 어머니를 많이 닮았는지, 우선 짧게 자른 금발 곱슬머리가 눈에 띄었다.


가느다랗고 유약해보이는 체구도 인상적이었다.

멀찍이서 얼핏 보면 가녀린 여인처럼 보였는데, 그런 사람이 자신보다도 연상이라는 사실이 놀라울 수밖에 없었다.


낯선 사람의 등장에, 하물며 그 상대가 사제라는 사실에 그는 겁을 먹은 것 같았다.

스스로 죄인임을 시인하는 것처럼 기죽은 표정으로 어깨를 움츠렸다.


본연의 자신감이 거의 없어 보였는데, 말을 할 수 없는 상황이 오랜 시간 계속되어서 그렇게 된 모양이었다.



“좋은 밤입니다, 남작님.”

“정말 그러하구려. 오늘이 오기만을 기다리느라 내가 얼마나 설레었는지···.”

“어떤 마음이신지 충분히 이해합니다.”



미켈은 두 부자의 앞에 마주앉은 채 심호흡을 했다.



“그러나 먼저 설명을 드리건대, 저는 그저 하늘신께 간절히 기도를 드릴 뿐이며 그 이후의 일은 그분이 선택하신 바를 보여주는 결과물일 뿐입니다. 제가 아드님께 걸린 저주를 풀어낼 수 있다고 자신할 수 없는 부분이 바로 그것 때문입니다.”

“···부디 내 아들에게 하늘신의 자비와 자애가 닿을 수 있기를 바랄뿐이오.”



미켈은 우선 자신의 안전을 위해 밑밥을 깔았다.


죽기 직전의 마법사가 필사의 마음으로 걸어버린 저주를 냉큼 해결할 수 있다고 자신하는 것도 너무 오만한 일이지 않을까.


로렌에게 걸린 저주가 마법이라는 범주에 해당된다면 어쨌든 해주할 수 있는 가능성이 높기는 했지만, 그러지 않을 가능성도 충분히 있었다.



“그러면 시작하겠습니다.”



마법이라는 건 미켈 본인도 아직 천천히 배우고 경험해가는 단계에 가까웠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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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 마법이 아니면 +3 24.08.28 1,518 48 14쪽
31 꿍꿍이 +4 24.08.27 1,543 53 13쪽
30 떠날 결심 +5 24.08.26 1,624 62 14쪽
29 접신 +4 24.08.25 1,693 64 15쪽
» 남작의 아들 +4 24.08.24 1,693 62 12쪽
27 선임과 후임 +4 24.08.23 1,699 61 12쪽
26 마상전투 +2 24.08.23 1,772 56 15쪽
25 목숨 값 +3 24.08.22 1,933 59 13쪽
24 태세전환 +4 24.08.21 2,021 63 15쪽
23 절체절명 +7 24.08.20 2,102 68 15쪽
22 기적으로 증명 +4 24.08.19 2,131 70 13쪽
21 트롤사냥 +5 24.08.18 2,114 67 15쪽
20 이치를 벗어난 +2 24.08.17 2,230 67 16쪽
19 스며드는 불길 +3 24.08.16 2,338 61 14쪽
18 멀리하고픈 사람 +3 24.08.15 2,329 63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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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 양심의 탄생 +4 24.08.11 2,421 68 14쪽
13 배웅 +6 24.08.10 2,392 73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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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 오히려 좋음 +4 24.08.08 2,458 61 13쪽
10 맹세 +3 24.08.07 2,545 61 13쪽
9 겸손 +4 24.08.06 2,682 68 16쪽
8 하늘신에 맹세코 +5 24.08.05 2,685 74 13쪽
7 기사 아겔론 +3 24.08.04 2,728 67 14쪽
6 농업혁명 +3 24.08.03 2,848 71 12쪽
5 쇼맨십 +6 24.08.02 2,980 75 13쪽
4 말하는대로 +6 24.08.01 3,072 75 13쪽
3 신의 사자 +3 24.07.31 3,280 78 14쪽
2 신벌 +9 24.07.30 3,424 94 14쪽
1 마녀의 아들 +8 24.07.29 4,531 83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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