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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타임

더예거The Jager

웹소설 > 자유연재 > 판타지, 현대판타지

허성환
그림/삽화
.
작품등록일 :
2015.04.16 15:18
최근연재일 :
2015.06.19 10:26
연재수 :
46 회
조회수 :
228,699
추천수 :
4,472
글자수 :
136,889

작성
15.06.19 10:26
조회
3,6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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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9
글자
11쪽

25. 네게 좋은 방법이라도 있는 게냐?

DUMMY

25. 네게 좋은 방법이라도 있는 게냐?


화기애애했던 저녁식사가 끝나자 강영인이 부엌으로 가서 녹차를 타왔다. 뜨거운 차를 마시면서 차승연이 강영훈의 훈련계획에 대해 말을 꺼냈다.

“…그렇게 네가 지닌 모든 능력특성을 제대로 통제할 수 있도록 수련을 해야 해.”

차승연의 이야기가 끝나자 어머니는 그런가 보다 하고 고개를 끄덕였지만 강영인은 의아한 표정을 감출 수 없었다.

“언니. 지금 무슨 이야기를 하는 거야? 모든 능력특성이라니? 오빤 언노운 아냐?”

“그게…….”

차승연이 잠시 주저하더니 강영훈에 물었다.

“가족들에게는 이야기를 하는 게 좋지 않겠어?”

“그래. 어머니만 조심하면 새어나갈 일은 없을 거야.”

어머니가 발끈했다.

“나만 조심하라니, 무슨 소리냐?”

“지금부터 들으실 이야기는 가족들 외에는 절대로 말하면 안 된다는 뜻이에요. 아셨죠?”

“이눔아! 내가 스파이라도 된단 말이냐? 가족들만 알아야 할 중요한 이야기를 내가 왜 흘려?”

“어머닌 잘 흘리시거든요?”

“이눔이……. 좋다! 진짜 흘려주마!”

어머니가 곧바로 핸드폰을 꺼내들었다.

“여보세요! 거기 방송국이죠? 지금 제 아들놈이 하는 말을 얼른 방송에 내보내줘요.”

강영훈이 날카로운 눈매로 어머니를 노려보더니 차승연을 향해 고개를 돌렸다.

“승연아, 아무래도 어머니는 제외시켜야겠어. 우리끼리 나가서 얘기할까?”

차승연도 즉시 고개를 끄덕이며 동감을 표했다.

“그래. 아무래도 그래야겠어.”

어머니가 믿을 수 없다는 표정으로 차승연을 쳐다보았다.

“이, 이럴 수가! 승연이 너까지 영훈이와 한통속이 되다니…….”

“호호호. 농담이에요. 전 어머니 팬이에요. 하지만 지금부터 들으실 이야기는 정말 다른 사람에게 말하면 안 돼요. 영훈이에게 좋지 않은 일이 생길 수도 있어요.”

아들의 신변에 안 좋은 일이 생긴다는 차승연의 말에 어머니의 표정이 순간 굳었다.

“좋지 않은 일이 생길 수 있다고? 도대체 무슨 말이냐?”

“아직 영훈이의 능력특성이나 ESP는 유동적이에요. 하지만 앞으로…….”

어머니가 멀뚱한 표정으로 자신을 쳐다보자 차승연이 다시 설명했다.

“그러니까…, 세상에 존재하는 능력들은 모두 다섯 가지예요. 그리고 모든 능력자들은 그 중 한 가지를 얻는 거죠. 그런데 영훈이는 무려 세 가지의 능력을…….”

차승연의 설명이 모두 끝나자 어머니와 강영인은 크게 놀란 표정을 지었다.

“아무것도 하지 말고 집에만 있어라. 방에서 인형 눈알만 붙여도 밥은 먹고 살 게다.”

이건 어머니…….

“그냥 건설현장에 가서 막노동만 하면 안 돼? 오빤 능력자니까 그걸로도 충분히 먹고 살 수 있을 거야.”

그리고 이건 동생의 반응이었다.

강영훈이 쓴 입맛을 다셨다. 어머니나 동생의 반응을 이해하지 못할 바는 아니었지만, 세상을 그렇게 살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그래서 조심하겠다는 거잖아요. 어머니.”

“그게 조심해서 될 일이냐? 잘못하면 실험실의 청개구리 신세가 된다며!”

“청개구리가 아니라 모르모트요.”

“어쨌든!”

어머니가 완고한 표정으로 고개를 가로저었다.

강영훈은 어머니가 한 번 고집을 부리면 절대로 꺾이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았기에 난감했다.

그때, 차승연이 구원투수로 나섰다.

“주머니 속의 송곳은 삐져나오기 마련이에요. 영훈이가 아무리 숨기려 해도 언젠가는 세상에 알려지고 말 거예요. 그러니 숨기는 것만이 능사는 아니에요.”

“승연이 네게 좋은 방법이라도 있는 게냐?”

“가장 좋은 건 영훈이 앞에 단단한 바람막이를 세우는 거예요.”

“그런 바람막이가 있겠냐? 나라에서 영훈이를 데려가려고 하면 누가 막누?”

“정부에서조차 어떻게 할 수 없을 정도로 대단한 바람막이가 있어요. 바로 클랜이에요.”

“괴수를 사냥하는 사람들이 모여서 기업처럼 크게 만들었다는 그런 모임을 말하는 거냐?”

“맞아요. 제가 속해 있는 강철도끼 클랜은 워낙 규모가 커서 슈퍼3라고 불려요. 그리고 슈퍼3는 정부조차 함부로 대할 수 없는 힘이 있어요. 그러니까 영훈이가 슈퍼3 같은 클랜에 들어가게 된다면 아무리 정부라 해도 영훈이를 마음대로 어쩌지는 못할 거예요.”

“아!”

“물론 영훈이의 능력이 워낙 특별하니 연구를 위해 최소한의 협조는 해야 할 거예요. 하지만 실험실의 모르모트가 될 걱정은 하지 않아도 돼요.”

차승연의 말에 어머니는 다소 안심이 되는 표정이었다.

“영훈아, 그럼 너도 승연이가 다니는 강철 무슨 클랜에 들어가거라.”

“저 승연이 덕분에 벌써 들어갔어요. 비정규직이긴 하지만요.”

“그래? 그거 잘됐다!”

차승연이 다시 말했다.

“지금 영훈이는 비정규직으로 구성된 지원대에 비정규직으로 계약을 했어요. 하지만 클랜의 보호를 받으려면 최소한 정규공격대에는 들어가야 해요. 그러기 위해서는 영훈이가 자신의 능력을 제대로 통제하고 발휘할 수 있도록 만드는 게 중요해요. 제가 영훈이를 위해 트레이너들을 고용한 것도 그 때문이구요.”

“아! 그랬구나…….”

어머니와 강영인이 비로소 모든 상황을 이해하겠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그런데 언니, 개인 트레이너를 세 명이나 붙이면 돈 많이 들지 않아?”

“그건 내가 알아서 할게.”

“하지만 언니가 힘들게 번 돈으로 자꾸 도와주기만 하면 어떡해?”

“괜찮대두.”

그때, 어머니는 물론 강영훈도 나섰다.

“영인이 말이 옳다. 그건 경우가 아니다.”

“그래, 승연아. 그건 너무 염치없는 짓이야.”

차승연이 단호한 표정으로 고개를 가로저었다.

“이거 내가 좋아서 하는 일이야. 만약 영훈이가 한강변에서 날 구해주지 않았다면 오늘 이 자리에 내가 있기나 하겠어? 그러니 조금도 부담 갖지 마.”

그녀가 이렇게까지 말했지만, 강영훈과 가족들은 여전히 미안해하는 표정이었다. 그러자 차승연이 다시 말했다.

“정 부담스러우면 나중에 영훈가 돈 벌어서 갚으면 되잖아. 그럼 나도 투자한다는 개념으로 도와주게 되는 거니까.”

어머니가 차승연을 물끄러미 쳐다보더니 손을 꼭 잡았다.

“그래, 알겠다. 승연이 네 뜻이 그렇다면 받아들이도록 하마.”

“네, 어머니.”

어머니가 강영훈을 향해 고개를 돌렸다.

“영훈아.”

“예.”

“승연이의 도움을 단순히 금전적으로만 생각해서는 안 돼. 이건 돈으로 갚을 수 없는 은혜다. 그러니 평생 승연이에게 감사하며 살아야 한다.”

“펴, 평생요?”

“그래.”

강영훈은 어머니의 말에서 묘한 뉘앙스가 느껴져 당황해하며 차승연을 슬쩍 쳐다보았다. 그러자 차승연이 다소 난감한 표정으로 고개를 돌렸다.


@


“하아! 하아! 하아!”

가쁜 숨소리가 강영훈의 입에서 새어나왔다.

그의 눈앞에는 샌드백 하나가 매달려 있었고, 벌써 두 시간이 넘도록 주먹으로 두드렸다.

강영훈이 아무리 능력자라 해도 두 시간 동안 쉬지 않고 샌드백을 두드리는 건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었다. 온 몸의 뼈와 근육이 비명을 질렀고, 입에서는 단내가 났다.

“뭘 하고 있나! 다시 쳐! 정기신(精氣身)이 혼연일체가 되어야만 제대로 된 능력이 발휘되는 거야!”

강영훈의 곁에는 작은 키에 다부진 체격을 지닌 중년인이 회색 도복을 입은 채 서 있었는데, 그가 바로 목성형 근접 어태커 전문 트레이너 양정길이다.

“헉헉헉! 무, 물 한 모금만 마시고하면 안 될까요?”

“몸 안에 쌓인 노폐물을 완전히 빼내야 해! 그러니 쉬지 말고 두드려!”

강영훈이 울상을 지으며 도장 구석에서 다리를 꼬고 앉아 잡지를 보고 있는 차승연을 쳐다보았다.

차승연이 슬쩍 강영훈을 쳐다보았다가 다시 시선을 잡지로 향했다. 조금도 도와줄 마음이 없는 모양이었다.

강영훈은 한숨을 내쉬고는 주먹을 꽉 거머쥐었다.

‘그래. 네가 죽나 내가 죽나 해보자. 이야압!’

퍽! 퍼벅! 퍽!

얼마나 샌드백을 두드렸을까.

강영훈은 완전히 녹초가 되어 더 이상 주먹을 들기도 힘들 지경이 되었다. 정신은 몽롱했고 땀이 비 오듯 쏟아졌다.

트레이너 양정길은 그런 강영훈의 모습을 지켜보며 내심 고개를 갸웃거리고 있었다.

‘이상하군. 아무리 마나가 통제되지 않는다고 해도 예거가 될 자질을 지녔다면 벌써 다크 블라스터를 뿜어냈어야 하는데……. 저 친구 혹시 언노운 아닌가?’

그가 차승연을 슬쩍 쳐다보았다가 고개를 가로저었다.

‘아니야. 닥터 차가 거짓말을 했을 리는 없지. 한데 너무 능력발휘가 되지 않는군. 내가 가르쳐본 사람들 중에 가장 느려. 저래가지고 언제 레이드를 갈 수 있을지 모르겠어. 그리고…….’

그가 가장 이해하기 힘든 건 이것이었다.

‘닥터 차 같은 여자가 뭐가 답답하다고 이런 녀석에게 공을 들이는 건지 모르겠군. 설마 이런 녀석이 좋아서 그러는 건 아닐 테고……. 알 수 없군.’

양정길이 도저히 안 되겠다 싶어 강영훈에게 휴식시간을 주려는 순간, 그는 강영훈의 주먹에서 기이한 기운이 어리는 것을 보았다.

퍼억!

둔탁한 소리와 함께 강영훈의 주먹이 샌드백을 깨끗이 관통했다가 빠져나왔다.

양정길의 흠칫 놀라는 표정을 지었다.

그건 강영훈의 주먹이 샌드백을 관통했기 때문이 아니라 그의 주먹에서 아른거렸던 검푸른 기운 때문이었다.

‘다크 블라스터에 진청색 기운이 일렁거리다니……. 그럴 리가 있나. 내가 잘못 봤겠지.’

원래 모든 능력특성에는 고유의 빛이 있다. 그 중 목성형 어태커가 발휘하는 다크 블라스터는 거무스름한 빛을 띠는 게 정상이다.

때문에 양정길은 자신이 착각했으리라 여기고 말았다.

“좋아! 이제야 성공했군. 30분간 휴식!”

강영훈은 그대로 바닥에 주저앉았다가 뒤로 벌렁 드러누웠다. 천장이 빙글빙글 돌아갔고, 말할 나위 없이 힘들었지만 이상하게도 정신은 맑았다.

‘아! 이게 바로 마나의 힘이구나. 마치 명치에 구슬 하나가 들어 있는 것 같아. 그리고 그 구슬이 회전하는 순간 힘이 뿜어져 나왔어.’

강영훈은 얼마 전에 클럽에 가서 느꼈던 감각의 확장과 비슷한 경험을 했다. 그런데 기운의 종류가 달랐다. 콕 집어서 정확히 표현할 수는 없었지만 거기에는 미묘한 차이가 있었다.

‘그러고 보면 강철클랜의 VTR에서 아이언 월을 발휘했을 때 일어났던 기운도 이것과는 달랐던 것 같은데…….’

손만 뻗으면 잡힐 것 같은 뭔가가 눈앞에서 아른거렸다.

‘조금만 더 하면 될 것 같은데…….’

강영훈은 눈을 감고 명치의 구슬을 향해 의식을 집중했다. 그렇게 얼마나 시간이 흘렀을까. 갑자기 들려온 트레이너의 목소리에 눈을 떴다.

“그만 일어나. 다시 시작해야지?”

30분이라는 휴식시간이 눈 깜짝할 사이에 지나가버린 것을 알고, 강영훈은 깜짝 놀랐다.

‘시간이 이렇게 빨리 흐르다니…….’

강영훈은 몸을 일으키고는 깨끗한 샌드백 하나가 자신을 기다리고 있음을 알고 힘차게 주먹을 뻗기 시작했다.

오후까지 이어진 훈련 동안 강영훈은 세 개의 샌드백에 구멍을 뚫었다.

트레이너가 보기에는 미미한 성과였지만, 강영훈은 명치에서 일어나는 기운의 실체를 조금 더 자세히 인식하는 데 성공했다.

그리고 이런 훈련이 계속되면 얼마 지나지 않아 그 기운을 마음먹은 대로 발휘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예감이 강하게 들었다.



2권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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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 20. 이번에는 기필코 내 주먹맛을 보여주겠어! +7 15.06.11 4,313 96 6쪽
39 19. 그 친구에게 아주 대단한 예거가 될 거라고 대답해 줘도 될 게다 +5 15.06.10 4,233 86 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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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7 19. 그 친구에게 아주 대단한 예거가 될 거라고 대답해 줘도 될 게다 +4 15.06.08 4,371 97 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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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 18. 대단하지만 위험하다고? +4 15.06.04 4,526 94 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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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 16. 내가 괜찮은 일거리 하나 소개해줄까? +2 15.06.01 4,548 95 6쪽
31 15. 아마 기계가 오작동을 일으켰겠지 +2 15.05.29 4,725 94 6쪽
30 15. 아마 기계가 오작동을 일으켰겠지 +4 15.05.28 4,975 104 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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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4. 이게 예지몽이라면 얼마나 좋을까 +3 15.04.22 5,445 83 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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