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인타임

더예거The Jager

웹소설 > 자유연재 > 판타지, 현대판타지

허성환
그림/삽화
.
작품등록일 :
2015.04.16 15:18
최근연재일 :
2015.06.19 10:26
연재수 :
46 회
조회수 :
228,693
추천수 :
4,472
글자수 :
136,889

작성
15.04.19 20:36
조회
6,125
추천
98
글자
6쪽

2. 당신도 능력자가 될 수 있습니다

DUMMY

이쯤 되면 능력자라는 타이틀을 따는 것만으로도 최소한 일반인보다는 우월한 지위에 있다고 말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언노운에 대한 일반인들의 인식은 의외로 좋지 못하다.


언노운은 예거가 되지 못했지만 능력자로서의 자부심이 상당했고, 정당한 일을 대가로 벌 수 있는 돈은 그들의 자부심을 충족시키기 어려웠다. 때문에 언노운들 대부분이 범죄의 유혹에 취약했다.


최근에는 조폭 중간 보스급 이상 대부분이 언노운으로 물갈이가 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그들의 범죄 가담률은 높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언노운이라고 하면 일단 색안경을 끼고 본다. 예거들은 그들의 타락을 멸시하고 일반인들은 강인한 육체적 능력을 두려워한다. 사회 여러 분야에서 떳떳이 일하고 정당한 대가를 받는 상당수의 언노운들까지 이 여파를 고스란히 받고 있다. 그래서 자신이 능력자임을 숨기고 살아가는 언노운들도 적지 않은 실정이다.


자! 이제 새로운 세상이 어떤 자화상을 지니고 있는지 감이 잡히는가?




@




괴수가 출현한지 10여 년이 지난 서기 2,025년.


괴수로 인해 초토화가 되었던 도시와 산업기반들이 상당 부분 복구되었고 대부분의 국가들이 정상적인 국정 운영시스템을 갖추었다.


대한민국의 수도 서울도 그런 도시들 중 하나였다.


초봄이라 아직 쌀쌀한 바람이 불어오는 한강변에서 호리호리한 체격의 사내가 땅바닥에 퍼질러 앉아 소주를 병째 마시고 있었다.


“크!”


강영훈은 쓰디쓴 소주 맛에 인상을 잔뜩 찌푸렸다.


“빌어먹을…….”


그의 나이 이제 스물둘, 고성대학교 법학과 3학년생으로 도서관에서 한창 공부를 하고 있어야 할 그가 한밤중에 한강변에서 소주를 마시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건 바로 어머니 때문이었다.


- 폐암 4기입니다.


청천벽력 같은 의사의 말이 아직도 머릿속에 남아 그를 괴롭히고 있었다.


어머니는 강영훈이 어렸을 때 사고로 돌아가신 아버지를 대신해 남매를 키우느라 해보지 않은 일이 없는 분이셨다. 꽃 같은 청춘과 아름다워야 할 중년을 자식들 뒷바라지에 모두 바쳤고, 덕분에 강영훈은 서울에서도 일류대라 할 수 있는 고성대학교에 전액 장학생으로 입학할 수 있었다.


그의 여동생 또한 올해 고3으로 대학진학을 준비하고 있는데 성적이 워낙 좋아서 중, 상위권 대학에 전액 장학생으로 입학하는데 문제가 없을 정도다. 두 사람 모두 힘든 가정사 때문에 일찍 철이 들어 공부에만 매진해왔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다.


강영훈은 가족들에 대한 강한 책임감을 가지고 있었고, 대학에 입학하자마자 고시공부를 시작했다. 최대한 빨리 고시를 패스한 후 변호사가 되어 가족들을 돌보는 게 그의 꿈이자 목표였다.


의도했던 대로 모든 일들이 착착 진행되어 가고 있었는데, 한 달 전에 기침을 자주 하는 어머니를 모시고 병원에 갔다가 폐암 말기 진단을 받고 말았다. 힘든 일을 하느라 받은 스트레스를 풀기 위해 흡연을 지나치게 한 탓이었다.


과거에는 폐암이라면 치료가 어려워 환자에게 사형선고나 다름이 없었지만 지금은 다르다. 수술과 치료만 잘 받으면 말기 폐암이라도 생존율이 80%에 이른다. 괴수 사체에서 얻은 코어로 인해 부작용 없는 항암제가 개발되었고, 치유능력을 지닌 능력자, 힐러 덕분에 과거에는 엄두도 낼 수 없었던 수술도 거뜬히 해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코어가 적용된 항암제는 굉장히 비싸다. 특히 힐러가 동원된 수술비는 어마어마하다는 말로도 표현하기 힘들 정도다.


서울 외곽의 자그마한 단층 재래식 주택에서 살고 있는 강영훈과 가족들로서는 그런 치료비를 도저히 감당할 수 없었다.


자식들 앞길을 막기 싫다며 극구 반대하던 어머니를 간신히 설득해 집을 팔고 작은 반지하방으로 옮겼다. 그리고 남은 돈을 모두 퍼부어 항암 치료를 시작했다.


괴수의 코어가 적용된 항암제는 탁월한 효력을 보였고 암의 진행을 완전히 멈추게 만들었다. 하지만 그것만으로는 부족했다. 암 덩어리가 워낙 커서 수술이 병행되어야만 치료가 가능했던 것이다.


‘수술비가 2억이라고? 젠장! 아무리 힐러가 동원되어야 한다지만 그렇게 비싸다니…….’


남은 돈 1억 남짓으로는 6개월 동안 항암치료를 받는 게 고작이었다. 그것도 이제 석 달이 지났으니 3개월밖에 남지 않았다. 그 안에 항암치료를 연장하거나 수술을 받지 못하면 암이 급격히 악화되어 어머니는 죽음에 이르게 될 터였다.


강영훈은 우선 휴학을 하고 고시공부를 그만둔 후 돈을 벌기 위해 골몰했다. 하지만 아무리 고민을 해도 답이 나오지 않았다. 일 년에 2억 가까이 들어가는 치료비를 마련하는 방법이 도둑질 말고 뭐가 있겠는가.


고시를 패스해 변호사가 되는 게 꿈인 강영훈이 결코 해서는 안 될 일이었지만, 어머니를 살리기 위해서 정말 남의 집 담을 넘어야 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기도 했다.


그러던 어느 날, 강영훈은 길을 가다가 우연히 발견한 찌라시 광고지를 보고 눈을 번쩍 떴다.


[당신도 능력자가 될 수 있습니다.]


광고전단에 큼지막하게 쓰인 이 문장을 읽는 순간 강영훈은 거기 꽂혀 버렸다.


사실 능력자는 되고 싶다고 해서 될 수 있는 게 아니다. 십 년 전에 비해 상당한 진보를 이룬 현대과학기술도 각성의 메커니즘은 규명하지 못했다. 각성은 전혀 예기치 못한 순간, 갑자기 찾아오는 낯선 방문객이었다.


하지만 세상에는 허황된 꿈을 좇는 사람들이 있고, 그런 자들을 이용해 돈벌이에 혈안이 된 사기꾼들도 생겨나는 법이다. 능력자가 된다는 건 로또에 당첨되는 것이나 다름이 없었기에 많은 사람들이 사기꾼들의 수작에 놀아났다.


강영훈도 능력자가 되기 위해 지난 석 달 동안 해보지 않은 일이 없었다. 능력자들의 각성담을 모아놓은 책이란 책은 다 사보았고, 각성에 도움이 된다는 요가나 명상을 배우기도 했다. 심지어 능력자를 신으로 떠받드는 교단에 들어가 짧은 시간이지만 광신도가 되어보기도 했다.


다음에 계속...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6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더예거The Jager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46 25. 네게 좋은 방법이라도 있는 게냐? +5 15.06.19 3,639 109 11쪽
45 24. 천릿길도 한 걸음부터 +2 15.06.18 3,791 103 13쪽
44 23. 왜 네 몸에서 빛이 아른거리지? +7 15.06.17 3,373 91 9쪽
43 22. 넌 웃을 때가 제일 예뻐 +4 15.06.16 3,759 86 11쪽
42 21. 나도 예거가 될 수 있다는 건가? +2 15.06.15 4,014 104 11쪽
41 20. 이번에는 기필코 내 주먹맛을 보여주겠어! +4 15.06.12 3,965 85 6쪽
40 20. 이번에는 기필코 내 주먹맛을 보여주겠어! +7 15.06.11 4,313 96 6쪽
39 19. 그 친구에게 아주 대단한 예거가 될 거라고 대답해 줘도 될 게다 +5 15.06.10 4,233 86 6쪽
38 19. 그 친구에게 아주 대단한 예거가 될 거라고 대답해 줘도 될 게다 +6 15.06.09 4,226 91 6쪽
37 19. 그 친구에게 아주 대단한 예거가 될 거라고 대답해 줘도 될 게다 +4 15.06.08 4,371 97 6쪽
36 18. 대단하지만 위험하다고? +3 15.06.05 4,326 98 6쪽
35 18. 대단하지만 위험하다고? +4 15.06.04 4,525 94 6쪽
34 17. 즐기기에도 모자란 인생인데 왜 이렇게들 사니? +2 15.06.03 4,586 101 6쪽
33 16. 내가 괜찮은 일거리 하나 소개해줄까? +5 15.06.02 4,655 92 6쪽
32 16. 내가 괜찮은 일거리 하나 소개해줄까? +2 15.06.01 4,548 95 6쪽
31 15. 아마 기계가 오작동을 일으켰겠지 +2 15.05.29 4,725 94 6쪽
30 15. 아마 기계가 오작동을 일으켰겠지 +4 15.05.28 4,975 104 6쪽
29 14. 팀장님께 ‘닥터 차’가 왔다고만 전해주세요. +5 15.05.27 4,681 103 6쪽
28 14. 팀장님께 ‘닥터 차’가 왔다고만 전해주세요. +2 15.05.26 4,744 102 6쪽
27 13. 능력자들에게도 세상은 만만한 곳이 아니다 +5 15.05.23 5,285 101 6쪽
26 13. 능력자들에게도 세상은 만만한 곳이 아니다 +4 15.05.22 4,897 101 6쪽
25 12. 그럼 나도 글이나 한번 올려 볼까? +2 15.05.21 5,058 91 7쪽
24 12. 그럼 나도 글이나 한번 올려 볼까? +7 15.05.20 4,962 96 6쪽
23 11. 그냥 호텔에 놀러 왔다고 생각하세요 +5 15.05.19 4,963 101 7쪽
22 11. 그냥 호텔에 놀러 왔다고 생각하세요 +4 15.05.18 4,966 95 6쪽
21 10. 수술 날짜가 잡혔어 +3 15.05.16 5,156 94 7쪽
20 10. 수술 날짜가 잡혔어 +2 15.05.15 4,861 95 6쪽
19 9. 슬픔은 나눌수록 작아지고 기쁨은 나눌수록 커진다 +2 15.05.14 4,997 98 6쪽
18 9. 슬픔은 나눌수록 작아지고 기쁨은 나눌수록 커진다 +2 15.05.13 5,292 105 6쪽
17 8. 비를 맞지 않고서는 무지개를 볼 수 없다 +2 15.05.12 5,205 89 6쪽
16 8. 비를 맞지 않고서는 무지개를 볼 수 없다 +3 15.05.11 5,203 93 6쪽
15 7. 넌 능력자가 되어도 그냥 언노운이나 해라 +5 15.05.09 5,014 92 6쪽
14 7. 넌 능력자가 되어도 그냥 언노운이나 해라 +3 15.05.08 5,347 99 6쪽
13 7. 넌 능력자가 되어도 그냥 언노운이나 해라 +2 15.05.07 5,103 102 6쪽
12 6. 쥐구멍에도 볕들 날이 있다 +4 15.05.06 5,108 93 6쪽
11 6. 쥐구멍에도 볕들 날이 있다 +2 15.04.30 5,355 92 6쪽
10 5. 사막이 아름다운 건 우물이 있기 때문이야 +2 15.04.29 5,401 95 6쪽
9 5. 사막이 아름다운 건 우물이 있기 때문이야 +4 15.04.27 5,244 107 6쪽
8 4. 이게 예지몽이라면 얼마나 좋을까 +3 15.04.23 5,369 87 6쪽
7 4. 이게 예지몽이라면 얼마나 좋을까 +3 15.04.22 5,445 83 6쪽
6 3. 두려워 말고 싸워요. 내가 뒤에 있으니까 +8 15.04.21 5,588 83 6쪽
5 3. 두려워 말고 싸워요. 내가 뒤에 있으니까 +3 15.04.20 5,697 97 6쪽
» 2. 당신도 능력자가 될 수 있습니다 +6 15.04.19 6,126 98 6쪽
3 2. 당신도 능력자가 될 수 있습니다 +4 15.04.18 6,381 108 6쪽
2 1. 능력자는 인류의 빛이요 구원자다. +3 15.04.17 6,903 119 6쪽
1 1. 능력자는 인류의 빛이요 구원자다. +6 15.04.16 8,319 127 6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