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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타임

더예거The Jager

웹소설 > 자유연재 > 판타지, 현대판타지

허성환
그림/삽화
.
작품등록일 :
2015.04.16 15:18
최근연재일 :
2015.06.19 10:26
연재수 :
46 회
조회수 :
228,727
추천수 :
4,472
글자수 :
136,889

작성
15.06.01 09:42
조회
4,548
추천
95
글자
6쪽

16. 내가 괜찮은 일거리 하나 소개해줄까?

DUMMY

“일상생활 하는 데에는 전혀 지장 없다. 그러니 나도 밥값은 하면서 살란다. 넌 네 앞가림하고 동생이나 돌봐줘라.”


강영훈은 어머니의 표정을 보니 더 이상 말릴 수가 없었다. 한 번 고집을 부리면 아무도 말릴 수 없는 어머니였다.


“그럼…, 약속하세요. 절대로 무리한 일은 하지 않겠다고요.”


“부잣집 애 보는 일이나 하련다.”


“애 보는 일 하시려면 담배부터 끊으셔야죠.”


“끊을 거다.”


강영훈이 믿기 어렵다는 표정을 지었다.


“정말요?”


“그래. 애 보는데 담배냄새나 풀풀 풍길 수는 없으니까.”


“알았어요. 약속하셨어요.”


사실 애 보는 일만큼 힘든 것도 없다는 사실을 강영훈은 알지 못했다. 그건 아마 자신이 결혼한 후 자식을 낳아 키워보지 않는 한 영원히 알지 못할 것이다.




@




띠리리링!


알 수 없는 번호로부터 전화 한 통이 걸려왔다.


차승연은 그냥 끊어버릴까 생각하다가 예감이 이상해서 전화를 받았다.


“여보세요?”


- 차승연 양?


나지막하고 굵직한 중년 남성의 목소리가 전화기 너머에서 들려왔다.


“그렇습니다만…, 누구시죠?”


- 나 조용남일세.


순간 차승연의 얼굴에 ‘아!’ 하는 표정이 떠올랐다.


“죄송합니다. 워낙 오랜만이라 목소리를 알아차리지 못했습니다.”


- 5년이 넘었으니 그럴 수밖에. 잘 지내고 있나?


“네. 덕분에…….”


- 두어 달 전에 대한경제인협회에서 자네 부친과 마주쳤네. 승연 양의 안부를 물었더니 독립했다고 하더군.


“예…….”


- 힘들었던 모양이군.


“아, 아니에요. 그냥…….”


- 말 하지 않아도 아네. 실은 얼마 전에 한국메디컬센터에서 승연 양을 우연히 보았지. 처음에는 긴가민가했는데 알아보니 승연 양이 맞더군.


“친구 어머님이 그곳에서 수술을 받았습니다.”


- 아주 용감한 친구를 얻었더군.


“모두…, 아셨습니까?”


- 호기심 때문에 그리되었네. 마음 상했다면 미안하군.


“아, 아닙니다. 괜한 심려를 끼쳐 드렸을까 걱정이 되어서요.”


- 큰일 날 뻔 했네. 앞으로는 아무리 힘들어도 정신을 놓아버리는 일은 없도록 하게. 만약 힘든 일이 생기면……. 내게 연락하게.


“예…….”


- 그럼 수고하게.


“저…, 회장님.”


- 말하게.


“제가 각성했다는 사실은…….”


- 부친께 알리지 않겠네.


“고맙습니다. 그리고…, 전화 주셔서 감사합니다.”


- 승연 양. 힘내게.


전화를 끊고 난 후 차승연은 소파에 몸을 던졌다.


“후우!”


깊은 한숨소리가 그녀의 입에서 새어나왔다.


한동안 잊고 있었던 어머니의 얼굴이 떠올랐던 것이다.


그녀에게 유일한 가족이었던 어머니는 어렸을 때 돌아가셨고 장례식에서 가장 슬퍼했던 사람이 바로 조금 전에 통화했던 조용남, 국내 굴지의 재벌인 대동그룹 회장이다.


차승연은 조 회장과 어머니, 그리고 무책임한 아버지 사이에 뭔가 사연이 있음을 짐작하고 있었다.


그게 정확히 어떤 사연인지는 알지 못했지만 평범한 대학생이셨던 어머니가 갑자기 아버지와 결혼한 일, 그로부터 몇 달 지나지 않아 자신이 태어나자 아버지가 냉담하게 돌아서버린 것, 그리고 어머니가 돌아가신 후 어쩔 수 없이 아버지 집에 들어가 살면서 받았던 지독한 냉대와도 관련이 있을 게 분명했다.


차승연이 고개를 세차게 가로저으며 복잡한 생각을 떨쳐버리려 했다. 하지만 한 번 울적해진 마음은 쉽게 돌아오지 않았다. 오히려 한 달 전에 목숨을 잃은 유일한 가족 같은 친구 박진희까지 떠올라 그녀를 슬프게 만들었다.


차승연은 서랍에서 약병을 꺼냈다. 친구를 잃은 후 슬픔을 참기 어려워 병원에 갔다가 처방받은 항우울제였다.


약병을 열자 하얗고 작은 알약들이 가득 차 있었다. 만약 강영훈과 그의 가족들을 만나지 않았다면 약은 많이 줄어들어 있었을 것이다.


그녀는 알약 하나를 꺼내 손바닥 위에 올려놓고는 잠시 고민하더니 다시 약병 속에 집어넣었다. 그리고는 곧바로 옷을 갈아입은 후 집을 나섰다.




@




부르릉!


육중한 배기음과 함께 외제 스포츠카 한 대가 골목길에 멈추었다. 행인들이 ‘오!’ 하는 표정으로 차를 힐끗거렸고, 차량들은 행여 긁기라도 할까 싶어 조심스럽게 지나갔다.


차승연은 5억 원을 호가하는 람보르기니 무르시엘라고의 운전석에 앉아서 골목 맞은편 담벼락 끝에 있는 대문을 응시했다. 대문 안에는 5층짜리 다가구 주택이 있었는데, 강영훈과 가족들이 그 건물의 반지하방에 살고 있었다.


차승연의 심정은 복잡했다.


울적해진 마음을 달래려고 강영훈의 집 앞까지 왔지만 아무 예고도 없이 불쑥 방문하는 건 예의가 아닐 것 같아 차마 차에서 내리지 못하고 있었다.


차승연은 강영훈에게 전화라도 할까 싶어 핸드폰을 만지작거리다가 결국 전화를 걸지 못하고 조수석에 던져버렸다.


그녀가 다시 차를 출발시키려는 순간 대문이 열리더니 빗자루를 든 강영훈 어머니가 모습을 드러냈다.


어머니가 빗자루와 쓰레받기를 탁탁 부딪쳐 먼지를 털다가 차승연의 스포츠카를 발견하고는 ‘어!’ 하는 표정을 지었다.


“이게 누구야! 승연이 아니니?”


어머니가 다가오자 차승연이 차에서 내려 인사를 했다.


“어머니, 안녕하세요.”


“언제 왔어?”


“방금요. 마침 근처를 지나가다가…….”


어머니가 차승연의 손을 반갑게 잡았다.


“어여 들어가자. 그렇지 않아도 저녁 먹으려고 준비하고 있었는데 잘됐네.”


차승연은 어머니에게 손을 잡힌 채 집 안으로 끌려(?) 들어갔다. 그러자 1층에 있는 작은 마당에서 샌드백을 치고 있는 강영훈의 모습이 보였다.


퍽! 퍽퍽!


강영훈이 주먹으로 칠 때마다 둔탁한 소리가 나며 원단 조각들이 가득 차 있는 샌드백이 활처럼 휘어지고 있었다.


강영훈의 주먹에는 헤비급 복싱 챔피언이라 해도 보여줄 수 없는 파워가 실려 있었다.



다음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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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 20. 이번에는 기필코 내 주먹맛을 보여주겠어! +7 15.06.11 4,313 96 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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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8 19. 그 친구에게 아주 대단한 예거가 될 거라고 대답해 줘도 될 게다 +6 15.06.09 4,227 91 6쪽
37 19. 그 친구에게 아주 대단한 예거가 될 거라고 대답해 줘도 될 게다 +4 15.06.08 4,372 97 6쪽
36 18. 대단하지만 위험하다고? +3 15.06.05 4,327 98 6쪽
35 18. 대단하지만 위험하다고? +4 15.06.04 4,526 94 6쪽
34 17. 즐기기에도 모자란 인생인데 왜 이렇게들 사니? +2 15.06.03 4,587 101 6쪽
33 16. 내가 괜찮은 일거리 하나 소개해줄까? +5 15.06.02 4,655 92 6쪽
» 16. 내가 괜찮은 일거리 하나 소개해줄까? +2 15.06.01 4,549 95 6쪽
31 15. 아마 기계가 오작동을 일으켰겠지 +2 15.05.29 4,726 94 6쪽
30 15. 아마 기계가 오작동을 일으켰겠지 +4 15.05.28 4,976 104 6쪽
29 14. 팀장님께 ‘닥터 차’가 왔다고만 전해주세요. +5 15.05.27 4,682 103 6쪽
28 14. 팀장님께 ‘닥터 차’가 왔다고만 전해주세요. +2 15.05.26 4,745 102 6쪽
27 13. 능력자들에게도 세상은 만만한 곳이 아니다 +5 15.05.23 5,285 101 6쪽
26 13. 능력자들에게도 세상은 만만한 곳이 아니다 +4 15.05.22 4,897 101 6쪽
25 12. 그럼 나도 글이나 한번 올려 볼까? +2 15.05.21 5,059 91 7쪽
24 12. 그럼 나도 글이나 한번 올려 볼까? +7 15.05.20 4,963 96 6쪽
23 11. 그냥 호텔에 놀러 왔다고 생각하세요 +5 15.05.19 4,963 101 7쪽
22 11. 그냥 호텔에 놀러 왔다고 생각하세요 +4 15.05.18 4,967 95 6쪽
21 10. 수술 날짜가 잡혔어 +3 15.05.16 5,157 94 7쪽
20 10. 수술 날짜가 잡혔어 +2 15.05.15 4,862 95 6쪽
19 9. 슬픔은 나눌수록 작아지고 기쁨은 나눌수록 커진다 +2 15.05.14 4,998 98 6쪽
18 9. 슬픔은 나눌수록 작아지고 기쁨은 나눌수록 커진다 +2 15.05.13 5,293 105 6쪽
17 8. 비를 맞지 않고서는 무지개를 볼 수 없다 +2 15.05.12 5,206 89 6쪽
16 8. 비를 맞지 않고서는 무지개를 볼 수 없다 +3 15.05.11 5,204 93 6쪽
15 7. 넌 능력자가 되어도 그냥 언노운이나 해라 +5 15.05.09 5,015 92 6쪽
14 7. 넌 능력자가 되어도 그냥 언노운이나 해라 +3 15.05.08 5,347 99 6쪽
13 7. 넌 능력자가 되어도 그냥 언노운이나 해라 +2 15.05.07 5,104 102 6쪽
12 6. 쥐구멍에도 볕들 날이 있다 +4 15.05.06 5,108 93 6쪽
11 6. 쥐구멍에도 볕들 날이 있다 +2 15.04.30 5,355 92 6쪽
10 5. 사막이 아름다운 건 우물이 있기 때문이야 +2 15.04.29 5,402 95 6쪽
9 5. 사막이 아름다운 건 우물이 있기 때문이야 +4 15.04.27 5,245 107 6쪽
8 4. 이게 예지몽이라면 얼마나 좋을까 +3 15.04.23 5,370 87 6쪽
7 4. 이게 예지몽이라면 얼마나 좋을까 +3 15.04.22 5,445 83 6쪽
6 3. 두려워 말고 싸워요. 내가 뒤에 있으니까 +8 15.04.21 5,588 83 6쪽
5 3. 두려워 말고 싸워요. 내가 뒤에 있으니까 +3 15.04.20 5,698 97 6쪽
4 2. 당신도 능력자가 될 수 있습니다 +6 15.04.19 6,126 98 6쪽
3 2. 당신도 능력자가 될 수 있습니다 +4 15.04.18 6,382 108 6쪽
2 1. 능력자는 인류의 빛이요 구원자다. +3 15.04.17 6,903 119 6쪽
1 1. 능력자는 인류의 빛이요 구원자다. +6 15.04.16 8,320 127 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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