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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예거The Jager

웹소설 > 자유연재 > 판타지, 현대판타지

허성환
그림/삽화
.
작품등록일 :
2015.04.16 15:18
최근연재일 :
2015.06.19 10:26
연재수 :
46 회
조회수 :
228,704
추천수 :
4,472
글자수 :
136,889

작성
15.04.20 09:50
조회
5,697
추천
97
글자
6쪽

3. 두려워 말고 싸워요. 내가 뒤에 있으니까

DUMMY

그러나 그에게 각성의 순간은 찾아오지 않았고, 각성 전에 꾼다는 예지몽조차 한 번도 경험하지 못했다.


‘능력자만 되면 어머니를 살릴 수 있을 텐데…….’


강영훈의 생각은 틀리지 않다.


실제로 하위 레벨의 능력자만 되어도 안정적인 직장을 구해 최소 연봉 1억은 받을 수 있고, 힘들기는 하겠지만 부업을 통해 상당한 금액을 더 벌 수 있다. 그러나 이건 오직 능력자로 각성을 했을 때만 해당되는 경우다.


벌컥벌컥.


다시 소주를 들이마신 강영훈이 한숨을 내쉬며 한강 너머를 바라보았다.


한창 복구가 이루어지고 있는 강북에 비해 강남은 암흑천지였다. 푸르스름한 달빛 아래에 수십억 원을 호가하던 한강변의 고급 아파트 단지들이 폭격이라도 맞은 듯 부서지고 무너져 흉물스러운 모습을 드러냈고, 그 많던 한강 다리들도 대부분이 끊어져 앙상한 철골만 드러낸 채 방치되어 세기말적인 풍경을 고스란히 보여주고 있었다.


서울 강남 지역이 이렇게 변한 건 8년 전인 2017년 5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사람들이 한창 붐비는 러시아워에 강남사거리 한복판에서 국지적인 지진이 일어났다. 흙의 속성을 지닌 웜 형 거대괴수가 일으킨 지진이었는데, 이 여파로 주변 일대의 도시철도망이 붕괴되어 수천 명의 사람들이 찰나의 순간에 목숨을 잃었다.


대한민국 정부는 즉시 대응에 나섰다.


최첨단 괴수 사냥용 무기로 무장한 고위급 예거들이 대거 투입되었고 공격용 헬기와 폭격기까지 동원되어, 괴수와 예거들 사이에 일어난 것 중 유례를 찾아보기 어려울 정도로 치열한 전투가 전개되었다.


이른 아침에 시작된 전투는 해가 질 무렵에 이르러서야 끝이 보이기 시작했다. 예거들은 지쳤지만 괴수도 큰 타격을 받아 죽음을 눈앞에 두었다.


그때, 괴수가 발악이라도 하듯 충격파를 발산했다. 충격파는 웜 형 괴수의 필살기라 할 수 있는데, 등급에 따라 최고 진도 7의 지진과 맞먹는 파괴력이 있다.


이 충격파는 반경 20킬로미터를 쑥대밭으로 만들었고 강남전체는 물론 강북 지역까지 그 여파가 미쳤다. 서울의 절반은 초토화되다시피 했고, 수도권 인구의 5분의 1이 사망하고 말았다.


예거들은 더 이상 싸울 수가 없었다. 충격파 때문에 방어력이 취약한 힐러들이 모두 쓰러져버렸기 때문이다.


공격대의 대장이라 할 수 있는 수도방어사령관이 계속 괴수를 공격하도록 예거들을 독려했다. 이대로 물러난다면 서울의 절반을 잃는 것이나 다름이 없었으니 그로서는 필사적일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예거들이 거부했다. 힐러의 도움을 받을 수 없는 상황에서 괴수와, 그것도 인류가 경험한 가장 강력한 D+급 괴수와 싸운다는 건 기름을 짊어지고 불속으로 뛰어드는 것과 다름이 없었다.


결국 사령관은 정부 산하의 특수공격대를 투입했다.


특수공격대는 일종의 공무원이나 군인과 유사한 개념이다. 모두 예거로 구성되어 있지만 실력은 사설 공격대 소속의 예거들보다 떨어졌다.


특수공격대는 얼마 버티지 못하고 전멸에 가까운 타격을 받았고, 사령관은 피눈물을 흘리며 철수를 결정할 수밖에 없었다.


이로써 대한민국은 세계에서 12번째로 D+등급의 괴수를 제거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놓쳤고, 서울 강남지역 대부분을 잃어야 했다.






3. 두려워 말고 싸워요. 내가 뒤에 있으니까




강영훈이 남은 소주를 모두 마신 후 자리를 털고 일어섰다. 쥐고 있던 소주병을 한강에다 던져버린 후 등을 돌리려는데 멀지 않은 곳에서 누군가 비틀거리며 걸어오는 게 보였다.


희미한 가로등 아래에 드러난 사람은 젊은 여자였다. 그것도 꽤 비싸 보이는 좋은 옷을 입었고, 뛰어난 각선미에 미모까지 겸비하고 있었다.


쌀쌀한 날씨에 어두침침한 강변은 젊은 여성 혼자서 걷기에는 상당히 위험한 곳이었다. 더구나 이런 미인이 술에 취한 듯 비틀거리기까지 하는 건 굶주린 거지에게 만찬을 차려준 것이나 다름이 없었다.


때마침 불량기가 철철 흐르는 사내들 몇이 지나가며 그녀를 힐끔거렸지만 함부로 다가가지는 않았다. 능력자들이 탄생한 후 이런 말이 생겼기 때문이다.


‘어두운 밤길을 홀로 걷는 미녀를 조심하라.’


이런 여자들은 두 부류다.


미친X이거나 능력자다.


능력자일 경우 함부로 건드렸다가는 뼈도 추리지 못한다.


강영훈도 그녀가 능력자일 거라고 생각하자 부러움이 몰려왔다.


‘몸매와 미모도 빼어난데다가 능력자라니……. 저런 여자라면 걱정거리라고는 하나도 없겠지? 그런데 왜 저렇게 슬픈 눈을 하고 있는 걸까?’


실제로 미녀의 눈은 정말 슬퍼보였다. 커다란 눈망울에 눈물이 그렁그렁 맺혀 있어 금방이라도 흘러내릴 것 같았다.


그때, 반대편에서 사내들 셋이 왁자지껄 떠들며 걸어왔다.


짧은 머리카락에 쌍욕이 들어간 말투와 유도선수 같은 체격, 그리고 험상궂은 얼굴을 보니 단순한 불량배가 아니라 조폭일 가능성이 높았다.


그래도 강영훈은 별 일 있겠냐 싶었다.


아무리 조폭이라도 능력자를 건드리는 간 큰 인간들은 없을 테니까.


곧이어 사내들은 비틀거리며 걸어오는 미녀를 발견하고 그 자리에 멈췄다. 그들은 노골적인 시선으로 그녀를 쳐다보며 숙덕거리기는 했지만 접근하지는 않았다. 강영훈의 예상대로였다.


그런데 비틀거리며 걸어가던 미녀가 갑자기 돌부리에 걸려 쓰러졌다. 뽀얀 허벅지가 고스란히 드러났는데, 눈부시다는 말로도 부족할 정도로 관능적이었다.


사내들이 그 모습을 보고는 낮은 목소리로 수군거리더니 천천히 미녀에게 접근했다.


“아가씨. 괜찮으쇼?”


“좀 도와드려요?”


미녀가 그들을 향해 고개를 홱 돌렸다.


“필요 없어! 가!”


날카로운 목소리에 사내들의 안색이 구겨졌다. 하지만 간신히 일어나 비틀거리는 그녀를 보자 사내들이 눈짓을 주고받으며 고개를 미미하게 끄덕였다.


다음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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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 20. 이번에는 기필코 내 주먹맛을 보여주겠어! +7 15.06.11 4,313 96 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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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8 19. 그 친구에게 아주 대단한 예거가 될 거라고 대답해 줘도 될 게다 +6 15.06.09 4,226 91 6쪽
37 19. 그 친구에게 아주 대단한 예거가 될 거라고 대답해 줘도 될 게다 +4 15.06.08 4,371 97 6쪽
36 18. 대단하지만 위험하다고? +3 15.06.05 4,326 98 6쪽
35 18. 대단하지만 위험하다고? +4 15.06.04 4,526 94 6쪽
34 17. 즐기기에도 모자란 인생인데 왜 이렇게들 사니? +2 15.06.03 4,586 101 6쪽
33 16. 내가 괜찮은 일거리 하나 소개해줄까? +5 15.06.02 4,655 92 6쪽
32 16. 내가 괜찮은 일거리 하나 소개해줄까? +2 15.06.01 4,548 95 6쪽
31 15. 아마 기계가 오작동을 일으켰겠지 +2 15.05.29 4,725 94 6쪽
30 15. 아마 기계가 오작동을 일으켰겠지 +4 15.05.28 4,975 104 6쪽
29 14. 팀장님께 ‘닥터 차’가 왔다고만 전해주세요. +5 15.05.27 4,682 103 6쪽
28 14. 팀장님께 ‘닥터 차’가 왔다고만 전해주세요. +2 15.05.26 4,744 102 6쪽
27 13. 능력자들에게도 세상은 만만한 곳이 아니다 +5 15.05.23 5,285 101 6쪽
26 13. 능력자들에게도 세상은 만만한 곳이 아니다 +4 15.05.22 4,897 101 6쪽
25 12. 그럼 나도 글이나 한번 올려 볼까? +2 15.05.21 5,059 91 7쪽
24 12. 그럼 나도 글이나 한번 올려 볼까? +7 15.05.20 4,962 96 6쪽
23 11. 그냥 호텔에 놀러 왔다고 생각하세요 +5 15.05.19 4,963 101 7쪽
22 11. 그냥 호텔에 놀러 왔다고 생각하세요 +4 15.05.18 4,967 95 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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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 10. 수술 날짜가 잡혔어 +2 15.05.15 4,862 95 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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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 9. 슬픔은 나눌수록 작아지고 기쁨은 나눌수록 커진다 +2 15.05.13 5,292 105 6쪽
17 8. 비를 맞지 않고서는 무지개를 볼 수 없다 +2 15.05.12 5,205 89 6쪽
16 8. 비를 맞지 않고서는 무지개를 볼 수 없다 +3 15.05.11 5,203 93 6쪽
15 7. 넌 능력자가 되어도 그냥 언노운이나 해라 +5 15.05.09 5,014 92 6쪽
14 7. 넌 능력자가 되어도 그냥 언노운이나 해라 +3 15.05.08 5,347 99 6쪽
13 7. 넌 능력자가 되어도 그냥 언노운이나 해라 +2 15.05.07 5,103 102 6쪽
12 6. 쥐구멍에도 볕들 날이 있다 +4 15.05.06 5,108 93 6쪽
11 6. 쥐구멍에도 볕들 날이 있다 +2 15.04.30 5,355 92 6쪽
10 5. 사막이 아름다운 건 우물이 있기 때문이야 +2 15.04.29 5,401 95 6쪽
9 5. 사막이 아름다운 건 우물이 있기 때문이야 +4 15.04.27 5,245 107 6쪽
8 4. 이게 예지몽이라면 얼마나 좋을까 +3 15.04.23 5,369 87 6쪽
7 4. 이게 예지몽이라면 얼마나 좋을까 +3 15.04.22 5,445 83 6쪽
6 3. 두려워 말고 싸워요. 내가 뒤에 있으니까 +8 15.04.21 5,588 83 6쪽
» 3. 두려워 말고 싸워요. 내가 뒤에 있으니까 +3 15.04.20 5,698 97 6쪽
4 2. 당신도 능력자가 될 수 있습니다 +6 15.04.19 6,126 98 6쪽
3 2. 당신도 능력자가 될 수 있습니다 +4 15.04.18 6,382 108 6쪽
2 1. 능력자는 인류의 빛이요 구원자다. +3 15.04.17 6,903 119 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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