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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타임

더예거The Jager

웹소설 > 자유연재 > 판타지, 현대판타지

허성환
그림/삽화
.
작품등록일 :
2015.04.16 15:18
최근연재일 :
2015.06.19 10:26
연재수 :
46 회
조회수 :
228,703
추천수 :
4,472
글자수 :
136,889

작성
15.06.16 10:11
조회
3,759
추천
86
글자
11쪽

22. 넌 웃을 때가 제일 예뻐

DUMMY

22. 넌 웃을 때가 제일 예뻐


강영훈은 어느새 코앞까지 다가와 있는 청년의 모습을 유심히 살폈다.

하얀 피부와 뚜렷한 이목구비, 거기다가 훤칠한 키에 잘 차려입은 옷에서는 귀티가 흘렀다. 어디 가서 연예인이라고 해도 전혀 모자라지 않을 스타일이었다.

그런데 왠지 그의 얼굴이 눈에 익었다.

‘저 사람은 설마…, 예거 관련 예능프로그램에 자주 나오는 백승우?’

백승우는 스타들 중 한 명이다. 마스크와 스타일이 멋지고 말주변까지 좋아 연예계에서 모시고 싶은 스타 1순위에 올라있는 인물이 바로 그다.

실제로 백승우는 300만 명이 넘는 팬클럽을 가지고 있는데, 뛰어난 예거답게 그의 블로그에 올라와 있는 레이드 동영상은 화려하고 박진감이 있었다. 뿐만 아니라 재미있는 해설까지 곁들여져 있어 인기 만점이다.

강영훈도 그가 올린 동영상을 보고 팬이 되었을 정도다.

“차승연 씨! 잘 지내셨습니까?”

생긴 것만큼이나 시원시원한 목소리로 그가 인사를 했다.

“예. 백승우 씨도 잘 지내셨습니까?”

“지금 시간이 되시면 차라도 한 잔……. 아! 함께 계신 분은…?”

“강영훈 씨라고 해요. 이번에 지원대에서 일하게 되었습니다.”

“강영훈 씨라면…, 혹시 얼마 전에 차승연 씨를 도와주셨다는 그분…?”

강영훈이 나섰다.

“안녕하십니까? 강영훈입니다.”

“반갑습니다. 말씀 많이 들었습니다. 차승연 씨를 구해주신 영웅을 이렇게 뵙게 되어 영광입니다.”

“아, 아닙니다. 제가 오히려 백승우 씨를 뵙게 되어 영광입니다. 저도 팬입니다.”

“하하하, 감사합니다. 한데, 지원대에서 일하게 되셨다면 최근에 각성을 하신 모양이군요. 축하드립니다.”

“고맙습니다.”

백승우가 차승연을 향해 시선을 옮겼다.

“이렇게 셋이서 어디 가서 식사라도 하는 게 어떻겠습니까? 제가 사겠습니다.”

“죄송하지만 다음 기회로 미루죠. 이미 선약이 되어 있어서요.”

“아! 그렇습니까? 안타깝지만 다음 기회를 봐야겠군요. 그런데 지난번에 말씀드렸던 건…?”

“죄송하지만 전 방송에는 뜻이 전혀 없습니다.”

“그러지 마시고 한 번만 출연해 보시는 게 어떻습니까? 그래도 싫으시다면 더 이상 권하지 않겠습니다.”

“죄송합니다.”

“허! 이것 참……. 다른 사람들은 방송에 나가지 못해서 안달인데 차승연 씨는 정반대군요. 알겠습니다. 하지만 전 아직 포기 안했으니까 언제라도 마음이 바뀌면 연락 주십시오.”

“아마 그럴 일은 없을 겁니다.”

“사람 마음은 언제라도 변하니까 지금 단정 지을 수는 없는 법이죠. 그럼 전 이만! 아, 그리고 강영훈 씨! 만나서 반가웠습니다.”

강영훈이 얼떨결에 그와 인사를 나눈 후 차승연과 함께 걸음을 옮겼다.

백승우는 두 사람이 복도 저편으로 사라질 때까지 지켜보고 있다가 고개를 갸웃거렸다.

“특별해 보이지는 않는데…, 어떻게 얼음공주의 친구가 되었지? 뜻밖이군. 얼음공주가 저런 스타일을 좋아할 줄이야. 진호 녀석 열 좀 받겠는데? 후후후.”

백승우가 가볍게 웃더니 걸음을 옮겼다.


@


스포츠카 조수석에 앉아 있던 강영훈은 차승연의 옆모습을 물끄러미 쳐다보았다.

차승연이 그의 시선을 느끼고는 힐끗 쳐다보더니 물었다.

“왜 그렇게 사람을 뚫어져라 쳐다봐?”

“궁금한 게 있어.”

“뭐야?”

“왜? 방송출연은 하지 않는 거야? 백승우 씨 같은 스타가 그렇게 권하는데도 거절했잖아.”

“그냥…, 싫어.”

“왜?”

“싫다는데 무슨 이유가 있겠어?”

“승연이 너 정도면 방송에 나가자마자 바로 인기를 얻을 걸? 솔직히 방송에 나오는 여성 예거들 중에서 너만큼 예쁜 사람은 없잖아.”

“예쁘다고 말해주니 고맙긴 한데, 그래도 방송은 싫어.”

“싫다면 어쩔 수 없지만……. 그래도 아깝긴 하다. 얼굴, 몸매 다 되지, 슈퍼3인 강철도끼 클랜의 정규공격대 힐러에다가 나이도 젊지……. 이만하면 완벽한데 말이야.”

“훗! 됐어. 도대체 얼마나 띄울 거야?”

“오! 웃었다! 승연아. 너 그거 알아? 넌 웃을 때가 제일 예뻐. 그러니까 자주 웃어.”

“웃을 일이 있으면.”

“내가 자주 웃겨줄게.”

“다 왔으니까 내리기나 해.”

두 사람은 상당히 고급스러워 보이는 레스토랑에 들어갔다.

강영훈은 화려한 레스토랑의 인테리어를 둘러보며 입맛을 다셨다.

“쩝! 친구 잘 둔 덕분에 이런 곳에 와서 식사도 다 해보고……. 그런데 메뉴를 봐도 뭐가 뭔지 모르겠다. 승연이 네가 대신 주문해줘.”

“알았어.”

차승연이 주문을 하자 잠시 후, 샐러드부터 스테이크까지 줄줄이 나왔다.

배가 고팠던 강영훈은 허겁지겁 음식을 먹었는데, 너무 맛있어서 음식이 입으로 들어가는지 코로 들어가는지 알 수 없을 지경이었다. 마침내 식사를 마치고 난 후, 강영훈은 포만감에 배를 쓰다듬었다.

“아! 잘 먹었다. 고마워, 승연아.”

“잘 먹었으면 됐어.”

“한데…, 좀 미안하네.”

“괜찮대도.”

“그게 아니라…, 어머니와 영인이가 생각나서.”

“아!”

“난 불효잔가 봐. 내 배를 채우고 나니까 어머니가 생각나네. 쩝!”

“그럼, 다음에는 맛있는 거 사가지고 집에 가서 먹자.”

“그래. 그때는 내가 초대할게.”

“정말? 이거 기대가 되는데?”

“기대해도 좋아. 한우 안심으로 쏠 테니까.”

“그냥 삼겹살 먹자. 나 그거 좋아해.”

“쩝! 그래도 삼겹살이 한우 안심에 비교나 되겠어?”

“맛있으면 그만이지.”

“그래도……. 휴우! 나도 돈 좀 팍팍 벌어서 가족들하고 너한테 맛있는 거 많이 사줬으면 좋겠는데……. 아까 만났던 백승우 씨는 엄청나게 벌겠지? 예거에다가 방송인이기까지 하니 말이야.”

“아마도…….”

“그런데 그 사람 실제로 보니까 정말 멋지더라. 성격도 밝은 것 같고.”

“그래 보였어?”

“응. 그런데 네 표정이 왜 그래?”

“그 사람……. 영훈아, 앞으로는 사람들의 겉모습만 보고 판단하지 마. 특히 예거들 같은 경우에는 더더욱 그래야 해.”

“왜? 백승우 씨 문제라도 있어?”

“문제가 있다는 게 아니라…, 예거들은 자신들이 무슨 대단한 사람이라고 생각해. 그러니까…….”

차승연이 머뭇거리자 강영훈은 그녀가 무슨 말을 하려는지 눈치 챘다.

“특권의식 같은 게 있다는 뜻이야?”

“있는 정도가 아니라 아주 심해. 그래서 일반인들을 깔봐. 특히 언노운의 경우는…….”

“알아. 얼마 전에 인터넷에 있는 예거 전용게시판이 잘못 들어갔다가 아주 사람 취급도 못 받았어. 언노운을 잡캐라고 아주 대놓고 까던데?”

“현실이 그래. 그러니까 클랜에서 일할 때 마음을 드러내지 말라고 한 거야. 다른 사람은 아예 쳐다보지도 마. 지원대 동료들과도 일 이야기 외에는 가능하면 하지 않는 게 좋아.”

“무슨 말인지 알겠어. 처신 잘할 테니까 걱정 마.”

“그래. 영훈이 너라면 잘할 거야.”

차승연이 희미한 미소를 지으며 강영훈을 쳐다보았고, 강영훈은 그녀의 아름다운 모습에 넋이 반쯤 나간 표정을 지었다.

“그, 그만 일어나자.”

차승연이 몸을 일으켰고, 강영훈은 그제야 퍼뜩 정신을 차렸다.

“응? 그, 그래.”

“오늘 스트레스도 풀 겸 클럽이나 갈까?”

“크, 클럽?”

“왜? 클럽 싫어?”

강영훈이 급히 손사래를 쳤다.

“싫다니! 클럽 싫어하는 사람이 어딨어! 어서 가자.”

두 사람은 레스토랑을 나와 스포츠카를 타고 있는 유흥가로 향했다.


@


강남이 폐허가 된 후, 명동 지역은 옛 명성을 되찾았다. 서울에서, 아니 대한민국에서 가장 번화한 곳이 되어 밤이나 낮이나 사람들로 득실거렸다. 특히 클럽들이 즐비한 8번가는 밤이 되면 젊은 남녀들에 의해 거리가 완전히 점령당할 정도였다.

인근 주차장에 차를 주차한 후, 두 사람은 어깨를 나란히 한 채 클럽들이 즐비한 8번가를 걸었다.

행인들이 워낙 많아 두 사람은 바짝 붙어야 했고, 강영훈은 차승연과 몸이 닿을 때마다 가슴이 떨렸다.

그렇게 한동안 걸어가자 유흥가가 거의 끝났고, 거리도 다소 한산하게 변했다.

차승연은 거리 맨 끝에 있는 클럽을 가리켰다.

“저 클럽에 들어가자. 좀 조용해 보여.”

‘엘리시아’라는 이름의 클럽이었는데, 입구의 문 위에 네온사인 간판이 현란하게 번쩍이고 있었다.

클럽 안으로 들어가자 신나는 음악이 들렸고, 손님은 많지 않았다.

차승연은 스테이지에서 가장 멀리 떨어진 구석진 곳으로 강영훈을 데려갔다.

“여기 앉자.”

두 사람은 테이블 앞에 앉아 맥주를 마셨다.

차승연은 음악에 맞춰 고개를 살짝 끄덕이면서 사람들이 춤추는 모습을 지켜보다가 마침내 자리에서 일어났다.

“우리도 춤추자.”

“그, 그래.”

강영훈이 다소 당황스러운 모습을 보이자 차승연이 의아한 표정으로 물었다.

“왜 그래? 춤추기 싫어?”

“그게 아니라……. 알았어. 춤추자.”

스테이지로 나온 차승연이 음악에 맞춰 가볍게 몸을 흔들었다. 강영훈도 함께 춤을 추었지만 동작이 너무 작아 도무지 춤을 추는 것 같지가 않았다.

잠시 시간이 흐르자 차승연은 몸이 풀렸는지 동작이 조금 커졌다. 그러나 강영훈은 여전히 같은 움직임만 반복하고 있었다.

보다 못한 차승연이 강영훈을 재촉했다.

“어휴! 좀 신나게 춰봐!”

“그, 그래.”

강영훈의 동작이 아주 조금 더 커졌지만 이전과 거의 다르지 않았다.

‘으! 이거 어떡하지? 춤이라면 완전히 젬병인데…….’

사실 강영훈은 춤에 대한 콤플렉스가 있었다. 운동신경이 모자란 것도 아닌데, 이상하게도 춤은 제대로 춰 지지가 않았다.

처음에는 TV나 동영상을 보면서 동작을 익히려고 노력도 해보았지만 아무 소용이 없었다. 멋진 동작도 강영훈이 따라하면 기괴한(?) 모습으로 돌변했다. 그래서 강영훈은 자신만의 춤을 따로 개발했는데, 그건 바로 막춤이었다.

하지만 차승연과 클럽에 와서 막춤을 출 수는 없었다. 그 춤은 신나는 일이 있을 때 방안에서 혼자서만 추는 춤이었다.

마치 로봇이 된 것처럼 최대한 절제된 동작만 반복하는 강영훈의 모습을 보고 차승연이 가볍게 웃었다. 강영훈이 왜 춤을 추자고 했을 때 주저했는지 이유를 알 수 있었던 것이다.

“영훈이 너 혹시 몸치 아냐?”

“몸치라니! 그 무슨 섭섭한 말씀을! 이건 그냥 내 스타일이야.”

“훗! 어련하시겠어요?”

차승연이 조금 더 큰 동작으로 춤을 추기 시작했다.

그녀의 모습을 본 강영훈은 가슴이 뛰었다. 차승연의 춤 실력은 아이돌 스타 못지않게 예쁘고 섹시해서 주변에 있던 남성들이 계속 힐끗거릴 정도였다.

‘승연이는 정말 뭘 해도 예쁘구나.’

강영훈은 차승연이 춤추는 모습을 정신없이 쳐다보며 자신도 몸을 흔들었다.

그렇게 시간이 흐르고 음악에 맞춰 몸을 흔들다보니 강영훈은 점차 몸이 리듬을 타기 시작하는 것을 느꼈다. 그러자 자연스럽게 동작이 커졌고, 그의 춤은 서서히 막춤으로 변하기 시작했다.




다음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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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 16. 내가 괜찮은 일거리 하나 소개해줄까? +2 15.06.01 4,548 95 6쪽
31 15. 아마 기계가 오작동을 일으켰겠지 +2 15.05.29 4,725 94 6쪽
30 15. 아마 기계가 오작동을 일으켰겠지 +4 15.05.28 4,975 104 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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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 13. 능력자들에게도 세상은 만만한 곳이 아니다 +5 15.05.23 5,285 101 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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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 10. 수술 날짜가 잡혔어 +2 15.05.15 4,862 95 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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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 8. 비를 맞지 않고서는 무지개를 볼 수 없다 +3 15.05.11 5,203 93 6쪽
15 7. 넌 능력자가 되어도 그냥 언노운이나 해라 +5 15.05.09 5,014 92 6쪽
14 7. 넌 능력자가 되어도 그냥 언노운이나 해라 +3 15.05.08 5,347 99 6쪽
13 7. 넌 능력자가 되어도 그냥 언노운이나 해라 +2 15.05.07 5,103 102 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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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5. 사막이 아름다운 건 우물이 있기 때문이야 +2 15.04.29 5,401 95 6쪽
9 5. 사막이 아름다운 건 우물이 있기 때문이야 +4 15.04.27 5,245 107 6쪽
8 4. 이게 예지몽이라면 얼마나 좋을까 +3 15.04.23 5,369 87 6쪽
7 4. 이게 예지몽이라면 얼마나 좋을까 +3 15.04.22 5,445 83 6쪽
6 3. 두려워 말고 싸워요. 내가 뒤에 있으니까 +8 15.04.21 5,588 83 6쪽
5 3. 두려워 말고 싸워요. 내가 뒤에 있으니까 +3 15.04.20 5,697 97 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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