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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타임

더예거The Jager

웹소설 > 자유연재 > 판타지, 현대판타지

허성환
그림/삽화
.
작품등록일 :
2015.04.16 15:18
최근연재일 :
2015.06.19 10:26
연재수 :
46 회
조회수 :
228,712
추천수 :
4,472
글자수 :
136,889

작성
15.06.03 10:07
조회
4,586
추천
101
글자
6쪽

17. 즐기기에도 모자란 인생인데 왜 이렇게들 사니?

DUMMY

“장난이야! 뭘 그렇게 놀라? 하하하. 어쨌든 정말 고맙다.”


강영훈은 주먹을 불끈 거머쥐었다. 너무 기뻐서 막춤이라도 추고 싶었지만 차승연의 앞이라 차마 그러지는 못했다.


그때, 명치가 갑자기 저리더니 맑은 기운이 온몸으로 퍼져 나갔다. 그와 동시에 가슴속에서 뭔가 끓어오르는 느낌과 함께, 그걸 쏟아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강영훈은 온몸을 가늘게 떨며 참아내려고 했지만, 결국 넘치는 힘을 주체하지 못하고 주먹으로 샌드백을 후려쳤다.


퍼억!


둔탁한 소리와 함께 놀라운 일이 벌어졌다.


강영훈의 주먹이 샌드백을 그대로 관통해버렸던 것이다.


“헉! 내, 내가 힘을 너무 준 모양이네? 에고! 아까운 내 샌드백이……. 어라! 승연아, 왜 그렇게 놀란 표정이야?”


“바, 방금 어떻게 한 거야?”


“어떻게 하다니? 뭐가?”


“네 주먹 말이야. 샌드백을 관통해버렸잖아.”


“그게…, 나도 모르겠어. 너무 기뻐서 힘 조절을 못했나봐.”


강영훈은 가볍게 여겼지만 차승연의 생각은 달랐다.


샌드백이 터졌거나 찢어졌다면 놀라지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강영훈의 주먹은 샌드백을 깨끗이 관통했다. 그건 상식적으로 생각해봐도 일어나기 힘든 일이다.


‘도대체 얼마나 강하고 빨랐기에……. ESP 300대 초반의 언노운이 저런 파워를 내는 게 가능해?’


차승연은 힐러였기에 정확히 판단하기는 어려웠지만 뭔가 이상하다는 건 분명히 알았다.


“영훈아. 아무래도 네 능력치 측정을…….”


그때, 어머니의 목소리가 집 안에서 들려왔다.


“영훈아! 승연아! 밥 먹어라!”


“예, 어머니! 승연아, 어서 들어가자.”


“응? 그, 그래.”


차승연은 미처 하고 싶은 말을 마치지도 못한 채 떠밀리다시피 집 안으로 들어갔다.


두 사람은 샌드백에 뚫린 구멍의 가장자리가 하얗게 얼어붙어 있는 건 미처 발견하지 못했다.




@




슈퍼3의 하나인 강철도끼는 단순한 클랜이 아니다.


30개의 일반공격대, 10개의 정규공격대, 그리고 3개의 프라임공격대에 속한 예거의 숫자는 900여 명에 가까웠고, 거기다가 300여 명의 예비지원대까지 포함하면 무려 1,200명의 예거들이 강철도끼 클랜에 소속되어 있었다.


이들이 잡아들이는 괴수와 거기서 발생하는 경제적 가치도 엄청나게 크지만, 관련 산업이 창출하는 부가가치는 천문학적 수준이다. 따라서 슈퍼3에 속하는 클랜은 국내 굴지의 대기업과 맞먹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처럼 거대한 규모를 자랑하는 강철도끼 클랜은 서울에 본사를 두었을 뿐 아니라 전국 각 지역에도 지사를 두고 괴수들을 사냥했다.


강남 지역이 초토화된 후, 서울의 새로운 중심지가 된 종로 한가운데 우뚝 서 있는 초현대식 건물에 강철도끼 클랜의 본사가 있었다.


러시아워가 막 지난 오전 10시경, 육중한 배기음과 함께 차승연과 강영훈이 탄 스포츠카가 이 건물 앞에 나타났다. 차창 밖으로 보이는 건물의 위용에 감탄을 금치 못한 강영훈이 탄성을 흘리며 말했다.


“허! 정말 다시 봐도 대단한 건물이야. 마치 거대한 도끼 두 개를 비스듬히 교차시켜서 세워놓은 것 같아.”


“작년에 완공된 건물이야. 예전 같았으면 지을 엄두도 내지 못했겠지만 요즘은 신소재를 사용해서 저처럼 기하학적인 형태의 건물도 척척 지어낼 수 있지.”


“그러고 보면 괴수 덕분에 세상 참 좋아 진 것 같아. 물론 많은 사람들이 죽긴 했지만…….”


“네 말이 맞아. 이제 인류는 괴수 없이는 살지 못할걸?”


잠시 후 두 사람을 태운 스포츠카는 건물 지하주차장으로 들어섰다.


강영훈은 그곳에 주차되어 있는 차량들을 보고 또 한 번 놀랐다. 차승연이 모는 스포츠카는 강영훈이 타본 차 중에서 가장 비쌌지만 주차장에 즐비한 차량들의 면면을 살펴보니 그건 그냥 평범한 ‘차’들 중 하나일 뿐이었다. 그곳은 마치 최고급 차량 전시장 같았다.


“우와! 정말 어마어마하구나! 마치 SF영화에 나오는 우주선 격납고에 들어온 것 같아!”


강영훈은 두 눈을 휘둥그레 뜬 채 승용차들을 구경하느라 넋을 잃었다.


“영훈아.”


“으응?”


“표정관리 좀 할래?”


강영훈은 급히 벌린 입을 다물고 안색을 굳혔다.


“아, 미안! 나도 모르게 그만…….”


“난 내 친구가 다른 사람들에게 업신여김을 당하는 게 싫어서 그래. 그러니까 클랜 사람들과 함께 있을 때만이라도 속마음은 절대로 드러내지 않도록 해.”


강영훈이 단단히 굳은 표정으로 차승연을 쳐다보더니 절도 있게 경례를 했다.


“옛 썰!”


차승연은 그 모습이 너무 우스워 저도 모르게 ‘풋!’ 하고 웃고 말았다. 그러자 강영훈이 한쪽 눈썹을 꿈틀거리며 말했다.


“닥터 차! 지금 뭐하시는 겁니까? 표정관리 하세요!”


차승연도 강영훈을 향해 경례를 하며 외쳤다.


“옛 썰!”


“푸하하하!”


“호호호!”


두 사람은 결국 차 안에서 큰 소리로 웃음을 터뜨리고 말았다.




@




강영훈은 차승연과 함께 복도를 따라 걸어갔다.


두 사람의 표정은 단단히 굳어 있었는데, 같은 표정이었지만 강영훈은 왠지 어색했고 차승연은 자연스러웠다.


그녀는 차갑고 도도한 전문직 현대여성의 이미지에 완벽하게 어울리는 여성이었다.


복도를 지나다니는 다른 사람들도 두 사람과 비슷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가끔 아는 사람이라도 마주치면 간단한 눈짓으로 인사를 대신했다.


강영훈은 너무도 삭막하고 차가운 분위기에 내심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즐기기에도 모자란 인생인데 왜 이렇게들 사시나? 쯧쯧쯧.’


두 사람이 복도 끝에 이르자 ‘인사팀’이라는 명패가 붙은 문이 나왔다.


차승연이 손등을 잠금장치에 갖다 대자 센서가 그녀의 손등에 심어져 있는 아이디 칩을 읽고는 문을 열어 주었다.


안으로 들어가자 십여 개의 파티션이 있었고, 인사팀 직원들이 그 안에서 키보드를 두드려가며 업무에 열중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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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 20. 이번에는 기필코 내 주먹맛을 보여주겠어! +7 15.06.11 4,313 96 6쪽
39 19. 그 친구에게 아주 대단한 예거가 될 거라고 대답해 줘도 될 게다 +5 15.06.10 4,234 86 6쪽
38 19. 그 친구에게 아주 대단한 예거가 될 거라고 대답해 줘도 될 게다 +6 15.06.09 4,226 91 6쪽
37 19. 그 친구에게 아주 대단한 예거가 될 거라고 대답해 줘도 될 게다 +4 15.06.08 4,371 97 6쪽
36 18. 대단하지만 위험하다고? +3 15.06.05 4,326 98 6쪽
35 18. 대단하지만 위험하다고? +4 15.06.04 4,526 94 6쪽
» 17. 즐기기에도 모자란 인생인데 왜 이렇게들 사니? +2 15.06.03 4,587 101 6쪽
33 16. 내가 괜찮은 일거리 하나 소개해줄까? +5 15.06.02 4,655 92 6쪽
32 16. 내가 괜찮은 일거리 하나 소개해줄까? +2 15.06.01 4,548 95 6쪽
31 15. 아마 기계가 오작동을 일으켰겠지 +2 15.05.29 4,725 94 6쪽
30 15. 아마 기계가 오작동을 일으켰겠지 +4 15.05.28 4,975 104 6쪽
29 14. 팀장님께 ‘닥터 차’가 왔다고만 전해주세요. +5 15.05.27 4,682 103 6쪽
28 14. 팀장님께 ‘닥터 차’가 왔다고만 전해주세요. +2 15.05.26 4,744 102 6쪽
27 13. 능력자들에게도 세상은 만만한 곳이 아니다 +5 15.05.23 5,285 101 6쪽
26 13. 능력자들에게도 세상은 만만한 곳이 아니다 +4 15.05.22 4,897 101 6쪽
25 12. 그럼 나도 글이나 한번 올려 볼까? +2 15.05.21 5,059 91 7쪽
24 12. 그럼 나도 글이나 한번 올려 볼까? +7 15.05.20 4,962 96 6쪽
23 11. 그냥 호텔에 놀러 왔다고 생각하세요 +5 15.05.19 4,963 101 7쪽
22 11. 그냥 호텔에 놀러 왔다고 생각하세요 +4 15.05.18 4,967 95 6쪽
21 10. 수술 날짜가 잡혔어 +3 15.05.16 5,157 94 7쪽
20 10. 수술 날짜가 잡혔어 +2 15.05.15 4,862 95 6쪽
19 9. 슬픔은 나눌수록 작아지고 기쁨은 나눌수록 커진다 +2 15.05.14 4,997 98 6쪽
18 9. 슬픔은 나눌수록 작아지고 기쁨은 나눌수록 커진다 +2 15.05.13 5,292 105 6쪽
17 8. 비를 맞지 않고서는 무지개를 볼 수 없다 +2 15.05.12 5,205 89 6쪽
16 8. 비를 맞지 않고서는 무지개를 볼 수 없다 +3 15.05.11 5,203 93 6쪽
15 7. 넌 능력자가 되어도 그냥 언노운이나 해라 +5 15.05.09 5,014 92 6쪽
14 7. 넌 능력자가 되어도 그냥 언노운이나 해라 +3 15.05.08 5,347 99 6쪽
13 7. 넌 능력자가 되어도 그냥 언노운이나 해라 +2 15.05.07 5,104 102 6쪽
12 6. 쥐구멍에도 볕들 날이 있다 +4 15.05.06 5,108 93 6쪽
11 6. 쥐구멍에도 볕들 날이 있다 +2 15.04.30 5,355 92 6쪽
10 5. 사막이 아름다운 건 우물이 있기 때문이야 +2 15.04.29 5,401 95 6쪽
9 5. 사막이 아름다운 건 우물이 있기 때문이야 +4 15.04.27 5,245 107 6쪽
8 4. 이게 예지몽이라면 얼마나 좋을까 +3 15.04.23 5,370 87 6쪽
7 4. 이게 예지몽이라면 얼마나 좋을까 +3 15.04.22 5,445 83 6쪽
6 3. 두려워 말고 싸워요. 내가 뒤에 있으니까 +8 15.04.21 5,588 83 6쪽
5 3. 두려워 말고 싸워요. 내가 뒤에 있으니까 +3 15.04.20 5,698 97 6쪽
4 2. 당신도 능력자가 될 수 있습니다 +6 15.04.19 6,126 98 6쪽
3 2. 당신도 능력자가 될 수 있습니다 +4 15.04.18 6,382 108 6쪽
2 1. 능력자는 인류의 빛이요 구원자다. +3 15.04.17 6,903 119 6쪽
1 1. 능력자는 인류의 빛이요 구원자다. +6 15.04.16 8,319 127 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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