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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르겐 님의 서재입니다.

천재 선거 전략가의 귀환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드라마

완결

베르겐
작품등록일 :
2023.05.10 19:32
최근연재일 :
2023.11.03 11:00
연재수 :
135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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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584,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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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07.11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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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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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4
글자
9쪽

무지를 타격하라

DUMMY

“네 자신의 무지를 절대 과소평가하지 마라.”

-알베르트 아인슈타인 -


“제가 왜 처벌받아요? 예?”

“불법 선거 운동을 하셨으니까요.”


카페 사장과 김지혁의 대화에 송선자는 난감하다.

송선자는 사장을 몇 년간 알고 지냈다.


그러든 말든 김지혁은 곧이곧대로 할 말을 한다.


“선거 명함 이렇게 두면 불법입니다.”

“제가 둔 게 아닌데요?”


역시 잡아떼기는 동네 터줏대감의 주특기다.

김지혁은 돌려 말할 시간도 없어 바로 던진다.


“자신 있으면 놔두세요.”

“···.”

“신고 포상금도 있어서 돈 좀 벌게요.”

“···.”


듣고 있던 송선자가 끼어든다.


“김 대표님 그러지 마세요.”

“무얼 말씀입니까?”

“사장님은 동네 오래 사신 분인데···.”

“계속 이랬다는 건가요?”


송선자가 말린다고 말려질 김지혁이 아니다.


카페 여주인이 갑자기 말한다.


“죄송해요. 봐주세요.”


그러자 김지혁이 단호하게 말한다.


“제가 어떻게 할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다시는 안 그럴게요.”

“선관위에 선처를 호소하시면 됩니다.”

“···.”


송선자가 다시 끼어든다.


“사장님은 통장이세요. 부탁드려요. 대표님.”

“통장이시라고요?”


그러자 활짝 웃으면서 여사장이 말한다.


“맞아요. 제가 송 후보님 홍보 많이 할게요.”

“뭐라고요? 미쳤습니까?”

“예?”


유권자의 무지가 비루한 세상을 만든다. 지식이 없다는 것은 죄가 아니지만 무지는 지금 세상에서는 죄다.


왜냐하면 다른 선량한 유권자들의 삶을 망치니까.

정치인만 유권자들의 삶을 망치는 것이 아니다.


‘유권자가 유권자를 먹는다.’


김지혁은 화가 머리끝까지 나서 말한다.


“사장님은 선거 운동하면 불법입니다.”

“제가요? 저도 유권자인데요?”

“통장이라면서요?”


‘주민자치위원회’ 자치위원이라는 이름으로 바뀌었다. 하지만 여전히 동네에서는 통장이라고 불리는 곳이 많다.


“통장인 게 문제가 되나요?”

“공직선거법 60조 위반입니다.”

“왜요? 아직 선거 이전인데.”

“선거 180일 이전부터 적용됩니다.”

“아무도 안 알려주던데···.”


김지혁은 기가 찼다.


“음주 운전도 알려줘야 안 하나요?”

“···.”

“모르셨다면 그게 더 문제입니다.”

“···.”


김지혁은 덧붙여 말한다.


“명함 비치는 공직선거법 93조 위반입니다.”

“···.”

“더 설명이 필요한가요?”

“아니요···.”


선거법에는 명함을 거리, 사무소, 식당 등에 살포 비치, 호별 투입, 자동차에 삽입, 아파트 세대별 우편함에 넣어두거나 아파트 출입문 틈새 사이로 투입하는 행위를 금지하고 있다.


강력범죄에 대해서 상식에 맞지 않는 형량에 국민은 치를 떤다. 선거법도 마찬가지다. 유권자의 잣대에 미치지 못할 때가 많다.


선관위에서도 신고가 들어오면 경고 조치만 하는 경우가 빈번하다. 하지만 위법이라는 사실에는 변함이 없다.


김지혁이 매듭짓듯 말한다.


“통장이셔서 더 문젭니다.”

“어떡하죠?”


김지혁에게 이미 결론은 났다. 그리고 말한다.


“이러시면 안 되는 것은 아시겠죠?”

“예. 이젠 알겠어요.”

“주의하시는 게 본인에게 좋습니다.”

“예···.”


김지혁은 송선자에게 따로 얘기하자고 한다.

여사장을 피해서 이야기한다.


“명발대에게 전화하시면 됩니다.”

“뭐라고요?”

“문제가 있을 수 있으니 조치하라고 하시면 됩니다.”

“그 말만 하면 되나요?”

“예. 지금은 그렇게만 하시는 게 좋습니다.”


김지혁에게 뭔가 생각이 있다.

화이트 빌런이 되는 것을 마다할 생각이 없다.


명발대는 지역 사또인 정경구 국회의원을 빨고 또 빨아서 정치하는 스타일이다. 계진상을 단수 공천을 주고 송선자를 사지로 몰아넣은 장본인이라고 소문이 자자했다.


김지혁이 말한다.


“명발대 약점 하나 우리가 쥐고 있어도 됩니다.”

“이게 그렇게 큰가요?”

“작은 것이죠.”

“별 의미가 없는···.”


김지혁이 힘주어 말한다.


“후보님을 만만하게 못 봅니다.”

“아···. 알겠네요.”


그제야 알아들은 듯 송선자는 밖으로 나가 전화를 한다. 송 후보가 명함을 수거하려는 것을 김지혁은 말렸다.


오해의 여지나 왜곡의 가능성이 있는 어떠한 행동도 하면 안 되는 것이 선거다.


카페 여사장이 김지혁에게 다가와서 말한다.


“저는 송선자 후보님 지지할게요.”

“아직도 정신 못 차리셨습니까?”

“예?”

“그런 말도 하시면 안 됩니다. 송 후보 죽이려는 겁니까?”

“···.”


김지혁이 강하게 말한다.


“세상이 달라졌습니다. 조심하시길 바랍니다.”

“예.”

“선거 운동하다가 자주 들르겠습니다.”

“아.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잘 부탁드립니다.”


세상을 바꾸는 일은 어렵지 않다.

기대보다 더딜 뿐.


카페 여사장은 분명 지인들에게 이 일화를 얘기할 것이고 살아가면서 조심할 것이다. 이런 작은 움직임이 큰 전환을 가져온다.


전화를 마친 송선자가 들어온다.


“명발대 후보가 놀라네요.”

“어떤 사람인지 안 봐도 뻔합니다.”

“걱정이네요.”

“뭐가요?”


송선자는 한숨을 쉬며 말한다.


“가뜩이나 여우 같은 인간인데···.”

“그러니 오소리가 되셔야 합니다.”

“오소리요?”

“지렁이 말고 오소리 말입니다.”

“아. 예···.”


송선자는 알아들었다.

그리고 카페 밖으로 나가서 인사를 시작한다.


‘꿈틀댈 바에야 물어야 한다.’


김지혁은 카페에서 노트북을 켠다.

카페 여사장이 다가왔다.


“이거 서비스로 드릴게요.”

“참. 끝이 없으시네.”

“예?”

“음식 제공은 안 됩니다. 어휴.”

“예···.”


쉽게 생각할 일이 아니다.

조각 케이크 줬다고 인증샷 올린다?

송 후보를 지지한다고 다닌다?


그날로 송 후보는 선거법 위반이라는 나락으로 떨어진다.


엄연한 향응접대다.

논란이 있을 만한 일은 아예 일어나지 않게 해야 한다.



***



카페에서 일을 보려고 할 때 최한숙의 전화가 왔다.


“같이 다녀보니까 어때?”

“잘하시는 것 같습니다.”

“타고났지?”

“좋게 보면 그렇습니다.”

“왜? 무슨 일이 있어?”


김지혁이 말한다.


“그냥 알리는 것이 전부는 아니니까요.”

“일단 알리긴 해야지. 안 그래?”


김지혁은 중요한 선거 홍보의 원칙을 생각한다.


‘보여 주는 것이 아니라 보이는 것이 중하다.’


“어떻게 알려지게 하느냐가 핵심입니다.”

“의도된 홍보?”

“맞습니다.”

“전략적으로 해야겠네.”

“그렇습니다.”


이름만 알려도 당선될 것이라면 굳이 선거 운동을 할 이유도 없다. 선거라는 게 그렇게 호락호락한 전장이 아니다.


유권자 누구도 관심 없는 ‘Notice’ 홍보는 최악의 선거 운동이다. 메시지와 이미지를 담아 전방위적으로 후보를 각인시키는 선거 운동이 절대적으로 필요한 이유다.


최한숙이 묻는다.


“궁금한 게 있어!”

“말씀하세요.”

“본격적으로 언제부터 캠프 돌려?”

“예비후보 등록은 마치셨죠?”

“마무리했지.”


김지혁이 답한다.


“D-42부터 시작하면 됩니다.”

“늦는 것은 아니고?”

“충분합니다.”

“6주네?”

“맞습니다. 본선거 빼면 4주입니다.”


최한숙이 말한다.


“본선거랑 구별해서 해야겠네?”

“일정을 쪼갤 겁니다.”

“4주. 2주. 이렇게?”

“예.”


본선거에는 유세차와 선거운동원 그리고 공보물 등이 포함된다. 그러나 본선거 이전에는 후보의 역량이 전력의 대부분이다.


캠프의 행정력과 후보의 운동력이 4주간 극대화 되어야 한다. 그래야 살인적인 본선거 일정을 소화해 낼 수 있다.


최한숙이 묻는다.


“어떻게 쪼개?”

“지금 설명하겠습니다.”


김지혁은 최한숙에게 미리 말해 두기로 한다. 어차피 뒤로 미룰 일이 아니라는 판단이다.


김지혁이 일정을 쪼개는 개념에 대해서 하나씩 설명한다.


1. 전체 일정을 6주로 계획한다.

2. 본선거 3일 전 ‘본선거 전략’을 확립한다.

3. 첫 3일 동안 후보의 역량을 확인한다.

4. 수정 계획은 D-39에 재수립한다.

5. 1주 차 주말은 시험 가능한 모든 것을 한다.

6. 첫 주는 극한의 선거 운동으로 시행한다.

7. D-2일 행정 및 회계서류는 완벽하게 마감한다.

8. D-1 캠프는 철수한다.


김지혁이 말한다.


“굵직한 내용은 대략 이렇습니다”

“수정의 연속이네. 세밀하다! 호호”


최한숙이 궁금한지 재차 묻는다.


“기초의원 선거도 이렇게 세밀하게 해?”

“선거는 크고 작을 수 있지만···.”

“있지만?”

“규모만 다를 뿐 속성은 똑같습니다.”


의아하다는 듯이 최한숙이 묻는다.


“그건 이해가 가. 그런데 철수는?”

“왜 하루 전에 하냐는 것이죠?”

“응. 보통 개표 같이 보잖아.”

“그 이유를 모르시겠어요? 정말?”

“응. 뭔데?”


김지혁이 말한다.


“개표일이 지옥이지 않아요?”

“지옥?”

“당선되면 청탁 지옥. 낙선되면 비방 지옥.”

“아···.”


김지혁이 말한다.


“제 기조는 이렇습니다.”


‘진입과 동시에 철수를 준비한다.’


캠프를 시작하면서 동시에 철수 준비도 한다는 듣지도 보지도 못한 선거전략을 들은 최한숙은 어안이 벙벙하다.


김지혁은 왜 이런 전략을 구사하는 것일까?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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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재 선거 전략가의 귀환 연재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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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지를 타격하라 +16 23.07.11 2,502 54 9쪽
52 권력을 뒤집는 지렛대 +20 23.07.10 2,537 55 10쪽
51 유권자가 주인이다 +28 23.06.18 2,556 56 9쪽
50 시민은 지키고 쓰레기는 치운다 +26 23.06.17 2,594 54 10쪽
49 소주 한 박스 +24 23.06.16 2,614 57 10쪽
48 주민과 함께 출마합니다 +24 23.06.15 2,628 55 10쪽
47 선자가 달린다 +25 23.06.14 2,652 56 10쪽
46 칼은 칼집에 +29 23.06.13 2,694 54 9쪽
45 조직화된 게릴라전 +30 23.06.12 2,679 56 9쪽
44 각색을 경계하라 +24 23.06.11 2,687 55 9쪽
43 각성하는 후보 +26 23.06.11 2,691 57 9쪽
42 프로세스 마스터 +24 23.06.10 2,698 55 9쪽
41 후보를 각인시키는 전략 +32 23.06.10 2,713 59 9쪽
40 소수가 판을 바꾸다 +28 23.06.09 2,717 61 9쪽
39 패자 부활이 판을 바꾼다 +32 23.06.08 2,756 61 9쪽
38 최악의 경선에서 살아난 후보 +26 23.06.07 2,757 57 9쪽
37 컷오프라는 단두대 +28 23.06.06 2,764 60 9쪽
36 불타는 집의 개떼들 +24 23.06.05 2,795 59 9쪽
35 해외연수 커넥션을 끊어라 +26 23.06.04 2,825 58 9쪽
34 캠프를 돕는 이유 +28 23.06.03 2,836 58 10쪽
33 후보를 드러내는 전략 +28 23.06.02 2,823 61 9쪽
32 캠프와 운동원을 조율하다 +28 23.06.01 2,827 57 9쪽
31 판을 뒤집는 선거운동전략 +26 23.05.31 2,827 60 9쪽
30 선거운동원을 교육하다 +28 23.05.30 2,843 57 9쪽
29 천재 선거전략가의 귀환 +26 23.05.29 2,896 63 9쪽
28 길들일 수 없는 맹수는 필요 없다 +24 23.05.28 2,870 57 9쪽
27 예정된 패배와 암흑의 서막 +20 23.05.27 2,867 59 11쪽
26 네거티브 대응 전략을 수용할까 +28 23.05.26 2,862 61 12쪽
25 먹느냐 먹히느냐 +24 23.05.25 2,869 59 11쪽
24 마타도어를 우회하라 +18 23.05.24 2,889 61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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