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애플주스의 홈

트윈 연대기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드라마

애플주스
작품등록일 :
2015.03.16 00:00
최근연재일 :
2015.04.06 21:42
연재수 :
57 회
조회수 :
14,374
추천수 :
202
글자수 :
259,951

작성
15.04.06 21:42
조회
174
추천
1
글자
10쪽

1장 7화 제의 - 11

DUMMY

토양지구처럼 은밀하고 더러운 분위기는 아니었지만 금화지구에도 분명 뒷골목이 있었다. 건물과 건물 사이의 좁은 길. 세드릭이 방금 도착한 골목길은 헤이즈 중앙은행 건물의 뒤편으로 나있는 골목길이었다. 중앙은행이라는 큰 건물이 드리우는 그림자 덕분에 햇빛이 하나도 들어오지 않아 어두웠다.


세상에 여기서 마법도구를 판단 말이야?

와보면서도 믿기지가 않았다. 몽블리를 만나보지는 않았지만 상당히 담력이 강한 사람이라는 것 쯤은 알 수 있었다. 중앙은행 바로 뒤 건물이라니.... 바로 앞에는 사람이 득시글 거리는 곳이지 않던가?


그걸 따질 때가 아니지.

사실 세드릭은 시간이 많지 않은 상태였다. 목격자들의 증언이 영주인 델런 글랜의 귀에 들어가는 건 시간문제였으니까.


빠르게 자신이 죽인 것이 아니라는 증거를 찾아야 했다.


아랫 입술을 지긋이 깨문 세드릭은 은행 뒷 골목에 솟은 허름한 건물의 문 앞에 섰다. 작은 나무문이었다. 이곳저곳 흠집이 가 있는 것을 보아하니 꽤나 오래된 문 같았다.


세드릭은 그 문을 열고 건물 안으로 들어섰다. 건물 안에는 어떠한 빛도 없어서 깜깜한 암흑나라 같았다. 머뭇거릴 시간이 없는 세드릭은 조심스럽게 안으로 걸음을 옮겼다.


문에서 한걸음, 두걸음, 세걸음.


세드릭은 토마스가 알려준 대로 딱 세 걸음을 걸은 다음 뒤를 돌았다.


한걸음, 두걸음.

이번엔 두 번 발자국을 옮기고 다시 뒤를 돌아 세 걸음을 걸었다.


그리고 오른쪽으로 한 번, 다시 왼쪽으로 한번, 이번엔 오른쪽으로 두 번...


마침내 마지막 걸음을 옮긴 순간 덜컥소리가 들리면서 바닥이 살짝 주저 앉는 기분이 들었다. 쇠사슬과 톱니바퀴가 분주하게 돌아가는 소리가 들리더니 나무 바닥의 일부가 갈라지기 시작했다.


갈라진 나무바닥 아래로 계단이 있었고 그 계단에는 횃불처럼 보이는 막대기가 걸려있었다. 주변이 하도 어두워서 그런지 횃불은 놀랄만큼 밝았다.


“세상에.”

이러니 중앙은행 뒤에 있지. 바닥을 일정순서대로 밟으면 비밀 통로가 열린다는 것을 누가 알겠는가?


조심스럽게 계단을 타고 내려갔다.

계단은 의외로 짧았고 금세 끝이 났다. 그리고 그 끝난 곳에 다시 문이 있었다.


몽블리가 있다는 곳이 바로 이곳이었다.

침을 한번 꿀꺽 삼키고 문을 두들겼다.


쿵쿵.

“계십니까?”

반응이 없었다. 너무 빨리 온 걸까? 토마스는 그가 밤에만 거래하는 자라고 했다.


그래도 그냥 이대로 돌아갈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범인을 찾아야 했다. 아니면 적어도 자신이 범인이 아니라는 증거를 찾아야 했다.


쿵쿵.

다시 두들겼다. 역시나 반응이 없었다. 사람이 있긴 한 건가? 만약 사람이 없고 자신이 범인이라는 증거를 찾지 못한다면 어떡하지?


전쟁에서는 그냥 사람을 죽이는 방법만 알면 되었다. 많이 죽이면 죽일수록 좋았고 그 방법이 잔혹하면 좋았다. 그리고 그 살인에 대해 책임을 지는 자는 아무도 없었다.


하지만 이젠 자신이 저지르지 않은 살인에 대한 책임을 질 수도 있었다. 정말로 책임을 지게 된다면 억울한 일이 아닐 수가 없었다. 그런 걸 용납할 순 없었다. 왜 내가 저지르지 않은 살인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하는가?


쿵쿵.

다시 두들겼다. 나와. 누구든지 얼른 나오라고!


“나참....거, 조금만 기다려요.”

안에서 마침내 반응이 왔다. 날카롭고 높은 여자 목소리였다. 몽블리가 여자였어?


“썩은 사과 하나 있습니까?”


“몇 개나 필요하나요?”


“두 개가 필요합니다.”

하나가 필요하다고 해놓고 숫자를 묻자 두 개가 필요하다고 했다. 일종의 약속된 암호였다. 이것도 토마스가 알려준 것이다.


암호가 맞았는지 드르륵 거리며 걸쇠가 풀리는 소리가 들렸다. 그리고 덜컥 문이 열리면서 여자의 모습이 세드릭의 눈앞에 드러났다.


어두운 밤색 머리에 거무튀튀한 피부를 가진 여자였다. 날카로운 목소리와는 대조되는 모습이었다.


“당신이 몽블리 맞습니까?”


“예. 제가 몽블리에요. 물건 보러 오셨나요? 아직 준비가 덜되었는데....”

몽블리는 조금 난처한 표정을 지으면서 말했다.


“음...찾으시는 물건 있나요? 재고가 있는지 확인해 볼게요.”

찾는 물건이라니.....

생각지도 못한 의외의 질문이었다.


“파이어 스타터.”

세드릭은 자신이 아는 유일한 마법도구의 이름을 말해 위기를 넘겼다.


“파이어 스타터는 항상 재고가 있죠. 자, 얼른 들어오세요.”

몽블리가 문을 열어 주면서 말했다. 그녀의 안내를 받으며 세드릭은 문 안으로 들어섰다.


문 안은 바깥보다는 환했지만 그래도 어두웠다. 창문 없이 촛불 몇 개만 켜둔 것이 전부였기 때문이다.


촛불의 빛 사이로 보이는 건 쭉 꽂혀있는 막대기 들이었다. 병기고에 있는 창처럼 그것들은 나무 받침대에 있는 구멍에 하나하나 정리되어 있었다. 물론 크기는 달라서 대충 세드릭의 팔뚝도 안되는 크기였다.


철로 된 막대기, 나무로 된 막대기 등등 종류가 다양했고 그 종류별로 받침대에 꽂아 둔 것 처럼 보였다.


세상에.

저게 다 마법도구란 말인가? 어디서 저런 걸 다 구했담?

세드릭은 놀란 가슴을 내색하지 않으려고 표정 관리를 해야 했다. 잘못하면 그녀가 의심할 수도 있었다.













마틴은 자신의 업무실에서 무력부로 올라오는 서류들을 살펴보고 었다.


요새 그가 가장 신경 쓰는 부분은 바로 치안이었다. 기본적으로 상당량의 인원이 다른 곳으로 지원을 갔기 때문에 인원 배치하기가 빡빡했다. 게다가 밀밭지구에 살인사건까지 발생했으니 더욱 골치가 아팠다.


“그래, 뭐 이 정도면 되겠지.”

마틴은 그리 중얼거리며 자신의 부관이 올린 근무 명령서에 자신의 직인을 찍었다. 이런 빡빡한 근무에 불만히 당연히 나오겠지만 지금 인원이 부족한 만큼 끌어다가 쓸 수 밖에 없었다.


“이건 그럼 되었고.”

마틴은 그 서류를 돌돌 말아서 책상 한 귀퉁이에다가 둔 다음 다른 서류 하나를 집어들었다.


보고서였다.

그가 특별히 지시한 것에 대한 보고서가 드디어 올라온 것이다.


마틴은 당연히 살인사건에 대해 조사하고 보고하라는 임무를 자신의 부하들에게 하달했고, 그 결과가 바로 이 보고서였다.


“어디보자.”

마틴의 시선이 서류의 글자를 읽기 시작했다.


[유네아의 행적 조사에 관한 보고.


1. 하인장 유네아는 살해당하기 전날밤에 중앙성을 나가지 않은 것으로 보입니다. 성문을 지키던 병사들은 그녀가 성문을 통과하지 않았다고 진술했습니다.


2. 하인장 유네아의 마지막 업무는 순찰이었습니다. 유네아는 하인 하녀들이 일을 잘 하고 있는지 퇴근 전에 확인하는 습관 이 있었다고 합니다.


3. 순찰을 나간이후 그녀를 본 사람이 없으므로 이 시간 때에 살해당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4. 순찰 이전에 마지막으로 만났던 사람은 지금 행방불명인 상태입니다.


여기까지가 저희가 현재 알아낸 부분입니다. 추가적인 사항이 있으면 계속 보고하겠습니다.]


아, 그 살인사건에 대한 보고서군.


듣자하니 아버지는 세드릭에게 이 일을 맡겼다고 들었다. 마음에 들지 않았다. 치안 범죄에 관한 일은 무력부 소관인데 지가 뭐라고 그 일을 가져가버리는가 말이야.


그래서 유네아에 대한 사전의 행적을 자세하게 조사해 오라고 시켰다. 부하가 조사한 다음 올린 정보가 자신의 손에 있었다.


4번 항목이 눈에 띄었다.

마지막으로 만났던 사람이 왜 행방불명인가? 유네아가 죽은 것과 무언가 관계가 있는 것은 아닐까?


쿵쿵.

마틴이 보고서를 다시 살펴보고 있던 중 누군가 자신의 사무실 문을 두들겼다.


“어, 들어와.”


마틴의 말과 함께 문이 벌컥 열리면서 사람이 들어왔다. 자신의 부관, 톰이었다.


“부장님.”


“왜.”


“보고 드릴 사항이 있습니다.”


“뭔데?”


“금화지구 입구 근처에서 살인사건이 발생했습니다.”


“살인사건?”

그곳은 유동인구가 많은 곳이었다. 어떤 배짱 좋은 놈이 거기서 살인사건을 일으킨거지?


“예, 근데 조금 이상합니다. 목격자들 말로는 머리가 북 터지듯 펑하고 터져버렸다고 합니다. 그리고.....”


톰은 잠시동안 말을 머뭇거리다 다시 말했다.


“유력한 용의자가 바로 세드릭 도련님이란 이야기가 있습니다.”


“뭐?”


“예. 살해 당한 자의 어깨를 손을 짚는 순간 그 일이 벌어졌답니다.”


이게 무슨 귀신 시나락 까먹는 소리인가? 마틴은 잠시동안 머리가 복잡해졌다. 머리가 어떻게 해서 펑하고 터져버린단 거지? 무슨 수단으로?


인상을 찌푸리면서 그게 무엇인지 잠시동안 추측해 보았다. 답은 의외로 간단했다. 마법. 마법만이 그런 조화를 부릴수가 있었다.


그럼 세드릭이 마법을 부려 사람을 죽였단 소리인가? 세드릭이 마법을 쓸수 있다는 소리는 전혀 들어본 적이 없었다.


잠깐.

이건 오히려 기회일 지도 몰랐다. 그것도 아주 좋은 기회 말이다. 짐작컨대 세드릭이 죽인것은 아닐 것이다. 그는 마법을 쓸 수 없으니까. 하지만 그냥 그의 무죄를 밝히지 않고 그대로 덮어버린다면 어떨까? 그를 마법사로 만들고 살인자로 만드는 것이다.


거짓말도 그럴듯한 증거가 있으면 사실이 되기 마련이다. 자신은 무력부장이고 경비대를 움직일 수 있는 힘이 있었기때문에, 그 정도 일은 아무것도 아니었다. 물론 세드릭에게 덤터기를 씌워서 재판에 넘긴다고 하더라도 최종 판결은 그가 아니라 가주인 자신의 아버지가 할 것이다.


마틴의 입가에 미소가 번지기 시작했다. 목에 걸린 생선 가시 같은 놈을 제거할 수 있는 방안을 찾았다는 생각에서였다.


#제의 - 11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트윈 연대기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공지 잠시 휴재 합니다.... 15.04.16 269 0 -
공지 트윈 연대기는 주 1회 월요일 연재입니다. 15.03.24 92 0 -
공지 임시복구 완료. 15.03.17 267 0 -
공지 선호작 하셨던 분들 죄송합니다. 15.03.16 238 0 -
» 1장 7화 제의 - 11 15.04.06 175 1 10쪽
56 1장 7화 제의 - 10 15.04.06 286 1 9쪽
55 1장 7화 제의 - 9 15.03.30 94 3 11쪽
54 1장 7화 제의 - 8 15.03.30 268 3 10쪽
53 1장 7화 제의 - 7 15.03.23 308 1 8쪽
52 1장 7화 제의 - 6 15.03.23 222 1 13쪽
51 1장 7화 제의 - 5 15.03.17 336 4 11쪽
50 1장 7화 제의 - 4 15.03.17 121 1 10쪽
49 1장 7화 제의 - 3 15.03.17 310 1 11쪽
48 1장 7화 제의 - 2 15.03.17 288 1 12쪽
47 1장 7화 제의 - 1 15.03.17 402 2 7쪽
46 1장 6화 동굴 - 13 15.03.17 167 2 13쪽
45 1장 6화 동굴 - 12 15.03.17 262 2 14쪽
44 1장 6화 동굴 - 11 15.03.17 138 2 8쪽
43 1장 6화 동굴 - 10 15.03.17 302 2 15쪽
42 1장 6화 동굴 - 9 15.03.17 269 2 8쪽
41 1장 6화 동굴 - 8 15.03.17 266 2 8쪽
40 1장 6화 동굴 - 7 15.03.17 285 3 8쪽
39 1장 6화 동굴 - 6 15.03.17 202 2 10쪽
38 1장 6화 동굴 - 5 15.03.17 262 2 9쪽
37 1장 6화 동굴 - 4 15.03.17 220 2 11쪽
36 1장 6화 동굴 - 3 15.03.17 129 2 7쪽
35 1장 6화 동굴 - 2 15.03.17 326 4 11쪽
34 1장 6화 동굴 - 1 15.03.17 177 2 10쪽
33 1장 5화 가문의 일원 - 12 15.03.17 151 1 8쪽
32 1장 5화 가문의 일원 - 11 15.03.17 121 4 10쪽
31 1장 5화 가문의 일원 - 10 15.03.17 169 2 9쪽
30 1장 5화 가문의 일원 - 9 15.03.17 84 2 10쪽
29 1장 5화 가문의 일원 - 8 15.03.17 274 3 9쪽
28 1장 5화 가문의 일원 - 7 15.03.17 317 4 8쪽
27 1장 5화 가문의 일원 - 6 15.03.17 278 2 11쪽
26 1장 5화 가문의 일원 - 5 15.03.17 229 4 10쪽
25 1장 5화 가문의 일원 - 4 15.03.17 297 3 10쪽
24 1장 5화 가문의 일원 - 3 15.03.17 291 3 11쪽
23 1장 5화 가문의 일원 - 2 15.03.17 172 4 9쪽
22 1장 5화 가문의 일원 - 1 15.03.17 307 3 7쪽
21 1장 4화 전조 - 5 15.03.17 187 3 10쪽
20 1장 4화 전조 - 4 15.03.17 303 6 16쪽
19 1장 4화 전조 - 3 15.03.17 312 2 10쪽
18 1장 4화 전조 - 2 15.03.17 344 3 12쪽
17 1장 4화 전조 - 1 15.03.17 332 4 10쪽
16 1장 3화 빛의 붕괴 - 4 15.03.17 286 5 12쪽
15 1장 3화 빛의 붕괴 - 3 15.03.17 292 3 9쪽
14 1장 3화 빛의 붕괴 - 2 15.03.17 298 5 9쪽
13 1장 3화 빛의 붕괴 -1 15.03.17 297 7 9쪽
12 1장 2화 독 - 8 15.03.17 258 6 9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