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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윈 연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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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주스
작품등록일 :
2015.03.16 00:00
최근연재일 :
2015.04.06 21:42
연재수 :
57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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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
글자수 :
259,9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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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03.17 0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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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1장 3화 빛의 붕괴 - 4

DUMMY

세드릭은 정기를 운용해서 허벅지 근육에 힘을 실었다. 허벅지 근육에서 힘이 충만해지는 것이 느껴졌고 보통 때보다도 훨씬 빠르게 움직일 수가 있었다.


덕분에 마법사와의 거리를 단숨에 좁힐 수 있었다.


그는 망설이지 않고 마법사를 향해 검을 휘둘렀다.

당황한 마법사가 허공에 재빠르게 손짓을 하자 검이 허공에서 가로 막혔다.


“쳇.”

검은 분명히 허공에 멈춰있는데 검의 끝에서 반발력이 느껴졌다. 필시 마법의 조화였다.


마법사의 입에서 알 수없는 말이 읊어졌다, 주문을 외우고 있는 것이다.


그의 손에서 불꽃 하나가 피어올랐다.


세드릭은 그의 손을 노려보면서 언제든지 그 불꽃을 피할 생각을 했다. 이윽고 마법사의 손이 움직이고 커다란 불덩어리가 그를 삼키기 위해 쏘아져 왔다.


피해야 했다.

저거에 조금이라도 스치면 끝장이었다.

세드릭은 오른발을 축으로 등을 젖히면서 몸을 한 바퀴 돌렸다. 다행히도 불꽃은 그의 복부 쪽을 아슬아슬하게 빗겨갔다.


“덤벼. 덤비라고.”

세드릭은 한손에 검을 쥔 채 다른 손으로 그에게 도발을 했다.


마법사는 그의 모습을 보고 한번 씩 웃더니 다시금 중얼거렸다. 그의 손에서 다시 불꽃이 피어올랐다.


마법사가 주문을 외고 있는 모습을 보고 세드릭은 계속 방향을 바꾸면서 그에게 전진했다. 자신을 조준하기 힘들게 하기 위함이었다. 얼마나 효과가 있을지는 확신할 수 없었다.


다시금 불꽃이 쏘아졌다.

그 불꽃의 경로를 보면서 세드릭은 이내 쾌재를 불렀다.

딱 보기에 경로가 달랐다.

조준이 빗나간 것처럼 보였다.


그것을 보면서 마법사를 향해 곧장 전진할 때 쯤 그 불꽃이 갑작스럽게 경로가 바뀌면서 땅바닥에 내리 꽂혔다. 그러더니 그 자리에 커다란 불꽃 벽 하나가 솟아 올라왔다.


“으…….”

멈춰야 했지만 가속도가 붙은 와중에 그러기가 쉽지는 않았다.


임기응변을 발휘할 시간이었다.


빠르게 상황을 판단하고 반사적으로 그는 종아리에 정기를 실었다. 그리고는 벽을 넘기 위해 땅을 있는 힘껏 박차 뛰어올랐다.


세드릭은 아슬아슬하게 그 벽을 넘었다.


불꽃의 벽에 신발이 그슬리는 것을 느끼면서 세드릭은 검을 추켜세웠다.


마법사는 그가 벽을 뛰어넘어서 자신에게 접근한 것이 믿기지가 않는 표정이었다. 아까처럼 손짓을 해 세드릭의 검을 막으려고 했지만 이번에는 그 주문보다 세드릭의 검이 더 빨랐다.


검은 마법사의 손목을 그대로 날렸다.


“으……으아악!”

마법사는 외마디 비명을 질러대었다.

자신의 몸뚱이 중 일부분이 갑작스럽게 절단되어 고통스러운 모습이었다.


세드릭은 그의 비명을 잠깐 동안 듣고 있다가 다시금 검을 움직여 그의 목을 꿰뚫었다.


“아아아……. 커……컥.”

숨이 빠져나가는 소리. 마법사의 입은 누군가가 그의 목을 조르는 듯 한 소리를 내면서 피를 쏟았다. 피는 세드릭의 얼굴로 튀었다.


역하고 비릿한 피 냄새가 확 풍겼다.


“후우…….”

세드릭은 검을 뽑고 주변 상황을 살펴보았다. 아직 전장은 정리되지 않았고 승자가 나올 기색이 보이지 않았다. 때려잡을 마법사가 아직 더 있다는 소리였다.


그는 방금 죽인 마법사를 한번 슥 쳐다본 뒤 검을 휙 털어 묻어있는 피를 떨궜다. 전장의 돌아가는 상황을 살펴보니 마법사들이 밀리는 것처럼 보였다.


아무리 마법사들이라도 자신들의 몇 배나 달하는 병력과 맞서는 건 힘든 모양인지 서서히 물러나고 있었다.


이곳저곳에서 피가 튀었고 번개가 내리꽂혔으며 우박이 쏟아졌고 불꽃이 솟았다.


그 가운데에서 세드릭은 앨리스의 모습을 볼 수가 있었다.


‘잠시 그녀를 잊고 있었군.’


그녀는 여성 마법사로 보이는 자와 대치하고 있었는데 앨리스의 옷이 이곳저곳 찢어져 있는 걸 보아하니 상황이 그다지 좋아보이지는 않았다.


도움이 필요해 보였다.

세드릭은 틈틈이 날아오는 마법을 피하면서 그녀를 향해 달려갔다.


여자 마법사는 꽤나 강한 모양인지 주변에 병사들의 시체가 널려 있었다. 그녀의 손에서 전기가 파직 거리면서 피어올랐다. 언제든지 마법을 쏘아낼 태세를 갖춘 것으로 보였다.


세드릭은 여 마법사의 뒤쪽으로 달려갔다.

여 마법사의 가까운 거리까지 접근하자 그녀와 대치하고 있던 앨리스와 눈이 마주쳤다. 앨리스의 찡그렸던 얼굴에 잠시 화색이 돌았다.


여마법사는 웃는 앨리스를 꼴 보기가 싫었는지 전기를 그대로 쏘아낼려고 했다.


전기마법은 그야말로 전광석화처럼 날아오는 마법이기 때문에 보고 피하는 건 불가능 했다.


게다가 앨리스는 원군이 왔다는 생각 때문인지 자세가 약간 흐트러져 있었다.


위험했다.

세드릭은 황급해진 나머지 어깨로 여 마법사의 뒤쪽 허리를 달려오는 속도 그대로 들이 받았다.


“악.”

비명이 나는 건 당연했다. 받는 순간 우뚝 하는 소리가 나지막이 들린 것을 보아하니 허리뼈나 갈비뼈 중 하나가 나간 모양이었다.


앞으로 엎어진 여 마법사의 몸뚱이를 뒤집자 그녀의 얼굴이 드러났다. 흙과 모래가 군데군데 붙어있었고 고통스러운지 인상을 찌푸리고 있었다.


세드릭은 주먹으로 냅다 그녀의 얼굴을 때렸다.

정기의 도움을 받은 묵직한 주먹은 단 한방에 그녀의 이 여러 개를 부수었다.


그는 다른 쪽 뺨을 다시 한 번 주먹으로 후려쳤다. 반대쪽으로 돌아간 그녀의 얼굴에서 다시 이 몇 개가 튀어나왔다.


세드릭의 주먹이 이번엔 그녀의 콧등으로 떨어졌고 그녀의 코는 단숨에 주저앉았다.


“헉헉…….”

멀리서 뛰어와 이 여자를 상대했기 때문에 숨이 가파왔다. 여 마법사는 의식을 잃은 모양인지 아무런 반응이 없었다.


“고……고마워요.”


“인사는 나중에 해.”

세드릭은 그녀에게 쏘아붙이듯이 말한 다음 검을 집어넣었다. 목숨이 왔다 갔다 하는 이곳에서 잠시 긴장이 풀린 듯 한 그녀의 모습이 별로 탐탁지 않았다.


잘못하면 이 여마법사가 아닌 앨리스가 죽었을 수도 있었다.


“크.....크.....”

여 마법사가 의식을 잃은 게 아니었던 모양인지 킥킥대는 소리를 냈다. 세드릭은 그녀를 완벽하게 끝내주기 다시금 검을 꺼내어 그녀를 겨누었다.


“그래……어서 빨리 죽여……. 크……어차피 네놈들도 다 뒤져버릴 테니 같이 죽는 것도……나쁘지 않겠지.”

그녀는 죽여 달라면서 웃고 있었다. 표정이 마치 재미있는 일을 기다리는 사람 같아보였다. 세드릭은 그녀의 마지막 말이 마음에 걸려서 그녀를 죽이는 걸 잠시 보류했다.


“다 뒤져버린다니 그게 무슨 뜻이지? 주변을 봐 이미 전투가 막바지야. 뒤지는 건 너희지 우리가 아니라고, 이 빌어먹을 년아.”


“보이는 것……만 보면 그……렇겠지……. 크…크……우리가 왜……여기서…너희를 사…상대…했는지……생각해 봐라……. 너희는 이제……다 뒤졌어……. 형제자매들의……원혼을 조금이나마…….”

그녀는 그 말을 하곤 다시금 의식을 잃었다.

저주에 가까운 말이었다.

세드릭은 안 그래도 좋지 않은 기분이 더욱 나빠졌다.

그녀의 말은 마치 자신들이 함정에 걸렸다고 말한 것처럼 들렸기 때문이다.


“저 여자 신경 쓰지 말고 어서 가요.”

앨리스가 세드릭을 옆에서 가만히 지켜보고 있다가 말했다.


“잠시 마음에 걸리는 게 있어서 말이야. 뭐, 별거 아니겠지. 후우......”

세드릭은 검을 집어넣고 이마에 맺힌 땀을 훔쳤다.

전투는 막바지로 치닫고 있었다. 주변에 마법사들과 병사들의 시체가 즐비했다.


많은 손해가 있었지만 어찌되었건 이겨가는 형국이었다.


예상치 못하게 많은 이들이 죽었다.

이 전쟁이 끝날 때 까지 앞으로 몇이나 더 죽을련지…….

“세드릭. 저게 뭐죠?”

앨리스가 대뜸 한쪽을 가리키면서 말했다. 세드릭이 그녀가 가리킨 방향을 보자 그곳에는 작지만 밝게 빛나는 빛 하나가 있었다.


“음.”

세드릭은 잠시 그 빛을 쳐다보다가 이내 호기심이 생겨 그 빛을 향해 다가갔다. 빛의 정체는 땅바닥에 버려져 있는 조약돌이었다.


조약돌이 환하게 빛을 발하는 기이한 일이 벌어지고 있었다.

자연에 이치에 맞지 않았다.

마법이었다. 의심스러운 마법.


조심해야 했다.


“앨리스, 물러서.”


“예?”


“물러서라고.”

아까의 여 마법사의 말이 생각나 불길했다. 빛을 뿜는 마법이 걸린 조약돌이라니. 이상하지 않은가? 그것도 전장 한 가운데에서 말이다. 전장에서 벌어지는 마법은 파괴적인 마법밖에는 없었다.


“뭔데 그래요?”

앨리스는 그렇게 말하면서 조약돌 쪽으로 다가섰다.


“마법인 것 같아.”

세드릭은 그녀를 막으려고 한 순간 조약돌에서 뿜어져 나오던 빛이 일순간 사라졌다.


“어?”

조약돌의 빛이 왜 사라졌을까?

마법이 아닐 지도 몰랐다.


세드릭의 상식으론 마법은 일시적으로 주변 환경에 영향을 준다고 들었었다.


조약돌은 이 전쟁터에서 벌어지던 마법의 영향을 받아 그렇게 빛이 난 것일 지도 몰랐다.


세드릭은 그렇게 생각하고 바짝 세워져 있던 긴장을 풀었다. 앨리스는 그 모습을 보더니 뚜벅뚜벅 걸어가서 그 조약돌을 집었다.


“에이……. 아무것도 아니잖아요. 왜 괜히 겁을…….”

앨리스의 말은 이어지지 못했다.

그녀의 손에 쥐고 있던 조약돌 때문이었다.



조약돌은 빛이 꺼지더니 일순간 강력한 힘으로 폭발했다.

폭발은 강했다.


일순간 강한 공기 파동과 함께 먼지구름이 치솟아 오를 정도로 강했다.


폭발이 일어난 건 앨리스가 쥐고 있던 그 조약돌뿐만이 아니었다. 뒹굴고 있는 검에서, 부러진 마법사들의 장비나 장신구에서 심지어는 쓰러진 병사의 몸에서 폭발이 연쇄적으로 일어났다.


연쇄적인 폭발은 손을 쓸 수 없는 전염병처럼 앨리스가 있는 지점부터 순차적으로 일어났다.


그 순간 다행인지 불행인지 세드릭은 본능적으로 땅바닥에 엎드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등 쪽에 순간 아득한 충격이 느껴졌다.

눈앞이 노래지는 것 같았다.

강한 충격파 때문인지 이명소리와 함께 귀에서 피가 흘러나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충격과 더불어 일어난 흙먼지 때문인지 가슴이 답답했다.


“켁켁…….”

세드릭은 답답함에 기침을 했다. 약간이나마 해소되는 듯 보여서 엎드린 자세를 풀고 일어섰다.


사방이 뿌연 흙먼지로 뒤덮여 있었다.

왜? 어쩌다가 갑자기 시야가 탁해졌을까?

폭발의 충격 덕분인지 세드릭은 잠시 사고가 이어지지 않았다.


앨리스가 쥐고 있던 조약돌이 폭발했다는 사실을 생각해냈다.


“아…….”

그랬다.

앨리스가 쥐고 있던 돌이 폭발한 것이다.

그가 잠시 마음을 놓은 바로 그 때 앨리스는 마법에 의해 산화 되었다.


“아……안 돼…….”

그는 중얼거리면서 먼지구름 사이로 그녀의 모습을 확인하려고 애썼다.


“안 돼……. 안 돼……안 된다고!”

그는 안 된다는 말만 계속 부르짖었다.

그의 잘못이었다.

그녀가 조약돌을 집은 걸 저지하지 못한 그의 잘못이었다.


먼지구름이 가라앉자 세드릭은 그녀의 남은 흔적들을……아니 조각들을 찾아낼 수 있었다.


그녀의 팔과 다리와 몸뚱이는 어디로 날아가 버린 채 목 위의 얼굴만 간신히 형태로 남아 있었다.


얼굴도 형체를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일그러져 있었지만 그녀 특유의 붉은 머리카락을 보고 세드릭은 머리가 그녀의 남은 일부분 이라는 것을 알아 낼 수 있었다.


세드릭은 흔적만 남은 그녀의 머리를 양손으로 붙잡았다.


그리고는 한이 맺힌 사람처럼 미친 듯이 울었다.



1장 3화 빛의 붕괴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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