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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윈 연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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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주스
작품등록일 :
2015.03.16 00:00
최근연재일 :
2015.04.06 21:42
연재수 :
57 회
조회수 :
14,388
추천수 :
202
글자수 :
259,951

작성
15.03.17 0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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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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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글자
12쪽

1장 4화 전조 - 2

DUMMY

나는 문을 열고 특실로 들어오는 여자를 급습했다. 손으로 그녀의 어깨를 강하게 밀치면서 단검을 들이대었고 다른 한쪽 손으로는 그녀가 소리를 못 지르게 입을 막았다.


“우……우읍…….”

목소리가 내 손을 뚫고 간간히 들렸다. 눈은 동그랗게 떴고 그 안에 있는 동공은 최대한 확장된 상태였다. 깜짝 놀라 당황하고 있는 것이 분명했다.


“쉬잇…….”

나는 단검을 그녀의 목에 가까이 접근시켰다.


“말만 잘 들으면 손해 보는 일 없을 거야. 알았어?”

그녀는 두려운 눈초리로 고개를 끄덕였다.


“네가 할 일은 나를 이곳 주인장에게 안내 하는 거야. 일만 잘 끝나면 너도 아무 탈이 없고 가게도 아무 탈이 없을 꺼다.”

문득 나는 내 목소리가 조금 어색하다고 생각했다.

경직된 듯 딱딱했다.

긴장이라도 한 걸까?


“대신 조건이 있어. 내가 손을 떼었을 때 소리를 지른다면……. 이 단검이 네 목에 틀어박힐 꺼다.”

그녀는 말없이 고개만 끄덕였다.


“자, 안내해.”

점원은 나한테 입을 가로 막힌 채 방을 나왔다. 나는 그녀의 뒤를 잡으면서 그녀의 허리에 단검을 바짝 붙여 위협을 가했다.


점원은 복도의 가장 끝에 있는 방을 향해 다가섰다. 복도와 마주보는 방향으로 문이 달려 있었는데, 이 복도에서 이런 구조를 가지고 있는 곳은 저 방 하나밖에 없었다.


그녀는 문을 두들겼다.


똑똑.


“어, 들어와.”

안에서 가느다란 여자의 목소리가 들렸다.

사람이 있었다.

저자가 이곳의 주인을 확률이 가장 높다고 생각한 나는 동시에 허리에 있던 단검의 손잡이 부분으로 점원의 머리통을 가격했고 점원은 순간 욱하는 소리와 함께 쓰러졌다.


죽진 않을 것이다.

나는 바닥에 엎어진 점원을 내버려 두고 문손잡이를 잡아 열었다.


문을 열자 안에는 역시 노출이 심한 옷을 입고 있는 여자가 책상에 다리를 올려놓고 의자에 앉아있었다.

그녀는 입 꼬리 끝에 점이 있었고 머리는 붉은색에 눈 밑에 주근깨가 약간 있었다.

놀랍게도 그녀는 침입자가 앞에 있는데 전혀 놀라거나 하는 표정이 아니었다.


“당신은 뭐지?”

그녀는 고개를 갸웃거리면서 물었다.


“침입자.”

나는 그녀가 눈치 채지 못하게 준비한 독침을 왼손에 올려놓고 주먹을 쥐었다.


“꽤나 여유로우시군. 이곳 주인인가?”


“주인 맞아.”

그녀가 그 말을 내뱉자, 나는 열려있던 문을 닫고 들어섰다.


“왜, 날 덮치기라도 하려고? 도둑이면서 간이 참 크네.”

그녀는 웃으면서 말했다.


“난 도둑이 아니야. 그리고.…….”

동시에 나는 주먹을 펴며 안에 있던 독침을 그녀에게 던졌다. 침은 그녀의 목덜미에 그대로 꽂혔다.




침에 발라져 있는 독은 살상용 독이 아니라 고문용으로 고안된 독이었다.


“당신 태도가 맘에 안 드니 좀 바꿔야 겠어.”

나는 그녀의 목에 박혀있는 침을 확인 한 다음 말했다.


“어떻게 내 태도를 바꾼다는 거지?”


“목에 꽂혀있는 침으로. 가만있어보자……. 이제 효과가 나타날 때가 됐는데.”

내 말의 떨어지기가 무섭게 그녀는 책상위에 올려놓고 있는 다리를 파르르 떨었다.


“으으……으악!”

그러면서 괴성을 마구 질러댔다.


나는 잠시 동안 그녀가 괴성을 지르면서 벌이고 있는 짓거리를 살펴봤다. 그녀는 몸을 덜덜 떨다가 중심을 잃고 의자에서 넘어졌다.


바닥에 떨어져서도 그녀는 떨리는 몸을 주체하지 못한 채 계속 꿈틀꿈틀 경련을 했다.


번개라도 맞은 듯한 모습이었다.

고등어가 뒤집히는 것처럼 몸을 가끔씩 움찔거리면서 허리를 튕겼고, 눈은 뒤집혀서 순간 흰자만이 보였다.


입에서는 거품이 스멀스멀 올라왔다.


그녀는 잠시 동안 그러고 있었다.

난 그녀가 경련을 멈출 때 까지 가만히 지켜보았다.


“어때, 짜릿하지?”


“이……이게…….”

그녀가 간신히 진정된 다음 말했다.


“이제 좀 태도가 바뀔 것 같군. 혹시 레드 크리스털이라는 이름을 가진 꽃을 알아? 붉은색 꽃잎이 마치 크리스털처럼 중앙에서 쭉쭉 뻗어있는 꽃이야. 그 꽃의 줄기에 살짝 흠집을 내면 방금 당신에게 주입된 그 액체가 나오는데, 이게 정말 신기해. 신체에 주입되면 마치 전기가 온몸에 통하는 것처럼 짜릿한 기분을 선사하거든.”

발라져 있는 물질의 정체는 독이 아니라 마약이었다. 이 물질의 효과는 간단 명료했다.


몸에 자극을 주는 것이다. 저렇게 눈알이 뒤집히고 몸을 통제하지 못할 정도로 강한 자극을 주는 마약이었다.


인간은 자극적인 것에 중독되기 마련이었다.

한 번 그런 자극을 맛본 사람은 다시금 그런 자극을 경험해 보고 싶어 하는게 대부분이었다.

그 자극이 온몸을 쾌락에 빠지게 하는 자극이면 더 더욱 그러고 싶겠지.


“어때……한 번 더 경험해 보고 싶지 않아?”

나는 웃으면서 숨겨두었던 독침 하나를 더 꺼내 손가락으로 튕겼다.


독침은 빠르게 날아가 그녀의 어깻죽지에 꽂혔다.


“으……으아!”

그녀는 다시 눈알을 뒤집히면서 몸을 부르르 떨면서 다시 한 번 경렬을 일으켰다.


그녀는 한참동안이나 그렇게 경련 했다.

바닥에 팔과 다리를 대자로 뻗은채 미친듯이 떨었다.


마침내 그녀가 경련을 멈추자 나는 그녀에게 가까이 접근했다. 눈이 퀭하게 풀려있는 것이 기운을 완전히 소진 한 듯 보였다.


처음 봤던 자신만만했던 사람은 이제 없는 거나 다름없었다. 마약에 중독되기 시작한 중독자만 눈앞에 있을 뿐이었다.


“후후후……. 옳지, 착하지.”


“으…으…으…….”

그녀는 뭐라고 중얼거렸는데, 너무 작아서 들리지가 않았다.


“음, 뭐라고? 잘 안 들리는데?”


“워…워…….”


“크게 말해봐.”

나는 그녀에게 다가가서 그녀의 입가에 귀를 가까이 댔다.


“원해요……나는 원해요…….”

그녀의 목소리는 속삭이듯이 작아 귀를 가까이 해도 간신히 들릴까 말까였다.


“뭘 원하는데? 이거?”

나는 그녀의 눈앞에 남아있는 독침을 보여주었다.

그녀는 독침이 눈에 보이자 순간 눈에 힘이 바짝 들어가더니 손을 뻗어 뺐으려고 발버둥을 쳤다.


난 주지 않으려 뺨을 후려 갈겼다. 그러자 그녀는 다시 잠잠해졌다.


“내 질문에 답하면 한방 더 맞혀주지.”


“네…네…무엇이든지요.”


“최근에 여기 폴츠비츠 가문의 도널드라는 놈이 왔었어?”


“네? 네……네…….”


“제대로 대답 안 해주면 안준다?”


“네……왔었어요……. 주인님이랑 같이 왔었어요.”

주인님?

이 여자가 이곳 주인이 아니었던가?


“네 주인은 누구지?”


“헤어우드 가문의 제임스......”

새로운 이름이 등장했다. 제임스는 또 누구지? 도널드와 같이 이곳에서 술을 마신 놈인 모양이었다. 그리고 그는 이 술집의 주인이고 말이다.


가만, 펠우드는 마일스톤하고 가까운 곳 아니었던가?

마일스톤을 다스리는 폴츠비츠 가문.

펠우드를 지배하는 헤어우드 가문.

보통 가까이에 그렇게 두 귀족 가문이 있다면 보통 으르렁 거리는 사이거나 친한 관계인 게 대부분이었다. 헤어우드와 폴츠비츠는 아무래도 후자인 모양.


“좋아, 제임스라는 놈이 폴츠비츠 가의 도널드를 이리로 데려왔다 이말이지?”


“예……예…….제가 직접 특실로 모셔서 알고 있지요. 다 대답했으니…….”

그녀는 간절하게 내게 속삭였다.

마약이라는 것이 이렇게 무섭다는 것을 다시 한 번 깨달은 난 그녀에게 말했다.


“아직은 아냐.”


“예?”


“질문이 아직 더 남았거든. 그 두 놈이 이곳에서 뭘 했지?”


“특실에서 술을 마셨지요. 이야기도 좀 나누었고요.”


“무슨 이야기를 나눴는데?”


“잘 들리지는 않았지만……후원이 어쩌고 하고 묵고 있는 숙소가 나쁘지 않다는 말도 하고......”

숙소!

나는 몽롱한 그녀의 말에 정신이 번쩍 들었다.


“그 숙소가 어디 있는데? 이것만 제대로 말해주면 원하는 걸 줄게.”


“금화지구……불타는 해마……라고 들었어요.”

원하는 답을 얻어냈다.

그 불타는 해마라는 곳이 도널드의 숙소든 제임스의 숙소든 이번 임무를 수행하는데 중요한 장소가 되었다.


도널드의 숙소면 가서 잡아오면 되고 제임스의 숙소면 지금과 같은 방식으로 도널드의 위치를 알아내면 되겠지.


나는 씩 미소를 지었다.


“아는 대로 말했으니…….부디......”

그녀는 아예 무릎을 꿇고 내 바짓가랑이를 붙잡았다.

나에게 매달리다 시피 하면서 독침을 한방 더 놔 달라고 사정했다.


나는 묵묵히 그녀를 바라보다가 남아있는 독침 한방을 그녀에게 던지고는 방을 나섰다.






나란 인간은 얼마나 쓰레기 일까?


불타는 해마라는 여관을 찾아 헤매면서 그런 생각을 했다.

가장 금기시 된다는 범죄인 살인과 방화, 암살을 밥 먹듯이 했고, 처음 보는 사람을 마약 중독자로 만드는데 아무런 양심의 가책을 못 느끼고 있었다.


마약은 마약이다. 독이 아니다.

독에는 해독제가 있지만, 마약에는 해독제가 없었다.

오로지 자신의 의지만으로 이겨내야 하는 게 마약이었다.


때문에 레드 크리스털 꽃의 진액으로 만든 그 마약처럼 중독성이 심한 것들은 사람의 인생을 순식간에 망쳐버리는 극독이 되어버리기도 했다.


그 여자는 남은 일생동안 그 마약보다 더 강렬한 자극을 찾아 헤매던가, 무슨 수를 써서라도 레드 크리스털 꽃을 구해보려고 할 것이다.


레드 크리스털이라는 꽃은 희귀종이었다.


아이스 홀딩 산맥의 정상에서만 나는 꽃. 굉장히 비싼 것은 물론이고 그 비싼 값을 구하더라도 항상 구입할 수 있는 것이 아니었다.


그녀가 그 꽃을 찾아보려고 해도 구하기가 매우 힘들 것이었다.


다른 방법으로는 주변에 있는 것 중에 그 마약과 유사한 아니 오히려 더 강렬한 자극을 찾는 것이었다.


자극……좀 더 강력한 자극…….


나는 이 독을 맞은 사람의 말로가 어떻게 되는지 똑똑히 본 적이 있었다.


그는 한 남자였고 내가 원하는 정보를 가지고 있는 대장장이자, 아내와 두 딸이 있는 가장이기도 했다.


처음에 봤을 때의 모습은 전형적인 대장장이로 평생동안 망치질만 했을 것 같은 그런 사람이었다.


내가 정보를 위해서 그를 방문했을 때도 그는 벌겋게 달아오른 쟁기를 망치로 두들기고 있었다.


아무런 감정이 없이 그의 이마에 마약을 쏴주었다.

그의 반응은 여관의 그 여자와 다를 바가 없었다.

순박한 사람처럼 보였던 그가 순식간에 마약만을 원하는 폐인이 되어버렸다.


한 달이 지나자 나는 그의 소식을 우연찮게 접할 수가 있었는데 그 자는 대장간의 숯가마에 자신의 머리를 집어넣을 정도로 미쳐버렸다고 한다.


그렇게 함으로써 그자는 자신이 원하는 자극을 얻었을까?

얻었다면 자신이 머리가 활활 태워지는 동안에 그걸 느꼈을까?


그건 알 수 없을 것이다.

솔직히 알고 싶지도 않다.



맞다.

방금 생면부지의 여자에게 그런 끔찍한 짓을 저질러 버린 것이다. 무서운 건 그런 일을 벌이면서도 아무런 양심의 가책을 느끼지 못했다는 것이다.


마치 밭에 나 있는 잡초를 뽑듯, 나는 그녀에게 독침을 꽂아넣었다. 신이 정말 있다면 나부터 지옥에 데려가는 게 당연하고도 정의로운 이치일 것이다.


난 지옥에 가버리고 말 거야. 지옥에 있는 곳중 어느곳에 배정을 받으려나?


빛의 교단 경전에서 본 내용이 순간 떠올랐다.

그 종교는 지옥을 여러 군데로 나누어서 묘사를 했었다.


어디로 가야 그나마 편할까?

땅이 오로지 날카로운 칼날로만 되어 있는 곳? 아니면 펄펄 끓는 용암만이 존재하는 곳?


그것도 아니면 모든지 얼어붙게 만들어서 영원히 추위만 느껴야 하는 곳도 괜찮다고 생각했다.


내가 신입이었을 시절, 가문이 나에게 가르쳐 준 사상이 있었다.


무엇이든 임무를 우선시해라 라는 말이 바로 그 것이었다.

때문에 난 여태껏 이런 짓거리를 해서라도 일을 처리하는게 당연한 것인 줄로만 알았다.


양심의 가책 따위는 처음부터 느끼질 못했다.

임무를 수행하는 방식이 무언가 잘못되었다는 걸 몰랐던 것이다.


왕국을 돌아다니면서, 임무를 위해 한 행동들이 어떤 결과를 초래하는지 경험하면서 내가 잘못되었다는 것을 서서히 느꼈다.


나를 교육시키고 임무를 맡긴 가문은 그러한 과정을 전혀 말하지 않았고, 오히려 자신들에게 손해만 오지 않는다면 은근슬쩍 권장하는 분위기를 조성했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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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 1장 6화 동굴 - 3 15.03.17 130 2 7쪽
35 1장 6화 동굴 - 2 15.03.17 327 4 11쪽
34 1장 6화 동굴 - 1 15.03.17 177 2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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