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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윈 연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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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주스
작품등록일 :
2015.03.16 00:00
최근연재일 :
2015.04.06 21:42
연재수 :
57 회
조회수 :
14,410
추천수 :
202
글자수 :
259,951

작성
15.03.17 02:18
조회
402
추천
2
글자
7쪽

1장 7화 제의 - 1

DUMMY

10년 전.

제국력 420년.

트윈 왕국 수도 자하항구의 어딘가.



평민들이나 노예들은 꿈도 꾸지 못하는 음식이 몇 가지 있다.


귀족들을 상대로 요리를 하는 요리사에게 달려가 그게 뭔지 물어 본다고 가정해보자. 말린 송로 버섯 가루를 뿌린 송아지 스테이크, 철갑상어의 알을 절여 만든 캐 비어……. 별의 별 것이 다 나올 것이다. 듣도 보도 못한 희귀한 재료들도 마구 튀어나올 수도 있었다.


그 수많은 재료에서 요리사들이 한결같이 으뜸으로 꼽는 재료가 하나 있다.


블론드 꽃.

이 식재료는 보통 말려서 차로 우려먹거나 가루를 내어 음식에 향을 돋우는 향신료 역할을 하는 재료다.


워낙 구하기 어렵고 희귀해서 이 꽃을 보지도 못하고 일생을 마친 요리사도 많았다.


그런데 바로 그 꽃을 말려서 차로 우려내 즐기는 남자 한 명이 있었다. 그는 꽃을 별로 귀하게 생각하지 않는지 차를 마시면서도 별다른 감흥을 보이지 않았다.


왜 그는 블론드를 귀하게 여기지 않을까? 그렇게 귀한 식재료인데.


사람마다 물건의 가치는 달라진다. 그에게 블론드 꽃은 귀한 가치를 지니고 있지 않은 것이다.


그가 그런 생각을 가진 이유는 둘 중 하나일 것이다.

블론드 꽃을 어디다가 산더미로 쌓아놓고 있거나, 아니면 그가 꽃을 아무렇지도 않게 생각할 만큼 돈이 많고 권력이 높은 사람이거나.


남자의 경우 후자였다.


그는 돈이 많았다. 그가 소유한 창고에는 금괴가 천장까지 쌓여있었다. 돈 뿐인가? 가지고 있는 권력도 워낙 높아서 그의 손짓 한 번에 목숨 줄이 왔다 갔다 한 사람이 수도 없이 많았다.


돈과 권력의 가장 높은 지점을 점유하고 있는 사람이라고 칭해도 무리가 없으리라.


남자의 이름은 아밀 트윈.

트윈 왕국의 하나뿐인 왕이었다.


아밀은 서재에 틀어박혀서 블론드 차를 마시는 이 시간을 가장 좋아했다. 생각을 정리하기에도 좋고 잠시 마음을 비우는데도 괜찮았다. 서재는 집무실과 회의실에서 꽤나 떨어져 있는 곳이기 때문에 일과 조금이나마 멀리 떨어진 것 같은 기분 때문에 한껏 여유로울 수 있었다.


“폐하! 국정대신 카디스 네이프가 면담을 요청했사옵니다."

차를 마시면서 여유를 즐기던 차, 밖에서 경비병이 큰 목소리로 외쳤다.


골치 아픈 손님 중 한명이 찾아온 모양이다.

에잇, 지금은 귀찮은데…….


“들라해라.”

아밀은 자신의 본심과는 다르게 그의 입장을 허락했다.

“예.”

경비병이 대답하자 문이 열렸다. 그리고 자신을 귀찮게 한 장본인인 국정대신 카디스 네이프가 모습을 드러냈다.


마흔이라는 나이에 어울리지 않게 일인지상 만인지하의 자리에 앉은 그를 수식하는 어구는 많았다. 정책의 귀재, 신이 내린 머리를 가진 자 등등…….


그렇지만 그 수많은 칭호를 납두고 아밀은 보통 그를 귀찮은 놈으로 불렀다. 그가 올 때마다 귀찮은 일이 하나씩 생겨났기 때문이다.


“폐하. 국정대신 카디스 네이프. 인사 올리옵니다.”

아밀은 그의 인사를 받으면서 힐끗 그가 들어온 문을 살폈다. 문은 아직 열려있었다.


“오, 그래. 네이프 경. 어쩐 일인가?”


“저번에 말씀해 주신 일에 대한 것들을 보고 드리러 왔습니다.”


“저번이라면…….”

아밀은 잠시 미간을 좁히면서 저놈이 대체 무슨 말을 하는 건지 상기해 보려고 애썼다.


기억나지 않았다.

국정대신과 왕 사이에 오간 대화가 한 둘이어야지.


카디스는 두루마리 하나를 손에 쥐고 있었다. 보아하니 그 두루마리에 그가 말하는 것에 대한 내용이 있을 것이었다.


“좋소. 보고해 보시오.”


“일단…….”

카디스는 뒤를 돌아서 문을 닫았다.


“저번에 저에게 말씀해 주신 거 잊으신 겁니까?”

대체 뭘 말하는 거야? 아밀은 고개를 갸우뚱 했다. 시선이 자연스럽게 카디스 뒤편에 있는 문으로 향했다.


문은 단단하게 닫혀있었다.


“뭔 개소리야?”


“……왕국에 새로운 질서를 세우고 싶어 한다고 하지 않으셨습니까?”

내가 그런 말을 했었나? 아밀은 왼손으로 턱을 괴면서 잠시 고민했다.


그런 말을 했던 것 같기도 했다.

그랑 단둘이 술 먹었을 때 한 이야기였다.


사실 마음을 툭 터놓고 이야기 할 사람이 아밀에겐 그밖에 없었다. 연배도 비슷했고, 젊은 날에 오지게 고생한 것도 비슷했기 때문에 아밀은 그와 꽤 빨리 친해질 수 있었다. 직급도 국정대신 정도면 왕과 그다지 멀리 있는 것도 아니었으니.

틈이 날 때면, 그와 같이 사냥을 나가거나 맛있는 것을 먹거나 했다. 물론 술도 진창 마셨고 말이다.


카디스가 방금 내뱉은 말은 그와 단둘이 술을 마시면서 내뱉은 말이었다. 취기가 잔뜩 올라서 속에 있는 말을 입으로 올려버렸었는데 카디스는 꽤 심각하게 받아들였던 모양이었다.


“너…….설마 나랑 그때 술 먹었을 때 한말 때문이냐?”


“예.”


“아이고…….두야. 또 무슨 일을 벌이고 싶어서 그래?”


“아까 드린 말씀 그대롭니다. 왕국에 새로운 질서를 세울 계획을 짜왔습니다.”

아밀은 괸 턱을 풀고 그를 잠시 응시했다. 표정을 보아하니 장난치는 것 같진 않았다. 그는 진심으로 말을 하고 있었다.


“......진심이야?”


“예.”


“좋아. 그 새로운 질서를 세울 거창한 계획이 뭔데?”

아밀의 말에 카디스는 자신이 가져온 두루마리를 아밀의 책상위에 펼쳤다. 그것은 지도였다. 자신이 다스리고 있는 왕국인 트윈왕국을 그린 지도.


지도는 꽤 커서 아밀의 책상이 꽉 찰 정도였다. 큰 만큼 상세한 정보가 가득 담겨있는 지도였다. 트윈 4대가문인 다이어, 프리스, 노스홀드, 글랜의 영토와 트윈 왕실 직할 영토. 각 영토에 있는 길과 지형, 지름길 까지 그려져 있었다.


“지금 왕국을 지배하고 있는 질서…….왕실과 다른 4개의 가문이 트윈이라는 영토를 나눠먹는 게 현재 왕국의 질서입니다. 4가문 모두 마법사 놈들 때려잡느라 병력을 끌어 모았으니 이 질서가 더욱 확고해 질 것입니다. 현재 쥐고 있는 병력이 있으니까요. 함부로 무너뜨리기 힘들죠. 폐하께선 바로 이 질서를 무너뜨리고 왕국내의 트윈 왕실의 힘을 확고하게 하라고 말씀 하셨습니다. 기억나십니까?”


“그래……. 내가 그리 말했던 것 같군.”

아밀은 기억을 더듬으면서 말했다.


“왕실의 힘과 권위를 확고하게 하기 위해서는 결국 다른 가문을 힘으로 눌러야 합니다. 압도적인 힘을 보여줘 찍소리도 못 내게 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인 방법일 겁니다. 그렇지만 그리한다면 4가문이 왕실이 그런 일을 벌일 때까지 지켜만 보고 있진 않을 겁니다. 어떻게 해서든 서로 뭉치려고 할 거 에요.”


“우리가 움직이면 당연히 다른 가문이 보고만 있지는 않겠지. 4가문이 서로 뭉쳐 왕실을 견제 할 수 있으니 이 구닥다리 체제로도 왕국이 굴러간다는 것쯤은 알아. 그래도 네가 방법이 없어서 이렇게 찾아오지는 않았을 텐데…….”


“물론 방법은 있습니다.”

카디스는 희미하게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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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3 1장 7화 제의 - 7 15.03.23 308 1 8쪽
52 1장 7화 제의 - 6 15.03.23 222 1 13쪽
51 1장 7화 제의 - 5 15.03.17 337 4 11쪽
50 1장 7화 제의 - 4 15.03.17 121 1 10쪽
49 1장 7화 제의 - 3 15.03.17 311 1 11쪽
48 1장 7화 제의 - 2 15.03.17 289 1 12쪽
» 1장 7화 제의 - 1 15.03.17 403 2 7쪽
46 1장 6화 동굴 - 13 15.03.17 168 2 13쪽
45 1장 6화 동굴 - 12 15.03.17 263 2 14쪽
44 1장 6화 동굴 - 11 15.03.17 139 2 8쪽
43 1장 6화 동굴 - 10 15.03.17 303 2 15쪽
42 1장 6화 동굴 - 9 15.03.17 270 2 8쪽
41 1장 6화 동굴 - 8 15.03.17 267 2 8쪽
40 1장 6화 동굴 - 7 15.03.17 286 3 8쪽
39 1장 6화 동굴 - 6 15.03.17 202 2 10쪽
38 1장 6화 동굴 - 5 15.03.17 263 2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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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 1장 6화 동굴 - 3 15.03.17 130 2 7쪽
35 1장 6화 동굴 - 2 15.03.17 327 4 11쪽
34 1장 6화 동굴 - 1 15.03.17 177 2 10쪽
33 1장 5화 가문의 일원 - 12 15.03.17 151 1 8쪽
32 1장 5화 가문의 일원 - 11 15.03.17 122 4 10쪽
31 1장 5화 가문의 일원 - 10 15.03.17 169 2 9쪽
30 1장 5화 가문의 일원 - 9 15.03.17 85 2 10쪽
29 1장 5화 가문의 일원 - 8 15.03.17 275 3 9쪽
28 1장 5화 가문의 일원 - 7 15.03.17 318 4 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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