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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윈 연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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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주스
작품등록일 :
2015.03.16 00:00
최근연재일 :
2015.04.06 21:42
연재수 :
57 회
조회수 :
14,389
추천수 :
202
글자수 :
259,951

작성
15.03.17 0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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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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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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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쪽

1장 5화 가문의 일원 - 11

DUMMY

“대화를 하고 싶으면 자기 정체를 먼저 밝히는 게 예의 아닙니까? 저는 당신을 모르고 있는데 당신은 저를 알고 있군요.”

갑자기 찾아와서는 자기와 이야기 해 달라고 하니 세드릭은 어이가 없었다.


“말씀드리는 것은 어렵지 않습니다만…….”

그는 그렇게 말하면서 도널드를 쳐다봤다. 어린 얘 인데도 그가 신경 쓰인다는 것이다.


세드릭은 눈치를 살피는 그의 눈빛에서 무언가 불길함을 읽을 수 있었다. 어째 분위기가 심상치 않았다.


“음……. 도널드.”


“예.”


“먼저 가서 너희 아버지에게 저녁을 준비해 달라고 말하면 어떻겠니. 아저씨는 이분이랑 잠깐 이야기 좀 하고 가야겠다.”


“그럴게요.”

다행히 도널드는 흔쾌히 세드릭의 제안을 받아들였다. 도널드가 낚시 바구니와 낚싯대를 챙겨 시야에서 사라지자 세드릭은 의문의 남자에게로 다시 돌아섰다.


“이제 독대 상황이 되었으니, 당신 정체가 누구인지 말을 해줘야 겠습니다.”


“저는 오크홀에서 일하고 집사로 일하고 있는 라이든 이라 합니다.”


“오크홀?”


“예, 이곳에서 한 사흘 정도 가면 나오는 도시지요. 발리우드 숲 건너편에 있는 곳입니다.”


“그곳에서 집사로 일하고 계신 분이 무슨 이유로 저를 찾으신 겁니까?”

세드릭이 묻자 남자 라이든은 잠깐 기침한번을 하고 다시 말했다.


“제가 오크홀의 집사라는 건 별로 중요하지 않을 것 같군요. 오크홀의 일로 온 것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거두절미하고 바로 본론으로 들어가죠. 전 당신에게 제안을 하러 왔습니다.”


“무슨…….”


“아주 달콤한 제안이죠. 거부할 이유가 없으리라고 생각합니다.”


“좋습니다. 그 제안이 뭔지 한번 들어나 봅시다.”


“그 전에. 우선, 제안을 드리기 전에 몇 가지 질문을 드려보도록 하지요.”

세드릭은 그가 말하는 것에 대해 점점 흥미가 생기기 시작했다. 라이든은 무언가 의미심장한 말을 준비하듯이 심호흡을 한번 한 다음 말을 이었다.


“당신이 왜 실패했다고 생각합니까?”

과연 의미심장했다.

실패했다니.

세드릭은 잠시 그를 노려보았다.


“어째서 내가 실패......”


“당신은 실패했습니다. 많은 이들이 당신을 배신하고 당신의 앞길을 망쳐버렸지 않습니까. 가족도 프로스트도 당신을 배신했습니다. 두 달 전에는 넬슨이라는 자에게 말 그대로 뒤통수를 후려 맞아 잠시 동안 식물인간 신세와 다를 바가 없었지요.”


“당…당신……. 일개 도시의 집사라는 사람이 어떻게 그걸 알고 있는 겁니까?”

세드릭은 라이든이 자신이 겪은 일들을 다 알고 있다는 사실에 경악했다.


“오크홀의 집사라는 말은 잊어버리세요. 그게 중요한 게 아닙니다. 중요한 건 당신이 실패했다는 겁니다. 예, 당신은 실패했어요. 가문에게 인정받고 싶어서 가문을 위해 피와 뼈가 튀기는 전장에서 헌신했지만 돌아온 것은 헌신짝 취급이었죠. 용병들과 그 ‘토벌단’에 소속된 사람들에게 나름 신뢰를 얻었지만 용병인 프로스트에게도, 토벌단에 소속된 넬슨에게도 당신은 배신당했습니다. 왜 그런지 아십니까?”


“......”


“당신 힘이 약하기 때문입니다. 당신은 신체적인 능력이 특출나지도 않고, 돈이 많지도 않으며, 권력이 높지도 않습니다. 다른 이유를 찾으려고 하지 마십시오. 지금 당신은 약합니다.”

세드릭은 주먹을 꽉 쥐었다. 약하다고 말하는 저자의 입에 그대로 주먹을 날려버리고 싶은 마음을 꾹 참았다. 그는 자신의 남아있는 자존심을 무참히 깎아 내려가고 있었다.


“지금의 당신은 매우 하찮게 보입니다. 뭐 전쟁터에서 구른 경력 덕분에 싸움은 조금 할 줄 알고 있겠습니다만, 그것 외에 내세울 수 있는 것이 아무것도 없지요. 이런 말까지 하긴 뭐하지만 저도 당신보다는 강합니다. 오크홀의 집사요? 후후……. 제가 그깟 집사 신분 가지고 당신을 이렇게 위협하는지 아십니까?”

그는 그렇게 말하면서 고개를 가로저었다.


“아닙니다. 저는 당신보다 육체적으로 약할지는 몰라도, 다른 부분에서 강하기 때문에 당신에게 강하게 나갈 수 있는 겁니다. 자, 증명해 드리지요. 아까 간 그 꼬마 있지 않습니까? 꼬마를 보낸 판단은 잘못된 판단이라는 걸 당신은 알게 될 겁니다.”


“뭐?”


“뭐가 아닙니다. 잘 생각하십시오.”


“지금 당신 도널드 가지고 협박을 하겠다는 거야?”

세드릭은 화가 나서 그에게 소리를 질렀다.


“제가 고작 그 꼬마가지고 협박을 하겠습니까? 저는 그 꼬마가 간 마일스톤 전체를 말하는 겁니다. 당신이 저에게 어떻게 말하느냐에 따라 마일스톤의 운명이 좌지우지 될 수 있습니다. 지금쯤 마일스톤에 제 명만을 기다리고 있는 300명의 기사들이 대기를 하고 있겠군요.”

세드릭은 순간 그가 허세를 부리고 있다고 생각했다.

300명의 기사가 모여 있다고?

세상에나, 트윈 전체에 기사가 1000명도 안될 텐데 어디서 300명의 기사를 구해왔다고 하는 건지, 원.


그렇지만 그가 허세를 부리지 않았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었다. 진짜로 기사 300명을 데리고 왔으면 어쩔 건가?


세드릭은 머릿속에 네빌의 존재가 스쳐갔다.

마일스톤의 영주인 네빌 폴츠비츠.

그의 무력과 검 실력은 소름이 돋을 정도지만 그렇다고 해서 300명의 기사를 상대로 대등하게 겨룰 수 있을까?

아니었다. 아무리 그가 강해도 혼자서 300명은 이기지 못했다.


“좋아, 그 제안이라는 게 대체 뭡니까?”

세드릭은 흥분을 가라 앉혀보려고 애쓰면서 말했다.


“간단합니다. 우리의 계획에 참여하시면 됩니다. 유니티 계획이라고……. 장기 프로젝트 하나가 있습니다.”


“그러면 내가 뭘 얻어낼 수 있지?”


“헤이즈를 드리지요.”

세드릭은 눈알이 동그랗게 변했다.


“헤이즈를, 글랜을, 골든필드를 당신의 손아귀에 쥐어 드리겠습니다. 이 정도면 아주 좋은 조건 아닙니까?”

그는 그렇게 말한 다음 씩 웃어보였다.

세드릭은 그의 미소가 굉장히 소름 끼치다고 생각했다.





라이든의 말은 사실이었다.


마일스톤 입구에 제복과 검을 차고 있는 검사들이 진을 치고 있었던 것이다. 검사들은 하나같이 몸이 다부졌으며 가슴 쪽에 황금색 용이 그려진 제복을 입고 있었다.


“세상에......”

세드릭은 입을 다물 수가 없었다. 실제 많은 수의 검사들이 그의 말대로 집결하고 있는 모습은 장관이 아닐 수가 없었다.


그러나 세드릭이 입을 다물 수 없는 이유는 그것 외에도 하나 더 있었다.


저 제복에 있는 황금색 용 문양…….

익히 아는 문양이었다.


왕실…….

트윈 왕실의 문양이 바로 저 황금색 용 문양이었다.


“당신.......왕실 사람이었습니까?”

그가 왜 자신보다 강하다고 했는지 이제야 이해가 갔다.


그는 저렇게 많은 검수들을 부하로 삼고 있고, 왕실의 비호까지 등 뒤에 둔 사람이었다.


그는 강했다. 강한 만큼 자부심 또한 대단해 보였다.


그의 육체는 세드릭의 주먹 한 방으로 쓰러뜨릴 수 있었지만, 세드릭이 그러는 즉시 저 검사들이 달려와 자신을 찢어발길 것이다.


검사들의 실력을 정확히 모르지만 가슴에 트윈 문양을 달 정도라면 보통 내기들이 아닐 것 같았다. 왕실이 아무에게나 자신들의 문양을 수여하진 않았을 테니 말이다.


그동안 너무 단면적인 것만을 보고 사람을 평가했다는 걸 세드릭은 깨달았다. 한 사람의 능력을 측정할 때 그 사람이 어떤 권력을 얼 만큼 쥐고 있는지를 생각했었어야 했다.


남에게 특정행동을 강요할 수 있는 능력이 바로 권력이었다. 그 말은 곧 남의 힘을 고스란히 자신의 손으로 휘두를 수 있다는 말도 되었다.


“제가 왕실 사람이면 어떻고, 아니면 어떻습니까? 후후……. 자, 그럼 가보실까요?”

라이든이 히죽 웃으면서 앞장서기 시작했다. 세드릭은 그의 뒤를 따라 마일스톤의 정문으로 향했다. 둘을 발견한 기사들이 부동자세를 취하면서 검을 가슴에 붙이는 경례를 했다. 라이든과 세드릭이 지나갈 때 까지 그 경례 자세를 풀지 않다가 그들이 지나가서야 비로소 자세를 풀었다.


나무 목책의 유일한 문인 정문엔 네빌 폴츠비츠가 나와 있었다. 그는 여차하면 검을 뽑을 태세로 검수들을 노려보고 있었다.


“자네, 이게 어떻게 된 일인가?”


“저도 정확한건 모릅니다만……. 제가 저들의 제안을 받아들이지 않으면 이 마을을 불태워버리겠다고 하더군요.”


“저들이 누군데? 저건 왕실의 문양이 아닌가. 왕실이 이 시골 벽촌엔 왜 온 거지?”


“그건 저도…….”


“아, 그건 제가 설명 드리죠.”

라이든이 둘 사이의 대화에 끼어들었다.


“자네는 누군가?”

네빌이 라이든에게 물었다.


“저는 라이든이라 합니다. 당신은 마일스톤의 영주 네빌 폴츠비츠지 않습니까?”


“내 이름은 또 어떻게 알고 있지?”


“모를 수가 없지요. 7년 전쟁의 숨겨진 대 영웅이신분인데.”

네빌은 무언가 마음에 들지 않는 듯 고개를 살짝 기울였다.


“나를 비웃는 군.”


“비웃다니요. 전혀 그런 게 아닙니다. 당신이 없었으면 라쿠르의 침략을 막을 수 없었다는 건 잘 알고 있습니다. 당신은 존경을 받아야 마땅한 사람이지요. 아무튼 그건 그렇고. 정식으로 저의 소개를 하자면, 저는 왕실 특수 임무 기사단의 책사 직책을 맡고 있는 라이든이라 합니다. 오크홀의 집사일도 하고 있죠.”

왕실 특수 임무 기사단이라니. 세드릭도 그의 진짜 정체를 지금 처음 알았다.


“사실 이 마일스톤에 온 건 글랜 가문의 세드릭이라는 사람을 위해서 온 것이지 다른 이유는 없습니다, 폴츠비츠 경. 그 점은 안심하셔도 됩니다. 제 이름을 걸고 보증하지요.”

라이든은 세드릭을 손가락으로 가리키면서 말을 이었다.


“제 제안은 별게 아닙니다. 저분만 우리를 따라오시면 됩니다. 그렇게만 된다면 아무런 문제가 발생하지 않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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