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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윈 연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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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주스
작품등록일 :
2015.03.16 00:00
최근연재일 :
2015.04.06 21:42
연재수 :
57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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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수 :
202
글자수 :
259,9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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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03.17 0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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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쪽

1장 6화 동굴 - 5

DUMMY

언제나 그렇듯 철문은 예고 없이 열리기 시작했지만 여는 소리가 워낙 시끄러워 금세 알아차릴 수 있었다.

소리가 들리기 시작하자 나는 147과 도널드를 한번 씩 살펴봤다. 그들은 고개를 끄덕이면서 암묵적으로 계획 실행 동의를 했다.



모두 빠르게 철문으로 바짝 붙었다.


당연하게도 기회는 단 한번밖에 없었다. 단 한 번의 기회에 빠르고 신속하게 이곳을 탈출해야만 했다.


철문은 계속 열렸다. 적어도 빵이 들어갈 정도의 틈은 만들어야 했기에 그때까진 기회가 아직 있었다.


나는 본능적으로 간수가 빵을 안으로 집어넣을 때가 기회라는 것을 알았다.


마침내 빵이 살며시 고개를 내미는 순간 우리 셋 모두는 힘껏 철문을 잡아당겼다.


철문에서 나는 소리가 더욱 커지면서 문이 갑작스럽게 활짝 열렸다. 덕분에 감방 바깥에서 들어오는 빛이 쏟아지듯 들어왔다. 나는 순간 눈살을 찌푸리면서 빛을 견뎌내 보려고 애썼다.


“뭐……. 뭐야?”

밝은 빛 사이로 희미한 형체 하나가 놀란 말투로 중얼거렸다. 말투만 들어보면 갑자기 문이 열리니 당황스러워 하는 걸로 보였다.


당황스러워 하고 있는 이때 놈을 죽여야 했다. 제대로 보이지 않아도 해내야 했다.

흐릿한 잔영의 허리를 어깨로 들이받아 놈을 땅에 강제로 눕혔다.


어깨로 느껴지는 감촉은 그다지 단단하지 않았다. 놈은 적어도 판금 갑옷은 입고 있지 않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윽.”

놈은 신음을 뱉으면서 땅에 처박혔다. 재빨리 나는 그의 허리춤을 손으로 더듬거리면서 무기를 찾았다. 잡히는 것이 있었다. 작은 단검이었다.


나는 그 단검을 단숨에 뽑아 놈의 몸뚱이를 향해 찍었다.

한번 찍은 것도 아니고 수차례 반복해서 찍었다. 놈이 더 이상 움직이지 않을 때 까지 계속 찍었다.


시야가 서서히 돌아오자 구멍이 뻥뻥 뚫린 피투성이 가죽갑옷을 입고 있는 한 남자가 누워있는 것을 볼 수 있었다.


“후…….”

나는 숨을 고르면서 남자가 살아있는지 확인했다. 기다란 장검을 허리에 찬 것을 보아하니 주 무장은 그것 같았다. 단검은 호신용으로 들고 다니는 모양이었다.


장검을 도널드에게 던져주었다.

다룰 줄 아는 사람에게 주는 것이 훨씬 상황이 나을 것이다.


“이제 돌이킬 수 없소.”

나는 나직이 중얼거렸다.


“어느 쪽으로 가야 할까요?”


“어디가 되었든, 일단 이곳에서 빨리 벗어나야 하오. 얼른 움직여야 해.”

움직인다 해도 어디로 간단 말인가?


감방 밖의 길은 두 갈래로 나뉘어 있었다.

위로 올라가는 길과 아래로 내려가는 길.


저번에 심문실로 끌려갔을 때는 분명 아래로 내려가는 길 쪽으로 간걸로 기억하고 있었다.


심문실 근처에 출구가 있을 것 같진 않았다. 정보를 캐내는 곳인데 은밀한 구석에 위치할수록 좋다는 건 상식적인 일이었다.


“위로 가봅시다.”

나는 의견을 제시했다.


“위쪽이요? 특별한 이유라도 있습니까?”

도널드가 물었다.


“저번에 끌려갔었던 기억으로는 심문 실이 아래쪽 길에 있었거든. 아무튼 빨리 움직여야 하오.”

















길은 비좁았다.

우리는 벽에 바짝 붙어 계단을 올라갔다. 이 계단이 얼마나 길지 알 수 없기 때문에 체력을 아껴야 했다. 의외로 짧을 수도 있었고 기나긴 여정이 될 지도 몰랐다.


내가 가장 앞장섰고 도널드가 후방을 맡았다. 자연스럽게 147을 보호하는 진영이었다. 147이 활은 잘 쏠지 몰라도 이런 좁은 길에선 그 능력이 별로 소용없을 것 같아 이런 식으로 진형을 짜게 되었다.


체력을 아끼면서도 긴장을 풀지 말아야 했다.

경사가 가파르고 좁은 길을 올라가면서 그 둘을 동시에 할 수 있는 사람은 초인에 가까운 사람일 것이다.


당연히 체력이 급속도로 고갈되기 시작했다.


나는 아까 그 간수가 들고 온 빵을 세 등분으로 나누어 147과 도널드에게 두 조각을 주고 나머지 한 조각을 먹었다.


빵 조각이 얼마나 체력을 채워 줄 수 있는지는 의문이었지만 먹지 않는 것보다는 분명 사정이 나을 것이리라.



우리는 한참동안이나 그 좁은 길을 올라갔다. 얼마나 올라갔을까?

앞쪽에서 수군수군 거리는 소리가 들렸다.


앞에 사람이 있는 것이다.


“쉬…….”

나는 손가락을 들고 뒤에 따라오는 둘에게 신호를 보냈다. 앞에 서 인기척이 들리니 조심하라는 내용이었다. 나는 조심스럽게 앞으로 나아갔다.


계단이 마침내 끝나면서 넓은 공동이 펼쳐졌는데 공동의 중앙에 괴상한 기계 하나가 있었다.


기계는 철컥 소리를 내면서 앞에 달려있는 문이 열렸다.

그 문에서 사람 두 명이 내렸다. 이 감옥의 간수들로 추정되는 자들이었다.


우리는 빠르게 근처 석주 틈에 숨었다.


“이거 개발한 인간 진짜 대단한 새끼일 것 같지 않아?”


“갑자기 뭔 소리야, 프레이.”


“아니, 그냥. 예전에는 계단으로 힘들게 올라가고 내려가야 했는데 이거 타면 그냥 직빵이잖아.”


“그렇긴 해……. 마법이 이렇게나 편한 거였다니 진작 썼으면 오죽 좋냐, 안 그래?”


“쉿……. 누가 들으면 목이라도 날아갈 소리를 잘도 지껄이네. 뭐. 편하긴 해. 라쿠르에 가면 이런 물건들은 발에 차일 정도로 많다고는 하던데…….”

그들은 서로 이야기를 나누면서 우리가 있는 곳 근처로 다가왔다.


나는 바짝 긴장하면서 언제든지 놈들을 기습할 준비를 했다.

제발 오지 마라.

어딘가에서 탈출을 시도하면서 사람을 죽이는 것만큼 멍청한 짓은 없었다.

흔적을 남기기 때문이다.

아까 전 그 빵을 주던 간수는 어쩔 수 없다 치더라도 이들은 되도록 죽이지 않고 지나가는 것이 좋았다.


나는 마른 침을 삼켰다.


“폴리 놈은 뭐하기에 근무 교대 시간이 끝나도록 안 오는 건지 원.”


“어디선가 쳐 자자고 있겠지.”


“몰라, 얼른 가서 찾아보자고.”

나는 이들이 온 목적이 내가 죽인 간수를 찾으러 온갖 같아 순간 섬뜩했다.


뚜벅거리면서 그들이 바로 우리 앞까지 왔다.

나는 습격을 할까 말까 고민을 해야 했다.


“그 띨빵한 새끼가 어째서 우리 단에 들어왔을까?”


“검 실력도 형편없던데……. 누가 뒤를 봐주고 있는 거 아냐? 이를테면 단장님 친척이라던가.”


“단장새끼가 누구를 꽂아 줄 사람이 아니지.”


“하긴.”

마침내 가까이 왔다.

주변이 어두워서 그런지 놈들은 우리를 찾지 못하고 있었다.


“아무래도 횃불을 써야 겠어.”


“아래 내려가서 쓰지.”


“어두운 계단 내려가다가 굴러 떨어지긴 싫다.”

한명이 그렇게 말하면서 가지고 온 막대기에 무언가 장치를 가져다가 대었다. 그러자 놀랍게도 횃불에 불이 붙는 것이 아닌가?


“이야……. 파이어 스타터! 언제 또 그런 건 가지고 있었대?”


“암시장에 가면 이런 마법 도구들 많아. 어쨌든 얼른 가자. 폴리 놈 얼른 찾고 밥 먹으러 가야지.”


그들은 횃불을 들고 우리 뒤에 있는 계단으로 사라졌다.

놈들이 시야에서 완전히 사라진 것 같아, 각자 뿔뿔이 흩어져 숨어있었던 세 사람이 다시 모였다. 다행히 들키지 않은 것 같았다.


그래도 조심하면서 신속하게 움직여야 했다.


“저게 대체 뭘까요?”

147이 전방에 있는 괴상한 기계를 가리키면서 말했다.


“글세……. 무슨 이동장치 같은데…….”

나는 고개를 갸우뚱 거리면서 그 기계를 향해 다가갔다.


“조심해요.”


“걱정 마시오.”

나는 147을 안심시키면서 조심스럽게 기계를 살펴보기 시작했다. 기계는 상자와 비슷한 모양이었고 안에 문이 있었다. 특이한 것은 위쪽에서 내려온 기다란 무쇠사슬이 기계 상자의 위쪽에 연결되어 있다는 것이다.

그 모습이 대롱대롱 매달린 추 같아 보였다.

나는 고개를 들어 사슬이 내려온 쪽을 쳐다보았지만 어두워서 끝이 보이지 않았다.


“흠…….”

좀 전에 나누었던 그들의 대화를 생각해 볼 때 이 기계를 동굴 나가는 장치로 추정 할 수 있었다.


그렇기에 좀 더 자세히 살펴볼 필요가 있었다.


문을 열고 기계 내부를 살펴보았다. 단추 하나 외에는 아무것도 없었다.


“이거 타는 건가?”

어느새 다가온 도널드가 기계를 살펴보더니 말했다.


“타는 거라니……. 이 문 안으로 들어가는 거란 말이오?”


“저도 처음 봐서 잘 모릅니다만……. 아까 그놈들 이 문을 열고 내리지 않았습니까? 타야지 내리죠. 적어도 그놈들은 문에 다 들어와서 기계를 작동시킨 것 같습니다만…….”


“이 단추를 누르면 작동되지 않을 까요?”

147이 기계 내부의 붉은 단추를 보면서 말했다.


“음…….어쩌겠소. 도박 한번들 해 보시겠소?”

내가 말하자 다른 두 명이 고개를 끄덕였다. 어차피 물러날 곳은 없지 않던가? 앞으로 나아가는 수밖에 없었다. 이 기계 상자는 앞으로 나아가는 수단이 될 터였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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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3 1장 6화 동굴 - 10 15.03.17 303 2 15쪽
42 1장 6화 동굴 - 9 15.03.17 270 2 8쪽
41 1장 6화 동굴 - 8 15.03.17 267 2 8쪽
40 1장 6화 동굴 - 7 15.03.17 286 3 8쪽
39 1장 6화 동굴 - 6 15.03.17 202 2 10쪽
» 1장 6화 동굴 - 5 15.03.17 263 2 9쪽
37 1장 6화 동굴 - 4 15.03.17 221 2 11쪽
36 1장 6화 동굴 - 3 15.03.17 130 2 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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