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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윈 연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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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주스
작품등록일 :
2015.03.16 00:00
최근연재일 :
2015.04.06 21:42
연재수 :
57 회
조회수 :
14,376
추천수 :
202
글자수 :
259,951

작성
15.03.17 0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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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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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글자
11쪽

1장 5화 가문의 일원 - 3

DUMMY

아침을 챙겨먹고 다시 길을 나섰다.

간밤의 꿈이 자신을 짓누르는 듯해 기분은 그다지 상쾌하지 못했다.


앨리스가 왜 자꾸 꿈에 나오는지 알 수가 없었다.


타는 듯이 붉은 머리카락만 기억나는 데도 그녀는 꿈에 자주 나타났다.


그녀가 등장하는 꿈은 항상 괴로움을 수반했다.

세드릭은 더 이상 그녀 생각하기가 싫었다. 이젠 잊어야 하는 사람이었지만 죄책감 때문에 잊지를 못하고 있었다.


“제길…….”

세드릭은 말을 타고 가면서 욕지거리를 중얼거렸다.

머릿속이 복잡해서 술이 마시고 싶었다.

술을 마시면 복잡한 생각 자체를 할 수가 없으니 조금이라도 해방 될 수 있을 것만 같았다.


“그나저나 얼마나 더 가야 하는 거야?”

펠우드에서 나오고 두 시간쯤 가니 만난 강을 따라 가면 된다고 했다.


강을 만나긴 했다. 세드릭의 앞에 있는 강은 꽤 폭이 넓어서 강 건너편과의 거리가 상당히 멀었다.


이 강의 이름은 발리워터였다.

발리우드에서 발원된 강이라 이름이 그리 붙은 모양이었다.


발리워터 강은 골든필드와 그레이 랜드를 나누는 일종의 경계선이었다. 달리 말해 이 강을 건너면 글랜 가문의 땅이 아니라 프리스 가문의 영토에 발을 들인다는 뜻이었다.


세드릭의 목적지인 마일스톤은 그런 경계선 바로 앞에 있는 도시였다. 헤이즈와의 거리가 상당한 만큼 그곳에서 오는 영향력도 작을 수밖에 없었다.


도시가 얼마나 조그마할지는 안 봐도 뻔했다.

방금 나온 도시인 펠우드와 마일스톤을 비교했을 때, 펠우드가 대도시 취급 받을지도 모를 일이었다.


강은 자신이 가는 방향의 반대방향으로 흘렀다.

길을 가면 갈수록 강의 폭이 좁아지고 흐름이 세차게 변해갔다. 상류로 올라가고 있는 것이다. 급류를 역행하는 물고기 몇 마리가 세차게 튀어 올라 자연의 법칙을 거슬러 올라갔다.


세드릭은 말을 천천히 몰면서 그 풍경을 감상했다.


문득 저 물고기들이 멋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스스로의 의지에 따라 물의 흐름에 역행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자신도 저렇게 의지로 역행을 할 수 있을까?

그냥 세상의 흐름에 끌려 다니기만 하지 않았던가.






아침에 출발했지만 노을이 뉘엿뉘엿 지는 때가 되어서야 마일스톤근처에 도착할 수 있었다.


도시 외곽에 있는 언덕에서 말을 세워 놓고 도시의 모습을 관찰했다.


예상대로 도시는 작았다.

여기를 도시라고 부를 수나 있을지 판단이 서지 않았다.


도시 중심에 세워져 있는 커다란 바위 하나가 있었고 그 중심으로 성당과 주변 건물들 몇 개가 늘어서 있었다.

그 건물들이 마일스톤이라는 도시의 전부였다.

방어를 위해 세워둔 나무 목책도 도시의 규모만큼이나 작고 초라했다.


세드릭은 고개를 쭉 뺀 채 네빌 폴츠비츠가 어디에 거주하는 지 추측해 보려고 애썼다. 보통 한 도시의 영주라면 성에 살거나 그래도 좀 규모가 있는 저택에 거주하는 게 보통이었지만 이 도시에는 그 정도 크기의 건물이 단 하나도 없었다.


현재 자신이 보고 있는 곳에서 그의 위치를 찾기란 불가능에 가까웠다. 도시 안으로 진입해 직접 확인을 해야 찾을 수 있을 것 같았다.


바스락.

그렇게 서서 지켜보고 있을 때, 누군가 세드릭의 뒤편에서 접근했다.


황급하게 뒤를 돌아보니 사자의 갈기처럼 머리가 뻗어있는 한 남자가 풀숲에서 그 모습을 드러냈다.


그가 아는 한 이런 머리를 한 남자는 한명밖에 없었다.


“넬슨!”

세드릭은 반가움에 소리쳤다.


“단장님! 아니지, 이젠 뭐라고 불러야 되나? 음……. 잘 모르겠으니 그냥 단장님이라 부르겠습니다.”

넬슨은 쑥스러운지 머리를 긁적이면서 다가왔다. 두 남자는 반가움에 악수와 동시에 포옹했다.


거의 오년 만이었다.


전쟁이 끝나고 단이 해체수순을 밟은 이후 세드릭은 이 남자를 전혀 보지 못했다.


넬슨뿐이랴?

단에 있었던 사람들과는 왕래가 아예 끊기거나 불가능했다.


대머리 매부리코 사내 케블러, 타는 듯이 붉은 머리카락을 가진 앨리스, 그리고……. 검은 활의 사내 프로스트.


아, 프로스트.


세드릭은 순간 배신자의 이름이 떠올라 불쾌해 졌지만 간만에 만난 전우 앞에서 인상을 찌푸리긴 싫어 꾹 참아 눌렀다.


“그동안 어떻게 지냈어?”


“저야 뭐 그럭저럭 지냈지요. 여기저기 밥 벌어 먹느라 바빴는데……그나저나 단장님은 어떻게 지내셨습니까?”


“나야 뭐…….”

하루하루를 술과 여자, 그리고 도박으로 찌들어 살았다고 말하기에는 자존심이 상하는 일이었다.


“그럭저럭 지냈지. 굶지는 않고 말이야.”


“댄디 버섯은 많이 드셨습니까?”


“크크……그래, 질릴 정도로 많이 먹었다. 그나저나 이곳엔 뭔 일로 온 거야?”


“음……. 글랜 가문에서 단장님 도와주라고 해서 나왔는뎁쇼. 못 들으셨습니까?”


“나온다고 하던 사람이 너였어?”

세드릭은 놀라서 오히려 되물었다. 마틴 글랜이 자신의 부하를 대기시켜놓겠다고 말 하긴 했지만, 그 ‘부하’가 넬슨일 줄은 꿈에도 몰랐다.


“예. 뭐, 그렇게 되었습니다. 사실 저도 계약한지 얼마 안 돼서 정신이 없어요.”

계약을 했다고 한다.

원래 글랜 소속의 용맹한 무사였던 그가 가문을 나온 이후 다시 글랜과 계약을 맺었다고 한다.


계약으로 묶인 노련한 검사. 다른 표현을 쓰자면 돈에 묶인 검사 정도가 될 터였다.


용병이었다.

글랜 가문이 돈을 주고 그와 일정기간 동안 계약한 것이다.


“용병이 되었군 그래.”


“단이 그렇게 허무하게 해체되고 제가 뭘 할 수 있었겠습니까? 평생 칼만 가지고 산 놈인데 말이죠. 한동안 떠돌아다니면서 칼밥좀 먹고 다녔습니다. 그레이랜드, 베이스트, 사우스브리던……. 생각해 보니 안 다닌 곳이 없네요. 그러다가 글랜에 보수 좋은 자리가 하나 있다고 해서 잽싸게 와서 한자리 차지한 거죠. 기간은 얼마 안 되지만 말입니다.”


“언제 까지 하는데?”


“한 달이요.”


“엄청 짧네.”


“일손 필요한 기간이 길 다면 용병을 쓰지도 않겠죠. 차라리 정식으로 고용해 버리고 말지.”


“음……임무가 뭔지는 알고 있지?”


“네빌 폴츠비츠인지 뭐 시긴지를 족치면 되는 일 아닙니까? 얼른 잡아버리고 술이나 퍼먹으러 가자고요. 간만에 단장님 만나니 술 배가 고픕니다. 여태까지 뭐하고 사셨을지 궁금하기도 하구요.”

그는 그렇게 말하면서 빙긋 웃었다.


그가 함께 한다니 마음속 한편이 든든해졌다.

살벌한 검술실력을 세드릭은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용병으로 계속 활약했다니 검 실력이 녹슬지도 않았을 것이다.


“좋아, 얼른 가자고.”







계약이든 뭐든 한껏 의기투합한 둘은 패기롭게 언덕을 내려갔다.


일이 잘 풀리는 것 같았다.

기사에 준한 실력자 둘을 막을 자가 이 도시에 있을까 싶기도 했다.


언덕을 내려온 둘은 도시를 관통하는 길을 따라갔다.

길은 나무 목책의 성문으로 향했다.

성문엔 물론 경비병이 있었다. 이 도시의 성문을 지키는 경비병은 단 한명이었다.


왕래하는 사람이 없기 때문에 할 일이 없는 모양인지 경비병은 목책에 몸을 기댄 채 꾸벅꾸벅 졸고 있었다.

다 낡아 빠진 가죽갑옷에 나무창을 들고 있었다. 무장은 그것뿐이었다.


“수고가 많으십니다.”

세드릭이 졸고 있는 그에게 들리도록 크게 말했다.


“으……. 누구요?”

경비병이 눈을 비비면서 일어났다.


“도시에 들어가려고 합니다만.”


“이 도시에 들어가는 거요?”


“예.”


“무슨 목적으로 들어가시오?”


“그레이 랜드로 가기 전에 잠시 거쳐 가려고 합니다.”


“도시 체류 기간은 얼마정도요?”


“하루나 이틀.”


“신원을 증명할 만한 서류나 물품을 가지고 있으면 줘보시오.”

의외로 경비병은 까다롭게 굴었다. 세드릭은 자신의 안주머니에 손을 넣었다. 다른 도시와 마찬가지로 금화로 해결을 볼 생각이었다.


그런데 옆에 넬슨이 자신을 제지했다. 그러면서 그가 가지고 있는 명패 하나를 꺼내 경비병에게 보여줬다.


“자, 신원을 증명할 만한 물품 여기 있소.”


“이……건……처음보는 물건인데.”

경비병이 고개를 갸웃거리면서 말했다.


“글랜 가문이 보증하는 용병 패요.”


“아하, 용병이었구먼.”

경비병이 그제야 고개를 끄덕였다.


“이제, 통과해도 좋소. 우리 도시는 규모가 작으니 조금만 소란을 피워도 금세 주목을 받는 다는 사실을 알아두시고…….”


“고맙습니다.”

세드릭이 그에게 목례를 끄덕이면서 성문을 지나갔다.




네빌 폴츠비츠를 찾기란 어렵지 않았다.

주변에서 그나마 가장 높은 건물인 주택 한 채에서 ‘영주의 집’ 이라는 명패를 발견했기 때문이다.


영주가 머무는 곳인데 성도 아니라 집이라니. 도시의 실정을 그대로 드러내는 것 같았다.


집은 경비병 두 명이 지키고 있었다.

그 둘을 보며 세드릭은 슬며시 자신의 허리에 매달려 있는 검을 쳐다 보았다. 별거 아닌 놈들이니 단숨에 제압할 수 있으리라.


세드릭은 그 두명에게 다가갔다.


“실례지만 말씀 좀 여쭙겠습니다.”

경비병 둘 중 한명이 고개를 갸웃거리면서 다가왔다.


“이 건물 뭐하는 곳입니까?”


“처음 보는 얼굴인데 뉘시오?”


“아, 저는 그레이랜드로 가는 여행객입니다. 이 마을에서 요 건물만 사람이 지키고 있길 래 궁금해서 물어보는 겁니다. 별 다른 뜻은 없습니다.”


“흠.....여기 명패 안 보이시오?”


“하하....제가 글을 잘 몰라서....”


“사실 나도 뭐라고 써져 있는지는 모른다오. 이 건물이 뭔데 지키고 있냐는 질문을 들을 때마다 이걸 보여주면 글을 아는 자들은 다 알아 내기에 보여준 거요. 음....여기는 영주님이 기거하는 곳이오.”


“영주님이요?”


“그렇소. 영주님이 기거하시는 곳이오. 그러니 별다른 용무가 없으면 물러가시오.”

경비병은 그렇게 말하면서 세드릭을 저지하려 했다.


“잘 됐군요. 그 영주님에게 볼일이 있던 차인데…….”

세드릭은 그렇게 말하면서 옆에 있던 넬슨에게 고개를 끄덕여 신호를 보냈다. 신호를 받은 넬슨이 고개를 가로저으면서 부정적인 의사표현을 했다.


“무슨 볼일이오?”

경비병이 물었다. 세드릭은 그 말을 듣고 잠깐 동안 세드릭의 눈치를 살폈다. 무슨 생각으로 고개를 가로 저은 건지 알 수가 없었다. 목표물이 바로 여기 있는데 금세 해치우면 그만이지 않는가?


“아, 나중에 다시 오겠습니다.”

의견이 맞지 않았다. 세드릭은 물러 서는 수 밖에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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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 1장 6화 동굴 - 8 15.03.17 266 2 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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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9 1장 6화 동굴 - 6 15.03.17 202 2 10쪽
38 1장 6화 동굴 - 5 15.03.17 262 2 9쪽
37 1장 6화 동굴 - 4 15.03.17 220 2 11쪽
36 1장 6화 동굴 - 3 15.03.17 129 2 7쪽
35 1장 6화 동굴 - 2 15.03.17 326 4 11쪽
34 1장 6화 동굴 - 1 15.03.17 177 2 10쪽
33 1장 5화 가문의 일원 - 12 15.03.17 151 1 8쪽
32 1장 5화 가문의 일원 - 11 15.03.17 121 4 10쪽
31 1장 5화 가문의 일원 - 10 15.03.17 169 2 9쪽
30 1장 5화 가문의 일원 - 9 15.03.17 84 2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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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 1장 5화 가문의 일원 - 7 15.03.17 317 4 8쪽
27 1장 5화 가문의 일원 - 6 15.03.17 278 2 11쪽
26 1장 5화 가문의 일원 - 5 15.03.17 229 4 10쪽
25 1장 5화 가문의 일원 - 4 15.03.17 297 3 10쪽
» 1장 5화 가문의 일원 - 3 15.03.17 292 3 11쪽
23 1장 5화 가문의 일원 - 2 15.03.17 172 4 9쪽
22 1장 5화 가문의 일원 - 1 15.03.17 307 3 7쪽
21 1장 4화 전조 - 5 15.03.17 187 3 10쪽
20 1장 4화 전조 - 4 15.03.17 303 6 1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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