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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주스
작품등록일 :
2015.03.16 00:00
최근연재일 :
2015.04.06 21:42
연재수 :
57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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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411
추천수 :
202
글자수 :
259,951

작성
15.03.17 02:08
조회
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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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글자
8쪽

1장 5화 가문의 일원 - 12

DUMMY

라이든이 짐을 챙기는 시간을 허락해 주었다.

세드릭은 그 시간을 이용해서 잠깐 네빌에게 작별인사를 할 시간이 있었다.


잠깐 심호흡을 한 세드릭은 노크로 네빌의 방문을 두드렸다.


“들어오게.”

안쪽에서 풀죽은 목소리가 들렸다. 평소에 당당하던 그와는 다른 어투였다.


문을 열자 책상에 있는 그를 발견할 수 있었다.


“자네, 이제 가는가?”

네빌은 세드릭의 차림새를 훑어보더니 말했다.


“예, 그동안 고마웠습니다.”


“고맙긴.”

네빌은 그리 말하면서 일어나 찻주전자를 자신의 뒤에 있는 벽난로에 매달았다.


“차나 한잔 마시고 가.”


“음……. 차 마실 시간이 될련지는 모르겠습니다. 저치들이 언제 나오라고 협박을…….”


“그놈들은 어차피 자네를 확보한 상태 아닌가? 설마 자네가 도망칠 수 있을 것이라고는 생각 안할 테고.”


“그건 그렇죠.”

세드릭은 그리 말하면서 웃었다. 씁쓸한 웃음이었다.


웃음이 그친 뒤, 한동안 둘은 말없이 서로 쳐다만 보고 있었다.

장작 타는 소리만 요란했다.


타닥타닥 타는 소리와 함께 주전자에 있는 물이 끓기 시작하자 네빌은 컵 두 개를 꺼내 안에 댄디 차 가루를 넣고 물을 부었다.


“마시게.”

세드릭은 그가 건넨 컵을 받아들고 한 모금 마셨다. 매캐하고 톡 쏘는 댄디.


“고맙습니다.”


“아 참, 자네에게 작별 선물 줄게 있었는데 깜빡 할 뻔 했군.”

네빌이 무언가 생각났다는 투로 말했다.


“뭘 말입니까?”


“조금만 기다려 보게. 여기 어디다가 뒀었는데…….”

네빌은 그렇게 말하면서 책상 서랍을 뒤적거리기 시작했다.


“이상하네....여기 분명있었는데.....”

찾는 물건이 서랍에 없는지 그는 일어나서 방 한 켠에 세워져 있는 책장을 살피기 시작했다.


책장에는 책이 쭉 나열되어 있었는데 네빌은 손가락으로 그걸 하나하나확인하면서 찾더니 이내 책 하나를 끄집어냈다.


“아, 여기 있군.”

책에 먼지가 쌓였는지 네빌은 책을 손으로 툭툭 털었다.


“조금 먼지가 있지만……. 읽기엔 문제가 없을 걸세. 새 책을 구해주면 좋겠지만, 알다시피 여기는 시골이라…….”


“이게 뭡니까?”

세드릭은 네빌이 건넨 책을 받아서 겉에 있는 표지를 읽어보았다.


거기엔 이렇게 쓰여 있었다.

‘검술의 기초’


책장을 넘겨 내용을 살펴봤다. 검을 쥐는 법부터 시작해 검을 들고 상대를 대치하는 자세, 찌르기나 베기 같은 기초적인 부분이 자세히 기술되어 있었다.


“이건……. 기초적인 검법서 아닙니까?”

검술 입문서라고 해도 될 것이었다.

네빌이 이걸 왜 자신에게 주는 걸까?


“맞네. 한 두 세달 정도 자네를 지켜보니 그 기초가 부실하다는 것을 알아냈네. 내가 익힌 검술을 자네에게 알려줄 수도 있겠지만, 그럴 시간도 없고 무엇보다 자네에게 맞지 않는 옷이라 생각했네. 자넨 빠른 연타보다는 묵직한 한방을 더 선호하지 않나?”

네빌의 말에 세드릭은 잠시 고민하다가 이내 고개를 끄덕였다.


“자네가 어떻게 검을 익혔는지는 나는 알지 못하지만, 아마도 전장에서 배웠을 것이라 생각하네. 상대를 죽이지 못하면 자기 목이 날아가는 곳이니, 살고 싶으면 상대를 죽이는 법을 알아야 했겠지. 하지만 말일세. 상대를 죽이는 법만 익힌 자와 검을 제대로 익힌 자는 차이가 있네.”


“어떻게 다릅니까?”


“음……. 자네, 정기 다룰 줄 알고 있나?”


“약간의 재주는 있습니다만…….”


“마음대로 조절하기가 쉽지 않을 걸세. 정확한 방법을 알지 못하니 정기의 효율이 너무 떨어져 있네. 죽이는 법만 익혀서 그렇지. 검을 다루는 사람이 검 다루는 방법을 쓰지 않고 죽이는 방법을 쓰니 힘의 전달이 제대로 될 리가 없네. 저번에 겨뤄봤던 자네의 모습은 힘은 있지만 제대로 쓰지를 못하고 자꾸 딴 곳으로 세어버리고 있더군. 정기라 함은 어찌되었건 근육을 도와주는 힘인데 근육 자체가 효율적으로 움직이지 못하니 당연히 그런 결과가 나온 것일세.”

네빌은 잠시 헛기침을 한 다음 말을 이었다.


“아무튼 그리해서…….자네에게 이 책을 주는 걸세. 현재 가지고 있는 재주가 나쁜 건 아니니…….”


“고맙습니다.”

세드릭은 들고 있는 배낭에 그 책을 넣었다.


“두 달 동안 도와주신 건 너무 고맙게 생각합니다만……. 한 가지 궁금한 사항이 있습니다.”


“뭔가?”


“저를 왜 도와주신 겁니까? 저는 어차피 영지 민을 죽인 살인범이었지 않습니까?”

네빌은 세드릭의 말에 껄껄 하면서 크게 웃었다.


“하하하…….왜 양심에 찔리는가?”


“그건 아니지만…….”


“내가 자네를 치료해 준 이유는 딱 하나밖에 없었네. 글랜 가문에 이리저리 소모품처럼 써지다가 버려지는 자네 모습을 보니 내 젊은 시절이 생각나서 그랬지. 다른 이유가 있는 건 아닐세. 이곳 영지 민을 죽인 살인사건? 자네가 그걸 하고 싶어서 했다고 생각하진 않네.”


“저…저는…….”


“자네가 아무런 잘못을 하지 않았다는 말은 아니네만, 어쩔 수 없었다는 것 정도는 알고 있었네. 여기 온 것 자체가 글랜 가문의 교묘한 함정에 빠졌기 때문이겠지.”

네빌은 그렇게 말하면서 차를 한번 홀짝였다.


“저는 함정에 빠졌다고 생각 하지 않습니다. 제가 여기에 온 건 결국 제 의지로 온 거지 다른 게 아닙니다.”


“……정말 그렇게 생각하나?”

네빌은 의미심장한 표정을 지으며 세드릭을 바라봤다.


세드릭이 고개를 끄덕이면서 네빌의 질문에 답하자 무언가 결심한 네빌이 서랍 안에서 종이 하나를 꺼내 그에게 건네주었다.



“두 번째 선물이네.”

종이는 곱게 접혀져 있었고 봉인이 뜯어진 흔적이 보였다.


“이게 뭡니까?”


“보면 알걸세. 원래는 보여주지 않으려 했는데…….”

세드릭은 고개를 잠시 갸웃거리며 종이를 펼쳤다.


[포고문.

글랜 가문의 권한으로 오늘 새로운 기사가 임명되었음을 알린다.

새로운 기사의 이름은 숀 넬슨 경이다.

하사받을 영지는 아직 주어지지 않았지만 곧 수여될 것이다.]

넬슨은 작위를 받았다.

자신의 뒤통수를 후려친 넬슨이 작위를 받았다. 원래 일인 네빌 폴츠비츠가 저렇게 건재한데 그는 공을 인정받았다.


무슨 공.

내 뒤통수를 후려친 공?


“그건 며칠 전에 글랜 가문의 전 가신에게 돌려지는 포고문일세. 새로운 기사가 탄생했다고 알린 거지. 자네와 같이 다니던 자 이름이 넬슨이었지 않나?”

세드릭이 잡고 있는 종이가 부들부들 떨렸다. 순간 욱하고 속에서 무언가가 솟아나는 것 같았다.


“애초에……. 당신을 죽이는 게 아니라 저를 죽이는 게 그의 임무였나요?”


“이제 자네가 왜 뒤통수를 맞았는지 알겠는가? 자네는 처음부터 글랜 가문의 손바닥에서 놀고 있었네. 넬슨이라는 그 친구는 아마 목표가 내가 아니라 자네였던 것 같아. 자네가 붙잡혀서 죽임을 당하지 못하면 자기 손으로 확실하게 끝내는 게 그의 임무였다라고 하면 그의 행동이 딱 들어맞지.”


“그는……. 그럴 사람이 아닌데…….”


“자네가 알고 있던 그 사람이면 애초에 자네 뒤통수를 때리진 않았겠지.”

믿었던 것이 잘못이었다. 늦어버린 후회였다.


라이든의 말이 옳았다.

자신은 약했다. 약하니 이렇게 이용만 당하는 것 일 테지.

힘을 길러야 했다.

권력이든 자신의 검술이든 재력이든 힘을 키워야 했다. 더 이상 이용당하거나 배신당하기는 싫었다.


세드릭은 종이를 찢을까 생각하다가 이내 마음을 고쳐먹고 종이를 고의 접어 주머니에 집어넣었다.


“선물 고맙습니다.”


“선물이라니……. 자네에게 짐을 안겨준 것 같아 마음이 무겁네.”


“그만 가보겠습니다. 도널드에게도 안부 전해 주십시오.”


“그러지.”




1장 5화 가문의 일원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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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 1장 6화 동굴 - 9 15.03.17 270 2 8쪽
41 1장 6화 동굴 - 8 15.03.17 267 2 8쪽
40 1장 6화 동굴 - 7 15.03.17 286 3 8쪽
39 1장 6화 동굴 - 6 15.03.17 202 2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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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 1장 6화 동굴 - 3 15.03.17 130 2 7쪽
35 1장 6화 동굴 - 2 15.03.17 327 4 11쪽
34 1장 6화 동굴 - 1 15.03.17 177 2 10쪽
» 1장 5화 가문의 일원 - 12 15.03.17 152 1 8쪽
32 1장 5화 가문의 일원 - 11 15.03.17 122 4 10쪽
31 1장 5화 가문의 일원 - 10 15.03.17 169 2 9쪽
30 1장 5화 가문의 일원 - 9 15.03.17 85 2 10쪽
29 1장 5화 가문의 일원 - 8 15.03.17 275 3 9쪽
28 1장 5화 가문의 일원 - 7 15.03.17 318 4 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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