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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윈 연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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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주스
작품등록일 :
2015.03.16 00:00
최근연재일 :
2015.04.06 21:42
연재수 :
57 회
조회수 :
14,377
추천수 :
202
글자수 :
259,951

작성
15.03.17 02:01
조회
307
추천
3
글자
7쪽

1장 5화 가문의 일원 - 1

DUMMY

10년 전.

헤이즈, 밀밭지구.


세드릭은 자신의 방에 틀어박혀 술을 마시고 있었다. 술은 포도주도 맥주도 아닌 진이었다. 곡물을 발효시킨 주정을 희석한 싸구려 술. 싸구려였지만 도수는 화끈해서 넘길 때 마다 목이 아플 정도인 술이었다.


“크으....”

오년 전 그날 이 후 세드릭은 조금 변했다.


진심을 다해 사랑하고 있었던 사람을 그렇게 떠나보내고 난 후 도박도, 여자도 한 때 광적으로 빠진적이 있었다. 그렇게 하면 그녀가 자신의 머릿속에서 잊혀질 것 같았다.


하지만 잊을래야 잊을 수가 없는 경험이라는 걸 안 후 세드릭은 도박장을 들락거리는 일과 몸 파는 여자와의 하룻밤을 그만 두었다. 자신이 더 비참해 지는 것 만 같아서였다.


그녀가 죽은 게 전적으로 자신 탓인 것 같았다. 그가 조금만 주의했더라도, 그 상황에서 그녀를 조금만 제지했더라도 그녀가 그렇게 산화되지는 않았을 것이다.


그 때 입은 상처들이 다시금 쑤시는 기분이 들었다. 폭발로 인해 등과 왼팔 그리고 얼굴에 흉한 화상 흉터가 생겼다. 상처가 한번 쿡쿡 쑤실 때 마다 그날이 생각나 괴로웠다.


다시금 진을 한모금 마셨다. 식도에 불이 들어가는 기분을 느끼며 세드릭은 고통이 조금 진정되기를 기다렸다.


전쟁은 가문이 이겼다.


수많은 병사들을 희생시킨 덕에 가문의 땅에서 더 이상의 마법사는 없었다.


승전했으면 그 공을 따지는 게 당연한 이치.


세드릭은 자신이 공을 세웠다고 생각했지만 논공행상이 벌어지는 자리에 세드릭은 초대받지 못했다. 자신의 배다른 형만 초대 받아 ‘글랜’의 성을 받았다. 이젠 마틴 글랜 경이었다. 자신은 여전히 세드릭이고 말이다.


무엇을 잘못했을까?

곰곰이 생각해봐도 떠오르는 건 그 전투 하나밖에 없었다. 전투에서 이기긴 했어도 너무나 많은 병사들이 희생된게 사실이니까.


과연 그것 때문이었을까?


마틴 ‘글랜’은 그저 안전한 가문 안에서 지휘를 하는 역할만 했을 뿐 애초에 전투에 참여하지도 않았다.


전장에서 구른 건 마틴이 아니라 자신이었다.


가문은 전장에서 구른 자신의 공을 전혀 인정해 주지 않았다. 오년 전 전투에서 병사를 많이 잃은 건 사실이었지만 어찌되었건 그 전투도 이겼었다.


마틴이 자신보다도 많은 승리를 가문에 안겨다 주었을까? 그래서 자신은 탈락하고 마틴은 경이 된 것일까?


아니었다.

출생 때문이었다.

세드릭은 서자고 마틴은 적자니 마틴은 경이 되고 자신은 되지 못한 것이다.


공을 세우면 가문의 일원으로 받아주겠다는 말은 새빨간 거짓말이었다.


그저 자신을 소모품 그 이상도 그 이하로도 보지 않았다.


논공행상이 열린 날 이후.....세드릭에게는 우울한 날의 연속이었다. 아무리 열심히 가문을 위해 뛰어봤자 인정이라고는 요만큼도 못받는 것이 현실이었기 때문이다.


차라리 앨리스와 함께 그때 도망갔었더라면 어땠을까?

그러면 그녀도 죽지 않았을 텐 데.....

지금 와서 후회해보았자 전혀 소용없는 것이었다.


똑똑.

누군가가 세드릭의 방문을 두드렸다.

세드릭은 그 소리에 상념에서 잠시 벗어났다. 이 밤에 무슨 일일까?


술병을 탁자에 내려놓고 문을 열었다.


마틴 글랜.

키가 훤칠하게 크고 시원시원한 인상이 특징인 그의 이복형이 서있었다.


“이곳엔 무슨 일입니까?”


“형이 동생 보러오는데 이유가 필요하냐?”


“당신하고는 볼일 없습니다. 가십시오.”

세드릭은 냉랭하게 쏘아붙이면서 그를 몰아내려고 했지만 마틴이 문을 딱 잡고 버티고 있는 통에 쫓아내지는 못했다.


“환영을 바라지는 않았지만......나도 여기 오래 있고 싶지는 않아. 그래도 사람이 왔으면 그 이유라도 들어봐야 하는 거 아닌가?”


“다시 말하지만 당신하고는......”


“가문에서 기회를 한번 더 준다고 한다.”


“.......”

순간 세드릭은 말문이 탁 막혔다.

기회? 무슨 기회를 준단 말인가?


“일단 들어오십시오.”

세드릭은 그의 말을 들어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해 그를 방 안으로 들어보내 주었다. 마틴은 그의 방을 한참동안이나 응시하더니 한마디 불쑥 내뱉었다.


“방 좀 치우고 살아라. 완전 방구석 폐인이나 다름없네.”


“남 신경 쓰지 마시고 할 말이나 하십시오.”


“그러지 뭐.”

마틴은 그러면서 소파위에 널려있는 옷거지 들을 대충 손으로 밀어내면서 앉았다.


“가문의 네 일손이 필요한 일이 있어.”


“무슨 일입니까?”


“말 끊지 말고 들어봐. 돌리지 않고 말할게. 우리 가문에서 처리해야 할 사람이 있어. 최근에 가문의 장부를 조작해서 부당하게 이득을 챙긴 놈이야. 간단해. 가서 그 놈들 죽이면 되는 거야. 뒤처리는 걱정하지 않아도 돼.”


“사람을 죽인다고요?”


“그래.”

사람을 죽인다는 건 유쾌하지 못한 일이었지만 권력을 잡은 집단에선 때때로 필요한 일이기도 했다.


인간을 다스리는데 가장 큰 효과를 발휘하는 것이 공포였고 그 공포를 가장 효과적으로 가할 수 있는 건 바로 위협이었으니 말이다. 가문은 그걸 아주 잘 알고 있었다.


세드릭이 만약 그를 죽이게 된다면 그는 가문의 명을 어긴 죄로 금화지구 광장에 머리만 꿰어 있게 될 것이다.


그 꿰어진 머리는 우리를 거슬리게 하면 이렇게 된다는 일종의 메시지 역할을 할 것이 분명했다.


더러운 일이었다.

세드릭은 잠시동안 말이 없었다.

마틴은 그에게 처리하기 곤란한 일을 해결하는 일을 맡아달라고 하고 있었다. 일이 만약 잘못되면 세드릭이 전부 뒤집어 쓰게 될 것이다.


“혼자 하는 일입니까?”


“아는 사람이 너랑 나 빼고 알아야 할 사람이 있을까?”

그의 말은 옳았다. 본디 더러운 일은 아는 사람이 적을 수록 좋은 법이니까.


“좀 생각해 봐야 할 것 같습니다만.....”


“푸... 난 생각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했는데 말이지. 사람 한명만 죽이면 되는 일이라니깐.”


“그렇게 쉬운 임무면 왜 직접 처리 하지 않습니까?”


“가문의 이름으로 움직이면 안 되거든. 넌 가문의 일원이 아직은 아니잖아.”

세드릭은 가주 델런 글랜의 아들이자 마틴 글랜의 동생이었지만 가문의 일원이 아니었다.


글랜 가문에서 글랜 이름을 가지고 있지 않고 사는 건 글랜 가문에 얹혀 사는 것과 다를 바가 없었다.


자신의 처지가 그런 것이다.

전쟁이 끝나고 비정상적인 논공행상 기준 덕에 그렇게 되었다.


입맛이 다시금 쓰게 느껴졌다.


“이번 임무만 잘 마치면 아버지 께서 글랜 성을 붙여주신다고 하셨다. 기사가 되는 거.....


“할게요. 하면 되지 않습니까.”

사실 그의 말은 믿을 수가 없었지만, 세드릭은 그 일을 해야만 했다. 글랜 가문의 일원이 된다는 건 거부 할 수 없는 유혹이나 다름 없다는 걸 마틴은 알고 있는 듯 했다.


“그래서 제가 죽여야 하는 사람은 누굽니까?”


“마일스톤의 영주, 네빌 폴츠비츠.”


“....도시의 영주를 지금 혼자가서 죽이라는 겁니까?”


“가 보면 알게 될꺼다. 이미 우리 부하들이 준비를 마치고 네가 오기를 기다리고 있어.”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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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 1장 7화 제의 - 5 15.03.17 336 4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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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 1장 6화 동굴 - 9 15.03.17 269 2 8쪽
41 1장 6화 동굴 - 8 15.03.17 266 2 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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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 1장 6화 동굴 - 3 15.03.17 129 2 7쪽
35 1장 6화 동굴 - 2 15.03.17 326 4 11쪽
34 1장 6화 동굴 - 1 15.03.17 177 2 10쪽
33 1장 5화 가문의 일원 - 12 15.03.17 151 1 8쪽
32 1장 5화 가문의 일원 - 11 15.03.17 121 4 10쪽
31 1장 5화 가문의 일원 - 10 15.03.17 169 2 9쪽
30 1장 5화 가문의 일원 - 9 15.03.17 84 2 10쪽
29 1장 5화 가문의 일원 - 8 15.03.17 274 3 9쪽
28 1장 5화 가문의 일원 - 7 15.03.17 317 4 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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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 1장 5화 가문의 일원 - 5 15.03.17 229 4 10쪽
25 1장 5화 가문의 일원 - 4 15.03.17 297 3 10쪽
24 1장 5화 가문의 일원 - 3 15.03.17 292 3 11쪽
23 1장 5화 가문의 일원 - 2 15.03.17 172 4 9쪽
» 1장 5화 가문의 일원 - 1 15.03.17 308 3 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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