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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윈 연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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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주스
작품등록일 :
2015.03.16 00:00
최근연재일 :
2015.04.06 21:42
연재수 :
57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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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259,9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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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03.30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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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쪽

1장 7화 제의 - 8

DUMMY

“마법에 죽은 시체가 빨리 썩을 수도 있어?”


“무슨 말씀이신지…….”

세드릭이 가주의 방에 들어오자 마자 들은 소리가 바로 그것이었다.


“마법에 의해 죽은 시체가 빨리 썩을 수도 있냐고.”

무슨 소리하는지 가만히 생각했다가 이내 그가 무엇을 질문하고 있는지 세드릭은 깨달았다. 그 시체 말하는 것일 터였다. 마법에 당한 시체.


“예. 보통 다른 시체들보다 부패속도가 빠릅니다.”


“왜 빨리 썩지?”


“저도 정확하게는 모르겠습니다만……. 마법의 부정적인 영향력이 시체에 남아서 계속 썩게 만드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가주님 죄송합니다만, 오늘 발견된 시체 때문에 물으시는 겁니까?"


"알고 있었군."


"그 시체가 무력부 인원이 들고 가는 것을 봤습니다."


"그래, 바로 그 시체다. 넌 그 몸뚱이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냐?"

말을 바로 해야 해.

세드릭은 속으로 그렇게 외쳤다.

지금 말할 것이 어떤 영향을 끼칠지 세드릭은 알 수 없었다. 범인은 분명 마법을 부려서 그 여자를 죽였고, 따라서 마법사일 확률이 매우 높았다.


그 말을 글랜 가문의 가주인 델런에게 말을 한다면 과연 어떤 일이 벌어질까?

적어도 골든 필드가 뒤집어지지 않을까?


"여자는……. 확신하건데 마법에 의해 죽은 게 분명합니다."


"너도 그렇게 이야기 하는군."


"예?"


"마틴이 그 시체에 대해서 보고했다. 그놈도 마법에 당한 것 같다고 등에 마정석 가루가 잔뜩 묻어있었다고 했었지."

세드릭은 델런의 말을 듣고 고개를 갸우뚱 하지 않을 수 없었다.


"마정석 가루 말씀입니까?"


"그래."


"이상하군요. 마법에 맞았다고 가루가 묻는 다는 건 말이 안 되는 이야기입니다."

마정석 가루는 마법을 구현할 때 쓰이는 재료였지만, 마법에 격 중 당했다고 마정석 가루가 묻는 다는 것은 말이 안 되는 이야기였다.


"왜 그렇다고 생각하지?"


"제가 가지고 있는 마법에 대한 상식으로 말씀드리자면, 마정석 가루는 마법을 활성화 시키는 재료이지 마법에 섞여서 나오는 가루가 아닙니다. 마법으로 만든 불에 온몸이 활활 불탔다고 몸에 마정석 가루가 묻진 않습니다, 가주님."


"그래?"

델런은 그렇게 반문한 다음 잠시 침묵을 지켰다. 무언가 잠시 생각하는 모양이었다.


"그나마 마법을 알고 있는 놈이…저놈이라……. 좋아, 너에게 일을 하나 맡기겠다. 그 사건에 관한 모든 것을 알아내라."


"사건을 제가 조사하라는 말씀입니까? 허나, 무력부가……."


"무력부? 지랄하지 말라고 해. 그놈들은 마법에 대해서 하나도 모르는 놈들이니까. 시체가 썩어 문드러질 때 까지 아무것도 못했던 놈들에게 더 이상 일을 맡길 수가 없다. 네가 책임지고 이 사건을 조사 하도록. 범인이 누군지, 어떤 수법을 써서 죽였는지, 왜 죽였는지, 범인이 어떻게 헤이즈에 들어올 수 있었는지 전부 조사해. 필요하다면 사람을 붙여 줄 수도 있고, 금전적 지원도 아끼지 않고 해주겠다.”


“……예. 알겠습니다.”

델런의 말은 마치 강요하는 듯 한 어투였다. 안하면 너는 끝이라는 이야기를 은연중에 하고 있었다. 세드릭은 묵묵히 고개를 끄덕였다.


“좋아, 그럼 나가봐.”

델런의 말에 세드릭은 묵묵히 고개를 숙인 다음 방에서 물러났다.


갑자기 일을 맡게 된 것 같아 약간은 떨떠름한 기분이었다.

자신을 그토록 미워하던 아버지가 왜 자신에게 일을 맡겼을까?

기분이 바뀐 것일까?


계단을 내려가서도 다 내려가서 문을 열고 나갈 때도 세드릭은 알 수가 없었다.

왜 자신에게 일을 맡겼을까?

아버지의 태도는 왜 바뀐 걸까?


그런 게 상관있나? 가문에 붙어있을 기회 중 하나 아니던가? 언제 쫓겨나도 이상하지 않은 판국에 이것저것 따질 계제가 아니었다.


“그럼 일단 어쩐다…….”

세드릭은 집으로 가는 길을 걸으면서 생각했다. 살해당한 사람은 하인을 관리하던 하인장 이었다고 했다.


하인장이라는 자리가 남에게 원한을 사는 자리인가? 그건 모르겠다. 아니면 그 유네아라는 하인장이 개인적인 일로 살해당했을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자연사나 사고로 죽은 사람과 살해당해 죽은 사람의 차이점은 살해당한 도구가 있느냐 없느냐의 차이였다.


검에 의해 죽든, 도끼에 머리가 깨지든, 마법에 격 중 당해서 불타버리던, 아니면 사람의 손에 의해 맞아 죽던 간에 사람이 사람을 죽이려면 도구가 필요했다.


도구를 사람의 몸에 사용했다면 흔적이 남기 마련이다. 그 하인장의 경우 마정석 가루였다. 마법을 맞는다고 해서 가루가 몸에 묻지는 않는다.


누군가가 일부로 뿌린 것이다.

왜 뿌렸을까?

아니 일단 그 마정석 가루를 어디서 구한 걸까?


머릿속에 떠오르는 의문부터 빠르게 해결해야 했다.

그래야 움직일 수 있었다.


일단 유네아가 살해당한 건 개인적인 일이 아닐 이유가 많았다. 팔에 새겨진 흉터가 그것을 증명했다. 델런의 말에 의하면 시체가 다 썩어버려서 더 이상 볼 수 없었지만 말이다.


유네아 보단 글랜 가문을 좋지 않게 보는 자들 중 한명이 저질렀을 가능성이 많았다.


대표적으로 마법사들.


하지만 마법사들이 한 짓으로 꾸며서 포장했다면? 아니야, 그렇게 되었다면 시체가 그렇게 순식간에 변형 될 리가 없었다.


여자가 마법에 의해 죽은 건 확실했다. 세드릭이 처음 그 시체를 봤을 때 이미 시체의 변형이 빠르게 진행되고 있었으니까.


무슨 마법에 당했을까?

시체가 훼손되었다니 지금 확인해 봤자 시간낭비일 것이다. 그가 아는 건 온몸에 있는 관절이 전부 비틀어져 있었다는 것이다.


그때 봤을 땐 정말 기괴할 정도였다.


“집에 가서 생각 좀 해봐야겠는데…….”

세드릭은 그러면서 걸음을 빠르게 옮겼다.







집에서 가장 먼저 한 것은 바로 하녀인 제인에게 차 하나를 타오라고 시킨 것이다.

한때 그가 굉장히 싫어하던 차, 댄디 차였다.


최근에 들어서 세드릭은 그 차를 다시 마시기 시작했다.


코가 시큰 거릴 정도로 톡 쏘는 맛을 느끼고 있자니 오 년 전에 동료들과 부대꼈던 생각이 나는 것 같았다. 그때는 댄디를 그렇게 싫어했는데 지금은 찾아서 먹고 있으니 아이러니 했다.


“여기 차를 가져왔습니다.”

조금 기다리니 제인이 찻잔과 약간의 과자를 가지고 왔다.


“엥? 과자는 뭐야?”


“차는 원래 과자를 곁들이는 것이 아닌지요.”


“아니, 그건 아는데. 내가 과자를 사다놓은 기억이 없어서 그래.”

과자를 싫어하진 않았지만, 즐겨먹지도 않았기에 사놓지 않았었다.


제인이 직접 만들거나 나가서 사온 모양이었다.


세드릭은 찻잔 옆에 놓인 과자를 살펴봤다. 그녀가 내놓은 과자는 흔하디흔한 네모 모양의 비스킷이 아니라 동그란 모양에 물결무늬를 새겨져 있는 과자였다.


“이건 무슨 과자야?”


“쿠키요.”


“직접 구운 거야?”


“예.”


“어디서?”


“도구를 조금 썼습니다.”

무슨 도구? 세드릭은 고개를 순간 갸우뚱 했지만 그게 중요한 게 아니라 생각해서 묻지 않았다.


“암튼 고마워.”


“별 말씀을. 그럼…….”

제인은 고개를 숙인다음 물러갔다.

그녀가 물러나자 세드릭은 그녀가 준 쿠키하나를 집어먹었다.

단맛이 상당히 강해서 하나 먹고 차를 마셔야 먹을 만했다.


톡 쏘는 맛이 단맛을 상당히 중화시켜 주는 동시에 반대로 단맛이 톡 쏘는 맛의 자극성을 억제시키는 것 같았다.


서로 조화가 잘 맞았다. 아, 이래서 차와 과자를 같이 먹는 구나.


세드릭은 잠시 살인사건 생각은 잊고 차와 과자를 음미했다. 짧은 시간이었지만, 그런 여유로운 시간을 즐기고 나니 생각이 한층 맑아진 것 같아 기분이 좋아졌다.


“무슨 일을 가장 먼저 해야 할까.”

차를 다 마시자 일을 다시 시작했다. 사건의 핵심을 파악하는 게 우선이었다. 마정석 가루와 살해된 유네아.

그 두 가지가 핵심이었다. 거기에 초점을 맞춰야 했다.


그렇지만 이미 하나는 조사하기 어려웠다.

유네아의 시체를 살펴봐도 얻을 수 있는 건 없었으니 말이다.

지금 시체를 살펴봤자 이미 다 썩어 문드러졌을 것이다. 시간낭비다.


물론 유네아의 행적 조사 같은 것은 할 수 있겠지만 지금 그의 입장에서는 하기가 힘들었다.


살해된 장면을 누가 보고 들었을까?

헤이즈에는 수많은 사람들이 있다.


세드릭은 그녀가 중앙성의 밀밭지구에서 죽었는지, 아니면 금화지구나 토양지구에서 죽었는지 조차도 알지 못했다. 어디서 언제 죽었는지를 알아야 목격자를 찾을 것 아니겠는가?


찾고 싶다면 헤이즈에 거주하는 자들을 상대로 일일이 물어봐야 했다. 그에겐 그런 대규모 조사를 벌일 시간도 돈도 권력도 없었다.


초점이 자연스럽게 마정석 가루로 옮겨 질 수밖에 없었다.

마정석은 마법을 쓸데 사용하는 도구였다. 마법사들은 보통 갈아서 가루 형태로 가지고 다녔는데, 그게 휴대하기 편하기 때문인 것 같았다.


실제로 세드릭은 그들의 시체에서 가루를 담아놓은 주머니가 매달려 있는 걸 많이 봤었다.


마법사들의 도구. 트윈은 마법이 공식적으로 금지된 나라였다. 마정석을 유통한다는 것 자체가 불법이라는 이야기였다. 수도 자하항구던 이곳 헤이즈 던 그건 다르지 않았다.


그 가루를 어디서 구했을까?


“휴우…….”

의문만이 계속 생길 뿐이었다.


세드릭은 답답함에 한숨을 지은다음 남아있는 쿠키 하나를 집어 들었다. 머리가 아프니 단거라도 좀 먹어야 겠어.


“음?”

쿠키를 집은 손가락에서 느껴지는 이상한 감촉. 세드릭은 의아함에 쿠키를 뒤집어 보았다.


쿠키에는 백색의 가루가 살짝 묻어있었다.

보는 각도에 따라서 다른 빛을 뿜어내는 가루였다.


이거……. 마정석 가루잖아?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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