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애플주스의 홈

트윈 연대기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드라마

애플주스
작품등록일 :
2015.03.16 00:00
최근연재일 :
2015.04.06 21:42
연재수 :
57 회
조회수 :
14,373
추천수 :
202
글자수 :
259,951

작성
15.03.17 02:06
조회
168
추천
2
글자
9쪽

1장 5화 가문의 일원 - 10

DUMMY

몸을 어느 정도 추스를 때까지 두 달 이상의 시간이 걸렸다.


처음 일주일은 침대에서 벗어나질 못했다.


2주차엔 침대에서 일어나 땀을 뻘뻘 흘리면서 조금씩 걸어 다닐 수 있게 되었다. 그리고 이때부터 턱을 마음대로 쓸 수 있게 되었다.


3주차엔 방안을 걸어 다니는데 아무런 문제가 없을 정도로 회복 되었다.


4주차에는 뛰어다닐 수 있게 되었다.


그가 그렇게 회복되는 동안 그의 옆을 보살펴 준 사람은 12살 남자아이 도널드 밖에 없었다. 도널드는 자신을 간호해 주면 네빌 폴츠비츠에게 검술을 지도 받기로 했다고 했다.


네빌에게 검을 배우고 싶어서 자신을 돌봐주는 것 같아 약간 입맛이 쓰기도 했지만 어린애이기 때문에 별 말은 하지 않았다.


처음 1~2주 동안은 그는 세드릭 옆에서 죽 그릇도 가져다주고 침대 시트도 갈아주는 등 나름대로 간호다운 간호를 해주었지만, 세드릭이 어느 정도 거동할 수 있는 상황이 되자 그런 정성은 보여주지 않았다. 사실 어느 정도 회복하고 나니 필요 없는 일이 되긴 했다.


조금 더 시간이 지나자 세드릭은 도널드와 꽤 가까운 사이가 되어 가끔 나가서 그와 낚시를 하기도 했다.


오늘은 그 낚시를 가기로 그와 약속한 날이었다.

세드릭은 낚시 준비를 위해 로브와 바구니 그리고 낚싯대를 챙겼다.


로브는 가장 필수품 중 하나였다.

얼굴을 다른 사람에게 보여서 좋을 게 없었기 때문이다.

자신은 어찌되었건 이 동네에서 불미스러운 일로 얼굴이 팔린 사람이기 때문에 가려야 했다. 살인자인 자신의 얼굴을 발견하면 좋은 소리가 나올 리 없었다.


“세드릭 아저씨, 빨리 나와요.”

도널드는 벌써 현관에서 자신을 기다리고 있었다.


“금세 간다.”

세드릭은 로브를 입고 준비물들을 챙겨서 나갈 채비를 했다. 그러던 중 자신의 앞으로 그림자 하나가 드리우는 알아채고 고개를 들었다.

네빌이었다.

그는 묵묵히 자신을 쳐다보고 있었다.


“어디로 갈 생각인가?”


“발리워터 강가에서 있을 겁니다.”


“알겠네.”


“오늘도 일을 나가십니까?”


“우물 공사가 거의 마무리 단계야. 오늘 돌을 쌓고 끝을 낼 생각이네.”

영주의 자리에 앉아 있으면서 직접 삽을 들고 공사를 거드는 그가 세드릭은 솔직히 이해가 가지 않았다. 그냥 아랫사람 시키면 되는 일인데 그는 직접 나섰다.


“그렇군요. 알겠습니다.”


“사람들이 벌써 가서 일을 하고 있지. 자넨 우물가에 올 생각조차 하지 말게.”

네빌이 단호하게 말했다.


“예, 너무 걱정하지는 마십시오.”

세드릭이 네빌에게 이해가 가지 않는 부분은 또 있었다.

왜 자신을 돌봐 주는 걸까?

이미 어느 정도 회복이 되었으니 그냥 쫓아내면 되었지만 그는 그렇지 않았다. 떠난다고 말을 했던 적이 있었는데 펄쩍 뛰면서 일이 밝혀지지도 않았는데 가긴 어딜 가냐고 했다.


일이란 세드릭이 공격당한 걸 의미했다.

사실 그 일을 벌인 사람을 알고 있었지만 네빌에게 말은 하지 않았다. 넬슨……. 그가 자신을 공격했다. 왜 그랬는지 세드릭은 알 수가 없었지만 어찌 되었건 넬슨은 돌멩이로 자신을 후려쳤다.


네빌에게 그 사항을 말하고 싶지 않았다. 자신의 치부를 남에게 떠벌리는 것 같아 싫었다. 부하였던 자에게 배신당했다는 사실이 다른 사람들에게 알려져서 손가락질 받을까 두려웠다.


“아저씨 빨리 오라니깐요. 뭐해요?”

아까부터 기다리고 있던 도널드가 외쳤다.


“어, 금방 간다.”

세드릭은 로브에 달려있는 후드를 뒤집어쓰면서 말했다.












마일스톤에서 그다지 멀리 떨어져 있지 않은 곳에 발리워터가 흘렀다. 낚시터는 바로 그곳이었다.


굳이 따지자면 이곳은 낚시하기에 좋은 곳은 아니었다. 상류에 가까워서 물살이 거센 곳도 많았고 진득하게 앉아 있을 만한 바위도 별로 없었다.


그럼에도 낚시 명소는 있기 마련이다. 폭포가 떨어지는 작은 호수가 세드릭과 도널드에게는 낚시 명소였다. 저번에 왔을 때 봐두었던 곳이었다.


적당한 바위에 엉덩이를 붙이고 낚시 바늘에 미끼를 꿰어 그 호수를 향해 던졌다.



낚시 바늘이 물에 들어가는 소리는 폭포소리 때문에 들리지 않았다. 그래도 줄에 매단 추가 떠오른 것을 보니 물고기가 물때까지 기다리면 되는 일이었다.


폭포소리, 물결이 철벅거리는 소리를 감상하면서 세드릭은 추를 가만히 지켜봤다. 저 추가 쏙 들어가면 물고기가 미끼를 물었다는 의미였다.


꽤 오랜 시간동안 추는 물속으로 들어가지 않았다. 낚시는 인내와의 싸움이었다.


“흐아암.”

옆에서 지루한지 도널드가 하품을 했다.


“아저씨, 뭐 재미있는 이야기 없어요?”


“무슨 재미있는 이야기. 그런 거 없다.”


“음……. 이곳저곳 떠돌아 다녔다면서 그런 이야기 거리도 없나보네…….”

사실 들려 줄 수 있는 이야기는 많았다. 사람들을 죽이는 이야기라면 밤새도록 들려줄 수 는 있었지만, 도널드에게 그 이야기를 들려 줄 수는 없는 내용들이었다.


아직 세상이 험하다는 것을 알기에는 너무 어린 나이이지 않는가. 네빌도 별로 좋아할 것 같지도 않고 말이다.


“없으면 내가 이야기 하나 알려드려요?”


“재미없을 것 같은데…….”


“치. 그래도 들어봐요. 우리 아버지가 말해준거니까요. 옛날에요. 아이스 홀딩 산맥 깊숙한 곳에 백발 마녀 하나가 살았대요. 백발 마녀는 음식을 먹는 게 아니라 사람을 잡아먹고 사는 진짜 사악하고 악독한 마녀였어요. 때문에 용기 있는 사람들이……."

아, 아는 내용이었다.

옛날에 보모 손에서 길러졌을 때 들려주었던 동화였다. 갱생한 백발 마녀 이야기. 잘못을 뉘우쳐야 하는 이유를 그 동화는 어설프게 설명하고 있었다.


그 동화 내용에 따르면 식인 행위를 하던 마녀는 용기 있는 용사들의 침입을 받아 항복하고 죄를 뉘우쳐서 사람들과 같이 행복하게 살았다고 한다. 전혀 말이 되지 않는다.


그동안 다 지었던 죄가 뉘우침 한번 에 싹없어 진 단 말인가? 동화라서 말이 안 되더라도 이해 하기는 해야 하지 만 지금 세드릭의 상황으로는 전혀 공감이 가지 않는 내용이었다.

“……용사는 말했어요. ‘당신이 아무리 악독한 마녀라도 진정으로 뉘우치고 신에게 용서를 구한다면 그분은 용서하실 것이다.’ 라고 말이에요.”

신에게 용서를 구해라. 말이 안 되는 내용 때문에 결국 동화는 신을 등장시켰다. 아니, 애초에 이 동화가 빛의 교단이 지은 내용이니 만큼 빛의 신 라셀이 등장하는 건 당연한 이치였다.


자신도 어렸을 땐 나름 신을 믿어본다고 하긴 했었지만 전장에서 자신을 지켜주는 건 신이 아니라 자신의 검이라는 것을 깨달은 후엔 별로 관심을 가지지 않았다. 다른 기사들이나 병사들도 다들 비슷하게 생각하고 있을 것이다. 그런 이유 때문에 트윈 왕국에서는 빛의 교단이 별로 힘을 쓰진 못했다.


믿을 것이 자신의 두 손 밖에 없는 소작민이나 노예처럼 비참한 삶을 사는 사람들은 더러 믿는 사람이 있었지만 그들도 독실하게 빛의 종교엔 빠지지 못했다. 당장 너무 힘든데 신은 아무것도 도와주지 않으니 믿을래야 믿기가 힘들 수밖에 없었다.


세드릭이 판단하기론 이 나라의 사람들은 너무나 현실적이었다. 너무 현실적으로만 생각해서 꿈이나 이상 같은 것 보다는 당장 눈앞에 보이는 돈이나 권력을 먼저 생각했다. 신분이 높으면 높을수록 그런 성향을 가진 사람들이 많았다.


어쩌면 기사들이 지배하고 있는 나라라서 그런 것일 지도 몰랐다. 다른 나라가 어떻게 하고 있는지는 몰랐지만 적어도 자신의 나라는 그랬으니까.


“……그러자 빛이 내려오면서 마녀가 저지른 일……. 아저씨, 듣고 있는 거 맞아요?”


“어? 어…….”

잠시 딴 생각을 하고 있던 세드릭이 화들짝 놀라면서 얼버무렸다.


“에이. 재미없어. 오늘따라 낚이는 물고기도 없고.”


“다른 곳으로 가볼까?”


“오늘은 날이 아닌가 봐요. 내일쯤에 여기 말고 다른 곳으로 가보는 건 어때요? 마침 좋은 곳 하나를 봐두었거든요. 헤헤.”


“그러자. 그러면……. 일어날까?”


“예.”

둘은 그만 낚시를 단념하기로 하고 앉아있었던 곳을 정리하기 시작했다. 낚싯대를 챙기고 아무것도 못 잡은 바구니를 어깨에 둘렀다.



그때 자신의 눈에 들어온 사람 한명이 있었다.

어디서 나타났는지는 몰라도 저 멀리서 수수한 리넨 옷에 챙이 넓은 가죽 모자를 쓰고 자신이 있는 곳의 아래쪽에서 올라오고 있었다. 누구지?


남자는 곧장 둘이 있는 곳으로 성큼성큼 걸어왔다. 거리가 가까워 져 올수록 세드릭은 그의 정확한 모습을 볼 수 있었는데, 키가 작고 어깨가 좁으며 등이 살짝 굽어져 있어 마치 졸부의 전형적인 인상 같아 보였다.


“누구십니까?”

세드릭이 호기심을 못 참고 물었다.


“세드릭 맞으십니까?”


“예, 제가 세드릭 입니다만.”


“잠시 이야기 좀 나누고 싶은데 시간 괜찮은 지요.”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트윈 연대기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공지 잠시 휴재 합니다.... 15.04.16 269 0 -
공지 트윈 연대기는 주 1회 월요일 연재입니다. 15.03.24 92 0 -
공지 임시복구 완료. 15.03.17 267 0 -
공지 선호작 하셨던 분들 죄송합니다. 15.03.16 238 0 -
57 1장 7화 제의 - 11 15.04.06 174 1 10쪽
56 1장 7화 제의 - 10 15.04.06 286 1 9쪽
55 1장 7화 제의 - 9 15.03.30 94 3 11쪽
54 1장 7화 제의 - 8 15.03.30 268 3 10쪽
53 1장 7화 제의 - 7 15.03.23 308 1 8쪽
52 1장 7화 제의 - 6 15.03.23 222 1 13쪽
51 1장 7화 제의 - 5 15.03.17 336 4 11쪽
50 1장 7화 제의 - 4 15.03.17 121 1 10쪽
49 1장 7화 제의 - 3 15.03.17 310 1 11쪽
48 1장 7화 제의 - 2 15.03.17 288 1 12쪽
47 1장 7화 제의 - 1 15.03.17 402 2 7쪽
46 1장 6화 동굴 - 13 15.03.17 167 2 13쪽
45 1장 6화 동굴 - 12 15.03.17 262 2 14쪽
44 1장 6화 동굴 - 11 15.03.17 138 2 8쪽
43 1장 6화 동굴 - 10 15.03.17 302 2 15쪽
42 1장 6화 동굴 - 9 15.03.17 269 2 8쪽
41 1장 6화 동굴 - 8 15.03.17 266 2 8쪽
40 1장 6화 동굴 - 7 15.03.17 285 3 8쪽
39 1장 6화 동굴 - 6 15.03.17 202 2 10쪽
38 1장 6화 동굴 - 5 15.03.17 262 2 9쪽
37 1장 6화 동굴 - 4 15.03.17 220 2 11쪽
36 1장 6화 동굴 - 3 15.03.17 129 2 7쪽
35 1장 6화 동굴 - 2 15.03.17 326 4 11쪽
34 1장 6화 동굴 - 1 15.03.17 177 2 10쪽
33 1장 5화 가문의 일원 - 12 15.03.17 151 1 8쪽
32 1장 5화 가문의 일원 - 11 15.03.17 121 4 10쪽
» 1장 5화 가문의 일원 - 10 15.03.17 169 2 9쪽
30 1장 5화 가문의 일원 - 9 15.03.17 84 2 10쪽
29 1장 5화 가문의 일원 - 8 15.03.17 274 3 9쪽
28 1장 5화 가문의 일원 - 7 15.03.17 317 4 8쪽
27 1장 5화 가문의 일원 - 6 15.03.17 278 2 11쪽
26 1장 5화 가문의 일원 - 5 15.03.17 229 4 10쪽
25 1장 5화 가문의 일원 - 4 15.03.17 297 3 10쪽
24 1장 5화 가문의 일원 - 3 15.03.17 291 3 11쪽
23 1장 5화 가문의 일원 - 2 15.03.17 172 4 9쪽
22 1장 5화 가문의 일원 - 1 15.03.17 307 3 7쪽
21 1장 4화 전조 - 5 15.03.17 187 3 10쪽
20 1장 4화 전조 - 4 15.03.17 303 6 16쪽
19 1장 4화 전조 - 3 15.03.17 312 2 10쪽
18 1장 4화 전조 - 2 15.03.17 344 3 12쪽
17 1장 4화 전조 - 1 15.03.17 332 4 10쪽
16 1장 3화 빛의 붕괴 - 4 15.03.17 286 5 12쪽
15 1장 3화 빛의 붕괴 - 3 15.03.17 292 3 9쪽
14 1장 3화 빛의 붕괴 - 2 15.03.17 298 5 9쪽
13 1장 3화 빛의 붕괴 -1 15.03.17 297 7 9쪽
12 1장 2화 독 - 8 15.03.17 258 6 9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