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화 - 특공대
70화, 특공대 2, 샌티 족 추장을 만나다.
윌슨의 특공대는 작은 부족들과 동맹을 맺으면서 순탄하게 10일 동안 북쪽으로 달렸다.
컬럼비아 강에 가로 막혀 더 이상 북쪽으로 갈 수 없게 되자 동쪽으로 나아갔다.
동쪽은 수우 족의 일파인 샌티 족의 영역이다.
샌티 족은 스스로를 다코타라고 불렀다.
다코타는 ‘동맹자’라는 뜻으로 여러 부족의 연합체로 크게는 3개의 거대 부족과 그 속에 여러 중소 부족이 속해있다.
그중 샌티 족은 규모가 가장 큰 부족 중의 하나로써 서쪽의 넓은 영역에 자리 잡고 있다.
주로 들소 사냥으로 생계를 유지 한다.
샌티 족 남자들은 전쟁에서 용맹스러운 행동을 보여 사회적인 지위를 얻었는데, 다른 부족을 습격해서 얻어낸 말과 머리 가죽은 용맹함의 증거가 된다.
“저기 마을이 보인다.”
“캡틴, 저 마을은 너무 큰 것 같습니다.”
티피가 수백 개 세워져 있는 것을 보면, 수천 명 이상 되는 대 부족이 분명했다.
“크면 좋지 금이 많을 거 아냐.”
“그래도 우리 숫자로는....”
두두두두두 두두두두두두
윌슨이 달려 나갔다.
독수리 발톱은 말릴 틈도 없이 뛰쳐나가는 윌슨을 보며 침을 삼켰다.
“모두 모포를 걸치고 장전 해라!”
“넵! 모포 착용! 총알 장전!”
“준비되면 출발한다.”
“준비 완료!”
“출발!”
“출발하라!”
벌써 까마득히 앞서가는 윌슨의 뒤로 회색 망토를 날리며 50기의 기병대가 뒤따랐다.
질서 정연하게 달리는 모습이 이들의 수준이 어느 정도인지 짐작케 했다.
미네타 족의 앉은 황소 추장은 이 지역의 강자로 소 부족을 거느리는 왕과 같은 지위를 가졌다.
“이쪽으로 달려오는 자들이 있습니다.”
“몇이나 되냐?”
“말을 탄 자가 50명 정도 됩니다.”
“흥미로운 놈들이군.”
“잡아올까요?”
“되었다.”
미네타 족의 전사들은 600명이다.
사냥 나간 전사를 빼도 400이 지키고 있는데 50기의 기마가 대수 일까?
윌슨은 단신의 몸으로 브레이크 없이 바로 추장의 권좌 앞까지 달려왔다.
‘재미있는 녀석이군.’
히히힝잉~
윌슨이 달리는 말을 박차고 착지 했다.
“하하하하 내 착지 실력이 어떻소?”
“......”
하도 어처구니가 없어서 자신이 무슨 말을 들었는지 다시금 생각했다.
“왠 놈이냐?”
달려 나온 호위들이 윌슨을 둘러싸고 창을 겨눴다.
“에이 손님에게 이게 무슨 짓이요?”
호위들의 창을 옆으로 뚝뚝 쳐서 밀어 나며 추장에게 다가가려 했다.
호위들은 눈이 돌아가 그대로 윌슨을 찔렀다.
으응? 정확하게 찔렀는데도 옷을 뚫지 못하고 막혔다.
“이상한 놈이다 죽여라!”
“넵!”
호위 10명이 창으로 윌슨을 무작위로 찔러 댔다.
윌슨이 찔러오는 창을 양팔로 거머쥐고 양쪽으로 휘둘렀다.
창대를 잡고 있던 호위들이 사방으로 나뒹굴었다.
“손님을 이따위로 대접해? 다 죽었어!”
윌슨은 창대를 분질러 자빠진 호위들을 개 패듯이 패버렸다.
“싸가지 없는 놈들이 내가 누구라고 함부로 건드려 뒤져, 뒤져, 너도 뒤져.”
사방에서 수백 개의 총구가 윌슨을 향해 겨눠졌다.
추장, 앉은 황소는 흥미롭게 바라보며, 손을 들어 제지했다.
총구가 올라가고 눈을 부라린 전사들이 주변을 에워쌌다.
뒤늦게 도착한 특공대원들이 포위망을 뚫고 들어와 윌슨을 엄호했다.
남들이 보기에는 죽을 구덩이 속에 제 발로 들어가는 것만 같았다.
“재미있는 녀석들이군?”
“멈춰라!”
호위대장이 소리쳤다.
우뚝!
윌슨은 몽둥이질을 멈추고 추장을 향해 한마디 날렸다.
“여기는 손님 대접을 이렇게 합니까?”
“이익!”
“되었다. 그래 자네는 어쩐 일로 찾아왔는가?”
“우리는 동맹을 맺으러 다니는 중이요.”
“동맹? 무슨 동맹이냐?”
이미 자신들은 수우 족이라는 동맹체를 이루고 있기 때문에 관심을 가졌다.
“우리는 도끼와 칼을 주고, 금을 받아 가면 됩니다.”
옆에서 듣고 있던 독수리 발톱이 눈을 질끈 감았다.
“허허 허허 그렇게 하면 동맹이 되는 것이냐?”
“그렇습니다. 서로 계산은 확실히 해야 하니까요?”
점점 알 수 없는 말을 하니 궁금해졌다.
“무슨 계산을 하는 것이더냐?”
“응? 그건 여태까지 아무도 안 물어 봤는데?”
윌슨이 독수리 발톱을 쳐다봤다.
독수리 발톱은 주머니를 내어주었다.
“아! 우리는 소금과 후추를 주겠소.”
“이런 거 말이더냐?”
추장이 통에 담긴 무언가를 내밀었다.
“후추와 소금은 우리도 넉넉하다. 그리고 도끼와 칼도 많다. 이제 뭘 주겠느냐?”
“어? 이상하네? 그게 어디서 났어요?”
“우리는 100년 전부터 이걸 먹어왔다.”
“독수리 발톱아! 이젠 어떻게 해야 돼?”
더 이상 자신의 수준으로 안 되자, 독수리 발톱에게 바통을 넘기는 윌슨.
“안녕하십니까? 우리는 파이우트 족입니다. 남쪽에서 열흘 걸려서 왔습니다.”
“멀리서 무슨 일로 왔는가?”
“눈이 파란 악마들이 자꾸 넘어온다고 해서 막으러 왔습니다.”
“그들을 왜 막으려고 하는가?”
“저희 마을에 쳐들어와서 젊은이들을 죽였습니다.”
그제야 윌슨의 고개가 격하게 끄덕여졌다.
“흐음~ 그들과 싸워봤는가?”
“네! 저희가 54명을 죽였습니다.”
“쉽지 않았을 텐데.”
“저희도 30명이 죽었습니다.”
앉은 황소도 백인들 때문에 골치가 아플 지경이었다.
조금씩 밀고 들어오다가 이제는 요새를 세워 놓고, 터를 잡아버렸기 때문이다.
몇 차례 싸워 봤지만, 피해만 보고 물러나야 했다.
“동쪽으로 이틀 거리에 백인들이 요새를 만들어 놓고 주변을 파헤치고 있다. 너희들이 막을 수 있겠는가?”
“헤헤헤 그건 걱정하지 마십시오. 내가 가서 모두 없애버릴 겁니다.”
“농담하는 것이 아니다. 어린아이야.”
이제 추장은 윌슨을 덩치만 큰 어린아이인 줄 알고 있었다.
“제가 얼마나 강한데요!”
윌슨은 말에서 도끼를 꺼내 주변을 둘러봤다.
벌판이기 때문에 흔한 나무 한 그루가 없었다.
‘어? 나무가 없네. 어떡하지?’
조금 떨어진 곳에 작은 바위가 있었다.
윌슨은 꿩 대신 닭이라고 바위로 다가갔다.
추장이 보기에는 3명이 들기에도 힘들어 보이는 바위로 어린 녀석이 다가가자 의아해 했다.
‘뭘 하려고 그러지?’
윌슨은 느닷없이 도끼로 바위를 내리쳤다.
퍼억~
우와~ 웅성~ 웅성~ 웅성~
바위가 반으로 갈라져 양쪽으로 넘어갔다.
추장은 자신도 모르게 벌떡 일어났다.
“헤헤헤 봤죠? 도끼 한방이면 요새도 무너진 다고요.”
“저것이 어째서.....”
저 바위에 도끼를 갈아보긴 했어도, 찍을 줄은 상상도 못했다.
* * *
윌슨 일행은 앉은 황소 추장으로 부터 융숭한 대접을 받았다.
첫째로 용감한 사람을 동경하는 그들의 눈에는 윌슨과 특공대가 무척 인상 깊었다.
아무리 용감하다 해도 수천의 부족을 거느린 추장에게 달려와서 막아서는 호위를 두드려 팰 용기가 그들에게는 없었다.
또한 수백정의 총 앞에서도 한 치의 두려움도 없었다.
두 번째는 그들의 행색이다.
망토(모포)를 두르고 말을 달리는 모습은 너무나 멋져 보였다.
거기에 절도 있는 모습은 감탄사가 절로 나왔다.
“왜 요만큼밖에 안 먹었어? 내가 더 달라고 할 테니까. 많이 먹어.”
“네 캡틴! 많이 드십시오.”
“그래 빨리 먹고 람보 보자!”
“저는 피곤해서 일찍 자고 싶습니다.”
“어엉? 람보 안보고?”
“나중에 보겠습니다.”
“많이 피곤한가 보구나?”
“......”
“그럼, 다른 애하고 봐야겠다.”
모든 특공대원들이 윌슨을 피해서 슬금슬금 멀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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