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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얼(real) 삼국지-원조비사(袁祖秘史)

웹소설 > 일반연재 > 대체역사, 퓨전

완결

바랍니다
그림/삽화
삼국지2
작품등록일 :
2019.01.22 16:12
최근연재일 :
2019.06.03 00:06
연재수 :
154 회
조회수 :
279,914
추천수 :
4,907
글자수 :
375,008

작성
19.02.03 11:10
조회
2,822
추천
38
글자
22쪽

나를 알아주다.5

DUMMY

@@@ 정사를 기반으로 저의 상상을 약간 첨가해서 글을 쓰겠습니다. 물론 일에 진행상 정사와도 다를 수 있습니다. @@@



'휴우~ 모두 떠나고 나니 마음도 힁하고 일손도 잡히지 않는구나.

그냥 잡아둘 걸 그랬나?'


원담은 관우, 전예, 악진 등을 모두 떠나보내고 혼자 남은 집무실에서 잡히지 않는 일을 놓고 아쉬움에 한숨을 쉬고 있었다. 그런데


"대장. 뭐해? 또 혼자 한숨 쉬고 궁상떨고 있어?"


하며 학당 아이들이 우르르 몰려 들어왔다. 원담은 그들의 물음과 방문에 놀라 멍하니 쳐다보다 이내 정신을 차렸는지


"임마들아. 무슨 소리야. 내내 내가 왜 궁상을 떨어.

난 난 말이야. 그래. 난 여기서······.

그래. 일하고 있었던 거야. 안 보여. 여기 널 부러진 서류들.

난 너희 같은 학생이 아닌 우월한 사회인이라 일을 해야 되는 거라고.

날 너희랑 같은 레베루 아냐 같은 취급하면 안 되지."

"에이! 거짓말.

대장. 입에 침이나 바르고 거짓말해라. 우리 지금까지 대장이 하는 행동 모두 지켜보다 들어온 거거든."

"뭐라고?"


'이런. 된장. 이놈들 나의 행동을 보고 있었다는 거냐?

아이고. 쪽팔려라.

초병들 뭐하는 있었던 거야. 이런 잡상인(?)들이 왔으면 쫓아내거나 알렸어야지 군기가 빠져 가지고 보고를 안 한 거야?

내 이놈들 고람교두님께 말해 한번 굴러봐야 '아! 원담님도 내 상사구나.'하고 사무치게 느낄라나.'


원담은 자신의 부끄럽게 된 이유가 보초를 서는 초병들의 잘못이라 생각했는지 자신의 실수를 합리화를 하고는 아이들에게 지금의 부끄러움을 감추기 위해 더욱 당당하게 나갔다.


"으흠~ 그래. 내가 일이 잘 안 풀려서 한숨을 쉬고 있었다. 하지만 그게 어떻게 궁상이지? 이건 고민이야.

사회인에게는 너희들 같이 어린 애들이 모르는 여러 어려운 일들이 있는 거야. 그러니 아무것도 모르는 너희들이 나의 한 단면만 보고 그리 막 판단하면 안 되는 거지."


원담은 부끄러움을 감추기 위해 아까 한 행동을 궁상을 떤 것이 아니고 단지 일이 안 풀려서 고민 한 것이라고 무작정 우기고는 아이들을 설득하려 했다. 아이들은 이런 진지한 원담의 태도와 부연 설명에 혹시 자신들이 잘못 본 것이 아닌가 하는 착각을 잠시 했으나


"대장. 무슨 일로 고민하는데. 내가 도와줄게. 말해 봐.

알지. 내 실력."

"뭐? 어 그게 뭐냐 하면······.

안 돼!"


다른 아이들과는 달리 원담같은 가짜 신동이 아닌 진짜 신동인 양수는 이런 원담의 거짓말에 속을 아이가 아니었는지 원담 집무실 책상에 있는 서류 하나를 집어 들며 장난치듯 흔들었다.


"그 일이 이 서류야? 아님 이 서류?"

"그래. 나도 도와주지. 이런 일엔 양수보다는 내가 더 머리가 좋을 걸."


양수의 이런 행동으로 원담의 꿍꿍이를 눈치 챈 아이들은 장난스런 말투로 원담의 책상에 있는 서류들을 이것저것 들어 올리며 원담 앞에서 살랑 거리며 약 올렸고 결국 자신의 생각을 들키게 된 원담은 양수가 내미는 서류들을 빼앗으려 손을 허우적거리다 포기하고 자신의 패배를 인정했다.


"내가 잘못했다. 그래. 난 궁상떨었다. 그럼 된 거냐.

양수. 너 이놈. 넌 언제나 날 골려 먹는 게 재밌냐.

어서 그 서류 이리 내."


항복을 선언한 원담은 항복은 했지만 놀리는 양수가 정말 못 마땅했는지 양수를 지적하며 그에게만 화를 냈다.


"헤헤헤~ 감히 누굴 속일려구. 역시 대장은 나에게 안 돼.

얼굴에 마음이 다 들어나니 아무리 속이려도 다 들어나잖아."

"그래. 임마. 너 잘났어.

대장을 놀려 먹으니 그리 좋냐?"

"응. 좋아. 그리고 나 잘났어. 대장보다 훨얼신 더."

"하하하"

"하하하하"


아이들과 양수는 원담이 모든 것을 인정하고 낭패를 한 얼굴이 되자 기뻐하며 환한 웃음을 터트리며 좋아했다. 원담은 이런 그들에게 쓴 웃음을 지으며


"그만들 웃어라. 나 일해야 돼.

근데 모두들 왜 온 거야? 설마 이리 나 놀려 먹으려고 온 건 아니지?"


비록 항복은 했지만 대장의 권위를 생각해 정색한 원담은 수업은 끝났을 거지만 아직 자율학습시간일 시간에 아이들이 찾아왔기에 온 이유를 물었다.


"우린 그냥 대장 보고 싶어 큰맘 먹고 자율 학습도 빼먹고 온 건데 대장은 우리가 별로 반갑지 않은 것 같네."

"맞아. 이제 대장은 빨간 수염 노사나 쌈 잘하던 키 큰 흉노아이, 그리고 악서기 아저씨만 좋아하게 된 건가 봐."

"대장. 정말 실망이다. 우리가 같이 지낸 시간이 몇 년인데 만난 지 몇 달 되지도 않은 사람들에게 넘어가 우리는 신경도 안 쓰고, 얼마 전 순(조순)과 랑(사마랑)이가 졸업도 했는데 거기도 안 왔잖아. 그때 그들이 얼마나 실망했는데.

얘들아. 그만 가자. 대장은 이제 옛날에 그 대장이 아닌가봐."

"그래. 맞아. 우리 가볼게. 일이나 열심히 해. 옛날 대장."

"맞아. 대장은 그때 대장이 아니냐."

"대장. 미워."


아이들은 원담의 차가운 말투에 감정이 상했는지 몇몇은 눈물까지 글썽이며 실망한 얼굴로 자리를 떠나려 했다.


'아차. 내가 무슨 짓을 한 거지!'


원담은 아이들이 눈물을 흘리며 자리를 떠나려 하자 정신이 확 깨었다.


'나 착각하고 있었구나.

관우와 다른 사람들은 지금은 떠났어도 언젠가 다시 내 곁으로 돌아올 사람들이니 걱정할 필요 없는 사람들인데 지금 그런 쓸데없는 근심으로 내 곁에 있는 어린 인재들을 잊고 있었다니.

맞아. 순이와 랑이의 졸업식을 악진과 백부장들의 시험으로 가지 못했어. 순이가 비록 원역사에서야 나를 공격해 죽이는 장군 놈이 되지만 지금은 나의 좋은 친구인데 그걸 잊고 있다니······.

아~ 매일 같이 어울렸던 아이들이라 실망이 더 컸을 텐데.

그리고 여기 온 아이들도 관우와 다른 사람들 때문에 요즘은 만나지 못했지. 그들이 떠나 지금도 내가 우울해 하니까 오기를 어려워하다 다 같이 수업도 빼먹고 찾아온 것 같은데 내가 너무 무심했군.

아이고 이 멍청아. 너 이 애들이랑 몇 년을 같이 지냈고 너의 미래를 지켜줄 희망들인데 무슨 짓을 한 거야.'


원담은 어느 샌가 관우들 때문에 전혀 생각지 못했던 실수를 하고 있는 걸 깨달았는지 순간 정신이 멍해졌고 속에서 뭔가 울컥하는 감정이 일어났다. 그래서 그는 방안을 나가는 아이들을 붙잡고 눈물까지 주르륵 흘리며 말했다.


"미안해! 얘들아. 가지마. 내가 잘못했어. 내가 잘못했다고. 엉엉엉엉~"


원담은 왠지 감정이 복받쳐 올라오는 것이 있는지 아이들을 붙잡고 펑펑 울어 버렸고 아이들들도 이런 원담의 태도에 마음이 약해졌는지 같이 울음을 터트리며 원담의 집무실에서는 서로를 부둥켜안은 아이들이 울음바다를 만들었다.


"대장! 엉엉엉~"

"흑흑흑~"

"그래. 그래. 내가 정말 잘못했어. 내가 요즘 미쳤었나봐. 어떻게 너희들에게 그러다니.

정말 미안하다. 얘들아. 으흐흑."

"아 엉엉엉~"

"괜찮아. 대장 이제 안 그러면 되지. 나 정말 삐졌었다고."

"그래. 미안해. 내가 정말 잘못했어. 얘들아. 미안해. 으흐흑"


원담은 상황이 이리되자 이성보다 감성이 더 그를 지배하는 계속해서 아이들에게 사과를 하며 울음을 멈추지 않았다. 하지만 이런 시간도 얼마간 흐르자 원담과 아이들은 조금씩 이성을 차리게 되었고 이런 복받치는 감정과는 별개로 몇몇 머리 큰 아이들과 원담은 지금 자신들이 한 행동들이 부끄러워 이 상황의 어찌 마무리해야 하나 하는 고민에 빠져들게 되었다.

그들이 아무리 어린 아이들이라고는 해도 머리 큰 남자들끼리 부둥켜안고 우는 것은 너무 부끄러운 행동이었기 때문이었다.


'젠장 양수나 머리 좀 큰 놈들은 이제 이게 부끄러운 걸 알게 된 건지 얼굴이 빨갛게 익네 익어.

아~ 젠장 이걸 어떻게 정리한다지?

아 후~ 내가 미쳤지. 난 30년도 넘게 살은 놈인데 꼴사납게 어린 애들을 붙잡고 울게 될 줄이야. 정말 누가 알아볼까 두렵다.'


원담은 방금 전까지 보인 행동 때문에 난감하게 되어 이걸 어찌 마무리해야 될까 고민하고 정말 이 골을 누가 볼까 두려웠는데 정말 그 두려운 상대가 나타났다.


"담아 안에 있느냐? 애비다."


갑자기 이리 등장하기를 전혀 바라지 않았던 상대인 원소가 원담의 의사와는 상관없이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왔다.

그리고 그는 이 광경을 목격했다.


"뭐야? 너희들. 누가 싸우기라도 한 거니?

어라. 우리 아들도 눈이 퉁퉁 부었구나.

너희들이 우리 아들 다구리라도 놓은 거냐?

허허. 그러면 안 되지. 우리 담이가 버릇, 싸가지 다 없는 자식이라도 몰매는 안 되지. 다음부터는 싸움을 못하니 한명씩 때려도 충분할거다."

"아버지!"

"그냥 말이 그렇다는 거지. 싸움이란 나쁜 거란다. 그러니 담이 같은 음흉한 놈들만 하는 거니까 너희들은 하지 말거라."

"아. 버. 지."

"농담이다. 농담. 너는 농담과 진담도 구별 못하는 것이냐?

그런데 무슨 일로 학생들이 너의 집무실을 점거하고 이리 집단으로 울음 농성을 하는 걸까?"

"아이 정말 이러실 거예요. 아버님."

"미안하다. 애늙은이인 네가 이런 모습을 처음 보여주니 너무 신선해서 말이 계속 헛 나오는 구나. 하하하하"


원소는 이유는 모르지만 이 상황이 너무 재미있었는지 원담을 계속 놀리며 좋아했다..


"아버지 정말 이러실 거예요.

얘들아. 그만 기숙사로 돌아가 있다가 내가 찾아갈게."


원담은 원소의 이런 농담이 하나도 재미없었기에 아이들을 바로 돌려보냈다.


"그래. 알았어."

"중랑장님. 뵙게 되어 반가웠습니다."

"그럼. 갈게. 있다 보자.

중랑장님. 안녕히 계세요."

"그래. 모두들 잘 가거라.

너희들 덕에 참 재미있는 광경도 보는구나. 울 아들이 저렇게 울 때도 다 있다니. 하하하하."


원소는 원담의 재미있는 꼬투리를 잡은 것 같아 아이들의 인사를 받으면서도 이 일을 거론하고 좋아했다.


'아~씨 이 양반. 아버지가 아니라 웬수야. 책으로 본 원소는 결코 이런 사람이 아니었는데 어쩌다가.

그는 분명 좀 우유부단 하기는 했어도 나름 권위가 있고 위엄을 갖춘 아는 그런 사람이었어. 그런데 이 현실은 생 날건달 같은 사람이 내 앞에······.

이건 분명 어떤 자식이 역사책에 장난질 친 거야.

어휴~ 내가 아들이고 힘없으니까 참지. 정말 이 사람은······.'


원담은 원소의 놀림에 열불이 났지만 자식 된 입장이기도 하고 힘으로도 절대 상대가 안 되는 상태이기에 이 화를 마음 한 구석에 고이 모아 두고는 원소가 온 이유를 물었다.


"제가 웃겨 주니 고맙지요. 아버님.

뭔 일로 오셨어요?"

"아들. 어째 말투가 아버지에게 하는 말치고는 참 싸구려 스럽구나."

"뭐가요? 그냥 기분 탓일 거예요. 온 이유가 뭐예요?"

"그런가? 어째 계속 기분이 나빠지려 하는데."

"기분 탓이라니까요. 딴 소리 마시고 왜 오셨는지 나 말씀해 보세요?"

"어라. 정말 이상하다. 왜 점점 말해주기가 싫은 거지. 이것도 기분 탓이려나?"

"알았어요.

저 아버님. 어인 일로 소자가 일하는 누추한 이곳까지 어려운 발걸음 하셨습니까. 소자 그 이유를 알고 싶사옵니다."

"그래. 이제 좀 말이 제대로 들리는구나. 진작에 이랬어야지. 하하하하.

담아. 내 니가 원하던 결과를 가져 왔다."

"예에? 정말요? 빨리 말해주세요. 아버님."

"그래. 보채지 마라. 알려주마."

"그들의 행보는 어떻게 되었습니까?"

"그들의 행보는?"

"예. 행보는요?"


원담은 원소가 계속 뜸을 들리자 짜증이 일었지만 일단 마음을 진정시키고 다시 물어 보았다.


"네가 원한대로 모두 잘 되었다. 다 군관 수재에 우수한 성적으로 합격했고 연수 성적도 우수한 편이여서 일이 쉽게 되었단다.

특히 악진 그 사람은 수재도 상위권이고 연수 성적도 차석이여서 특별히 소교(장교 바로 밑에 직급)로 임명받았지. 그래서 모두 내가 있는 이번에 신설된 서원팔교위(西園八校尉)* 중군부로 끌어왔단다. 그들이 모두 우리 원가 사람인 걸 알기에 배정도 쉽게 되었다."

"그래요. 정말 잘 되었군요. 고맙습니다. 아버님."

"고맙긴. 그들은 다 우리 원가 사람들인데 네가 말을 안했어도 당연히 내가 모두 모아왔을 것인데 무슨 걱정이더냐. 넌 이 애비가 못미더웠더냐?"

"아닙니다. 아버님을 못 믿다니요. 다만 좀 걱정이 되었을 뿐이지요."


원담은 원소의 말에 조금 뜨끔했지만 이내 놀란 표정을 싹 바꾸어 웃음을 띄었다.


"좀 걱정?

설마 너 정말 나를 못 믿은 것이냐?"


'당연히 못 믿지요. 역사서대로의 아버지라면 모를까. 여기서 본 아버지는 정말······.'


원담은 원소의 질문에 이런 생각을 했지만 이런 사실을 직접적으로 말할 강심장은 아니었기에 관심을 돌리려 다른 질문을 던졌다.


"그런데 관노사의 일도 알아봐 주신다고 하셨잖아요? 그것은 어떻게 됐나요?"

"뭐?

아~ 현덕(유비)일 말이구나. 그것은 좀 문제가 있구나.

그 맞았다던 독우 놈이 그냥 독우면 우리 가문의 힘으로 어떻게 좀 하면 잘 될 것도 같았는데. 하필 그 놈이 십상시 중 우리랑 사이가 나쁜 곽승 일가라 해결할 방법이 좀 막막하구나.

우리 학당에 자손들이 있는 장양이나 단규 아니 이번에 내 상사가 된 건석이라면 좀 방법이 있었을 건데 이건 좀 그렇구나."

"그런가요. 하긴 아버님이 못하시는 일도 있으시겠죠. 뭐.

아버지라고 만능은 아니시니까 다 이해합니다."


원담은 유비의 일은 잘 안 풀렸단 말을 듣자 이내 속마음이 들어났는지 자신도 모르게 원소에게 빈정대는 소리를 했고 이에 눈치가 빠른 원소는 기분이 나빠졌다.


"아들. 너 어째 머리가 클수록 아버지의 권위에 대한 반항 의식이 심해지는 구나. 점점 아버지에 대한 존경심도 저렴해지고 말이야.

어디 한번 날 잡아 어릴 때 같이 아버지의 위엄의 맛을 한번 봐야 정상으로 돌아올래?

왜 울었는지는 모르겠지만 지금 네 얼굴이 딱 어울리는 모습이니 지금이라도 이 아버지의 위엄을 충분히 들어 볼만 할 거도 같은데.

이루와 봐라. 아들아."

“잌. 아버님. 소자가 잘못 했사옵니다.

제가 어찌 감히 아버님의 권위에 도전하겠습니까. 절대 그런 일은 없사옵니다.

전 단지 아버님이 일을 하시며 힘드셨겠구나. 하는 생각에 상심 마시라고 한 말인 것뿐인데 소자가 미흡하고 능력이 모자라 말을 거슬리게 했나 봅니다.

전 누구보다 아버님을 존경하고 믿는 큰 아들 담입니다. 믿어주세요."


원담은 원소가 어릴 적 묘소에서 행해졌던 무술 교육을 빙자한 구타를 이루어 질려는 듯하자 점점 저렴해졌던 존경의 눈초리는 어느새 없어지고 필사적으로 살기만을 바라는 원담만이 존재했다.

이런 원담의 재빠른 변화에 원소는 다가가는 것을 멈추고 승자의 썩소가 지었졌다.


"좋다. 이번 한번만은 그냥 넘어가지. 하지만 다음부터는 말조심 하거라.

이 아버지는 소심 아니 너무 우월한 얼굴만큼 섬세한 성격이 있어 작은 말에도 큰 상처를 받는단다. 알겠느냐."


원담은 원소가 섬세하다는 말에 '허~ 아버지. 당신이 섬세해. 허~ 하늘과 땅이 다 당신이 살아온 황당무계한 인생을 다 아는데 어찌 저런 뻔뻔한 말을.' 한다고 울컥하는 마음이 불같이 일었지만 지금 현실은 무조건 고개 숙이고 예예 해야 하는 상황이기에


"예~ 소자. 꼭 명심하고 있겠습니다. 다음부터는 더욱 말조심하겠습니다."


하며 힘없는 환생자답게 조용히 찌그러졌다.

이렇게 부자간의 대화를 완승으로 장식하고 요즘 들어 부쩍 기어오는 아들의 기를 팍팍 죽인 원소지만 아들이 너무 풀이 죽어 기분이 가라앉게 되자 그래도 아버지라고 조금은 그가 기운 날 말을 해주었다.


"그래. 다음부터는 개기지마라. 아들아.

그리고 내가 지금 손쓸 방법이 없다 했지. 아주 방법이 없는 것은 아니란다.

내 그들과 만난 관교사의 이동경로를 알아보니 그들은 지금 고향인 탁군 쪽으로 가고 있는 것 같더구나. 그래서 내가 근처 대주태수 유회에게 편지를 띄워 그들을 좀 보살펴 달라고 부탁을 했다. 그러니 그들이 거기까지만 간다면 더 이상 문제는 없을 것이다."

"아니. 아버님이 그런 조치를."

"자식아. 넌 이 애비가 누구라고 생각하느냐?

내 아무리 길이 막혔다고 하도 아무 힘도 못 썼을 것 같으냐. 난 네가 머리 좀 컸다고 만만히 볼 그런 사람이 아니란다."

"하하하. 정말 아버님은······."


원담은 원소의 교육을 빙자한 폭력 앞에 풀이 죽어 고개를 숙였었지만 곧 이어진 원소의 조치를 듣고 나자 정신이 번쩍 들고 감동까지 했다.


'내 아버지를 너무 무시했다. 환생하고 본 모양새가 매양 건달 같아. '뭔 놈에 원소가 이따위야.' 하고 실망 했었는데. 이런 세심함도 가지고 있었구나.

역시 한나라를 좌지우지했던 군웅이라 다르기는 뭔가 다르구나.'


원담은 새삼 알게 된 원소의 능력에 놀라 감동 띤 얼굴로 원소를 올려다보았다.


"아들. 놀란 거냐? 넌 이 아버지가 얼굴만 멋있는 사람인 줄 알았지?

난 능력도 이리 좋은 사람이란다. 내 자식이라는 놈이 몰라도 너무 모른단 말이야."


원소는 풀이 죽었던 원담이 자신의 말을 듣고 존경스런 낯빛을 되찾자 한껏 달아올라 원가의 전통인 자화자찬을 시전하며 좋아했다.


'쳇! 그러면 그렇지. 역시 이 양반은 건달이야.'


원담은 이런 자화자찬 가득한 원소의 말에 무럭무럭 피어났던 존경심이 순식간 쏙 들어가고 '네가 그럼 그렇지.' 하는 한심한 마음이 다시 들기는 했지만 일단 그가 해준 일이 대단한 일이었기에


"역시 아버님은 대단하시군요.

하지만 아버님. 유회태수님께 보살펴 달라고는 했지만 그들은 도망자인데 그럼 태수님까지 위험해 지는 것이 아닌지?"


하며 원소의 조치에 감사를 표하기는 했지만 원소가 괜한 일을 하여 다른 사람에게 피해를 주는 것이 아닌가 걱정을 했다.


"아마 한동안은 괜찮을 거다. 지금 그들이 가고 있는 어양 지역에서 중산상이였던 장순(張純)이 그의 동생 태산상 장거(張巨)와 오환족 추장 구력거(丘力居)와 같이 변장(邊章)·한수(韓遂)에 난*때에 불만을 품고 난을 일으켜 어지러운 상태거든.

그러니 조정에서 그들을 추적하는 일은 없을 거고 ,유회태수도 관교사 일행이 가면 환영을 해줄 걸. 지금 그 지역은 장순·장거의 난*으로 어지러운 상태라 뛰어난 사람이 많이 필요하니까.

그리고 만약 그들이 거기서 공이라도 세운다면 당한 독우나 환관들도 그땐 어쩔 수 없이 그들의 수배를 풀겠지."

"아! 그런 방법도 있군요. 전장에서 공을 세우면 그들이 풀려날 수도 있는. 정말 절묘한 계책입니다. 아버님.

역시 아버님은 대단하세요."

"자식. 계속 말하게 하네. 나 능력 있는 사람이라니까."

"예~ 예~ 아버님.

아버님은 정말 뛰어난 분이세요. 원가에서 가장 큰 대들보시구요."


원담은 이런 조치에 진심으로 감탄했는지 원소에게 정말 존경심을 가지고 칭찬했다.


"그런데 담아!

네가 저번에 데려왔다. 이번에 집안 문제로 자퇴시킨 그 똑똑하고 키가 켰던 아이 말이다. 그 애가 어양 지역에 산다고 하지 않았니?"

"아! 맞다. 전예!"



부연설명입니다.


*서원팔교위(西園八校尉) : 황건 난 이후 고위 몇 명만 포상하고 공을 독식한 환관들이 그들의 세력을 강화시키기 위해 만든 황실 경비대로 환관 건석을 포함 8명의 교위를 임명한 군사조직을 말합니다.

구성은 상군(건석), 중군(원소), 하군(포홍), 전군(조조), 조군좌(조융), 조군우(풍방), 좌(하모-하진동생), 우(순우경)교위 이렇게 구성되었고, 대략 한 사람당 6-8백 명의 근위병을 지휘하였으며 총 인원은 6천여명이였다 합니다. 이 군 조직은 십상시가 사라지기 전 강제로 해산됩니다.


*변장·한수의 난 : 황건 난 후 서량지역의 강족과 연합한 변장·한수가 난을 일으킨 건데 조정에서는 사공 장온을 거기장군으로 하고 동탁과 황보숭을 부장으로 해서 진압하게 했고 관군이 곧 승리하여 변장, 한수는 유중으로 도망가게 되지만 동탁과 황보숭은 승리의 공과문제로 다투어 완전한 토벌은 하지 못합니다.

이후 변장은 사망하고 한수가 다시 농서를 공격(187)하여 양주자사 경비를 죽이고 그의 부장 이였던 마등을 얻으며(이렇게 마등은 한수의 수하로 들어옵니다. 나중은 마등이 더 지휘가 높지만요.^^) 세력을 떨치지만 황보숭이 사령관이 되어 관군에게 진압하게 되자 한수는 다시 도망을 가게 됩니다. 이후 그들은 다시 반란을 못하고 내부 분열을 하여 흩어지게 됩니다.


*장순·장거의 난 : 중산상이였던 장순이 사공 장온에게 자신은 변장·한수의 난에 손견, 도겸과 함께 종군을 하기를 원했지만 장온은 마음이 안 맞는 요동속국의 장사인 공손찬과 같이 종군하도록 하여 이에 불만을 품고 동생인 태산상 장거와 오환족 수장 구력거와 함께 어양지역에서 거병하여 계를 함락하고 자신은 미천장군 안정왕이라 칭하고 장거는 대장군으로 임명하며 난을 일으킵니다.

이 난은 나중 유우가 유주목에 임명이 되고 공손찬의 공격과 오환 탐지왕의 공손찬에게 항복, 유우의 이민족 회유정책으로 선비, 흉노, 구역거들이 귀순을 해 와서 거의 왕국 수준이였던 그의 세력은 쉽게 망하게 됩니다. 장순은 이후 그의 부하인 왕정에게 살해되고요.

연의를 보면 이 당시 유우의 부하였던 대주태수 유회가 자신에게 와 있던 유비삼형제를 유우의 원군으로 보내 죄를 탕감하게 하고 나중 반동탁연합군에서의 지위인 많이 들어본 [평원현령 유비]가 되게 하지요. ^^




여기까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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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3 장진의 편지6 +5 19.02.20 1,753 35 2쪽
52 장진의 편지5 +2 19.02.20 1,755 40 1쪽
51 장진의 편지4 +2 19.02.19 1,843 40 2쪽
50 장진의 편지3 +3 19.02.18 1,887 43 1쪽
49 장진의 편지2 +6 19.02.17 2,046 44 1쪽
48 장진의 편지 +5 19.02.16 2,102 46 1쪽
47 장순. 장거의 난(2)5 +3 19.02.16 2,153 48 1쪽
46 장순. 장거의 난(2)4 +5 19.02.15 2,142 48 1쪽
45 장순. 장거의 난(2)3 +4 19.02.15 2,148 41 1쪽
44 장순. 장거의 난(2)2 +2 19.02.14 2,278 37 1쪽
43 장순. 장거의 난(2) +2 19.02.13 2,368 33 1쪽
42 포도나무와 여우8 +4 19.02.13 2,424 33 22쪽
41 포도나무와 여우7 +5 19.02.11 2,379 47 19쪽
40 포도나무와 여우6 +4 19.02.11 2,385 51 19쪽
39 포도나무와 여우5 +3 19.02.10 2,390 45 10쪽
38 포도나무와 여우4 +3 19.02.10 2,428 36 11쪽
37 포도나무와 여우3 +6 19.02.09 2,435 52 13쪽
36 포도나무와 여우2 +4 19.02.08 2,549 41 14쪽
35 포도나무와 여우 +6 19.02.08 2,585 56 14쪽
34 장순· 장거의 난6 +3 19.02.07 2,490 46 11쪽
33 장순· 장거의 난5 +2 19.02.07 2,475 34 11쪽
32 장순· 장거의 난4 +3 19.02.06 2,543 33 13쪽
31 장순· 장거의 난3 +4 19.02.05 2,567 35 13쪽
30 장순· 장거의 난2 +6 19.02.05 2,664 32 20쪽
29 장순· 장거의 난 +5 19.02.04 2,743 36 17쪽
» 나를 알아주다.5 +3 19.02.03 2,823 38 22쪽
27 나를 알아주다.4 +3 19.02.03 2,768 47 23쪽
26 나를 알아주다.3 +4 19.02.02 2,808 45 27쪽
25 나를 알아주다.2 +3 19.02.02 2,763 39 13쪽
24 나를 알아주다. +6 19.02.01 3,088 39 15쪽
23 황건의 난7 +8 19.01.31 2,838 41 17쪽
22 황건의 난6 +3 19.01.31 2,803 46 16쪽
21 황건의 난5 +5 19.01.30 2,845 36 21쪽
20 황건의 난4 +2 19.01.30 2,887 33 22쪽
19 황건의 난3 +5 19.01.29 2,943 49 17쪽
18 황건의 난2 +4 19.01.29 2,985 39 21쪽
17 황건의 난 +7 19.01.28 3,072 41 11쪽
16 원가학당3 +3 19.01.28 2,994 41 14쪽
15 원가학당2(수정) +10 19.01.27 2,967 40 17쪽
14 원가학당 +2 19.01.27 3,121 49 13쪽
13 검은 하늘(黑天)5 +5 19.01.26 3,063 50 16쪽
12 검은 하늘(黑天)4 +2 19.01.26 3,005 45 13쪽
11 검은 하늘(黑天)3 +8 19.01.26 3,162 40 20쪽
10 검은 하늘(黑天)2 +4 19.01.25 3,291 34 19쪽
9 검은 하늘(黑天) +3 19.01.25 3,716 40 15쪽
8 이벤트3 +7 19.01.25 3,776 46 19쪽
7 이벤트2 +9 19.01.24 3,917 41 12쪽
6 이벤트 +15 19.01.23 4,245 46 19쪽
5 6살아이4 +13 19.01.23 4,562 51 23쪽
4 6살이이3 +15 19.01.22 4,595 49 11쪽
3 6살아이2 +8 19.01.22 5,332 58 16쪽
2 6살아이 +7 19.01.22 6,668 54 20쪽
1 프롤로그 +16 19.01.22 14,021 72 3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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