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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얼(real) 삼국지-원조비사(袁祖秘史)

웹소설 > 일반연재 > 대체역사, 퓨전

완결

바랍니다
그림/삽화
삼국지2
작품등록일 :
2019.01.22 16:12
최근연재일 :
2019.06.03 00:06
연재수 :
154 회
조회수 :
279,863
추천수 :
4,907
글자수 :
375,008

작성
19.02.03 00:28
조회
2,767
추천
47
글자
23쪽

나를 알아주다.4

DUMMY

@@@ 정사를 기반으로 저의 상상을 약간 첨가해서 글을 쓰겠습니다. 물론 일에 진행상 정사와도 다를 수 있습니다. @@@



'이게 무슨 개 풀 뜯어먹는 소리야.

전예와 관우를 보내며 아직 마음에 정리도 다 못 끝냈는데 내게 있는 단 하나의 부하인 악진까지 날 떠나? 그것도 남은 군대의 중간 지휘관인 백부장들도 모두 데리고.

아니 뭔 놈에 세상 일이 이 따위로 진행돼.'


원담은 관우의 말에 놀라 얼굴이 하얗게 질려 버렸다.


"관교사님. 그그그 그게 무슨 말입니까?"

"악부사령은 전에 대공자님과 약속을 했다고 하더군요. 군관 수재를 볼 동안만 여기서 일한다고요.

하여 다음 수재가 있기까지 원가에서 일하게 되었는데 이제 곧 군관 수재가 실시되니 그 약속을 지키기 위해 이번에 시험을 본다 하더군요.

그리고 다른 백부장들은 이왕 군에 있을 거 군관이라도 되어 보겠다는 요량으로 그 시험에 응시를 한 것이고요."

"뭐시라고요. 그럼 그 약속 때문에······."


원담은 관우의 말을 듣고 뒷골을 잡고 쓰러지려다 간신히 몸을 지탱했다.


'젠장. 그래. 악진이 우리 가문에 가신이 되겠다고 말한 적이 없었어.

그냥 내가 자리를 마련해 주니 다음 시험까지 신세 진 거지.

아~ 내가 왜 그 생각을 못했지.

난 그가 우리 가문에서 일을 잘하고 지내며 아무 군소리도 안 하기에 당연히 모든 것을 잊고 나의 가신으로 살 것이라 생각 했었는데 이런 뒤통수를 갈기는 짓을 당하다니. 그를 믿은 건 나만의 착각이었나?

하긴 잡은 물고기는 먹이를 안준다지만 사람은 물고기가 아닌데 내가 불러놓고 계속 부려만 먹었으니.

이거 악진이 불만이 생긴 건가? 그래서 원래 약속대로 나를 떠나려 하는 거고.

에이~ 씨. 악진. 이 사람. 내 그렇게 안 보았는데 내가 일 좀 많이 시켰다고 이리 날 배신하나. 불만이 있으면 말로 해야지. 어찌 이런 행동을······.

아~ 이 사람만은 정말 내 사람이라고 믿었는데······. 이거 정말 실망스럽군.

그럼 아까 내 얼굴을 못 쳐다보고 나간 것도 이것이 부끄러워 그런 건가?

그리고 겨우 생각해 낸 것이 이 걸 관우에게 말하고 몰래 떠나려고.

에이. 나쁜 사람. 정말 실망이 크네. 그래도 내가 직장도 마련해 주고 생활의 기반도 충분히 갖추게 해 주었거늘 이런 배려도 몰라주고 말도 안하고 떠나려 해.

이 사기꾼 같은 놈. 완전히 배반당한 느낌이잖아!'


원담은 아까 보았던 악진의 당황한 표정이 떠올라 더욱 떨떠름했다.


"저나 악부사령 그리고 백부장들은 모두 정식 군대 교육을 받은 사람이 아니지 않습니까. 그래서 악부사령이나 백부장들은 군관 생활을 조금이라도 하면 원가나 자신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될까하는 마음에 모두 군관 수재에 응시 하려 하는 것입니다."

"예? 뭐요? 방금 뭐라 하셨습니까?

그러니까 그들이 시험을 보는 이유가 우리 가문을 떠나려고 시험 보는 게 아니라 더 도움이 되려고?"


원담은 배신당했다는 기분에 열불이 나 자책하며 침통했는데 관우의 반전스러운 말을 듣게 되자 놀라 관우에게 되물었다.


"하하하하. 무슨 생각을 하신 겁니까? 대공자님.

그들이 원가를 떠나다니요. 그건 천부당만부당(千不當萬不當)한 말씀이지요.

모두가 이 가문과 대공자님의 배려에 감사하는 사람들인데 어찌 그런 생각을요.

그들은 단지 체계적인 군관 교육을 받는 것이 좀 더 대공자님과 가문에 도움이 될까 하여 이번 수재를 보는 겁니다.

솔직히 제가 아직 정식 가신이 아니고 떠나는 입장이기에 말씀드리는 것인데 우리들의 대우에 주변의 불만에 소리가 조금 있습니다.

악부사령은 겨우 임시 서기출신인데 한 부대의 부사령과 대공자님의 수족을 하고 있고, 우리들은 아무것도 없는 무지렁이 의용군 출신의 의병인데 자신들과 같은 대우를 받으니 불만이 있을 수밖에요.

하여 그들은 이번 군관 수재를 통해 자신들의 실력을 증명한다면 이런 소리를 안 들을 거다 생각해 시험을 보려는 것입니다."

"아! 예. 그래서 그들이······.

하긴 그럴 수도 있겠군요."


원담은 관우의 말에 이제야 공감이 가는지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그럴 수도 있겠다.

회사나 직장에 낙하산으로 갑자기 상사나 비슷한 능력의 사람들이 무더기로 들어온다면 연관이 없거나 관심 없는 사람 몇 빼놓고는 모두 그들을 경계 하겠지.

문물의 발달만 다를 뿐 사회야 과거나 현재나 거의 같으니까.

내가 이런 사실을 간과했구나. 나도 과거에 있을 적에 그런 일을 겪은 적어 본적이 있었기에 좀 더 생각 했으면 충분히 눈치 챘을 텐데.

허~ 이거 참 내 배려가 미흡했군. 이거 그들에게 좀 미안해지는데.

그런데 다른 가병들이야 그렇다 쳐도 악진 이 사람은 마음고생이 좀 많이 심했겠어. 검증된 것은 하나 없고 단지 나에게 특채된 이유만으로 높은 자리를 차지했으니.

아마 별별 소리 다 들었겠는 걸.

하지만 이 사람. 나에게 이런 얘기 한 번도 한 적이 없잖아. 힘들다고 한 적도 없고 말이야.

그럼 이 사람도 몰래 시험 보는 것이 그것이 나에게 폐를 안 끼치고 자신을 인식시키는 거라 생각한 건가?

뭐야 이사람. 알고 보니 나름 충신이잖아. 난 단순히 악진이라는 인재를 돈으로 샀다 생각했는데 그는 이런 생각을······.

이거 참 아까 욕한 게 미안해지는데.'


관우의 말로 악진이 대한 오해가 풀린 원담은 악진을 욕한 게 점점 미안해지는 거였다.


"그런데 이런 이유로 제가 대공자님 말씀대로 지금 자리를 떠나고 이들까지 군관 수재로 자리를 비운다면 군대의 운영이 어려워지지 않겠습니까?

제가 마음이 급하지만 아직은 남아 있어야 하지 않을까요?"


관우는 이런 이유를 말하며 자신이 지금 떠나는 것에 문제가 있음을 지적해 주었다. 하지만 원담은 이런 관우의 얘기를 다 듣고 난 후 지금이야 비록 지휘관들이 모두 떠나 군대 운영에 어려움이 올 것이라 예상 되지만 얼마간의 시간만 감수한다면 이 일로 그의 군대가 더욱 강해지는 계기가 될 수 있는 일이기에 지금의 불편을 감수하기로 마음먹고 관우에게 말했다.


"아닙니다. 관교사님. 이렇다 해도 관교사님은 바로 떠나셔야지요. 그래야 의형제분들도 빨리 찾고, 이 일에도 도움이 될 겁니다. 관교사님이 늦게 출발하면 할수록 그분들을 찾기 힘들어 돌아오실 시간이 더 오래 걸리실 것이니 말입니다.

차라리 일찍 출발하시어 빨리 의형제분들을 찾으시고 그들을 안정시킨 후 빨리 돌아와 부대를 맡아주세요.

악부사령이나 백부장들 일이야 다른 교두분들에게 도움을 청하면 되니 한동안은 걱정할 것이 없으니까요. 제가 비록 나이는 어려도 나름 인맥은 넓은 사람이니 이 일은 걱정할 일이 아닙니다. 그러니 관교사님은 이런 걱정 마시고 의형제분들을 찾을 생각만 하세요."

"허허허. 대공자께서 그리 말씀하시니 그러는 것도 문제가 없을 것 같군요. 그래도 제가 본분도 다하지 못하고 떠나는 것 같아 할 말이 없습니다."

"아닙니다. 관교사님.

교사님께서 의리가 크셔서 그러시는 것 아닙니까. 그러니 정 걱정이 되신다면 의형제분들의 일을 일찍 안정시키고 빨리나 돌아오세요. 전 그런 날을 목 놓아 기다리겠습니다."

"예. 알겠습니다. 그럼 이 관우 빨리 일을 마치고 최대한 일찍 돌아오겠습니다. 그럼 이만 인사드리고 바로 짐을 챙겨 떠나겠습니다."

"예. 그러세요. 몸조심하시고요.

아! 관교사님. 나가시며 수재를 보는 악부사령과 백부장들 좀 제 집무실로 들라 해주세요.

교사님의 말을 듣고 보니 할 말이 생겼습니다."

"예. 알겠습니다. 그리 하지요.

그럼 잘 계십시오. 대공자님."


관우는 원담의 제안대로 담백한 인사를 나누고는 웃는 낯이 되어 원담이 챙겨준 선물과 자신의 짐을 챙겨 원가를 떠났고, 원담은 이렇게 관우를 보내고 나자 다시 몇몇 사람들을 만난 후 자신의 집무실로 들었다. 집무실엔 관우에게 지시한 대로 악진과 백부장들이 먼저와 기다리고 있었다.


"모두들 오셨군요. 다들 자리에 앉으세요."


그들이 만나자 원담은 일단 그들에게 앉기를 권했고 그도 상석으로가 앉으며 말을 꺼냈다.


"그래요. 모든 사정은 관사령께 들었습니다. 모두 이번 군관 수재를 보신다고요."

"예. 그렇습니다. 대공자님."

"그렇군요. 정말 잘 되었어요. 전 여러분의 시험을 허락합니다. 모두 수재를 잘 들 보세요. 그래서 우리 원가의 저력도 보여주시고요. "

"예. 감사합니다. 대공자님. 최선을 다해 시험을 보겠습니다.

하지만 대공자님. 듣기로 관사령께서 개인 사정으로 자리를 비우신다 하시던데 저희들까지 자리를 비워서는······."


원담이 시험 허락을 해 모여 있는 사람들은 기쁜 마음이 가득했지만 방금 전에 관우가 떠난다는 소식도 같이 들은 이들이기에 군대의 운영이 어려울 것이라 예상해 심각한 표정이 되어 이를 걱정하는 말을 했다.


"여기는 걱정하지 마세요. 제가 알아서 할 테니.

우리 집안은 아시다시피 뛰어난 교두분들이 많지 않습니다. 이미 여길 오면서 고람 교두님과 만나 그걸 부탁했고 그분이 임시지만 이곳을 맡아주시겠다고 약속 하셨습니다.

그러니 모두 걱정 마시고 시험이나 붙을 공부를 하세요. 이건 우리 원가의 명예도 걸린 일이니 난 최선을 다해 그대들을 돕겠습니다.

군관 수재에 필요한 것이 있으시면 바로바로 말해 주세요. 내 모든 준비를 도와주지요."

"대공자님. 감사합니다. 하지만 그렇게까지 안 챙겨주셔도 되는데."

"그런 말씀 마세요. 여기 모인 모두가 우리 원가의 가솔들 아닙니까. 우리 집안은 집안사람들을 지원하는데 무심한 가문이 아닙니다.

그런데 듣기로 모두들 군관 수재에 붙고 연수가 끝내면 다시 우리 집안으로 돌아오신다고 하던데 그게 사실인가요?"


원담은 군관 시험에 붙어도 이들이 돌아온다고 듣기는 했지만 혹시나 하는 걱정 -누구나 '예' 할 때 '난 아니오.' 할 놈들-을 걱정해 은근슬쩍 그들의 마음을 떠 보았다.


'짐승은 믿어도 사람은 믿을 수 없지. 이렇게까지 지원해 주는데 설마 나를 배반하겠어. 하지만 사람 마음이란 것이······.'


"예. 당연한 말씀을 하십니다. 우리에게 이리 은혜를 베풀어주는 가문인데 어찌 저희가 배반을 하겠습니까. 우리가 이러는 건 공명도 있지만 조금 더 배우고 익혀 원가와 대공자님의 은혜에 조금이나마 보답 하고자 시험을 보는 것입니다. 그렇지 않나. 형제들."

"예. 당연한 말씀이죠. 형님"


원담의 이런 의심에 선임인 듯한 백부장은 놀라며 원담이 원하는 대답을 시원하게 해주었고 나머지 백부장들도 이에 동의하는 지 큰 목소리로 그와 뜻이 같음을 보여 주었다.

하지만 이때 악진은 다른 사람들과는 다르게 아무 대답 없이 가만히 얘기를 듣고 있었다. 원담은 이런 악진의 모습을 언뜻 보았지만 일단 다른 사람들과 같이 한 자리이기에 일단 그걸 무시하고 그들에게 말했다.


"역시 그러시군요. 모두 열심히 노력해 군관이 되신다면 원가는 더 큰 힘을 얻을 수 있겠어요.

그래요. 모두들 열심히들 해보세요. 내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니.

그럼 나머지 일들은 여기 악부사령과 이야기 해 보겠으니 악부사령만 남고 모두 나가 보세요."

"예. 대공자님."


원담이 자신들의 시험에 전폭적인 지원을 약속하자 백부장들은 기쁜 마음이 되어 포권을 하고 물러났고 집무실 안에는 악진만이 남게 되었다.

아까는 다른 사람들의 눈치가 보여 악진의 표정을 무시하던 원담이지만 이젠 둘만 남게 되자 원담은 그들에게 보였던 태도와는 다르게 약간은 심각한 표정으로 악진에게 왜 그런가를 물었다.


"악부사령님. 표정이 심상치 않군요.

부사령님은 다른 분들과 다른 생각이라도 있는 것 같은데 다들 나갔으니 허심탄회하게 얘기나 해 봅시다."


'아까의 침묵은 뭐지? 설마 악진은 관우나 다른 백부장들의 말과 달리 시험 후 군관에 계속 눌러 앉을 생각이라도 하는 것인가?

아~ 아무 문제없던 사람이 속 썩이려 하네.

그냥 쉽게 '예. 시험 잘보고 돌아오겠습니다.' 이러면 너도 좋고 나도 좋을 건데. 이따위 표정이라니. 정말 불안해서 못살겠다.

이보쇼. 악진씨. 나도 좀 편하게 삽시다. 모두 좋게 좋게 가면 서로가 편하고 좋잖소.

어째 나에겐 모든 일이 편하게 되는 것이 하나도 없고 모두 이따위냐.

내가 아무리 무능력자 환생인이지만 이건 너무하지 않아. 악진씨. 우리 이러지 말고 좀 편안하게 삽시다.’


원담은 악진의 침묵에 불안불안 했는지 이런 찜찜한 상상을 하며 침을 꼴깍 삼키고 그의 입을 주목했다.


"대공자님. 일단 이런 어려운 상황이 되었는데도 저희를 배려해 주어 감사합니다. 하지만."

"하지만?"

"저는 솔직히 어떤 결정을 해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그래서 대공자님께 묻고 싶은 게 있습니다.

대공자님께 전 어떤 사람입니까?"

"예에?

악부사령님. 어떤 사람이라니? 그게 무슨 소리지?"


원담은 어리둥절한 얼굴로 악진을 쳐다봤다.


"저에게 대공자님의 처음은 같이 일하고 신동이라 불린 그냥 어린 상사였습니다. 그리고 갑자기 신입 서기인 저를 불러 창술을 보고 싶다 하시며 저에게 친밀하게 다가오시더니 이후 비서까지 시켜주시자 이상은 했지만 그래도 '나를 좋게 보아주는 좋은 상사구나.' 하고 생각 했습니다.

그런데 부대가 해산되자 그냥 입바른 소리라 생각했던 원가에 진짜로 취직시켜 주시고 아무 경력이나 실력도 검증된 것이 없는 저를 이리 아무 이유 없이 주변에 반대도 무릅쓰고 부사령이라는 높은 지위를 주셨습니다. 그리고 지금은 다시 군관이 되겠다고 하는 저에게 아무 의심 없이 계속 후원을 해 주시겠단 약속도 해주시네요.

왜입니까? 대공자님은 지금까지 한 번도 본 적이 없고 인연 또한 없었던 저에게 갑자기 찾아와 이리 신뢰를 주고 도움을 주려 하시는 겁니까?

전 전부터 쭉 대공자님께서 묻고 싶었습니다. 전 대공자님께 어떤 사람입니까?"


악진은 우연히 처음 만난 원담이 왜 그에게 분에 넘친 대우를 해주는 이유를 찾지 못해 지금까지 고민하다 결국 이런 자리가 마련되자 속 시원하게 이런 말을 터놓게 된 것이었다. 원담은 이런 악진의 속마음을 듣게 되자 심각했던 얼굴이 펴지며 안심이 됐다.


'뭐야. 그런 거였어.

그래. 내가 악진이라면 그럴 수도 있겠구나.

나야. 미래를 알아. 악진이 뛰어나고 유명한 장군이라 미리 대우를 해준 것뿐이지만 그는 이런 사실을 모르니 무명의 자신이 아무 이유 없이 대접을 받아 어리둥절했겠지.

하하하. 이 사람. 아무 말도 하지 않아 몰랐지만 혼자 속으로 별 이상한 잡생각 다 했겠군.

미안 악진씨.

내가 너무 내 생각만 하느라고 당신 마음은 헤아리지 못했어.

이거 참 미안하게 됐네요.'


원담은 악진의 말을 듣고 자신이 너무 앞서 그를 대했다는 것을 깨달았는지 어색한 미소와 쓴 웃음을 지어져 머리를 끌쩍였다.

하지만 이런 어색한 내색을 직접적으로 할 수 없는 처지였기에 그는 일단 웃는 얼굴로 악진에게 말했다.


"저 악부사령께서 그렇게 느끼실 수도 있겠군요. 너무 내 생각만 한 것 같군요.

전 단지 처음부터 악부사령이 너무 마음에 들고 저랑 마음도 잘 맞는 것 같아 무조건 같이 있고 싶단 생각에 더욱 대우를 해드린 것뿐인데 이것이 악부사령에게 폐가 될 줄은 몰랐군요. 이거 정말 죄송하게 됐습니다."

"아닙니다. 대공자님. 폐가 되다니요. 천부당만부당한 말씀입니다.

전 다만 대공자님께서 너무 잘 챙겨주셔서 그냥 그 이유가 궁금했을 뿐입니다. 솔직히 이젠 조정의 군관자리 따위 별 관심도 없습니다.

장부란 자신을 알아주는 사람 곁에 있는 것만으로도 가장 큰 행복일진데.

이리 절 알아주고 인정까지 해주시는 대공자님이 계신데 제가 다른 곳으로 갈 이유가 있겠습니까.

이번 수재는 단순히 내 자신이 어느 정도 능력이 되는가를 알아보려 보는 시험 같은 것입니다. 전 어디 다른 곳을 가려 그러는 것이 아닙니다. 전 지금 대공자님께서 마련해준 원가의 생활에 만족하고 있습니다."


악진은 원담이 미안해하며 그에게 사과하자 놀라며 원담이 자신을 오해하지 않을까 걱정하며 변명을 했다.


"하하하. 그래요. 그럼 다행이군요. 악부사령이 이렇게 우리 원가를 생각해 주는 마음이 있으니 좋네요."


'휴~ 다행이다. 괜한 오해였어. 역시 악진. 이 사람은 확실히 내 사람이 맞구나.

내가 그렇게 많이 챙겨주었는데 이 사람이 나를 배반할 사람이 아니지.'


원담은 악진의 이야기로 그가 너무 챙겨주는 그 이유가 궁금해 이러했다는 것을 알게 되자 안도를 했고 그를 확실한 자기 사람으로 만들기 위해 그가 원하고 있을 대답을 해주었다.


"악진님. 방금 '저에게 당신이 어떤 사람인가?'라고 물으신 거죠?"

"예."

"응. 뭐랄까. 저도 악진님을 솔직히 직접적으로 '이거다' 라고 말하진 못하겠네요.

하지만 제가 나이가 차 집안에서 독립하게 되어 집안의 가신이나 가솔들을 이끈다고 가정한다면 그때 가장 먼저 떠오를 사람 중에 한 명은 악진님이 될 거라 생각하는데.

이 정도라면 악진님이 원하는 대답이 되었나요?"

"예? 그 말씀은······.

하하하하. 충분이 되었습니다. 대공자님.

역시 대공자님께서는 항상 누구에게나 생각 이상의 말씀을 해주시는군요. 정말 따르는 것 자체가 분에 넘치는 영광인 분이십니다. "

"영광은요. 무슨.

이 못 미더운 사람을 부사령께서 그리 생각해 주시니 제가 더 영광이지요.

사실 말은 안했지만 악진님을 본 순간부터 '아~ 이 사람을 내 사람으로 만들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마음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이리 가까이 두려 한 것이었고요.

그런데 정말 제가 독립한다면 저의 바람대로 가신으로서 절 따라 오실 의향이 있으신 겁니까?"

"예. 당연하지요. 대공자님.

불러만 주신다면 전 언제나 견마지로(犬馬之勞)의 마음가짐으로 따르겠습니다.

불러만 주십시오. 어디에 계시던 찾아가겠습니다. 대공자. 아니 주군."


악진은 원담의 대답에 감동 했는지 바로 무릎을 꿇고 원담을 부르던 호칭인 '대공자' 대신 '주군'이란 신하가 된 자가 자신의 주인을 이르는 말을 하며 원담의 물음에 답했다.

원담은 이런 악진의 태도에 잠시 당황했지만 곧 마음을 추스르고는 기뻐하며 악진의 손을 잡아 일으켰다.


"악진님. 아직은 이러지 않으셔도 됩니다. 전 아직 독립을 한 것이 아니니까요.

이런 건 나중 제가 독립을 하고 하셔도 되는 겁니다. 그러니 지금은 현재와 같은 상태를 유지해 주세요. 전 그 마음만 받겠습니다.

정말 부족한 이 사람을 선택해 주어 고맙군요. 악부사령님."


원담은 악진이 자신을 주군이라 부르며 부하임을 자처하자 감격해 그를 더욱 치켜세워 주었고 그의 유일한 특수능력인 겸손 스킬도 충분히 발휘해 그의 충심을 더욱 자극시켰다.


"별 말씀을요. 대공자 아니 나리."

"하하하하. 그런데 악부사령님도 군관수재를 볼 거죠?"

"아닙니다. 고람교두님이 오신다고 하지만 관우님과 백부장이 몇 명 빠져 나가는데 어찌 중간에 있는 저까지 그럴 수 있겠습니까. 나리께서 저를 이리 인정하시는데 그까짓 군관 수재쯤 보나 안 보나 상관없습니다."

"아니지요. 악부사령은 그걸 반드시 보셔야 합니다. 솔직히 부사령은 마음고생이 심했지 않습니까. 갑자기 출세했다고 주변에서 수군거림이 있었으니.

미안합니다. 나야 악부사령의 실력을 알아차려 당연히 그에 걸맞은 지휘권을 준 거였지만 주변 사람들은 그것을 모르니 오해의 말들을 하는 거지요.

잘 되었습니다. 이 기회에 그들의 코를 납작하게 만들어 주세요. 난 이런 사람이라고."

"예에?"

"전 제 사람이 다른 놈들에게 무시당하는 꼴을 못 보는 사람입니다. 제 비서를 하셔서 제가 어떤 사람인지 잘 아시지 않습니까.

그러니 이번 수재로 '나 악진은 이런 사람이다. '라는 것을 그들에게 꼭 각인 시켜주세요.

난 여기 일보다 내 사람이 다른 사람들에게 무시당하는 소릴 안 듣는 게 더 중요합니다.

부사령님 시험 꼭 보셔요. 이건 저의 명령입니다.

설마 저에게 주공이라 불러놓고 처음부터 제 말을 거역 하시는 것은 아니겠지요? 무조건 시험은 보셔야 하는 겁니다. 그들이 입하나 뻥긋 못하게요."

"예. 알겠습니다. 그리 하겠습니다.

나리는 정말 관우님에게 한 일이나 전예에게 한 것도 그렇고 정말 사람의 마음을 뒤흔드는 뭔가가 있는 것 같습니다.

저에게도 이렇게 말씀해 주시니 전 무조건 따를 수밖에 없지 않습니까.

알겠습니다. 꼭 시험을 봐 부끄럽지 않은 결과를 내 보이겠습니다. 기대해 주십시오."

"그래요. 많이 기대하죠. 전 악진님을 믿으니까요."


원담은 그의 말에 감격한 악진이 더욱 자신을 충심으로 따른다 하자 직장 하급자들이 가장 듣기 좋아하고 왠지 상사의 기대를 한 몸에 받는 기분이 들게는 하지만 알고 보면 직장 상사가 어떤 보상이나 이득도 주지 않고 하급자들에게 일을 떠넘기기 위해 개발된 무책임한 스킬인 '너를 믿는다.' 사용하여 악진의 충심을 더욱 자극했고 이 스킬에 정통으로 얻어맞은 악진은


"믿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정말 나리께서 이리 절 믿어주시니 몸 둘 바를 모르겠군요."


이라며 충성도 100%가 달성되는 가신이 되어 버렸다.


근데 사실 이리 원담과 역인 여러 사람들이 이 일로 웃고 우는 감격과 환희의 순간을 넘나 들고 있었으나 군관 시험을 보거나, 부대에 남거나 떠나는 이 모든 문제는 원담과는 아무 상관도 없는 일들이었다.

원담이 비록 악진을 원가에 취직시키기는 했으나 그가 처음 학당 총무과에서 비서를 할 적에만 상관이었지 유비의 부대가 들어오고 부사령에 취임하고 부터는 악진에게 원담은 상관이 아닌 협조부서의 수장 정도의 위치였고, 군대 운영에 관해서도 사령인 관우나 그가 부재라면 원소가 소속이므로 원담의 아버지인 원소에게 직접 상의하고 결정을 받아야 하는 사항들이었으나 원담이 워낙 이 일에 개입한 것이 많다보니 악진이나 백부장들, 그리고 이들의 지휘관 관우까지도 그 사실을 모두 잊어먹고 원담이란 엉뚱한 사람에게 보고하고 허락을 구하는 상황이었다.

물론 원담이 원소의 아들이니 별 문제야 없는 일이겠으나 밖에서 보기엔 조금은 우스운 상황이었다.




여기까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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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4 장진의 편지7 +2 19.02.21 1,847 48 1쪽
53 장진의 편지6 +5 19.02.20 1,752 35 2쪽
52 장진의 편지5 +2 19.02.20 1,755 40 1쪽
51 장진의 편지4 +2 19.02.19 1,842 40 2쪽
50 장진의 편지3 +3 19.02.18 1,887 43 1쪽
49 장진의 편지2 +6 19.02.17 2,045 44 1쪽
48 장진의 편지 +5 19.02.16 2,101 46 1쪽
47 장순. 장거의 난(2)5 +3 19.02.16 2,153 48 1쪽
46 장순. 장거의 난(2)4 +5 19.02.15 2,142 48 1쪽
45 장순. 장거의 난(2)3 +4 19.02.15 2,147 41 1쪽
44 장순. 장거의 난(2)2 +2 19.02.14 2,277 37 1쪽
43 장순. 장거의 난(2) +2 19.02.13 2,367 33 1쪽
42 포도나무와 여우8 +4 19.02.13 2,423 33 22쪽
41 포도나무와 여우7 +5 19.02.11 2,378 47 19쪽
40 포도나무와 여우6 +4 19.02.11 2,384 51 19쪽
39 포도나무와 여우5 +3 19.02.10 2,389 45 10쪽
38 포도나무와 여우4 +3 19.02.10 2,428 36 11쪽
37 포도나무와 여우3 +6 19.02.09 2,434 52 13쪽
36 포도나무와 여우2 +4 19.02.08 2,549 41 14쪽
35 포도나무와 여우 +6 19.02.08 2,585 56 14쪽
34 장순· 장거의 난6 +3 19.02.07 2,490 46 11쪽
33 장순· 장거의 난5 +2 19.02.07 2,475 34 11쪽
32 장순· 장거의 난4 +3 19.02.06 2,542 33 13쪽
31 장순· 장거의 난3 +4 19.02.05 2,566 35 13쪽
30 장순· 장거의 난2 +6 19.02.05 2,663 32 20쪽
29 장순· 장거의 난 +5 19.02.04 2,742 36 17쪽
28 나를 알아주다.5 +3 19.02.03 2,822 38 22쪽
» 나를 알아주다.4 +3 19.02.03 2,768 47 23쪽
26 나를 알아주다.3 +4 19.02.02 2,808 45 27쪽
25 나를 알아주다.2 +3 19.02.02 2,762 39 13쪽
24 나를 알아주다. +6 19.02.01 3,088 39 15쪽
23 황건의 난7 +8 19.01.31 2,838 41 17쪽
22 황건의 난6 +3 19.01.31 2,802 46 16쪽
21 황건의 난5 +5 19.01.30 2,844 36 21쪽
20 황건의 난4 +2 19.01.30 2,886 33 22쪽
19 황건의 난3 +5 19.01.29 2,942 49 17쪽
18 황건의 난2 +4 19.01.29 2,985 39 21쪽
17 황건의 난 +7 19.01.28 3,072 41 11쪽
16 원가학당3 +3 19.01.28 2,993 41 14쪽
15 원가학당2(수정) +10 19.01.27 2,967 40 17쪽
14 원가학당 +2 19.01.27 3,121 49 13쪽
13 검은 하늘(黑天)5 +5 19.01.26 3,063 50 16쪽
12 검은 하늘(黑天)4 +2 19.01.26 3,005 45 13쪽
11 검은 하늘(黑天)3 +8 19.01.26 3,161 40 20쪽
10 검은 하늘(黑天)2 +4 19.01.25 3,290 34 19쪽
9 검은 하늘(黑天) +3 19.01.25 3,715 40 15쪽
8 이벤트3 +7 19.01.25 3,775 46 19쪽
7 이벤트2 +9 19.01.24 3,917 41 12쪽
6 이벤트 +15 19.01.23 4,244 46 19쪽
5 6살아이4 +13 19.01.23 4,561 51 23쪽
4 6살이이3 +15 19.01.22 4,594 49 11쪽
3 6살아이2 +8 19.01.22 5,331 58 16쪽
2 6살아이 +7 19.01.22 6,668 54 20쪽
1 프롤로그 +16 19.01.22 14,021 72 3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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