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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자 님의 서재입니다.

혼자다하는구단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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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자
작품등록일 :
2019.05.16 22:24
최근연재일 :
2019.07.31 04:29
연재수 :
59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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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9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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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331,334

작성
19.05.30 03: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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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
글자
12쪽

4장 - 이적시장7

이글의 모든 것은 픽션입니다




DUMMY

“구단주님? 구단주님?”


“아. 통화중이었지. 첼시에 통보하세요. 6000만 유로. 단 한 푼의 네고도 없는 걸로. 싫으면 그걸로 끝. 협상 자체를 거절하세요. 그리고 안토니 우자는 얼마 달래요? 230만 유로요? 승낙해요. 데려가라 하세요. 그 거래는 뻑나면 안돼요.”


언론 플레이 한번으로 안토니 우자의 이적료가 20만 유로 낮아졌다. 그래도 괜찮다. 그 돈으로 더 좋은 선수를 자유계약으로 데려오면 되니. 어떻게든 팔아치우는 게 이득이다. 못 팔면 그게 문제가 된다.


전화를 끊었더니 또 전화가 온다.


“야닉 후트 이적료 좀 깎아 달라는데요?”


“호세 로드리게스 가격 좀 알려 달래요. 그냥 찔러보는 것 같긴 한데.”


전화가 오고 또 오고 또 온다. 훈련이 제대로 되지 않는다.


비서. 비서를 구해야겠어.


그날 강창덕은 다섯 개의 인력 사이트에다 비서 구인글을 올렸다.



운전 및 스케줄 관리 – 기본급 4만유로

의료 자격증 소지자로서 응급처치나 링겔 꽂을 줄 알 경우 +0.5

장보기, 청소, 빨래 해줄 경우 +0.3

전화 대신 받고 간단한 일 처리 가능할 경우 +0.5

스포츠 업계 종사경력이 있어서 스트레칭 등 기초운동 보조가 가능할 경우 +0.5

......



추가 조건을 다 합치니 연봉 10만 유로가 넘어간다. 급료가 과한건가 잠시 고민한 강창덕은 그냥 글을 올려버렸다. 방금 안토니 우자 이적료 20만 유로를 시원하게 깎아준 상남자가 이런 사소한 금액에 고민해선 안 된다.


그날 밤 사이트에 들어가 보니 벌써 이력서가 수십 개 쌓여 있었다. 역시 연봉이 과하게 책정되었군. 이제 또 하나씩 노가다다.


‘지니. 마리엘 린넬버티. 23세. 검색해줘.’


하나씩 이력서와 지니의 능력치를 비교하며 사람을 찾았다. 그리고 8명까지 확인하고 그만두었다.


“마리엘 린넬버티 씨? 내일부터 출근하세요.”


“네? 면접은요?”


면접. 아. 그 과정이 빠지면 이상하게 생각하려나?


“내일 아침 9시 마인츠 사무실로 오세요. 웬만하면 바로 일 시작할 수 있게 준비해 오세요.”


“음. 혹시 내 미모에 빠져 어떻게 해볼 생각이면 그만 두는 게 좋을 겁니다.”


이런 캐릭터였나. 지니가 대략적 성향은 알려주지만, 모든 걸 알려주진 않으니.


“그 말 덕에 다시 고민해보게 되네요. 내일 면접 탈락할 수도 있으니 준비 잘해 오세요.”


강창덕은 전화를 끊고 지니가 펼쳐놓은 상태창을 봤다.


마리엘 린넬버티.


프로의식 20. 충성심 19. 야망 14. 참을성 20.

치료능력 17. 체력훈련 16. 에어로빅 18. 선수관리 16.


정신적 능력치도 최고고, 코치 능력도 최고다. 게다가 현재 23살. 앞으로 성장할 잠재력이 무궁무진하다. 비서로 쓰는 게 미안해질 정도로 화려한 능력치다.


코치능력은 별 1개에서 5개로 나뉜다. 전 세계를 통틀어 별 5개인 코치는 200명이 되지 않는다.

마리엘 린넬버티는 200명뿐인 5성 코치 중 한명이 될 수 있는 잠재력을 갖고 있다. 코치계의 월드클래스다.


이런 인재가 비서 뽑는데 이력서를 넣다니. 사람의 인생이란 참 어려운 것 같다. 자기 재능에 꼭 맞는 그 길로 걷는 건 참 어려운 일이다.


그녀의 이력서를 다시 봤다.


17세 기계체조 선수로 독일 국가대표 발탁. 무릎부상.

19세 재활 실패로 은퇴.

23세 프랑크푸르트 대학 재활의료학과 및 응급의료학과 졸업.


며칠 전 졸업하고 사회에 첫발을 내딛는 중. 아마도 그래서 이런 비서를 뽑는데 응시했겠지. 어디든 한번 일하기 시작하면 능력을 발휘하고 두각을 나타내지 않았을까. 그랬다면 절대 데려오지 못했겠지.





“안녕하세요. 마리엘 린넬버티입니다.”


170cm 큰 키에 운동으로 다져진 훌륭한 몸매. 그리고 사진으로 보던 것보다 훨씬 예쁘고, 표정이 더없이 밝고 자신 있다.


“강창덕입니다. 편하게 말씀하세요. 전 17살입니다.”


“에휴. 그래도 고용주한테 어떻게 그러니. 마리라고 불러줘.”


환하게 웃으며 곧장 편하게 말한다. 이런 캐릭터였군. 밝은 표정과 시너지를 이루어 편한 말투가 매우 어울렸다.


“뚜기라고 부르시면 되요. 고용계약에 추가 조건은 어떻게 하실 건가요?”


“다 할게. 전부 다 할 수 있어. 요리도 잘하고 청소도 끝내주게 잘해. 일 끝나고 한 시간씩 해주면 되는 거지?”


음. 그렇게 글을 올리긴 했지만, 왠지 미안하다. 그렇게 써먹을 인재가 아닌데.


“약간 수정하죠. 집안일은 빼도록 할게요.”


“어머. 혹시 내 손에 물 한 방울 안 묻히게 해줄게. 뭐 그런 거야? 하지만 난 연하한테 넘어가지 않을 건데.”


이런 캐릭터였군. 적응하는데 시간이 좀 필요할 것 같다.


“아뇨. 그걸 빼고 코치 보조를 추가하죠. 낮에 구단에 있는 시간동안 한두 시간씩 코치 보조를 해주는 걸로.”


“코치? 난 축구는 거의 모르는데.”


“유연성하고 스트레칭 코치 보조니까 조금만 배우면 가능할 거예요. 코칭 지시서에 자세한 설명도 있을 거고요. 대신 기본 연봉에 0.7을 추가하죠.”


그녀는 5성 코치의 잠재력을 갖고 있다. 지금부터 시작하면 금방 5성 코치가 될 수 있을 것이다. 비서 일을 하는 그녀를 위한 보상이다. 이왕이면 마인츠에 오래 남을 월드클래스 코치가 되었으면 하는 마음도 있고.


“콜. 열심히 하겠습니다. 고용주님.”


어설프게 경례하며 정말 밝게 웃는다. 밝고 에너지 넘치는 마리엘을 보고 있으면 속이 시원해지는 것 같다.

그녀와 몇 가지 질문을 거친 후 연봉 14만 유로에 고용 계약서를 작성했다. 30년 정도 노예 계약을 하고 싶지만, 애석하게도 1년 단위로 재계약하기로 했다.


정식 계약한 그녀와 택시를 타고 집으로 왔다. 아무도 없는 집에 둘만 들어가고 싶은 마음도 있었지만, 차고로 갔다. 아버지가 사기꾼에게 속았는지 특유의 팔랑귀 때문에 충동구매 했는지 비싼 차가 10대나 있다. 아침에 허락과 차키를 받아 둔 아우디 SUV를 끌고 마인츠 병원으로 갔다. 당연히 운전은 비서 마리가 한다.


마인츠 병원 내과과장은 벌써 5번째 만남이다. 퇴원 후에도 1주일 간격으로 방문해 진찰을 받아왔다.


마리엘 린넬버티는 비서이자 주치의가 되어줄 것이다. 그러므로 내 상태에 대해 자세히 알아둬야 한다.


“후천성 신진대사 과다 증후군?”


“그래. 그간 여러모로 조사해봤지만, 동일한 증상의 질병은 없었다네. 사실 질병이라고 부르기도 애매하지. 바이러스나 세균 감염도 아니고 몸져눕는 일도 없고. 그렇다고 하루에 4만 칼로리를 소비하는 몸이 정상인 것도 아니고. 그래서 굳이 이름을 붙여봤다네.”


의사 입장에서도 고심을 거듭했을 것이다. 강창덕의 머릿속에 에너지를 쪽쪽 빨아먹는 거지가 존재하는 걸 모르니 이런 길고 이상하고 희귀한 병명이 나왔다.


“그러니까 열량소모가 너무 심하다는 말씀이시죠?”


“그래. 열량소모가 너무 심해서 몸에 지방이 남아나질 않아. 게다가 정도라는 것도 없고. 지방을 다 태우면 근 손실도 심하게 일어나고 그렇다고 두뇌에서 브레이크를 밟는 것도 아니야. 한순간 픽 쓰러질 수도 있으니 조심해서 봐줘야 한다네.

체지방률 재는 기계도 항상 가지고 다니게. 체지방이 3% 이내로 떨어지면 모든 작업을 멈추고 포도당 수액을 바로 처치하도록 하게. 바이러스나 세균감염은 없지만, 지방이 너무 없으면 면역도 떨어지니 항상 주의하고.”


내과과장은 마리엘에게 자세한 설명을 하며 강창덕의 안위를 부탁했다. 진정한 참의사다.


“저런. 그래서 초코바를 그렇게 먹었구나. 고생했어. 내가 도와줄게.”


대화하고 이동하면서 스니커스를 끊임없이 먹는 강창덕을 이상하게 보던 마리엘이었다.

마리엘은 정말 안쓰럽게 바라보며 강창덕의 어깨를 토닥여줬다. 그 외 의사에게 주의사항을 듣고, 응급 처방에 대한 소견서와 포도당 팩을 잔뜩 받았다.


구단으로 돌아왔다. 지니가 추천한대로 스트레칭을 하며 곁에 있는 마리엘에게 할 일을 전달했다.


“제 전화긴데 앞으로 이 전화를 맡아주세요.”


마리엘이 눌러주고 벌려주는 보조를 하는 동안 현재 진행 중인 일들과 대략적인 진행방향을 설명했다. 그리고 알아야 할 것을 설명하는 걸로 하루가 저물었다.


오래간만에 제대로 운동하는 기분이다. 마리엘이 전화를 맡아준 것만으로 드리블 훈련하면서 중간에 끊기는 일이 없어졌다.

그녀가 전화를 받아 용건을 정리해두면 휴식시간에 지니와 상의하며 지시를 내렸다. 그러면 훈련하는 동안 그녀가 전화해서 처리해준다.


“뚜기. 드리블 그만.”


“네? 중요한 전화 왔어요?”


“아니. 그런데 스케줄 관리도 내 일이라며. 씻고 준비해야 할 것 같아.”


“왜요?”


“서포터 단체가 몰려오고 있대. 900명이 행진하면서 구단으로 오고 있다는데.”


첫날부터 설명하지 않은 스케줄을 미리 관리해준다. 역시 제대로 뽑은 것 같다.


그런데 서포터 단체라니?


다가가자 그녀가 뉴스를 보여준다. 실시간으로 올라온 속보엔 <마인츠 구단에 항의하는 서포터 행렬. 900명의 시내행진> 이라는 기사가 있었다.


씻고 구단 사무실로 가자 운영팀장 아만다 나플렉이 기다리고 있었다. 서포터의 시위행진을 가장 먼저 알아채고 전화한 것도 그녀였다.


“이적 정책에 반대하는 시위에요. 그들이 들고 있는 피켓을 보면 브로진스키, 대니 라짜 등 주축선수를 파는 것에 대해 항의 하고 있어요. 그들은 어린이의 소꿉장난으로 구단이 망가지고 있다고 구호를 외치고 있어요.”


“음. 어떻게 하는 게 좋을까요?”


운영에 대한 경험은 부족하다. 일단 의견을 나눈다.


“정면 돌파해. 솔직하게 말하면 되지 않을까? 구단에 해 끼치는 게 아니잖아.”


“분노를 닐카프마에 떠넘기시죠. 그들 때문에 이런 문제가 생긴 거잖아요.”


마리엘과 아만다의 의견이 갈렸다. 밝고 에너지 넘치는 마리엘은 성격 그대로 직구를 선택했고, 차분하고 일 잘하는 아만다는 가장 피해 없는 해결책을 제시했다. 둘이 알고 있는 정보량보단 성격 차이 때문이겠지.


강창덕은 뉴스에 뜬 사진을 보며 서포터들의 불만을 정리해나갔다.




볼프강 루이스버그는 9명의 다른 팀 회장들과 만났다. 그들 모두 마인츠 운영을 걱정하고 있었고, 쉽게 뜻을 합칠 수 있었다. 각 팀 회원 중 참가를 원하는 이들을 모았고, 경찰에 집회 신고도 마쳤다.


열혈 서포터 500여명이 구호를 정하고 피켓을 만들었다. 그리고 사람이 가장 많은 저녁시간 중앙역 광장에 모였다.


“마인츠는 모두의 것.”


“망치지 마라. 망치지 마라. 망치지 마라.”


“어린 구단주의 소꿉장난.”


“그만둬라. 그만둬라. 그만둬라.”


“팀이 강등된 책임.”


“사퇴하세욧. 사퇴하세욧. 사퇴하세욧.”


구호를 외치며 가두행진을 시작했다. 중앙역을 시작으로 중심가를 돈 행렬은 마인츠 서쪽 한적한 곳에 자리 잡은 마인츠 홈구장으로 향했다.


그 사이 구경하던 시민들이 합류해서 시위대는 1300명으로 늘었다. 비상사태를 대비해 경찰병력 200명이 따라붙었고, 또다시 먹잇감을 찾아낸 기자들이 실시간으로 기사를 올렸다.


두 시간 넘게 행진한 시위대는 오펠 아레나에 도착했고, 경기장에 붙어 있는 사무실 입구엔 강창덕이 나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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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 5장 - 프리시즌7 19.06.08 1,090 19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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