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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자
작품등록일 :
2019.05.16 2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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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7.31 04: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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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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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1,3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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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7.18 23: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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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3쪽

8장 - 청소3

이글의 모든 것은 픽션입니다




DUMMY

루시아노는 30분 전부터 프랑크푸르트의 한 호텔에 도착해 있었다. 그녀 뒤에는 덩치 20명이 있었다.


“자 들었죠? 지금 우리는 저 여자들을 보호해야 한다고. 이틀 전부터 이 여자들이 마피아 셋과 1232호에서 나오지 않고 있어요. 이제 곧 이 녹음이 공개될 텐데 그럼 그 여자들 살해 되요. 그건 막아야 할 거 아니에요. 당장 문 열어요.”


“네... 이해는 했는데...... 그 호텔 규정상......”


루시아노의 열띤 설명을 받고 있는 호텔 총 지배인은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었다. 손님 동의도 없이 문을 열어줬다가 나중에 문제라도 생기면 자기가 다 뒤집어 쓰는 것이다.

망설이는 지배인을 노려보다가 루시아노가 중얼거렸다.


“소문낼 거야. 여기서 사람 죽었다고 소문낼 거야. 전 세계에 소문낼 거야. 사람 살릴 수 있었는데 총 지배인 때문에 죽었다고 소문낼 거야. 기필코 소문낼 거야. 사람 죽은 호텔이라고 소문낼 거야. 호텔 입구에 사람 24시간 교대로 배치해서 드나드는 사람한테 사람 죽은 호텔이라고 꼭 꼭 말해 줄 거야.”


루시아노는 마녀가 저주의 주문을 외우듯이 나직하게 중얼거렸다. 저주의 주문을 받은 총지배인은 심장에 못이 박히는 듯한 고통을 느꼈다.


“그... 그럼. 잠깐 확인만 해보는......”


루시아노는 총 지배인의 손을 덥썩 잡았다.


“가시죠.”


1232호로 올라가서 만능키로 문을 열었다. 이 호텔은 만능키로 강제로 열면 삐삐삐 소리가 10초간 나고 그 후에 열린다. 10초라는 긴 시간동안 문 앞에서 기다렸지만 안에선 반응이 없었다.


총 지배인은 정말 큰일이 났나 싶어서 잠금장치가 풀리자마자 문을 벌컥 열었다.


안에선 벌거벗은 남녀 다섯이 술? 혹은 약? 에 취해서 행복한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총지배인이 어버버 할 때 덩치들이 그를 밀치고 들어갔다.


“제압해. 꽁꽁 묶어두고 핸드폰부터 모아둬!”


총지배인이 소리쳤다.


“아무 일 없잖아. 이런 일이 알려지면 우리 호텔 망한다고. 당장 나가.”


덩치 하나가 총지배인의 입을 막았다. 몸부림치는 지배인에게 루시아노가 싱긋 웃었다.


“아저씨가 문 열어줬죠? 우리 공범이예요.”


루시아노는 돈만주면 뭐든 다 하는 기업, A&M의 팀장이다.


잠시 후 총 지배인에겐 다행스럽게도 모아둔 핸드폰 중 하나가 울렸다. 루시아노가 소리쳤다.


“아직. 녹음 준비는? 동영상도 제대로 찍고 있지?”


“완벽합니다.”


“좋아. 받아봐.”


전화를 받자 곧장 다급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러시아어였다.


“여자들 처리하고 바로 출국해. 시간 어...... 너 누구야?”


잠시 망설이다가 끊기는 전화. 루시아노가 고개를 흔들었다.


“눈치 빠르네. 됐어. 이제 경찰에 신고해. 총지배인님. 살인 날 뻔 한 거 맞죠? 방금 러시아 어로 처리하라는 지시였어요. 총지배인님이 사람 둘 살리신 겁니다.”





마리엘은 볼프강 루이스버그를 비롯한 열혈 서포터 50여명과 함께 거리로 나왔다. 그간 닐카프마가 행한 짓을 적을 전단지를 한가득 들고 있었다.


“받아가세요. 한번 읽어보세요.”


보통 길에서 이런 거 나눠주면 잘 받지 않는다. 받아도 읽지 않고 버리기 일쑤. 하지만 마인츠의 인구는 고작 21만 명. 서울 노원구의 인구가 53만이다. 마인츠 사람들은 결국 한 다리 건너면 다 아는 사람이다.


“헤이. 한센. 이 소식 들었어?”


“로이스~! 뭐해? 이거 읽어보고 유트브 봐봐.”


전단지를 뿌리다 보면 닐카프마가 고용한 사람들도 만나게 된다. 물론 처절한 전투 같은 건 없었다.


“어이. 너 리츠버그네 아들이지? 그거 얼마 받고 하는 거냐?”


“시급 12유로 준다고 해서 알바하는 건데요?”


“이것부터 읽어봐. 이것들 아주 나쁜 놈들이여.”


“헉. 세상에 이런 못된 놈들이.”


리츠버그네 아들은 들고 있던 전단지를 쓰레기통에 처박고 함께 알바하던 동료들에게 사실을 알렸다.


소문은 불길처럼 번졌다.






쉽지 않다. 증거를 잡기가 쉽지 않다.


강창덕은 별다른 저항을 하지 않고 그대로 잡혀주었다.


곧 보통 단추와 약간 다르게 생긴 단추를 찾아냈다. 단추를 떼어내 제버린에게 공손히 갔다 바치는 덩치.


제버린은 단추를 앞뒤로 돌려가며 살펴보더니 발로 밟아 망가뜨렸다. 강창덕은 그 모습을 생중계하듯 말했다.


“팔다리를 억지로 잡고, 다른 덩치들이 몸을 더듬어서 녹음기를 찾았어. 녹음기를 제버린 푸리마치 닐카프마 홍보이사에게 갔다줬고 지금 제버린이 밟아서 망가뜨렸어.”


태연하게 상황을 읍조리는 강창덕의 모습에 덩치들이 질린 표정을 지었다.


“더 있나? 녹음기가 더 있나? 똥꼬? 입천장?”


“됐고. 참고로 내 녹음기는 인터넷에 저장돼. 즉 니들이 망가뜨려도 저장이 없어지지 않는단 말이야.”


강창덕의 말에 덩치하나가 망가진 녹음기 잔해를 집어 들었다. 저장장치가 없긴 한데 본다고 알 수 있나?


덩치들이 처리를 고민할 때 제버린의 핸드폰이 울렸다. 제버린은 전화를 받더니 곧장 일어섰다.


“집에 가자.”


강창덕이 들은 제버린의 유일한 목소리였다.


“야! 가려고? 안 때려? 안 죽여? 야! 일방적으로 사람 쳐놓고 그냥 가는 거야? 야 이 개새끼야!”


보디가드에 둘러싸여 떠나는 제버린을 잡을 방법은 없었다.


“이대로 도망친다고 끝나는 거 아니다. 두고봐! 널 개처럼 기며 살려달라고 울부짖게 만들어 주겠어.”


강창덕은 악당이 내뱉을법한 대사를 읊었다.



오후 세시. 회장선거는 순식간에 끝났다. 단독 입후보한 강창덕은 모인 서포터의 열렬한 지지를 받으며 53% 득표 47% 기권으로 회장에 당선되었다. 아버지의 이름이 아닌 자신의 이름으로 마인츠를 운영하게 된 것이다.


그간 욕했던 게 미안했던지 서포터들은 강창덕에게 미안했다며, 고생 많았다며 한마디씩 했고, 그건 집에 가는 내내 마주치는 모든 이에게 이어졌다.


저녁이 되자 일터에서 돌아온 이들이 뒤늦게 소식을 듣고 함께 분노했다. 자발적으로 닐카프마 제품을 들고 나온 시민들은 마인츠 중앙역 광장에 닐카프마 제품을 쌓아놓고 불을 질렀다.

유트브 최대 39만 시청자라는 초대박을 터트린 루키루카는 이 장면까지 중계하며 즐겁게 소리 질렀다.

서포터 중 한명이 자신이 방화했다며 경찰에 자수했지만, 경찰들도 운동화를 불에 던져 넣고 있었다.


강창덕 사건은 지난 이틀간 독일 전역을 뜨겁게 달궜었다. 닐카프마에서 의도적으로 언론에 푸쉬한 덕분이었다. 덕분에 반동도 컸다. 관심을 갖고 기사를 읽으며 강창덕을 욕했던 독일전역의 거의 모든 사람들은 자신이 속았다는 것에 분노했다.

마인츠에서 화영식이 중계되자 독일 곳곳에서 비슷한 화영식이 자발적으로 열군데 넘게 이뤄지고 중계되었다.


독일 전체가 불타올랐다.




그 정점은 아만다가 이어받았다.


“어디라고요?”


“언더아모요. 혹시 모르시나요?”


“그....... 알죠. 아디데이스보다 매출 높은...... 그런데 금액을 잘못 말하신 것 같은데요.”


“제대로 들으신 것 맞습니다. 5년간 메인서포터 연간 2000만 유로씩 총액 1억 유로.”


“허......”


지난해 홍보 수익이 700만 유로였던가. 모든 광고판 팔아서 얻은 금액인데 그 세배를......


“저희 2부 리그인데 제대로 확인한 것 맞습니까?”


“맞습니다. 저희 후원 컨셉인 언더독 이미지에도 어울리고 거대 기업의 괴롭힘을 이겨낸 이미지도 좋다고 생각합니다. 슈테판 커리처럼 언더부터 함께 커 나가자고요.”


“그래도...... 제가 이런 말씀 드리긴 뭐하지만 오버페이 같은데요. 500만 유로만 후원해도 받아들일 텐데......”


“하하하. 솔직하시네요. 하지만 저희 분석으론 싼 가격입니다. 저희는 현재 마인츠 사태가 유럽 전역으로 파장이 미칠 거라 분석했고, 이번 일을 계기로 동유럽 전체에서 닐카프마의 영향력을 없앨 기회로 보고 있습니다. 그 자리를 언더아모가 꿰찰 기회죠. 그러니 불길이 가라앉기 전에 선택해 주시길 바랍니다.”


“그...... 회의를 거쳐봐야겠지만, 최대한 긍정적. 아니. 그냥 내 직권으로 받아들일게요. 좋아요. 계약하죠.”


“화끈하시네요. 내일 아침 실무진을 보내겠습니다. 받아주셔서 감사합니다.”


“아뇨. 제가 더 감사합니다.”







무음 처리한 핸드폰이 쉴 새 없이 반짝였다. 마리엘은 핸드폰을 들고 하나씩 읽어나갔다.


“슈미첼이 의심해서 미안하대. 로칸이 괜찮냐는데? 학교 한번 나오래. 애들이 선물 준비했대. 마르코가 ㅅㅂ 내일부터 정상 출근이냐? 좀 더 놀자! 라는데.”


“마르코는 추가 훈련 잡아야지.”


“그리고 아만다가 언더아머 스폰서 2000만 유로. 헉 실화냐?”


“네? 몇 년간 2000만이래요?”


“년간 2000만, 5년간 1억.”


“헐. 미쳤네. 거의 EPL 상위권 팀급 금액이잖아요.”


“아씨. 이 돈은 프랑크푸르트로 가야 하는데.”


“저기요 마인츠 회장비서님아?”


“그래도...... 다 잘 풀렸네.”


“전 아직 분이 덜 풀렸어요. 좀 더 조져야 해요.”


“오늘은 소식이 덜 알려져서 그럴걸? 내일이 되면 난리가 날 거야. 유트브 편집 영상은 벌써 100만 명이 봤다잖아. 한동안 난리도 아닐걸.”


“닐카프마 시가총액이 59억 유로였죠. 마인츠 추정가치는 3억 유로. 20배 차이...... 몽땅 삼켜 버릴 거야. 그 후 거지로 만들어서 집 앞에 묶어두고 올 때 갈 때 계란 하나씩 던져줘야지.”


“20배 아니야. 다음 주면 반 토막 나서 10배 차이밖에 안 날걸.”


“그래도! 20배를 이기는 게 듣기 좋잖아요! 난 20배를 삼켜 버릴 거야!”


“흠. 떨어져야 하는데......”


강창덕은 마리엘이 왜 이런 말을 했는지 생각하지 않았다.








선수단 분위기가 붕 떠있다. 당장 내일 12일에 잔트하우젠과 경기가 있는데 이러면 안 된다. 아침에 외주 법무팀까지 불러와 언더아모와 스폰서 계약을 맺었고 그들이 공수한 산더미 같은 스포츠 용품을 선수들에게 나눠주자 붕 뜬 분위기는 더욱 날아올랐다.


“헤이. 뚜기! 괜찮냐? 난 믿었다고!”

“뻥치시네. 넌 계약해지 하려고 에이전트 불렀잖아.”

“여~ 감옥 밥은 맛있냐?”

“큰 인물 되려면 감빵도 가야 한다더니. 성공테크 제대로 타고 있네.”


선수들의 따뜻한 환영과 농담을 받으며 강창덕은 훈련에 합류했다. 선수들은 끊임없이 떠들며 훈련에 집중하지 못했다.


“야. 그 여자들 예쁘냐? 꼭 감방에 보냈어야 했어?”


마지막 말은 마르코. 이 녀석 참.


“감독. 좀 조져야 하지 않을까? 바로 전 경기도 이런 분위기에서 망쳤잖아. 당연한 승리는 없어. 특히 마르코는 너무 붕떠 있는데.”


허수아비 마틴 웰링이 웬일로 반대의견을 말했다.


“그건 아닐세. 방심하는 거랑 하이텐션은 달라. 내일 경기에서 제대로 보여줄 걸세. 지금 이 분위기는 딱 좋아.”


다음날 잔트하우젠과의 2부 리그 5라운드 경기가 열렸다. 이날은 오전부터 조짐이 심상치 않았다. 2시에 열린 U19 경기에 1만 2천명이라는 놀라운 관중수가 운집하더니 저녁 7시 1군 경기는 만원관중을 기록했다.


ALL MAINZ SUPPORT DDUKY ALL MAINZ WALK WITH YOU


별거 아닌 현수막이다. 길이가 110m가 아니라면 말이다. 가로 110m 세로 5m의 초대형 현수막 두개가 경기장 전체를 둘러쌌다.


35000명 만원관중이 빈자리 하나 없이 들어차서 강창덕의 이름을 연호하고 노래를 불렀다.


글로~리글 로리 로리 뚜~기~

글로~리글 로리 로리 뚜~기~


단순한 가사. 영광영광영광~ 하는 노래 끝에 뚜기를 붙였을 뿐이다. 그런데 이걸 35000명이 합창하자 가슴을 먹먹하게 울리는 감동이 있었다. 필드를 둥글게 둘러싼 관중의 목소리가 한 곳으로 모인다. 마음이 모이는 것이다.


마인츠 시의 인구는 21만명. 초고령 노인과 어린이, 상점 등에서 일하는 이들을 제외하면 도시 인구 절반이 경기장에 모여든 것이다. 클롭과 투헬 시절 분데스리가 상위권에 위치할 때 불타올랐던 마인츠가 오랜만에 다시 불타올랐다.


극도의 하이텐션 속에 경기가 시작되었다.


관중들은 악을 쓰듯이 고래고래 노래를 불렀고, 그게 잔트하우젠 선수들을 압박해 위축시켰다.

마인츠 선수단도 하이텐션이지만 이게 긍정적 영향을 미쳤다. 허둥대지 않고 욕심내지 않는다.

극도의 집중력. 반드시 승리하겠다는 의지. 한 걸음 더 뛰고, 한 타임 빠르게 생각을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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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 5장 - 프리시즌8 19.06.09 1,128 21 16쪽
24 5장 - 프리시즌7 19.06.08 1,090 19 11쪽
23 5장 - 프리시즌6 +5 19.06.07 1,099 20 12쪽
22 5장 - 프리시즌5 +1 19.06.06 1,128 17 11쪽
21 5장 - 프리시즌4 19.06.05 1,179 20 12쪽
20 5장 - 프리시즌3 19.06.04 1,217 22 12쪽
19 5장 - 프리시즌2 +2 19.06.03 1,210 21 12쪽
18 5장 - 프리시즌1 19.06.02 1,254 23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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