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1. 마녀를 불에 던져라
인류왕국의 기사단이자 언론지인 튜버 타임즈에 소속된 그녀는 마녀를 물에 던지는 축제에 이어 마녀를 불에 던지는 사업을 취재하기 위해 화산지대로 떠났다.
기본적으로 취재의 형태를 하고 있었지만 악·폐습이나 불법 사업인 게 확인되면 곧바로 검을 뽑아 즉결심판을 내릴 수도 있다.
국영 언론사만이 가능한 기형적인 취재 방식이었지만 아무도 여기에 이의를 제기하지 않았다.
튜버 타임즈를 만든 선대 왕의 힘이 워낙 강했고, 지금의 여왕 또한 기사단의 활동을 용인했기 때문이다.
이러한 정치적인 위치나 내부 사정과 별개로, 그녀는 기사이자 기자로 활동하는 현재가 마음에 들었다.
여러 곳을 다니며 여러 사람과 만난다. 그걸 생계 수단으로 삼을 수 있다는 건 그녀에게 아주 특별한 일이었다.
"마녀를 불에 던져라!"
"마녀를 불에 던지랍신다!"
그리고 지금, 그녀는 마녀라고 불리며 불가마에 갇혔다.
강압적인 취재가 지역사회의 심기를 건드린 걸까?
숨을 죄어오는 열기에 땀을 폭포수 같이 흘리던 그녀는 밖을 향해 말했다.
"저기요~ 여기 불 좀 더 넣어주세요~"
"불을 더 넣으랍신다! 장작 더 가져와! 숯에 물도 뿌리고!"
막대한 증기를 쐬며 혈액순환을 촉진한 후, 그녀는 이 지역의 명물인 온천으로 안내받았다.
탁 트인 온천 너머로 보이는 건 온통 흰색을 띤 설산.
화산과 만년설이란 조합은 여러 곳을 다녀본 그녀에게도 신선한 광경이었다.
그렇게 일련의 과정을 모두 즐긴 후, 그녀는 사장을 불러 물었다.
"화산지대에서 온천하고 사우나를 한다는 건 알겠는데, 마녀 이야기는 왜 붙인 거죠?"
"그야, 컨셉이 있는 게 돈이 더 되니까요."
"오우."
"같은 사업이라면 IP(Intellectual Property. 지식재산권) 경쟁이 되는 쪽이 더 오래 살아남지 않겠습니까."
그녀는 일리 있는 말이라 생각하며 고개를 끄덕였고, 자잘한 질문을 주고받은 인터뷰를 수첩에 옮겨 적었다.
이듬해, 마녀 온천은 관광 명소로 지정되어 수많은 관광객의 사랑을 받게 된다.
추천하는 기념품은 마녀 모자와 온천 호박찜.
화염 브레스를 쓸 수 있는 드래곤 아르바이트는 수시로 모집 중.
- 작가의말
설맞이 연속 업로드 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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