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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차백만잔의 서재

슈퍼 멍청한 판타지 모음집 2 터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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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차백만잔
작품등록일 :
2022.12.11 22:06
최근연재일 :
2023.10.17 11:33
연재수 :
225 회
조회수 :
10,505
추천수 :
387
글자수 :
551,006

작성
23.01.21 08:04
조회
40
추천
2
글자
5쪽

63. Coool

DUMMY

얼음 장군 휘하에 있는 마왕군은 늘 커다란 의문을 품고 있었다.


"미스릴이 있으면 미스터릴도 있어야 짝이 맞다고 생각하지 않나? 후후후······."


코웃음 치기도 애매한 저딴 농담을 시도 때도 없이 해대는 얼음 장군 밑에 있는 불꽃 부관이 왜 하극상을 일으키지 않는지 말이다.


"아, 그러시군요. 그러면 다음 안건입니다. 인류왕국의 거대 요새 대신 대절벽의 균열 폭이 좁은 곳을 통해 아센으로 우회하는 방안이 검토 중입니다만, 각 천부장은 이에 대한 의견을······."


그리고 얼음 장군의 부하들은 이런 생각도 하고 있었다.

회의를 포함한 대부분의 일을 불꽃 부관이 도맡아서 하고 있으니 얼음 장군은 싸울 때 외엔 필요 없는 게 아니냐고.

마왕군 상부에서 불꽃 부관을 왜 승진시키지 않느냐고.

천부장들 사이에서 그런 의문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있을 때.

누구보다 진상을 잘 알고 있었던 실눈 참모는 침묵했다.


***


실눈 참모라 해서 천부장들의 의문을 몰랐던 건 아니다.

모르긴커녕, 불꽃 부관에게 스트레이트로 질문해서 답을 얻어낸 당사자가 그였다.


"솔직히 얼음 장군님 농담은 민폐 급이어서, 하극상은 아니더라도 작정하고 항의할 건은 되지 않습니까?"


얼음 장군.

얼굴까지 가리는 완전무장을 한 채 전장에 한기를 흩뿌리며 적의 기동성을 떨어트리고, 마법뿐 아니라 무예 또한 수준급이다.

단언컨대 전투력과 전장을 보는 시야는 마왕군 사천왕 중 필두.

마왕군이 인류왕국의 거대 요새를 공략하지 못했다 해도, 그가 괴물이라는 사실에 이견을 가지는 사람은 없다.

만약 포상 이야기가 나올 때마다 반감이 치솟아 오를 정도로 시답잖은 농담으로 마왕의 심기만 흔들어대지 않았으면?

그랬다면 사천왕 위로 얼음 장군을 위한 전용 직급이 마련됐으리라.

마왕군 내부의 군사 평론가들은 대부분 그런 시각으로 보고 있었다.

물론, 어떤 전문가보다 얼음 장군을 가까이에서 봐온 실눈 참모의 의견도 그들과 같았다.


"당신 정도의 실력자면 얼음 장군님과 대등하진 못해도 그 자리를 대신할 정도의 능력은 될 텐데요."

"···어디 가서 얘기하지 않는다는 약속을 한다면 말해주지 못할 것도 없어."


실눈 참모에게 몇 번이나 다짐을 받아내고도 불안함을 떨치지 못한 불꽃 부관은 고개를 돌려 시선을 살짝 피한 채, 불꽃처럼 달아오른 얼굴로 말했다.


"얼굴······."

"녜?"

"얼굴이! 취향이라서!"


얼빠였냐.

실눈 참모는 눈을 부릅 뜨며 경악했다.

얼음 장군의 투구 안 모습을 아는 사람은 거의 없다.

잘 때조차 무장을 해제하지 않는다 알려진 인물이니 말이다.

물론 이는 당연히 어느 정도 과장이 섞인 이야기다. 대중적인 영웅이란 그만큼 부풀려지는 부분도 많은 법이니까.

하지만 실눈 참모가 알기로는 얼음 장군과 불꽃 부관이 함께한 건 마왕군 13개 영지가 인류왕국으로부터 완전히 독립하기 전부터다.

실눈 참모에겐 유감스러운 일이었지만, 반란 직후부터 마왕군이 되기까지의 기록은 대륙에서 완전히 소실되어있다.

당시 두 사람이 무슨 활동을 어떻게 했는지 객관적으로 파악할 자료가 전혀 없다.

그러니 불꽃 부관이 ‘얼음 장군은 잘생겼고 댄디하다’라고 하면, 그는 그말을 그대로 믿어야만 했다.


"아니, 그렇지만. 당신 누구보다 장군님 농담 싫어하잖아. 맨날 적당히 흘려넘겨 버리고."

"댄디함은 문제 대부분을 해결해!"

"아, 그러십니까."

"그리고 조금 안쓰러운 부분이 갭이 있어서 더 좋지 않아?"

"아, 그러시군요."


알고 싶지 않은 지식이 늘어버리고 말았다.

실눈 참모는 자신의 인생을 통틀어 이때의 대화를 가장 후회했다.


***


그러니 실눈 참모는 알기 싫어도 알 수밖에 없었다.


"부관. 궁병이 고꾸라지면 어떻게 되는지 아는가?"

"어떻게 됩니까?"


불꽃 부관의 저 말이 적당히 흘려넘기려는 게 아니라, 자기가 좋아하는 사내의 장단을 맞춰주려고 넣는 추임새라는 사실을 말이다.


"운반병이 된다네! 궁은 뒤집으면 운이 되니까. 푸하하하하하!"

"그렇군요.“

"아, 그리고 우리 부대 내에 천부장하고 백부장 중간 계급으로 천과장을 신설하고 싶은데."

"기각합니다.“


사정을 모르는 병사들은 그 모습을 보고 이렇게 수군댔다.


"또 시작이네."

"불꽃 부관님도 고생이셔······."


한편, 실눈 참모는 불꽃 부관의 볼에 옅은 홍조가 드리워지는 걸 보며 혀를 찼다. 아무도 눈치 못 챌 만큼. 아주 작게.

그리고 생각했다.


'둘 다 은퇴해서 어디 한적한 데로 꺼졌으면 좋겠는데.'


작가의말

설 연휴 동안 최소 79화까지 올려서 브릿g하고 연재 속도 맞출 예정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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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5 100. 가장 높은 땅의 문 앞에서 +1 23.05.12 42 2 9쪽
124 Sp 001. 깊은 하늘의 창염화 (25) +1 23.05.12 26 2 18쪽
123 Sp 001. 깊은 하늘의 창염화 (24) 23.05.10 30 2 24쪽
122 Sp 001. 깊은 하늘의 창염화 (23) 23.05.08 26 1 15쪽
121 Sp 001. 깊은 하늘의 창염화 (22) +1 23.05.06 37 2 12쪽
120 Sp 001. 깊은 하늘의 창염화 (21) +1 23.05.06 38 1 12쪽
119 Sp 001. 깊은 하늘의 창염화 (20) 23.05.04 29 1 12쪽
118 Sp 001. 깊은 하늘의 창염화 (19) +1 23.04.24 31 2 19쪽
117 Sp 001. 깊은 하늘의 창염화 (18) 23.04.23 30 1 12쪽
116 Sp 001. 깊은 하늘의 창염화 (17) 23.04.23 31 1 12쪽
115 Sp 001. 깊은 하늘의 창염화 (16) 23.04.14 40 2 19쪽
114 Sp 001. 깊은 하늘의 창염화 (15) 23.04.12 33 1 12쪽
113 Sp 001. 깊은 하늘의 창염화 (14) 23.04.09 38 2 9쪽
112 Sp 001. 깊은 하늘의 창염화 (13) 23.04.09 31 1 13쪽
111 Sp 001. 깊은 하늘의 창염화 (12) +1 23.04.09 39 2 14쪽
110 Sp 001. 깊은 하늘의 창염화 (11) 23.03.19 37 2 17쪽
109 Sp 001. 깊은 하늘의 창염화 (10) 23.03.19 29 2 17쪽
108 Sp 001. 깊은 하늘의 창염화 (9) 23.03.11 31 1 13쪽
107 Sp 001. 깊은 하늘의 창염화 (8) 23.03.04 36 1 16쪽
106 Sp 001. 깊은 하늘의 창염화 (7) 23.02.26 86 2 22쪽
105 Sp 001. 깊은 하늘의 창염화 (6) 23.02.22 31 2 14쪽
104 Sp 001. 깊은 하늘의 창염화 (5) +1 23.02.19 39 2 16쪽
103 Sp 001. 깊은 하늘의 창염화 (4) 23.02.16 34 1 11쪽
102 Sp 001. 깊은 하늘의 창염화 (3) +1 23.02.12 27 1 19쪽
101 Sp 001. 깊은 하늘의 창염화 (2) 23.02.08 37 2 18쪽
100 Sp 001. 깊은 하늘의 창염화 (1) 23.02.07 41 1 14쪽
99 99. 브로큰 플래그 23.02.05 40 1 9쪽
98 98. 갑옷 23.02.04 33 1 7쪽
97 97. 전생자 3 / 곰 4 23.02.03 43 2 2쪽
96 96. 건강 23.02.03 37 3 2쪽
95 95. 진수식 23.02.02 40 2 10쪽
94 94. 모험가 2 +1 23.02.01 39 2 3쪽
93 93. 닭 +1 23.01.31 36 2 5쪽
92 92. 경험의 물약 +1 23.01.30 37 2 3쪽
91 91. 모험가 23.01.29 38 3 2쪽
90 90. 뛰는 놈, 나는 놈, 버그난 놈 23.01.28 32 1 6쪽
89 89. 시골 영지 아센 +1 23.01.27 34 2 8쪽
88 88. 거북이와 거북이 23.01.26 37 3 3쪽
87 87. 인 忍 어 23.01.26 36 2 4쪽
86 86. 좀비 2 +1 23.01.25 37 2 3쪽
85 85. 좀비 23.01.25 39 1 3쪽
84 84. 전생자 2 / 곰 3 23.01.25 38 2 3쪽
83 83. 전생자 23.01.24 39 2 4쪽
82 82. 흑염룡 23.01.23 38 2 2쪽
81 81. 퇴마 소녀 +1 23.01.22 40 2 4쪽
80 80. BGM 23.01.22 37 1 3쪽
79 79. 화가 23.01.22 41 1 3쪽
78 78. 양 +1 23.01.22 40 2 4쪽
77 77. 구조요원 23.01.21 37 1 4쪽
76 76. 불을 말하는 새 +1 23.01.21 40 2 4쪽
75 75. 다큐멘터리 23.01.21 41 2 3쪽
74 74. 강도 23.01.21 40 1 2쪽
73 73. 불금 23.01.21 44 1 3쪽
72 72. 기가 막힌 꿈 +1 23.01.21 37 2 3쪽
71 71. 마녀를 불에 던져라 23.01.21 38 2 3쪽
70 70. you need more practice 23.01.21 45 3 5쪽
69 69. 쥐덫 23.01.21 37 2 2쪽
68 68. Cooool 23.01.21 39 2 5쪽
67 67. 마법사의 제자 2 23.01.21 46 2 3쪽
66 66. 괴수와 짐승 23.01.21 39 2 4쪽
65 65. 최면술 +1 23.01.21 48 2 2쪽
64 64. 여고생 23.01.21 42 1 2쪽
» 63. Coool 23.01.21 41 2 5쪽
62 62. 요리 2 23.01.20 47 1 7쪽
61 61. 양아치 엘프와 트롤 23.01.20 41 3 7쪽
60 60. 히든 스킬 23.01.19 40 3 3쪽
59 59. 이불데드 23.01.18 36 1 6쪽
58 58. 죽여주는 맛 23.01.17 39 2 5쪽
57 57. 곰 2 23.01.16 41 1 3쪽
56 56. 악역 영애 23.01.15 39 2 6쪽
55 55. 추방 23.01.13 42 2 4쪽
54 54. 바다로 간 골렘 23.01.12 44 1 2쪽
53 52. 콩쥐 THE 어벤저 23.01.11 43 1 2쪽
52 51. 도시지기 23.01.10 47 2 4쪽
51 50. 과제 +1 23.01.09 47 1 4쪽
50 49. 계약 23.01.08 46 3 2쪽
49 48. 북부대공 23.01.08 46 2 3쪽
48 47. 계산 23.01.07 52 2 4쪽
47 46. 피자 23.01.06 49 2 4쪽
46 45. 카나리아 +1 23.01.05 56 2 2쪽
45 44. 트럭 처형인 +2 23.01.04 55 3 5쪽
44 43. 가고일 23.01.03 49 3 5쪽
43 42. 42 23.01.02 49 3 4쪽
42 41. 개그물 보정 23.01.01 58 2 2쪽
41 40. 스타일 +1 23.01.01 74 3 3쪽
40 39. 비밀클럽 +1 22.12.31 64 2 3쪽
39 38. 고대신과 새벽 아지랑이 +1 22.12.30 65 3 9쪽
38 37. 요리 +1 22.12.29 63 2 2쪽
37 36. 상인 +1 22.12.28 64 2 2쪽
36 35. 마법 22.12.27 60 1 2쪽
35 34. 트렌드 22.12.26 62 2 2쪽
34 33. 상태창 +1 22.12.25 64 2 2쪽
33 32. 산적 22.12.25 63 1 4쪽
32 31. 포스트 아포칼립스(였던) 22.12.25 68 3 3쪽
31 30. 서브 퀘스트 22.12.25 60 2 2쪽
30 29. 산 위의 고래 +1 22.12.25 61 2 2쪽
29 28. 마녀를 물에 던져라 +1 22.12.25 59 3 3쪽
28 27. 노래하는 검 22.12.25 66 1 3쪽
27 26. 마법사의 제자 22.12.25 61 3 3쪽
26 25. 헌팅 +1 22.12.24 65 1 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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