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5. 최면술
어느 날, 세 사람이 유명한 최면술사를 찾아가 도움을 요청했다.
첫 번째로 볼품없고 뚱뚱한 학생이 말했다.
"부히히, 여, 여자친구를 최면으로, 가, 가지고 싶은데요."
"자네는 외모 이전에 말더듬하고 그 음침한 사고방식을 고칠 필요가 있겠군."
최면술사는 그의 소원 대신 그의 인격을 밝고 긍정적이게 바꿔줬다.
결국 소원을 빈 학생이 여자친구를 사귀는 일은 없었으나, 최소한 어두운 학창 시절을 보내지 않게 되었다.
두 번째는 성욕과 흥분을 주체하지 못하는 민머리 청년이었다.
"음란한 게 상식인 상식개변 사회를 만들어줘!"
"사회 풍조를 통째로 바꾸는 얘기잖아. 그럴 재주가 있으면 최면술사가 아니라 정치인을 했겠지."
최면술사는 민머리 청년의 성욕을 반으로 줄인 다음, 그가 정상적인 학교생활을 해나가길 바라며 집으로 돌려보냈다.
앞의 두 사람의 결말을 유심이 지켜본 세 번째 사내는 고민을 거듭하다 자신의 망상을 입 밖으로 꺼냈다.
"토끼의 해니까 온 세계의 사람들이 바니걸 복장을 하게 해주세요!"
"자넨 앞의 두 사람을 보고도 학습을 못 했나!"
"우선 시도하고 보는 용기를 높게 쳐주시면 안 될까요?"
조금 강적이군.
최면술사는 물결이 일지 않는 호수의 수면처럼 흔들림 없는 사춘기 소년을 설득할 방법을 고민했고, 이내 의미심장한 미소를 지었다.
"그건 자네 아버지와 할머니도 포함되는 거다만, 그래도 좋겠나?"
그러자 소년도 의미심장한 미소를 지으며 답했다.
"그게 좋은 거라고요."
" "
"어차피 내가 행복할 수 없으면! 모두가 불행해지는 게 공평하잖아!"
커서 훌륭한 악당이 될 마음가짐에 감탄한 최면술사는 자신이 알고 있는 모든 최면술을 동원해 그의 사고방식을 교정해 돌려보냈다.
그렇게 세 사람을 보낸 후, 최면술사는 밀려오는 두통에 머리를 짚었다.
"···상담심리사 자격이나 딸 걸 그랬나. 어째 최면술 바라며 오는 놈 중에 정상인 놈들이 없구만."
- 작가의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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