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7. 마법사의 제자 2
어떻게든 마법을 쓰고 싶었던 소녀는 높은 산에 산다고 알려진 마법사를 찾아갔다.
"흐음, 마법사의 자질은 부족한 거 같은데."
산의 마법사가 마법의 습득에 있어 최고로 중요시하는 건 기초 체력.
가장 친애하던 제자조차 20년 동안 기초 체력 단련만 시켰을 정도다.
산에 올라온 것만으로 기진맥진한 소녀는 제자로서 실격이나 다름없었다.
'그래도 단독으로 산에 올라온 건 높게 평가해야겠지.'
마법사는 나이를 허투루 먹지 않았다. 자신의 방침에 따라갈 수 없는 제자라 해도, 육성법은 제자에게 맞게 조정하면 그만이었다.
그리고 예전 제자가 그랬듯, 이번 제자도 그의 육성법에 의문을 표했다. 다른 게 있다면 예전 제자가 20년 만에 의문을 품었던 것을, 이번 제자는 20일 만에 물었다는 것 정도가 달랐다.
그렇다고 지금 제자가 참을성 없다 비판할 수는 없었다.
그만큼 의아한 수련방식이었기 때문이다.
"저, 스승님. 쉽게 잠들 수 있다고 마법을 익힐 수 있을까요?"
"물론이니라. 눈을 감고, 모든 의식을 숨소리에만 집중하도록 하여라. 다음은 3시간 명상이니라."
제자는 몸도 머리도 쓰지 않는 방식에 복잡한 표정이 되었다.
하지만 어쨌든 스승으로 모시기로 한 사람. 그녀는 조금 더 자신의 선택을 믿어보기로 했다.
올바른 식습관과 숙면.
기초훈련을 하기에 앞서 훈련을 감당할 수 있는 신체를 만들어낸다.
산의 마법사가 짠 훈련 메뉴의 목적은 우선 제자를 건강하게 만드는 데 있었다.
사실상 두 사람 다 해보지 않은 미지의 영역이었기에 알 리가 없었다.
산의 마법사가 사는 곳은 풍수지리적으로 기각 충만한 영산.
그런 곳에서 온 힘을 다해 호흡에 집중한다는 것은, 마법사가 아니라 도술을 다루고 구름 위를 달리는 선인의 수행법이었다.
***
그리고 1년 후.
"후후후, 이제 내가 가르칠 것은 없구나. 이제 그만 하산하여도 좋단다."
"스승님···! 이 1년. 정말 말로 다 할 수 없을 만큼 감사드립니다!"
1년 전과 비교를 할 수 없을 정도로의 내공을 쌓은 마법사의 제자는 발에 내공을 집중해 하늘로 솟구쳤다.
하늘에는 이미 대기하고 있던 와이번이 있었고, 그 위에 올라탄 소녀는 바람처럼 빠르게 산에서 멀어졌다.
한편, 제자의 넘쳐나는 내공을 온몸으로 받아낸 스승은 그녀가 떠나자마자 땅에 주저앉았다.
제자가 갈 때까지는 스승이라는 자존심 때문에 어떻게든 버텼지만, 이젠 한계였다.
그의 다리는 갓 태어나 어떻게든 일어서보려고 하는 새끼 사슴보다 심하게 떨리고 있었다.
"뭐야 저거, 무서워······."
- 작가의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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