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7. 요리
“안녕! 나는 요리 요정이야!”
올 게 왔군. 요리사는 요리 요정을 향해 정중히 주먹을 포개 보이며 인사했다.
“안녕하신가. 요리 요정 씨. 배드-쿠커라고 합니다.”
“나는 요리 재료들의 복수를 하러 왔어.”
“요리 재료? 아아, 이거 말인가.”
요리 요정의 발아래에 검은 물체가 던져졌다.
한때 밀가루와 우유, 온갖 달콤한 것으로 이루어졌던 그것은 빛마저 빨아들일 것 같은 검은색 숯이 되어있었다.
“약해 빠진 밀가루였다.”
“이, 이 자식!”
“그런데 너는 하나 착각을 하고 있군.”
“착각? 타다 못해 숯이 되어버린 이 아이들을 보고 무슨 착각을 해야 하는 거지?”
“나의 요리는 지금부터 시작이기 때문이지.”
“뭐, 라고······.”
요정은 그제야 깨달았다.
요리사가 진짜 요리하려 했던 재료는, 요리 요정이었단 사실을.
“오늘의 메인 디시는 페어리 스테이크다.”
스치는 바람마저 베어버릴 것처럼 갈린 만능식칼이 요리사의 손에서 음산하게 빛났다.
요리사의 조리에 실패란 없었다. 아무 이유 없이 요리를 태우는 건 아마추어나 하는 짓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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