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0
'이곳에 있지만 더욱더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게 하는 기술이라... 온돌? 아니, 그건 시간이 너무 오래 걸려. 일주일 안에 끝날 수 있는 것으로 해야 하는데... 아, 못이나 만들어 줄까...'
로인은 속으로 생각하며 고개를 저었다.
'몰라, 그냥 여러 가지 만들어 주면 그 중 하나는 대단한 게 되겠지.'
로인은 속으로 생각했다.
"이제 옷을 갈아입어야 하니 나가줄래?"
"아, 그래. 고마워,"
로인은 실비아에게 인사를 하고 자신의 방으로 돌아왔다. 로인은 침대에 누워 머리를 감싸 쥐었다.
"으아악! 도대체 뭘 만들어줘야 하는 거야!"
로인은 짜증스럽게 말을 했다. 그러자 린이 그에게 다가와 그의 볼에 얼굴을 비볐다. 로인은 그런 린의 모습에 미소를 지으며 린을 쓰다듬었다.
'잘 생각해보자... 간단하지만 신기하면서도 삶을 편리하게 해주는 무언가가...'
로인은 눈을 감고 생각을 하기 시작했다.
'아... 몰라, 일단 씻고 잠이나 자자.'
로인은 속으로 생각하며 옷을 벗기 시작했다.
틱.
단추를 푸르려 했지만, 미끄러지며 소리를 내었다.
'아... 오늘 따라 왜 이러냐...'
"어?"
로인은 인상을 찡그리며 짜증을 내려다가 멍청한 얼굴로 입을 열었다.
'잠깐만. 여기는 옷이 모두 단추 아니면 묶어야 하는 거잖아. 그래서 옷을 입을 때 시간이 많이 걸리는 거고. 그럼... 지퍼를 만들면 되겠다!'
로인은 미소를 지었다. 지퍼는 이곳의 세상을 바꿀 만큼 엄청난 발명품이었다. 의복이 바뀌는 것이다. 보통 귀족들은 옷을 입는 데에 많은 시간을 할애한다. 혼자 입는 것도 아니다. 시종들이 도와주어야한다. 하지만 지퍼가 달려있는 옷이라면 분명 혼자 입을 수도 있었고, 편리할 뿐만 아니라 시간도 절약 되었다.
"지퍼로 결정 되었군. 문제는... 이곳의 기술로 지퍼를 만들 수 있냐 인데... 뭐, 대충 모양만 비슷하게 만들면 되니까. 정 안되면 아공간에 있는 옷 하나 꺼내서 지퍼만 뜯어 내지. 뭐, 그리 비싼 것도 아니고..."
로인은 기분 좋은 웃음을 지으며 중얼 거렸다. 린이 고개를 갸웃하며 그를 바라보았다.
'그날인가? 왜 기분이 나빴다 좋았다 하는 거지?'
토끼는 토끼였다. 사람만큼 똑똑하다고 해도 사람을 다 아는 것이 아니었다. '그날'이라는 것이 있다는 것도 커리온 왕국의 수도에서 머물 때, 여관 주인의 행동과 말을 통해 배운 것이었다.
'나랑은 상관없겠지.'
린은 고개를 흔들고 다시 로인의 손길을 느끼기 시작했다. 그의 주인의 손길은 기분이 좋았다. 왜 인지는 모르겠지만 기분이 좋으면서 졸음이 오는, 그런 손길이었다. 린은 눈을 감으며 미소를 지었다.
* * *
"아저씨, 이거 만들 수 있어요?"
로인은 대장장이에게 자신이 그린 그림을 내밀었다.
"...쉽지 않을 것 같은데... 자네가 나무로 모양을 깎아다 주면 그것을 가지고 틀을 만들면 만들 수 있을 것 같기는 하지만... 그 틀이 없으면 불가능이야."
"그럼 그 틀을 만들어 주면 되는 거에요?"
"어, 나무로 그것을 깎아다 주면 내가 흙을 반죽해서 그 것을 찍어 모양을 만들어 내면 되지."
대장장이는 고개를 끄덕였다. 로인은 잠시 생각하다가 자신의 아공간에서 옷을 하나 꺼내 지퍼만 뜯었다. 나무로 지퍼를 깎는 다는 것은, 쉽지 않았다. 그리고 그는 시간이 별로 없었다.
지퍼만 만들면 끝나는 것이 아니라 지퍼가 달린 옷을 만들어야 하는 것이다. 지퍼를 만들고 나서도 해야할 일이 많았다.
"지금 그 모양을 줄 테니까 이것 가지고 틀을 찍어요. 이거 내일까지는 완성 되겠죠?"
"어, 뭐... 내일까지 만들어 놓을 테니까 내일 다시 오던가 해."
대장장이는 흙에다가 지퍼를 찍어서 모양을 만들고, 슬라이더까지 모양을 찍은 다음 말했다. 로인은 대장장이에게서 지퍼를 건네 받고 고개를 끄덕였다.
"그럼 내일 점심때쯤에 올게요."
"그려."
대장장이는 고개를 끄덕였다. 로인은 대장간에서 나와 자신의 방으로 향했다. 옷을 만드는 데에 얼마나 걸리는지 모르니 최대한 서두를 생각이었다. 하지만 먼저 할일이 있었다.
"흐음..."
로인은 방바닥에 널려있는 몬스터의 가죽들을 보며 고민을 하기 시작했다. 오크 워리어의 가죽, 트롤의 가죽, 그리고 오우거의 가죽까지 있었다.
"뭔가... 아니야... 죄다 초록색인게... 좀 아닌 것 같아... 아무리 지퍼가 핵심이라고는 하지만 스타일을 버릴 수는 없지. 시장에 가서 가죽을 구해와야겠어. 팔건 팔고... 시장에도 마땅한 가죽이 없으면 사냥이라도 가야할 것 같군."
로인은 중얼거렸다. 죄다 초록색인 몬스터들의 가죽은 로인의 인상을 찡그릴 만큼 스타일이 살지 않았다. 저 가죽들과 자신의 지퍼가 만날 생각을 하니 절로 인상이 찌푸려지는 로인이었다.
시장을 찾기는 쉬웠다. 그냥 영주성을 벗어나 가장 북적거리는 곳이 시장이었다. 다만 문제라면 가죽상점이 어디라는 것이었는데, 그것도 찾기가 쉬웠다. 간판이 떡하니 가죽으로 되어있었기 때문이다.
딸랑.
"어서 오세요."
가죽 상점을 들어서자 덩치 큰 남자가 로인을 반겼다.
로인은 상점 안을 둘러보았다. 벽에 여러 가죽이 전시 되어 있었는데, 곰 가죽도 눈에 띄었고, 오크의 가죽도 있었다.
"여기 검은 색의 가죽은 없나요?"
로인은 가죽 상점 주인에게 물었다. 역시 지퍼는 검은색 가죽 자켓과 어울렸다. 물론 로인의 지극히 개인적인 생각이었다.
"검은 색의 가죽이라... 검은색 멧돼지의 가죽이 유일한 검은 색 가죽인것 같군요. 다른 가죽들은 대부분 갈색이니..."
남자는 벽면에 걸려있는 거대한 멧돼지 가죽을 가리키며 말했다.
"그럼 백색의 가죽은 있나요?"
로인은 잠시 멧돼지의 가죽을 바라보다 물었다. 지퍼와는 절대 어울리지 않을 것 같은 멧돼지 가죽으로 옷을 만들고 싶지는 않았다.
"백색의 가죽은... 원래는 검은 색의 가죽 보다 귀한 것이지만 요즘에는 꽤나 많죠. 아무래도 화이트 스네이크의 활동기이다보니 그 녀석의 가죽하고... 하얀 쥐의 가죽도 있습니다만..."
"...화이트 스네이크의 가죽은 얼마죠?"
"워낙에 잡기 힘든 놈이라 가격이 상당합니다. 그래도 요즘에는 많이 내려서 마리당 3골드 정도 합니다."
"..."
로인은 역시 뱀가죽이라고 생각하며 돈을 꺼내었다.
"화이트 스네이크의 가죽 10개, 아니 15개만 주세요."
로인은 가죽 상인에게 45골드를 내밀었다. 가죽 상인은 이게 웬 떡이냐 하는 표정으로 돈을 받고 화이트 스네이크의 가죽을 내밀었다. 로인은 그것을 아공간에 집어넣었다.
"바, 방금 그건?"
가죽 상인이 놀라 눈을 크게 떴지만, 로인은 무시하고 몬스터의 가죽을 꺼냈다. 오크의 가죽 68장, 오크 워리어의 가죽 21장이었다. 트롤의 가죽이나 오우거의 가죽은 이곳에서 취급하기에는 너무 귀하다고 판단한 로인이었다.
"얼마나 사실 수 있으십니까?"
"오, 오크의 가죽 12장과 오크 워리어의 가죽 2장! 사겠습니다!"
가죽 상인은 서둘러 돈을 꺼내며 말했다.
"오크의 가죽이 각 3골드, 오크 워리어의 가죽은 각 30골드에 사겠습니다."
로인은 가죽 상인의 말에 고개를 끄덕였다. 로인은 총 96골드를 건네 받고 미소를 지었다.
'트롤의 피도 언젠간 팔아야 하는데... 마탑이 어디에 있는지 모르겠군. 나중에 수도라도 가봐야할 것 같아... 제국의 수도에 마탑이 없을 리 없으니...'
로인은 속으로 생각하며 건물을 나왔다.
화이트 스네이크의 가죽은 생각보다 아름다웠다. 자세히 들여다 본 로인은 그것을 알 수 있었다.
'이것 가지고 가방을 만들어 현실에서 팔면... 대박이겠군.'
로인은 속으로 생각하고 재봉사를 찾았다. 그가 뱀의 가죽을 다룰 수 있을 리가 없었다. 제작스킬을 이용하여 오크의 가죽을 잘라 옷을 만들 수는 있었지만 아무것도 달려있지 않은 그냥 옷이었다.
오크의 가죽도 그런데 다루기가 힘든 뱀의 가죽은 어떻겠는가. 로인은 일치감치 포기하고 재봉사를 찾은 것이었다.
"화이트 스네이크의 가죽이라면 옷을 만드는 데에는 잘 사용되지 않은 가죽인데... 특이하신 손님이시군요."
재봉사는 웃으며 말했다. 로인은 어깨를 으쓱했다.
"사이즈는 손님 사이즈로 맞추어 드리면 될까요?"
"예, 뭐..."
로인은 고개를 끄덕였다. 어차피 라이엄의 옷 사이즈를 아는 것도 아니었고, 지퍼만 보여주면 되는 것이었으니 보여주고 나서는 자신이 입어도 상관이 없었다.
'잠깐만, 그럼 그냥 아공간에 지퍼달린 옷 하나 건네주면 되는 거 아니었나?'
"..."
로인은 문득 떠오른 생각에 인상을 찌푸리며 머리를 저었다.
'뭐, 그냥 내가 이걸 만들었다. 하는 증거를 남긴다고 해두지 뭐...'
로인은 어차피 이렇게 된 거, 그냥 속 편하게 생각하기로 하고 재봉사가 자신의 치수를 재는 것을 바라보았다.
"이제 팔을 들어주세요."
재봉사는 웃으며 말했다. 그럴 수 밖에 없었다.
'후후후... 이런 잘생긴 사람이 내가 만든 옷을 입어준다면 나야 고맙지... 아무리 옷을 못 만들어도 잘 어울린다!'
재봉사는 속으로 생각했다. 그가 보기에 로인은 어느 귀족가의 도련님이었다. 사교계에 나갈 것이니 얼굴도 알려져 있을 것이고, 잘생기고 몸의 비율도 좋았다. 옷을 어떻게 만들어도 잘 어울릴만한 외모를 가지고 있었던 것이다.
재봉사는 최선을 다해 옷을 만들어 자신의 이름을 널리 알릴 생각에 미소를 지었다.
로인은 재봉사가 빨리 자신의 치수를 재면 돌아가 쉬고 싶을 뿐이었다.
'뭐, 가주하고 검을 섞어 보아도 좋고 말이지... 그날 엄청났으니까...'
로인은 그날 라이엄과 검을 섞고 난후, 떠오른 알림 음을 잊지 않았다.
-소드 익스퍼트 최상급인 검사와 검을 나누었습니다. 검술 스킬의 숙련치가 대폭 오릅니다.
-검술 스킬이 레벨 6으로 레벨업하였습니다.
-미약하게나마 마나를 다룰 수 있게 됩니다.
-검을 사용할 때 공격력이 상승합니다.
-마나 유저가 되었습니다.
-마나가 100 상승합니다.
-스텟, 지혜가 1 상승합니다.
-스텟, 지식이 1 상승합니다.
-스텟, 힘이 2 상승합니다.
-스텟, 민첩이 3 상승합니다.
-스텟, 체력이 3 상승합니다.
-스텟, 기술이 5 상승합니다.
라이엄과 잠깐 검을 섞어 보고나서 5레벨이었던 검술 스킬이 6레벨로 올라갔다. 검술 스킬이 6레벨이 되자 엄청난 변화가 있었다. 모든 스텟이 적게는 1에서 많게는 5까지 상승 하였고, 마나를 사용할 수 있게 되었다. 가장 큰 변화는 마나를 사용할 수 있게 되었다는 것이었다.
마나 유저! 대부분의 기사들은 마나 유저가 아니었다. 기사들과 비슷한 레벨을 가지고 있는 로인이 마나 유저가 된 것은 정말 대단한 것이었다. 마나를 사용할 수 있게 된다면, 자연스럽게 전투 시 몸의 움직임이 부드러워지고 빨라진다.
게다가 힘도 더욱더 많이 실을 수 있게 된다. 마나 유저가 아닌 검사와 마나 유저인 검사하고는 엄청난 차이가 있었다. 마나 유저인 검사에게 마나 유저가 아닌 검사 10명이 달려들어야 마나 유저인 검사를 제압할 수 있었다. 마나의 유무는 그 정도로 중요했다.
- 작가의말
이얍얍! 여러분의 댓글과 추천은 제게 힘이 됩니다! 오타, 맞춤법 오류 지적 환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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