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김태신의 글 쓰는 터

우리 학교에 관심 받고 싶은 변태 한 놈

웹소설 > 일반연재 > 라이트노벨, 로맨스

김태신
작품등록일 :
2014.01.09 05:53
최근연재일 :
2021.11.25 17:14
연재수 :
366 회
조회수 :
553,231
추천수 :
12,224
글자수 :
2,992,898

작성
14.04.05 18:33
조회
2,312
추천
52
글자
16쪽

25화 - 2

DUMMY

“……응?”

“뭐 좀 물어보고 싶어서.”


나는 조금 수상해 보이는 느낌으로 채영이에게 다가갔다. 반장인 채영이, 모범생처럼 보이는 단정한 긴 생머리와 각진 뿔테안경이 어울리는 여자애. 그 이미지 그대로 책을 읽고 있다. 아직 조금 남은 점심시간. 다가온 나를 보고, 채영이는 옆머리를 귀 쪽으로 넘기며 살짝 당황한 표정이다. 하긴, 평소에 거의 말도 안 걸었는데 갑자기 뭐 물어보고 싶다고 불쑥 찾아오니 당황스러울 수도 있겠지.


“리유에 대해 물어보려고.”

“리유……? 응?”


채영이는 고개를 갸웃거리더니 책갈피를 끼워 책을 덮고 아예 내 쪽으로 몸을 돌리며 대답한다. 그리 기분 나빠하거나 불쾌해 보이는 표정은 아니군.


이거는, 방금 전 말했던 「여론조사」의 일환이다. 갑자기 추진력이 급격히 상승한 나는 성빈이와 희세와 말을 마친 뒤 바로 반으로 돌아와 일을 벌리기 시작했다. 우선은, 가장 조용하고 차분하고 왕따 같은 일에는 전혀 포함되지 않을 것 같은 반장 채영이에게. 처음부터 부정적인 결과에 절망하게 되면 안 되니까. 채영이라면, 설령 안 좋게 봤다 해도 잘 말해주겠지.


“응. 리유에 대해 어떻게 생각해?”

“……어떻게 생각하냐니.”


경계하거나 하는 태도는 아니지만 그렇다고 나를 신뢰하는 것 같지도 않은 태도. 아니, 그런 게 아니라 질문이 너무 뜬금 없었나? 하지만 또, 리유에 대한 걸 너무 많이 말하면 무언가 경계심을 살 수도 있으니까, 적당히 잘 포장해서 말해야 할 것 같다. 나는 잠시 골몰히 생각하다 말했다.


“아니, 그러니까…… 뭐, 귀엽다던가, 착하다던가, 같이 친구가 되고 싶다던가.”

“……팔불출? 여자친구 자랑?”

“아니, 아니 그런 게 아니라! 여자친구는 누가!”

“그치만, 말 하는 게 그렇잖아.”


채영이는 의외의 공격으로 나를 당황하게 만든다. 이 여자애가?! 의외로 돌을 잘 던지는데?! 아니, 의도한 건 아니겠지. 생각하고 말한다는 게 정말 딸바보 아빠가 말하는 것처럼 말하긴 했다. 내 관점에서 리유가 좋은 점만 잔뜩 늘어놨구나. 채영이의 기습공격에 잠시 당황했던 마음을 정리하고 다시 질문을 생각했다. 멍청아, 감정적으로 다가가지 말고 이성적으로 냉철하게!


“그럼, 단도직입적으로 물어 볼게. 리유가 싫어?”

“응? 아니, 싫은 건 아니고…… 근데 갑자기 그건 왜 물어보는 건데.”


채영이는 여전히 조금 벽이 있는 것 같은 태도로 잘 대답해주지 않는다. 나는 진지한 표정이 돼 채영이를 쳐다본다. ‘널 믿어도 되겠어?’ 하고 진지한 목소리로 말했다. 채영이는 ‘뭐, 뭔데 믿어도 돼……’ 하며 난처해한다. 이글이글 강렬한 눈빛으로 채영이를 보다 이내 표정을 풀고 웃는 얼굴로 ‘농담이야, 장난.’ 하고 말했다.


“그러니까, 심각한 건 아니고. 믿고 말할게?”

“응.”


정색하고 말했다 장난스럽게 말하니 채영이도 조금은 긴장이 풀린 표정이다. 나는 눈을 찡긋하며 말했다. 채영이는 고개를 끄덕인다. 뭐가 됐던 자기 믿고 말해주겠다는데, 기분이 나쁠 애는 없겠지. 채영이는 뭐 어디 소문 내거나 하는 경망스러운 여자애는 아니니까. 말해도 괜찮겠지.


“학기 초부터 느낀 건데, 리유, 은근하게 따돌림 당하는 것 같아서.”

“……응.”

“너도 리유랑 같은 중학교라 알고 있지, 대강은?”

“……응, 알고 있어.”


채영이는 내 말에 약간 진지한 표정이 돼 고개를 끄덕인다. 채영이도 알고 있었구나. 뭐, ‘조용한 소시민’이라는 타이틀에 가장 적합한 채영이라면 묵묵히 묵과하는 대응을 했을 게 눈에 선하게 보이지만. 나는 잠시 채영이를 쳐다보다 말을 이었다.


“그 따돌림, 이제 그만 떨쳐버리고 싶어서. 너는, 리유가 어때?”

“그렇구나. 그래서 물어본 거였구나. 리유, 난 되게 좋아.”

“그래?”

“응.”


채영이는 순순히 말해준다. 단번에 나오는 긍정적인 반응에 나는 반색이 되 대답했다. 처음부터 이런 긍정적인 반응이라니, 좋은걸?


“잘 말은 못 하겠지만…… 솔직히 분위기 때문에 멀리한 게 맞으니까.”

“그치? 그런거지? 좋아, 그럼.”

“응?”


채영이의 말을 듣고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확실하게 채영이는 리유 편이 될 수 있을 것 같아. ‘협조해줘서 고마워!’ 하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채영이는 웃으며 ‘흐흥, 협조라니, 경찰 같아.’ 하고 웃는다. 그 말에 싱긋 웃으며 자리를 떴다. 채영이 역시 다시금 책으로 시선을 돌린다.


처음 찔러보는 것에 좋은 반응이 나온 나는 기분이 좋아졌다. 역시, 나만 이상하게 여기는 게 아니라니까. 리유처럼 착하고 귀여운 애가 왜 따돌림을 당해야 하는데. 그저 예전부터 이어져 내려온 낙인 같은 것이었다는 거잖아. 무섭다, 무슨 계급제도도 아니고. 여자애들인데 뭐 이래?! 내 환상 돌려내!


“지선아.”

“……?”


복도로 나가 정수기 쪽으로 향했다. 물이라도 마셔야지 하는 마음인데 마침 물을 마시고 있는 지선이가 보인다. 반가운 목소리로 말하니 지선이는 물을 마시다 고개를 돌려 나를 쳐다본다. 지선이도 채영이와 마찬가지로, 오랜 기간 그리 아는 척을 하진 않았는데. 그나마 채영이보다는 좀 낫다. 지선이랑 선미랑, 성빈이랑 절친하니까. 게다가 자리도 앞자리고. 그래도 갑자기 친한 척 하고 말을 거니 그리 좋아하는 반응은 아닌 것 같다.


“잠시 시간 좀 내주실 수 있겠습니까?”

“……네? 저, 저 아무 잘못도 안 했는데…….”

“이러시면 곤란합니다. 얼른 서에 가시죠. 푸흡.”

“헤헤헤헤.”


나는 왠지 장난기가 돌아 정중한 목소리로 말했다. 채영이가 말했던 경찰 컨셉을 그대로 유지하고선. 눈치 빠른 지선이는 씨익 웃더니 이내 겁먹은 표정으로 죄없는 선량한 백성(?) 흉내를 낸다. 나는 자연스럽고 매끄럽게 지선이에게 다가가 팔짱을 끼우고 묵직한 표정으로 말했다. 그러다 버티지 못하고 웃음이 터져 나온다. 지선이 역시 웃으며 내 팔을 뿌리친다. 이제 장난스럽게 아무 여자애하고나 팔짱낄 수 있는 경지에 이르렀구나, 나도. 뭐, 장난이었으니까. 지선이도 기분 좋게 웃는다.


“근데 뭘 물어봐?”

“응, 그게.”


나는 본래 목적이었던 물을 마시다 말고 지선이의 질문에 살짝 물을 흘렸다. 급히 입가를 닦고 컵을 내려놓고 말을 시작한다.


“리유에 대해 어떻게 생각해?”

“……리유? 뜬금없이 무슨 말이야?”

“아, 그게. 리유 어떻냐고. 귀여워? 이상해?”

“아니, 뭐.”


여전히 정돈되지 않은 이상한 질문에 지선이 역시 당황해한다. 하지만 나는 꿋꿋이 질문을 계속한다. 지선이는 잠시 생각하는 얼굴이다.


“뭐, 별 생각 없는데.”

“별 생각 없어? 왜!”

“나랑 딱히 접점도 없고. 좋지도, 싫지도 않아.”

“귀엽잖아!”

“너한테나 귀엽겠지. 몰라, 갑자기 그건 왜.”


지선이는 퉁명스럽게 반응하며 대답한다. 이해가 가지 않는다는 표정으로 ‘귀엽잖아!’ 하고 소리치는 나를 보고 별 이상한 놈 다 보겠다는 표정으로 대답한다. 아무래도 지선이는 리유가 왕따 당하는 거에 별다른 의식이 없는 것 같다. 예전에 들었을 때, 지선이는 중학교가 달랐다고 들었던 것 같은데. 그렇다면 지선이는 중립. 그냥 좋지도, 싫지도 않은 수준. 고개를 끄덕이며 ‘알았어, 고마워.’ 하고 얼른 끊었다. 너무 뜬금없는 내 절단 신공에 지선이는 어이 없어 하는 표정이다.



“으아아아!”

“뭐야, 미쳤어?”


점심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 그리 급한 일은 아닌데, 나는 왠지 한 번 어떤 일에 몰두하기 시작하면 이렇게 성급하게 되는 편인지라. 점심시간이 끝나기 전에 한 명이라도 더 의견을 듣고 싶은 기분이다. 그래서 나는 괴성을 지르며 정희에게 돌진했다. 정희는 선머슴 같은 녀석인데다 성격도 쿨해서, 이 정도 스킨십에는 아랑곳하지 않겠지. 과연 정희는 아니꼬운 표정으로 나를 노려보며 험상궃은 목소리로 대답한다.


“뭐 좀 물어봅시다.”

“에에, 변태 씨가 물어보는 거라면…… 내 쓰리사이즈?”

“안 궁금해!


여전히 과감한 정희의 드립. 하지만 나도 호락호락 하진 않다. 호쾌하게 대답하곤 등짝을 팍 친다. 정희는 정색하고 ‘어디 여자애 몸을 함부로 만져! 꺄아──! 변태 씨가 나 만져요!’ 하고 소리친다. 물론 반응하는 여자애는 아무도 없다. 그냥 그러려니 하지.


“에이씨, 짜증나.”

“후후후.”


정희는 시큰둥한 다른 아이들의 반응에 눈가에 주름을 지으며 대답한다. 나는 의기양양한 표정으로 정희를 본다. 정희는 ‘그래서 뭐. 뭐 물어보려는 건데?’ 하고 말한다.


“이건 사실 기밀이 필요한 질문인데…… 잠깐 이 쪽으로.”

“무슨 질문인데 은밀한 구석 쪽으로 나를 데려가려고…… 설마?!”

“아니야, 아니라고! 자꾸 왜 이상한 쪽으로 몰아가는데!”

“킥킥.”


정희는 흠칫 놀라는 표정으로 내 손을 뿌리치며 말한다. 은밀한 표정으로 정희의 팔에 손을 댔던 나는 정색하고 화 내는 표정으로 말했다. 물론 장난이다. 정희도 그걸 알고 킥킥대며 웃는다. ‘알았어, 알았어. 가자.’ 하고 손사래를 친다. 이제야 겨우 말할 수 있는 조건이 갖춰졌다.


“리유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리유?”

“응.”


복도로 나가 살짝 진지한 목소리로 말한다. 정희는 활기차게 웃는 표정이었다가 ‘리유’ 라는 말이 나오니 살짝 굳어지는 표정이다. 음, 정희도, 중학교 때 관련된 무언가가 있는 것일까. 확실히, 정희라면 있을 가능성이 충분하다. 학기 초, 반의 중심을 희세로부터 되찾기 위해 권모술수를 짜낼 정도의 야망가인 정희니까. 중학교 때에도 한 끗발(?) 날렸을 수 있다. 주도자 까진 아니겠지만.


“찐따?”

“……찐따라니!!”

“맞잖아, 찐따년.”


정희는 툭 하고 한 마디 내뱉는다. 나는 멍하니 무표정한 정희를 쳐다보다 이내 발끈 했다. 하지만 정희는 아랑곳 않고 말을 잇는다.


“만날 혼자 다니고, 어린 애처럼 징징대고, 가끔 눈치 없이 말 내뱉었다가 수도 없이 까이고. 그런 애 아니었어?”

“아니…… 너 말 겁나 잘한다?”

“흐흥. 내가 누군데.”


정희는 단숨에 길게 말한다. 나는 반박할 말을 찾지 못하고 멍하니 정희를 보다 나도 모르게 칭찬하는 말을 한다. 정희는 어깨를 으쓱 거리며 대답한다. 아니, 지금 이럴려고 리유 말을 꺼낸 게 아닌데! 이렇게 대놓고 험담을 하다니! 얼른 변호할 말을 찾아내, 나의 리유는 이렇지 않아!

“뭐, 그런 애인데 네가 데리고 놀고 있잖아? 그래서 뭐 꼬아? 찐따라고 불러서 기분 나빠?”

“……어. 리유가 좀 그런 건 맞지만, 찐따까진 아니잖아. 사과해.”

“하하하. 찐따는 아니지만 좀 그런 건 인정하네. 정말 좋아하는 거 맞아?”

“좋아하는 게 아니라 친구니까.”


정희는 내 반응에 깔깔 웃으며 말한다. 나는 뭔가 좀 그런 기분이어서 묵묵한 말투로 대답했다. 정희가 이런 독설하는 캐릭터였나 싶다. 정희는 내 어깨를 꽤나 세게 툭 치며 말을 잇는다.


“뭐, 싫어하진 않아. 중학교 때 그런 꼴 보인 건 많이 봤지만. 내 친구들도 딱히, 그런 애한테는 신경 안 쓰고 있으니까. 그냥 그런 정도.”

“그래.”

“뭣 때문에. 또 착한 척 해보려고 그런 거야?”

“아아…… 뭐, 그렇지.”


정희의 말에 나는 다시 굳었던 표정을 풀고 살짝 안심한 기분이 돼 대답했다. 정희는 나의 반응을 보더니 눈을 게슴츠레하게 뜨곤 슬쩍 말한다. 뭔가 껄끄러운데. 정희가 말하는 건, 예전 정희가 희세를 따돌림 하던 시절, 중간에서 나대던 내 모습을 보고 말하는 거잖아. 스스로가 자기 치부를 나를 놀리는 데 사용하다니, 오히려 내가 더 껄끄럽다. 어떻게든 대답하니 정희는 피식 웃는다.


“하여튼, 멍청한 건지, 오지랖이 넓은 건지.”

“뭐 하려는 건지는 알아?”

“뭐─ 뻔한 거 아니야? 또 그 리유라는 애 따돌림 당하는 거 해결하려다 중간에서 다 망쳐먹는 짓. 그렇지?”

“……귀신같이 알고 있네. 결말까지. 흐흐흐허.”


정희의 말에 나는 절로 웃음을 지으며 대답했다. 정희 역시 방긋 웃는다. 늘 웃는 표정인, 과장된 웃음이 아니라 풋풋하고 은은하게 미소 짓는 그 모습은 선머슴 같은 평소 정희답지 않게 꽤 예쁘다. 그러더니 이내 왈가닥 같은 장난끼 가득한 표정으로 바뀌며 ‘그럼 어디, 나도 도와줘볼까.’ 하고 말한다. 나는 약간 난감한 표정으로 ‘아니아니, 좀 내버려 둬줄래. 또 괜히 난장판 될 것 같은 예감이 드는데.’ 하고 말했다. 정희는 ‘왜~! 내가 뭐 어쨌다고!’ 하며 불만스런 표정을 짓는다. 더 얘기하려 했지만 수업을 알리는 종소리가 들려와 둘 다 교실로 돌아왔다.




─“대강 그 정도 반응인 것 같아.”

“헤에.”


수업이 끝나고 다음 시간. 나는 희세와 함께 인적이 드문 복도 옆에서 말하고 있다. 어째서인지는 모르겠지만 희세는 결재를 하는 상사처럼 팔짱을 끼고 아니꼬운 표정으로 나를 보고 있고, 나는 허리를 굽신 거리며 보고하고 있다. 뭐야, 이거.

리유에게 알려지면 안 되기에, 지금 쉬는 시간엔 희세하고만 얘기하기로 했다. 성빈이에겐 미리 말했고, 미래에게도 역시 말했다. 이번에는 성빈이가 리유의 시선을 끌기로 했다. 원래 평소대로면 리유 녀석, 쉬는 시간엔 대부분 잠을 자는 게 정상인데 오늘따라 영 잠도 안 잔다. 새학기라고 들떠서 그런 걸까.

희세는 내 보고에 별로 마음에 들어하지 않는 눈빛으로 약한 신음을 낸다. 나를 올려다보며, 한 마디 한다.


“나도, 대강 애들한테 물어봤는데. 딱히 나쁘진 않다는 투였어. 그렇다고 자기들이 적극적으로 나서서 리유랑 친해질 의향이 있냐 하면 그건 또 아닌 것 같지만.”

“그렇지, 애들은 딱히 리유랑 친해져서 이득볼 것도, 손해볼 것도 없으니까. 이미 자기들 패밀리도 다 만들어 졌고.”

“그렇지.”


어느 무리나 그렇겠지만, 특히 이 여자애들은 ‘패밀리’가 중요한 것 같다. 「파벌」이라는 고급 용어를 쓴다면 더 적절할까. 속되게 말하자면 해처리 옆 라바 같은 거지. 자기들 해처리가 있어야 하는 거야. 아니, 무슨 개소리래.

끼리끼리 논다는 말이 있잖아. 반 모든 애들하고 친하게 지내면 그것만큼 좋을 순 없겠지만 사람이 그렇지가 않잖아. ‘단짝’ 까진 아니어도, 주로 밥 먹고 주로 같이 노는 애들 무리가 있다. 우리 반 역시 몇 개의 그런 그룹들로 이루어져 있다. 참고로 가장 큰 파벌(?)은 정희 쪽 해처리. 해처리가 아니라 하이브(??)정도 되겠구나. 희세도 기본적으론 정희 쪽이었지만 요즈음은 우리 쪽 파벌이 된 지 오래다. 학기 초에는 그런 구분이 명확하지 않았지만 이제는 2학기, 아이들 사이엔 이미 명백하게 ‘쟤는 누구랑 놀고, 쟤는 어떤 애랑 놀고……’ 하는 기준이 세워져 있다.

그런 상황에서, 구태여 다른 구획의 애와 놀 필요는 없다. 쓸데없는 에너지 낭비에, 괜히 잘못 싸우기라도 하면 안 좋은 소문 날 수도 있고, 무엇보다 이미 친구들이 있고, 안정적인 삶을 살고 있는데. 그 애가 엄청난 매력을 소유한 것도 아니고, 그 애가 먼저 적극적으로 다가오지도 않는다면 굳이 친구가 될 이유가 없다. 그렇게 생각하며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쉽지는 않겠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그래도, 역시 해야겠지.”

“뭐를?”

“리유 친구 만들기.”

“응…….”


희세의 말에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고개는 끄덕이고, 마음 속으로도 동의하지만 막상 그렇게 말을 하니 답답하다. 친구라는 게, 주위에서 강제로 만들어준다고 되는 거야? 애초에 난 희세나 성빈이, 미래랑도 어떻게 이만큼 친해졌나 잘 기억도 안 나는데. 그냥 지내다보니까 이렇게 된 건데. 영 모르겠다.


작가의말

안녕하세요, 굉장히 오래간만이네요. 글 쓰는 사람 김태신입니다.

 

일단, 10여 일에 가깝게 연재를 중단한 것에 진심으로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제가 유료 연재 같은 거 안 해서 천만다행이네요. 그래도 독자분들과의 약속을 어긴 것에 대해서는 큰 죄책감과 불안감을 느끼고 있습니다. ……딱히 매일 연재하겠다고 약속한 적은 없는 것 같지만., 아닙니다. 죄송합니다.

 

……연애 소설을 쓰고 있습니다. 저는 늘 상상만 해왔습니다. 여자애와 노는 건 상상 속에서만 가능한 것이고, 현실에서는 불가하다고. 하지만 이번에 야심차게 복학도 하고, 저에게도 봄날이 오는가! 하며 설레발을 치던 열흘을 보냈습니다.

저는 다시 글로 돌아오기로 마음먹었습니다. 아뇨, 무언가 안타깝고 슬프고 절망적인 결말을 상상하진 마세요. 전 행복합니다. 전 귀여운 여동생이 생긴 것 같아 기쁩니다.…… 후우. 사후 세계는 어떤 기분일까요? 이 세상은 다 필요 없는 것 같아요.

 

잡담이 길지만, 결론부터 말하자면 다시 열심히 쓰기로 다짐하겠습니다. 안 그래도 4월 안에 완결을 내야만 하는 사정도 생겼고, 열의를 가지고 팍팍 쓰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24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우리 학교에 관심 받고 싶은 변태 한 놈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99 24화 - 3 +8 14.03.23 1,983 40 17쪽
98 24화 - 2 +14 14.03.22 2,778 42 25쪽
97 누락된 편입니다 +11 14.03.21 2,372 44 1쪽
96 24화. 깊고 어두운 그 때. +11 14.03.20 2,658 44 23쪽
95 23화 - 5 +21 14.03.19 2,583 80 18쪽
94 23화 - 4 +7 14.03.18 2,344 52 19쪽
93 23화 - 3 +24 14.03.17 2,645 44 22쪽
92 23화 - 2 +9 14.03.15 2,987 116 21쪽
91 23화. 여름방학의 바다!! - 1 +13 14.03.14 2,727 48 20쪽
90 22화 - 4 +18 14.03.13 2,237 78 22쪽
89 22화 - 3 +16 14.03.12 2,429 43 20쪽
88 22화 - 2 +8 14.03.11 2,406 39 19쪽
87 22화. 그가 고자가 된 이유. - 1 +13 14.03.10 2,914 99 19쪽
86 21화 - 4 +21 14.03.09 2,686 51 22쪽
85 21화 - 3 +9 14.03.08 2,603 50 19쪽
84 21화 - 2 +7 14.03.07 2,299 45 20쪽
83 21화. 힘내세요, 선생님 - 1 +13 14.03.06 2,222 52 18쪽
82 20화 - 4 +15 14.03.04 2,829 61 17쪽
81 20화 - 3 +17 14.03.02 3,029 52 20쪽
80 20화 - 2 +19 14.03.01 2,585 52 19쪽
79 20화. 큰 일에는 큰 책임이 따른다. - 1 +13 14.02.28 2,446 53 18쪽
78 19화 - 4 +27 14.02.26 2,888 118 24쪽
77 19화 - 3 +24 14.02.25 3,565 118 23쪽
76 19화 - 2 +31 14.02.25 3,478 102 21쪽
75 19화. 뒷풀이! - 1 +15 14.02.24 2,327 57 20쪽
74 18화 - 4 +15 14.02.23 2,145 58 17쪽
73 18화 - 3 +21 14.02.23 2,173 58 19쪽
72 18화 - 2 +19 14.02.22 2,243 49 20쪽
71 18화. 시험공부를 여자애랑 하면 과연 집중이 되나? - 1 +31 14.02.22 2,439 54 18쪽
70 17화 - 4 +19 14.02.21 2,375 52 21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