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 떠오르는 태양을, 나는 볼 수 있을까. [32화]
* * *
눈을 뜨자마자 제일먼저 보이는건 이미 익숙해질대로 익숙해진 내 방 천장이었다. 초점이 상당히 흐려져 있어 제대로 보이진 않지만… 아침에 항상 눈을 뜨면 보이는 이 풍경을, 내가 착각할리 없다.
"…."
느리지만 확연하게, 강렬한 두통이 찾아왔다.
머리가 깨질것만 같은 통증인지라, 나는 아랫입술을 꼭 깨물면서 그것을 감내할 수 밖에 없었다.
힘이 들어가지 않는 팔을 힘겹게 들어올려 머리를 만져보니 붕대가 칭칭 감겨 있었다. … 그리고 나는 그제서야 내가 정신을 잃기 직전, 시야에 담았었던 풍경을 떠올릴 수 있었다.
"아…."
나는 자신의 이름을 휴렐이라고 밝힌 남자를 죽였다.
마스터 네론그라시아의 모습을 하고 있을때도 무수히 많은 사람들을 죽였지만… 직접 누군가의 목숨을 이 손으로 직접 빼앗은건 이번이 처음이다.
느릿하게, 휴렐이라는 남자에게 죽음을 안겨준 손을 들어올려 시야에 담았다.
하얗고… 예쁜 손이다.
… 아직도 그의 심장을 찔렀을 때의 감각이 이 손에 남아있다. 상처에서 분수처럼 튀어오르는 뜨거운 피와, 세상에서의 마지막 호흡과 근육의 경련….
이렇게 생각하는게 우스울지도 모르겠지만… 처음으로 사람을 죽였다는 실감이 나는것 같다.
그래서 괴롭냐구?
설마….
끔찍한 일임엔 분명하지만, 그것 역시 내 일상중의 하나다. 그 일에 깊은 감상을 품기엔, 그런 쪽의 내 신경이 너무나 무뎌져 있다.
… 그렇게 생각하며 고개를 옆으로 돌렸다.
"…."
놀람에 잠시 숨이 멎었다.
내가 누워 있는 침대 옆에, 의자에 앉아있는 레르그란트의 모습이 보였다. 그는 의자에 앉은채 잠들어 있었는데… 얼굴 위로 부드럽게 흘러내린 은발이 햇빛을 받아 예쁘게 반짝이고 있었다.
레르그란트… 잘 때는 참 귀여운 얼굴을 하고 있구나.
"으음- "
공교롭게도, 내가 그의 존재를 알아차리자마자 정신이 들려는 모양이었다.
레르그란트는 천천히 눈을 떴고, 우리는 고요히 서로의 시선을 마주했다. … 살짝 열린 창 밖에선 새가 지저귀는 맑은 소리가 들려오고 있었다.
"앗- ! 깨, 깨어 나셨었군요."
레르그란트는 드물게도 당황하는 기색을 보이며 재빨리 침대 옆 선반위로 손을 뻗었다. 항시 당황이라는 것과는 거리가 먼 녀석인데….
의아함을 느끼며 그의 손이 뻗어진 곳을 돌아보았는데, 그 손에 작은 종이가 잡혀 등뒤로 돌아가고 있었다. 따로 언급할 필요도 없이, 그것은 명백히 무언가를 숨기려는 의도가 내포된 행동이었다.
… 레르그란트의 손에 의해 종이가 사라진 탁자 위엔 펜이 굴러다니고 있었다.
"그건 뭐니?"
목소리가 조금 갈라져, 듣기 싫은 연약한 소리가 나왔다.
"아무것도 아닙니다."
흥, 아무것도 아니기는…. 뻔히 보이는 거짓말이다.
펜과 함께 있었던걸로 보아 뭔가를 적었던게 아닐까…? 그리고 그걸 바로 숨기는 걸로 보아, 내가 보면 레르그란트가 곤란해질 내용인가보다.
"궁금해."
"정말 아무것도 아닙니다."
"…."
뭐, 어쨌든 그건 됐다.
그리고 당장 눈 앞에 있는 화제가 사라지자, 나는 나를 빤히 바라보고 있는 레르그란트의 시선을 피해 고개를 돌렸다.
… 잠시 침묵이 흘렀다.
바보같지만… 순간적으로 묻고 싶은게 너무나도 여러개가 떠올라, 도무지 무슨 질문부터 해야할지 잘 모르겠다.
머리속에서 궁금함들이 서로 충돌해 상잔하는 느낌이라고 해야할까…?
"…."
음… 머리를 다치더니, 내가 조금 이상해졌나보다.
"이제 몸은 좀 괜찮으십니까? 어디 아픈곳은 없구요? 의사가 말하길, 머리에 충격을 받아 잠시 기절한것 뿐이라지만… 원래 몸이 그리 건강하진 않던 누님이니까요."
상당히 걱정스런 어조인걸.
최근들어 계속 호의적인 레르그란트의 어조에 조금 놀라며 답했다.
"머리가 아파…."
놀랍게도, 레르그란트는 픽- 하는 가벼운 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머리를 다치셨으니까요."
뭔가, 바보가 된 느낌이다.
어디 아픈곳은 없느냐는 질문을 받아 머리가 아프다고 답했더니, 머리를 다쳤으니 아픈건 당연한거다- 그 말인가.
나나 레르그란트나 그저 사실을 언급한 것에 불과하기 때문에, 지금 내가 바보가 된 것 같은 기분을 느낀 것에 대한 언짢음을 해소할 곳은 없었다.
"… 아주 멍청한 짓을 하셨습니다, 누님."
곧, 레르그란트는 냉기가 풀풀 흐르는, 대단히 냉엄한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그녀 대신에 인질로 잡히다니요. 도대체 얼만큼이나 자신 스스로에 대한 애정이 없는겁니까? 그리고 저를… 믿지 못하신 겁니까?"
전자의 물음보다, 후자의 물음이 더 아프게 다가온다.
후자의 경우는 레르그란트의 능력에 대한 의심과 마찬가지니까. 그러므로 나는 문제를 나 자신에게로 돌려, 레르그란트의 질문으로 부터 회피하려 했다.
"미안해. 그땐 엘렌이 너무 걱정되서…."
걱정섞인 목소리로 말을 이었다.
"그러고보니, 엘렌은?"
레르그란트는 무거운 한숨을 쉬며 답했다.
"무사합니다. 상처가 꽤 크고 피를 많이 흘린 상태여서, 정상적으로 회복되는데엔 시일이 조금 걸리겠지만 말이죠."
"그렇구나… 다행이다."
정말 다행이다.
다행이라는 말 밖에 할 수 없다. 엘렌이 무사하다는 말을 듣자, 여전히 초조함으로 가득차있던 마음이 조금 편해지는 기분이다.
"그렇습니다. 정말 다행인 일이죠. 누님이 그렇게나 걱정하시는 엘렌 양은 무사하니, 그때의 이야기를 계속 해보도록 하죠."
으….
"도대체 무슨 생각이셨던 겁니까? 그 자리에서 굳이 아무런 힘도 없는 누님이 나서서 상황을 주도하셔야 했습니까? 자칫 잘못하다가 우리는 엘렌 양이 인질이 되었을때보다 더욱 곤란한 처지에 처할 뻔 했습니다."
레르그란트는 여전히 냉엄한 표정으로 말을 잇는다.
"먼젓번 신전으로 가는 마차에 타기전, 에스카랸 이란 이름이 지닌 무게에 대해 말씀드린바 있었습니다. 엘렌 양을 구하기 위해 그런것 따윈 생각할 겨를도 없었던 겁니까? 그건 누님 멋대로 내팽개 칠 수 있는게 아닙니다. 그러니 내팽개 치지 마십시오."
"…."
역시, 동생의 비난은 가차없다.
그는 나 자신의 안위보다는 인질이 나라는 가치를 쥐고 있을때의 위험성에 대해 말하고 있었다.
모두 부정할 수 없는, 옳은 말들이다.
말을 이어가며, 레르그란트는 점점 서늘한 분노 속으로 빠져드는것 같았다.
"누님은 무책임합니다. 혹여라도 대신 인질이 된 걸 희생이라 포장하지 마십시오. 시간이 흘러, 그것이 과거의 일이 되더라도 그 기억을 미화하지 마십시오. 엘렌 양과 누님이 무사하고 인질범은 죽었지만, 결과가 좋다고 모든게 해결된게 아닙니다. 아무 힘도 없는 누님이 나선 그 순간부터, 해당 사건은 완전히 비틀어져 버린거니까요."
반론할 수 없는 비난만큼 아픈게 또 있을까….
지금 레르그란트의 말은 여전히 통증이 느껴지는 머리보다도 더욱 아팠다.
"인질범과 신전을 나왔을 때를 기억하십니까?"
"… 기억해."
아버지가, 있었지.
"신전에서 누님이 인질로 잡혔다는 소식을 급히 전해듣고, 직접 나오신겁니다. 당연한 일이지만… 아버진 그런 책임을 회피하는 인간이 아니니까요. 그때, 누님이 잡혀있었음에도 화살을 쏘라는 아버지의 판단은 도덕적인 비난을 받을 수 있을지언정… 결코, 틀린 판단은 아니었습니다."
"…."
그래, 너도 그렇게 생각하는구나…. 사실, 내가 생각해도 틀린 판단은 아니다.
… 그렇게 생각함에도 레르그란트 몰래 침대 시트를 쥐고 있는 손에 힘이 들어가는건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
나라는 인간은 이렇게나 비겁하다.
"후… 하지만 전 아버지가 아닙니다. 아버지 처럼 되고 싶은 생각도 없구요. 그러니, 누님은 부디 누님 스스로를 소중히 생각해 주십시오. 제가 정말 화가나는건… 다른 무엇이 아니라 바로 그 부분입니다."
"아…?"
지금까지 줄곧 평행선이던 아버지와 레르그란트가 서로 비틀어지기 시작했다.
"뭡니까, 그 의외라는 표정은…."
레르그란트는 분노를 거두고 조금 멋쩍어 보이는 얼굴로 뺨을 긁고 있었다. … 갑자기, 이 녀석이 이상해 보이는걸.
"… 다른 생각하지 마십시오! 제가 정말로 아버지에게 동의했다면 왜 그 앞에서 검을 뽑았겠습니까?"
"그렇… 구나."
정말로 묘한 기분이다.
언젠가부터, 레르그란트가 조금 바뀐것 같다.
"이제 이 얘긴 그만두죠. 더 이야기해봐야 잔소리 밖에 되지 않을테니까요."
잔소리는 이미 충분히 한 것 같은데….
그 후, 나와 레르그란트 사이에 잠시동안 침묵이 감돌았다. 레르그란트는 그 침묵을 묵묵히 받아들이다 이내 창쪽으로 고개를 돌리며 다시 입을 열었다. 약간 조심스런 어조였다.
"그런데… 도대체 어떻게 된 겁니까? 도망치는 그 자를 쫓아 골목에 도착했을때, 상황은 모두 끝나있었습니다. 남자는 죽어서 쓰러져 있었고, 누님은 그 밑에 깔려 정신을 잃은 상태였죠."
"… 오랜만에 신전에 들렸더니, 아마드라네 님이 축복이라도 내려준 모양이지."
나는 조금 긴장하며, 그렇게 답했다.
아마드라네 님의 축복이 어쩌고 하긴 했지만… 결국 우연과 운이란 얘기다.
"그렇습니까…. 정말 축복이라도 내린 모양이로군요."
하지만 내 긴장이 무색하게, 레르그란트는 생각보다 훨씬 더 쉽게 내 대답을 납득하였다.
… 안심이다. 레르그란트가 생각하기에, 나는 여전히 병약한 소녀에 불과한 것이다. 다른 변수는 없고, 그러므로 사건이 무사히 해결된 건 어디까지나 운으로 생각할 수 밖에 없다.
"아무튼, 이제 그 일은 더 생각하지 마시고 편히 쉬십시오."
아, 이제 일어나려는 모양이었다.
나는 막 자리에서 일어나려는 레르그란트의 옷자락을 붙잡았다. 아직 해결되지 않은 의문이 한 가지 더 있다.
의아한 기색을 보이는 레르그란트에게, 나는 물었다.
"아까 그 종이… 도대체 뭐야?"
"아무것도 아닙니다. 그러니 이것 놓으시지요. 저는 이제 제 방으로 돌아가겠습니다."
내가 옷자락을 놓기전에 자기가 먼저 뿌리치고 가려는 기색이기에, 나는 다급하게 쥐고 있는 옷자락을 이리저리 흔들며 말했다.
"그거, 뭔지 알려주면 안되? 응?"
"안됩니… 윽!"
순간, 레르그란트가 고통스러운 표정으로 팔을 감쌌고, 숨기고 있던 종이가 팔랑거리며 바닥으로 떨어져 내렸다.
바닥으로 떨어져 내린 종이엔 잠을 자고 있는 내 얼굴이 대단히 정교하게 그려져 있었다. 하지만 내 시선은 그 종이에 오래 머물지 못했고, 금방 레르그란트의 팔로 향할 수 밖에 없었다.
살짝 드러나 있는 옷자락 사이로, 그의 팔을 감싸고 있는 붕대가 보였다.
… 금방 그것이 무엇인지 이해되었다.
레르그란트는 나를 보호하기 위해 쏘아지는 화살을 칼로 쳐냈었다. 하지만 그런 어둠에서 자신에게로 쏘아지는 그 많은 화살을 쳐내는건… 역시 무리였던 모양이다.
"레르그란트, 너…!"
동생은 창피한 것 같기도, 화가난 것 같기도 한 얼굴로 바닥에 떨어진 종이를 주워 팔과 함께 등 뒤로 숨겼다.
"쳇, 별 것 아니라고 하지 않았습니까."
"그림을 말하는게 아니야! 너… 팔을 다쳤잖아!"
내 말을 듣고, 레르그란트는 상당히 자존심 상한다는 얼굴이다.
"별 대단찮은 상처입니다. 신경쓰지 마십시오."
"어떻게 신경을 안 쓸 수가 있어! 나 때문에 그렇게…."
레르그란트는 검을 다루는 사람이다. 검은 발도 입도 아닌 팔로 휘두르는 물건이며, 그렇기에 그에게 팔의 상처라는건 아무리 사소한 것이라 해도 치명적이다. 만약, 이 상처로 인해 레르그란트가 검을 다루는데 어떠한 불편함이라도 있다면… 견딜 수 없을것 같다.
뜻 밖에 레르그란트는 픽- 하고 웃으며 입을 열었다.
"허세가 아니라, 정말로 별 것 아닌 상처입니다. 그러니 그렇게 울 것 같은 얼굴하지 마십시오. 괴롭혀 지고 싶어지니까요."
"미안해. 나 때문에…."
참담한 심정이다.
왜 그렇게 생각없이 행동했을까. 아무리 레르그란트가 뛰어난 실력을 가지고 있다 하더라도 그 어두운 곳에서 수 없이 쏟아지는 화살을 모두 막아내기는 힘든 일인데….
팔만 다친게 천만 다행이라고 해야할까.
이렇게 후회할 일을 만들고 싶지 않은데….
그렇게 스스로를 자책하고 있는데, 레르그란트가 조금 멋쩍은 표정을 지어보이며 말했다.
"괴롭히고 싶다는 말은 농담입니다. 진심으로 듣지 마십시오. 그나저나, 어울리지도 않는 농담으로 분위기 전환을 꾀해 봤으나, 소용없는 짓이었던것 같군요."
동생은 한숨을 내쉬며 다시 자리에 앉았다.
"… 정말 신경쓰지 않으셔도 됩니다."
"미안, 미안해. 이 일을 어떻게 사죄해야 할까…. 내게 원하는 것이 있으면 무엇이든 말만 해줘. 뭐든 네가 원하는걸 들어줄게."
그렇게 말을 꺼내놓고도, 나는 스스로에게 한심함을 느꼈다.
원하는건 무엇이든 들어주겠다니…. 그건 어린아이의 응석과 다른게 없다. 레르그란트가 과연 나에게 원하는 것이 있을까? 원하는 것이 있더라도, 내가 레르그란트가 원하는 그것을 들어줄 능력이 될까…?
결국, 아무런 책임도 가지지 않은채 입으로만 떠드는 것에 불과한 것이다. 뭐든 들어주겠다는 말은….
"괜찮다니까요. 그렇게 까지- "
레르그란트가 갑자기 말을 하다 말고 입을 다물었다. 그는 잠시 생각하는 기색을 보이다가 이내 다시 입을 열었다.
"… 누님이 그렇게까지 말씀하신다면, 원하는게 하나 있습니다."
정말로 원하는게 있다고? 나한테?
이쪽이 먼저 제안한 일이지만, 실제로 레르그란트가 그것에 응하니 조금 놀랍다.
"응, 말해봐."
동생은 계속 머뭇거리는 기색을 보였다. 그가 원하는건 이렇게 말을 꺼내기가 힘들 정도로 어려운 부탁인 모양이다.
… 그래서인지 레르그란트의 붉은 입술이 달싹거릴때마다 이상하게 긴장되는 느낌이다.
"누님을… 그리고 싶습니다."
아…?
애초에 레르그란트가 무엇을 요청할까 통찰해 보기도 힘든 나였지만, 아무튼 이 부탁은 상당히 의외였다.
나를 그리고 싶다니….
그러고보니… 아까 전, 그 종이에 그려져 있던 사람은 나였었지. 하지만 그것은 간단히 스케치 한 것 뿐이고, 지금 레르그란트가 나를 그리고 싶다는건 캔버스 같은 곳에 물감 따위를 이용해 정식으로 나를 그리고 싶다는 말일 것이다.
뭐, 상당히 의외라 조금 벙찐 느낌이긴 하지만 어려울 것은 전혀 없는 부탁이었다.
"안됩니까?"
그동안의 내 침묵이 조금 불안했던 모양인지, 레르그란트는 드물게 조금 붉어진 얼굴로 재차 그렇게 물었다.
"아냐, 안될거 없지. 알았어, 그림의 모델이 되어줄게."
오히려 내가 동생의 요구에 응할 수 있다는게 기쁘다. 하지만… 내가 이렇게 승낙했음에도 불구하고, 레르그란트의 표정은 그대로였다.
왜- 라는 말을 꺼내기도 전에, 레르그란트가 덧붙였다.
"누드화를… 그리고 싶습니다."
"…."
레르그란트는 진지한 기색이다. 결코, 농담 같은걸 하는 얼굴은 아니었다.
- 작가의말
* 연재가 조금 지연되었네요 ㅠㅠ 죄송합니다.
* 봐주시는 분들, 항상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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