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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울함 님의 서재입니다.

내일, 나는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우울함
작품등록일 :
2012.11.17 03:45
최근연재일 :
2017.08.28 2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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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10.08 0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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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쪽

내일 떠오르는 태양을, 나는 볼 수 있을까. [113화]

DUMMY

* * *





언어라는 것에 대해 생각한다. 그것은 무의미를 참지 못하는 인간의, 세상에 대한 해석이다. 그러나 유감스럽게도 인간의 언어는 불완전하며, 그 불완전 함은 간단한 예를 드는것 만으로도 간단히 증명된다. 가령, 인간의 신체 부위중 하나를 뜻하는 단어, '머리'. 하지만 정확히 '머리' 라는 건 구체적으로 어디부터 어디까지를 지칭하는 것일까.

머리카락 끝에서 부터 턱 바로 밑 부분 까지? 그 범위를 어긋나면 머리는 머리가 아니게 되는걸까. 과연 머리라는 단어에 머리카락은 포함 되는 걸까? 그렇다면 목은? … 그런걸 정확하게 정할 수 있을리가 없다.


무척 간단한 단어부터 이럴진데 좀 더 복잡한, 관념적인 의미를 가지고 있는 단어라면 어떨까? 체계가 전혀 다른 외국의 언어라면? 서로 다른 언어는, 심지어 일대일로 대응하지 않는다.


확장해 나가는 범위에 정비례해 그 일그러짐 역시 커진다.

결국 인간의 해석은 뭉뚱그려진 범주화의 계속일 수 밖에 없다. 그 범주를 정하는 것은 권력이고, 아직 정해지지 않은 범주의 범위를 정하고자 하는 시도는 분쟁이다.


나는 멍하니 하늘을 올려다 보며 손을 뻗었다.

태양이 떠 있었다. 그렇다. 저것의 이름은 태양. 하지만 내가 저것을 달이라 불러도 상관없을 것이다.


… 범주를 정하고자 하는 시도에서 생기는 분쟁을 피하는 방법은 타인에게 공감하는 것 밖에 없다. 공감이란 뭘까? 나는 그것을 타인의 상황과 그 상황에서 파생되어진 판단을 자기 자신에게로 대입 시켜보는 시도라고 생각한다. 그 시도에서 자신 역시 타인과 같은 판단을 내릴꺼라 생각된다면 그것은 공감에 성공한 것이다. 혹은 같은 판단이 아니어도 괜찮다. 그 상황에서 타인이 느꼈을 감정이나 생각을 상상할 수 있는 것 만으로도 좋겠지. 충분하다.


"…."


카르츠가 보였던 분노와 슬픔에 대해 떠올렸다.

그가 타오르는 불과도 같은 격렬한 분노를 보이리라는 사실은 희미하게 예상했었지만, 깊은 슬픔을 내비쳤던 것은 미리 고려하고 있었던 사항이 결코 아니었다.


결과적으로 나는 그의 마음을 조롱하고 찢어놓았다.


그는 말했었지. 어째서 이렇게 적나라한 이야기를 자기에게 해준 거냐고, 다른 거짓말로 진실을 돌려 버렸을 수도 있었는데….

정말, 카르츠의 말대로다.

그가 보인 감정의 깊이를 생각한다면 그렇게 까지 자세힌 이야기는 피하는게 맞았다. 하지만-


"나는…."


왠지 으슬으슬한 느낌이 들어, 나는 스스로의 어깨를 감싸안았다.


전혀 공감하지 못하는 내게, 타인이 상처입지 않을 수 있는 언어의 수위를 판단할 능력같은게 있을리 없다. 내 언어에 제한은 없고, 따라서 배려도 있을 수 없으며, 이해도 있을 수 없다.

세계에서 철저히 유리된 느낌이었다. 그리고 그 느낌을 고독이라는 감정으로 환원시킬 수 있는 감정적 능력 역시 없다. 그리하여 나는 결국 용의 힘을 손에 넣은 이유 역시 잃어버리고 만 것이다.


태양을 올려다 보던 시선을 아래로 내렸다.

태양을 달이라 부르려는 시도는 그만두기로 했다. 태양을 두고 달이라 불러도 태양은 태양이고, 달은 오직 달일 따름이다.

아… 텅빈 현재를 움직이는 건 과거의 관성뿐이었다. 때문에 이 불멸을 멸해버리겠다고 다짐했던 내 목적은 틀림없이 정언(定言)적이다.


만족스럽다. 그리고 그 만족감을 나와는 유리된 세상에 내보이고 싶었다. 어떤 방법이었지…? 찰나 동안 생각에 빠진 나는 곧 그 방법을 찾을 수 있었다.

그래, 미소를 짓는 것이었다.


나는 소리 없이 웃었다.





* * *





세상의 경계를 향해 끝 없이 날아갈 것 같던 비공정도 결국 목적지에 도착했다. 그리고 천천히 지상으로 착륙해 내려가는 비공정 안에서 본 지상의 광경은 압도적인 것이었다.


히로이얀 제국 각지의 귀족들이 이끌고 온 수 많은 병력과 그 가문을 상징하는 깃발, 그 다양함 과는 대비되는 통일성을 유지한 직할령의 기사단, 히로이얀의 깃발이 내걸린 수 많은 막사들. 끝이 보이지 않는 기나긴 보급 행렬이 뱀처럼 늘어서 있다.

역사상 이렇게 좁은 공간 안에 같은 목적을 지닌, 수를 헤아릴 수 없을 정도로 많은 사람들이 모여든 경우가 있었을까. 그 광경을 보고 있는 내 정신이 아득해 질 정도로 많은 인간들이었다. 바로 이 평원에 대 제국 히로이얀의 대부분의 역량이 집중되어 있는 것이다.


이 비공정이 하강할 장소의 바로 옆쪽엔 미리 도착한 다른 비공정들이 열을 맞추어 착륙해 있었는데, 그 비공정들에선 성배 기사단 소속 거신기들의 하선 작업이 한참이었다.


"뭘 위한 전쟁인지…."


레르그란트는 마치 투덜대는 것 같은 가벼운 말투로 작게 중얼거리며 복장을 갖춰 입었고, 나는 그 옆에서 망토 뒤쪽에 걸려 있는 후드를 간단히 뒤집어 쓴 뒤, 한번에 들어가지 못해 삐져나온 머리카락을 후드 안으로 밀어넣었다.


곧 관성에 의해 몸이 붕 뜨는듯한 느낌이 들었다. 비공정이 하강을 시작한 것이다.


"카르츠 엘 세르간스, 그에게 약혼을 파기한 이유에 대해 말해주신 겁니까?"


웅- 거리는 기묘한 비공정의 엔진음 만이 가득한 사령관 실에서 레르그란트의 목소리는 더욱 선명하게 들려왔다. 그의 말투는 묘했다. 마치 내 행동을 질책하는것 같기도, 혹은 잘했다고 칭찬하는것 같기도 했다. 아니면 그저 사실을 확인할 뿐인 건조함인지도 모르겠다.


나는 개의치 않았다.

어차피 이제 내게 타인의 감정을 읽어낼 수 있는 기능은 대단히 표면적인 부분에 그칠 수 밖에 없다는걸 알아차린 참이다.


"응. 어떻게 알았어?"


"그건 요즘 그의 얼굴만 봐도 간단히 알 수 있는 사실입니다만…."


레르그란트는 말끝을 흐리며 나를 이상하다는 듯이 쳐다보았다.

얼굴에 뭐가 묻었나…? 그렇게 생각하며 후드 안으로 양 손을 집어넣어 얼굴을 더듬어 보았지만 묻은건 없었다. 애초에 후드를 쓰고 있는데 얼굴이 제대로 보일리도 없고.


얼굴을 만지던 손을 뻘쭘하게 내려 놓으며 곧 나는 레르그란트가 그런 시선을 보인 이유를 알아차렸다. 카르츠를 언급했던 레르그란트의 질문에 대한 답을 말하는 나의 목소리가 너무나도 태연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레르그란트는 더 이상 그 문제에 대해 언급하지 않았다.


착륙을 마친 비공정에서 나온 레르그란트가 가장 먼저 한 일은 자신의 거신기 엘-알트란을 하선하는 일이었다. 여러 인원이 비공정의 정비와 엘-알트란을 하선하는 작업을 보조하느라 바쁜 와중에 나는 꿔다 놓은 보릿자루처럼 하는 일 없이 멍하니 그 광경을 바라보고 있었다.


쿵!


지축을 울리는 거대한 진동과 함께 엘-알트란이 비공정 안에서 걸어나왔다. 뿌연 흙먼지가 뭉게뭉게 피어올라 나는 손으로 입가를 막으며 눈을 가늘게 좁혔다.


활짝 열린 거대한 해치 안에서 나온 거신기의 매끈한 은빛 동채가 햇빛을 반사해 눈을 부시게 했다. 천천히 비공정에서 내린 레르그란트의 거신기 뒤로, 은빛의 동체와는 대비되는 검은 망토가 바람에 휘날렸다.

압도적인 힘을 가진 강철의 기사.

주변에 대기중인 병사들은 모두 그 비이상 적인 기술과 마법의 결집체에 시선을 빼앗겼다.


"으응…?"


나는 거신기를 바라보던 시선을 돌려 병사들의 모습에 주목했다. 그들은 얼이 빠진채 엘-알트란의 모습을 시선에 담고 있었다. 하지만… 그 뿐이었다.


이상한 일이었다.

거신기는 두 말할 필요도 없이 무척이나 강력한 전략 병기지만 뿐만 아니라 그 존재 자체만으로도 일반 병사들의 사기를 크게 끌어 올린다.


검이나 창, 화살 등 모든 재래식 병기들의 공격이 전혀 통하지 않을 뿐더러 거신기가 휘두르는 집채만한 거검의 파괴력은 차라리 악마적이라는 표현이 어울린다. 마치, 거대한 신과 같다해서 붙여진 이름인 거신기인데… 그런데도 병사들의 표정은 그리 밝지 않았다.


듀카스텔이 거신기의 존재를 잊어버리게 할 정도로 강력한 무력 시위를 했었던 모양일까. 아니, 그것은 상상하기 힘들다. 그들의 컴패니언 마스터는 거의 거신기에 비견될 만한 강력한 힘을 가진 '성갑' 을 착용한다곤 하지만 가시적인 측면에서 거신기에 비하기는 어렵다. 실제로 발휘할 수 있는 힘이야 어쨌든 거신기는 강철로 만들어진 거대한 '신' 이며 컴패니언 마스터는 한낱 개인에 불과하다.


그렇게 병사들의 태도에 의문을 느끼며 고개를 갸웃거리고 있는데 누군가가 말을 타고 다가왔다.


"마스터 네론그라시아 이십니까?"


붉은색 술이 달린 투구를 옆구리에 끼고 있는 기사였다. 단단해 보이는 몸에 이십대 중반 정도로 보이는 젊은 용모의 그는 능숙해 보이는 몸놀림으로 단숨에 말에서 내리더니 가볍게 고개를 숙였다.


"맞아요."


생각보다 어리고 가느다란 목소리여서 그런걸까, 그는 얼굴에 잠깐 놀랐다는 표정을 띄워 올렸지만 그것은 잠깐 사이에 사라지고 말았다.


"서령주 롬펠 기사단의 레그워그 입니다."


그가 보이는 희미한 거리낌.

하지만 그것은 공포 따위가 아니었다. 현실의 검을 휘두르는 기사로써 허상을 현실로 만드는 마법사인 내게 꺼림칙함을 느끼는 것이겠지. 사실 그건 기사에게만 해당되는 것 만은 아니지만….


"에스카랸 공작님 께서는 어디에 계십니까? 지금 바로 회의를 시작하기 위해 작전 막사로 모셔오라는 크로샤드 공작님의 명령이 있었습니다."


지금 바로…?

신속한건 좋지만 이렇게까지 급하게 할 필요가 있을까.


"에스카랸 공작님은 엘-알트란의 하선 작업을 진행하고 계십니다."


나는 그렇게 말하며 비공정쪽을 흘깃 거렸다. 그도 내 시선을 따라 그 쪽으로 시선을 옮겼다. 그리고 엘-알트란의 모습을 발견한 모양인지 고개를 끄덕였다.


"직접… 하고 계시는군요. 다른 성배의 기사가 움직이는 건줄 알았습니다."


"성배 기사단의 거신기는 소유자 본인 밖에 움직일 수 없습니다."


"그렇다면 기다릴 수 밖에 없겠군요."


그는 불편한 얼굴이었다. 레르그란트를 기다리는 동안 나와 있어야 한다는게 아무래도 꺼려지는 모양이었다.

뭐… 레그워그 라는 기사야 어쨌든 나는 내 나름대로 지금의 상황을 파악해야 했기 때문에 몇 가지 질문을 던져 보기로 마음먹었다.


"그런데 상당히 급하군요. 아직까지도 듀카스텔과 단순한 대치 상황이 이어지고 있을 뿐이라고 들었는데 그 동안 뭔가 상황이 변하기라도 한건가요?"


"그건…."


레그워그는 곤란하다는 표정을 보였지만 나는 개의치 않았다.


"저는 미스틱 유니온의 마스터지만 이번 전쟁에서는 에스카랸 공작님의 부관직도 겸하고 있어요. 공작님이 아실일이라면 저도 알게 된다는 말이죠. 딱히 숨길 필요는 없을텐데요?"


"그- "


마음을 먹은듯 그는 표정을 고쳤다.


"딱히 숨기려는건 아니었습니다. 다만, 제게 명령의 이유를 말할 권한이 있는지 없는지를 생각해 보았던것 뿐이죠. 하지만 이미 병사들도 모두 알고 있는 일이고 마스터 네론그라시아 께서도 아실 일이니 상관 없겠지요."


"말씀해보세요."


그는 고개를 끄덕였다.


"우리 히로이얀과 듀카스텔이 오랫동안 대치하고 있는 도중, 그 사이에 제 3 의 세력이 끼어들었습니다."


제 3 의 세력?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이야기였다. 대 제국인 히로이얀과 듀카스텔의 전쟁 사이에 끼어들 수 있는건 데른-헤모가르트 연맹 정도에 불과하다. 그리고 연맹 조차도 단지 끼어든다는 시도 자체가 가능한 것이지, 실제론 히로이얀이나 듀카스텔에 대항할 수 있는건 아니다. 그럴 이유도 없을 뿐더러.


"그… 진정한 살해자라는 단체가 이끌고 있는 마물 군단 들입니다."


"네?"


"지금까지는 아무런 움직임이 없습니다만, 그들이 있다는 자체 만으로도 병사들은 불안해하고 있습니다. 듀카스텔을 상대하기 위해 모인 지금의 전력은 물론 상당합니다만… 이 평원 북쪽에 있는 커다란 언덕에 진을 치고 있는 거대한 마물 군단의 모습을 보면 누구라도 용기를 잃고 말겁니다."


검은 지평선의 마물들이 이 전쟁에…?

대단히 작위적인 이야기였다. 하지만 그 작위성은… 지금껏 파편처럼 흩어져 있기만 했던 펠그로엘드와 엘레로페 여제의 단서들을 하나로 묶는 결정적인 구심점이 될 수 있을것 같았다.


나는 북쪽에 있는 언덕을 쳐다보았다.


아직 해가 한참 중천에 떠있었지만 내가 위치해 있는 곳은 상대적으로 아래쪽 지대였기 때문에 언덕은 지평선을 보는것처럼 그 경계밖에 보이지 않았다. 하지만 왜 하늘에 떠 있는 비공정에 있었을 때는 그 사실을 몰랐던 걸까.


"수는 얼마나 되죠?"


"…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우리 히로이얀이나 듀카스텔을 그 수에서 까마득히 압도하리란 것은 분명한 사실입니다. 누군가는 마물들에게 겁을 먹은게 아니냐면서 병사들을 닥달하고 있지만 그건 실제로 저 언덕을 메우고 있는 마물들의 모습을 보지 못해서 그런 소릴 하는 겁니다. 마스터 네론그라시아도 실제로 마물들의 모습을 보면 아실겁니다."


그런것 치고 레그워그의 말투는 꽤나 태연해서, 나는 그에게 작위적으로 웃어보였다.


"하지만 나이트 레그워그의 의연한 모습을 보면 꼭 그런것만도 아닌것 같군요."


"… 그만두십시오."


"네?"


레그워그는 갑자기 내게서 물러서며 나를 경계하기 시작했다. 곧 검이라도 뽑을것 같은 기세였기에 나 역시도 그를 경계할 수 밖에 없었다.

나도 모르는 사이 뭔가 실수라도 한 걸까, 방금의 대화를 찬찬히 되짚어보았지만 내 인식이 닿지 않는 영역의 것인 모양인지 도무지 알 길이 없었다.


"내게 마법을 걸려던게 아닙니까?"


"무슨 말이죠? 어떤 오해인지는 모르겠지만, 나는 마력을 움직인 적이 없어요."


내가 먼저 경계를 풀고 아무런 공격 의사가 없다는 뜻으로 양 팔을 벌리자 그도 곧 경계를 풀었다. 그리고 그는 잠시 침묵했는데, 곧 얼굴이 약간 붉어지는게 보였다. 아무래도 그 찰나에 오해가 풀린 모양이었다.


"미안합니다, 마스터 네론그라시아. 정식으로 사과하겠습니다."


레그워그는 정말로 정중하게 고개를 숙여 보였고 나는 간단히 고개를 끄덕여 보였다.


"어떤 오해였죠?"


"그건…."


그는 정말로 말하기 곤란하다는 얼굴로 말끝을 흐렸지만 나는 질문을 물리지 않았다. 그의 사정이야 내가 신경쓸만한 것도 아니고 정말로 어떤 연유에서 오해가 비롯된 건지 궁금했기 때문이었다.


곧 그는 대단히 어려운 기색으로 입을 열었다.


"마스터 네론그라시아는 듀카스텔이나 북방 야만인들을 수없이 참살한 용맹한 마법사라고 들었습니다만- "


용맹한… 이라기 보다는 '잔인한' 이라는 수식어가 맞겠지. 먼저 실례를 범한게 그이니 만큼 나름대로 내 기분을 배려하려는 모양이었다.

나는 아무말 없이 호기심 밖에 들어있지 않은 건조한 눈빛으로 계속해서 그를 빤히 바라보았다.


"생각과는 전혀 다르게 매혹적인 소녀의 목소리이길래 어떤 마법을 거는 건줄- "


"아…?"


별다른 생각 없이 던졌던 그 격려의 말이, 거의 유혹적이게까지 들려 마음이 흔들렸다는 얘기가 아닌가. 그리고 그 흔들림은 그의 생각 속에서 곧 마법이라는 미지의 힘으로 치환 되었다.


별로 재미는 없는 이야기였지만 나는 품위없이 낄낄거리며 그를 비웃어 주고 싶었다.

방금 보인 웃기지도 않는 오해는 그야말로 몰 이해의 총체가 아닌가. 잔인한 마법사라고 알려진 네론그라시아의 이미지와 합치되지 않는 내 가느다란 외견과 목소리. 그리고 마법사에 대한 레그워그의 무지, 신비를 다루는 마력에 대한 말할 수 없는 은근한 두려움. 그 요소들이 우연히도 겹쳐 생각지도 못한 결론을 도출해 내게 되었다.


정말이지 걸작인걸.

이래서 인간은 다툼을 멈출수 없다.


웃음을 참기 힘들었다. 하지만 참아야 했다.

나는… 아니, 모든 인간은 사실 그를 비웃을 자격이 없다.


"나이트 레그워그. 당신은 당신의 손과 발이 당신의 자유 의지대로 움직이고 있다고 생각하나요?"


갑작스레 무슨 바보 같은 질문을…. 그는 붉어진 얼굴을 채 수습도 하지 못하면서도 그런 표정을 하고 있었다. 하지만 지은 죄가 있는 터라 그는 비교적 성실하게 내 질문에 답을 해주었다.


"그렇소만."


"어떻게 그렇게 장담하죠? 사실 당신의 의식은 악한 마법사에게 조종당하고 있을지도 몰라요. 지금 움직이고 있는 당신의 손과 발이 마치 자신의 의지대로 움직이고 있다는 착각을 불어넣으면서 말이에요."


그는 반발했다.


"말도 안되는 소리를!"


나는 후드 밑으로 숨죽여 웃으며 다시 입을 열었다.


"그렇다면, 그게 사실이 아니라는걸 내게 증명해주세요."


"…."


레그워그는 단숨에 할 말을 잃어버린 모습이었다. 당연한 일이었다. 당연한 일은 당연하기 때문에 이유가 없고, 때문에 증명이 불가능하다. 증명을 할 필요 자체도 없다.


그는 난감하다는 얼굴을 한 채 잠시동안 멍하니 바닥을 응시하더니 이내 어깨를 으쓱거리며 말했다.


"나는… 말을 그리 잘 하는 편은 아니오. 그러니 마스터 네론그라시아와 같은 마법사와 뜬구름 잡는 소리를 해 이길 자신은 없소."


"이건 누가 이기고 지냐를 따지자는 이야기가 아니에요. 그저, 나이트 레그워그가 방금과 같은 오해를 한 근본적인 이유에 대해서 이야기하는 거죠."


아니, 사실 이건 나 스스로에게 하고 싶은 이야기일지도 모른다.

나는 말을 이어 나간다.


"사실 저 역시도 제가 저보다 훨씬 뛰어난, 상위의 존재에게 조종당하지 않고 있다는 것을 증명할 수 없어요. 내 손과 발은 내 의지대로 움직이고 있다고 생각하고 있지만 그게 사실일지 아닐지 어떻게 장담할 수 있을까요? 인간의 인식은 하찮고, 심지어 눈에 보이는 사물 조차도 가끔 혼동을 일으키곤 하는데 하물며 눈에 보이지 않는 자유 의지란 것을 확신할 수는 없는 일이겠지요."


이제 나이트 레그워그는 내가 무슨 소리를 하는지 도통 모르겠다는 얼굴이었다.

나는 작위적으로 얼굴에 띄운 미소를 멈추지 않았다.


인간은 협소한 세계를 살아간다. 인간은 개가 느끼는 후각의 세계를 알지 못하며, 인간은 박쥐가 느끼는 청각의 세계 또한 알지 못한다. 인간의 감각과 인지는 생각보다도 훨씬 더 엷고 정확하지 못하다. 그러니 완전히 신뢰할 수 없다. 때문에 그런 감각과 인지로 구축된 세계 역시 온전히 신뢰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그럼에도-


"그렇다면 그저 '믿을' 수 밖에 없겠군."


그럼에도 인간은 스스로의 손과 발이 스스로의 의지에 따라 움직이고 있다는 것을 안다.


목소리가 들려온 뒤를 돌아보았다.

엘-알트란의 하선 작업을 마친 모양인지, 홀가분하다는 표정을 한 레르그란트가 이쪽으로 걸어오고 있었다.


"재밌는 이야기를 하고 있던 모양인데."


어디서 부터 이 이야기를 들은건지는 모르겠지만, 그는 보이지도 않는 내 후드속 얼굴을 빤히 주시하고 있었다.

그저 '믿을' 수 밖에 없다… 라. 그래, 레르그란트가 말한 대로다.


"에스카랸 공작 각하. 롬펠 기사단의 레그워그 입니다."


아, 이야기는 이 시점에서 완전히 끊켜버렸다.


레그워그는 사령관인 레르그란트에게 충분한 예를 취한 뒤, 급히 회의를 소집한다는 것과 그 회의에 대한 내용을 간략하게 알렸고, 나와 레르그란트는 레그워그를 따라 급히 작전 막사로 이동했다.


작가의말

 * 슬슬 중간고사가 다가오는 군요 ㅡㅡ;;

 

 * 한글날이 공휴일로 지정되니 참 좋습니다. 내일이면 또 쉬는군요! 휴ㅠㅠㅋㅋ

 

 * 봐주시는 분들, 항상 감사합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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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 ' 17

  • 작성자
    Lv.14 우울함
    작성일
    13.10.08 00:43
    No. 1

    암살의천사 님 : 오픈월드류 게임을 좋아하시면 나중에라도 꼭 해보길 권해드립니다. 며칠간 정신없이 했었네요 ㅋㅋ
    이히힝 님 : 결말을 내고 싶은데... 아직 한참 남은듯 합니다 ㅠㅠ 아직 1 부도 끝나지 않은...
    파앤 님 : 주인공의 타락? 은 1부에서 결말 지어질 예정입니다 ㅋㅋ
    희곡 님 : 연참대전 참가는... 시작하자 마자 탈락할것 같군요ㅠㅠ
    드아르나크 님 : 안그래도 요즘 주인공이 말이 많아지는듯; 말로 정신을 파괴하고 다니고 있습니다ㅋㅋ
    엘리시르 님 : 네, 오랜만이었습니다ㅠㅠ 앞으로는 빠른 연재를~!
    슈크림빵이 님 : 이번 화에서 잠깐이나마 그 이유에 대해 언급이 되었죠 ㅠㅠ
    pgrld 님 : 흑룡은 언제나 악의 축이죠 ㅋㅋ
    내안의천사 님 : 1분 23초... 굉장히 구체적이군요;;ㅋㅋ
    머라카노 님 : 네네 이상해 진거 맞습니다 ㅋㅋ ㅠㅠ
    광나루 님 : 막장물은 수습이... ㅠㅠ
    쿠리오 님 : 의외로 인기가 많군요 카르츠!
    雅現 님 : 레르그란트 vs 카르츠는... 나올 수 있을까요 ㅋㅋ
    하얀나무 님 : 빨리 결말을 향해가고 싶습니다ㅠㅠ 하지만 아직 한참...
    빠바룽 님 : 힘쎈 남자 카르츠, 강한 남자 카르츠!
    사는게뭘까 님 : 순정남 카르츠. 별명이 몇 개 붙었군요 ㅋㅋ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60 달꼬리
    작성일
    13.10.08 00:46
    No. 2

    이건 영원으로 가는 문을 연상케하는 대화군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10 사이다켄
    작성일
    13.10.08 01:09
    No. 3

    가면이랑 얼굴변형 마법 다 풀고 후드만 쓰고 있는 상태인가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13 암살의천사
    작성일
    13.10.08 02:18
    No. 4

    분명 좋아는 하지만 뭐.. 나중에 GTA6나 기대할까요 전..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35 머라카노
    작성일
    13.10.08 08:30
    No. 5

    정상으로 돌아간 모습은 영영 못 보겠죠?
    잘 보고 갑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54 엘리시르
    작성일
    13.10.08 09:36
    No. 6

    칼리체가 도달했던 답이 믿음이었는데...다시 한번 나오는군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51 드아르나크
    작성일
    13.10.08 09:36
    No. 7

    연쇄 멘탈 파괴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71 사는게뭘까
    작성일
    13.10.08 09:43
    No. 8

    다른 인물인데 같은 생각을 하는거 같다.. ㄷㄷ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43 파앤
    작성일
    13.10.08 11:16
    No. 9

    잘 보고 갑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43 슈크림빵이
    작성일
    13.10.08 11:31
    No. 10

    첨에는 네네가 인간성을 잃어 버리는거 같았는데. 쭉 생각해보니. 현대인과 비슷한 사상을 가지게 된거 같네요. 점점 더더욱 현대인으로 변해간다고 해야 할까요.
    정말 무섭네요. 저런 인간이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라니..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Personacon 내안의천사
    작성일
    13.10.08 17:08
    No. 11

    데카르트?칸트? 비슷한 소리를 여기서 들은느낌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20 스우잇
    작성일
    13.10.11 20:40
    No. 12

    레르그란트의 연적 등장?! 인줄 알았습니다 ㅋㅋㅋㅋㅋ 요며칠 안들어오다보니 올라온지 3일은되서보았네요. 루루의 피로 강화(?)된 네네가 어떤 싸움을 보여줄지 궁금히네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59 세마포
    작성일
    13.10.12 15:35
    No. 13

    카르츠가 네네아리케를 범하진 않았나보네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9 아키세츠라
    작성일
    13.10.18 13:58
    No. 14

    타락천사 네네아리케~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19 끝없는쉼
    작성일
    13.10.19 19:59
    No. 15

    네네아리케의 백룡화 ㅠ.
    따지고 보면 백룡이 더 끌리는 캐릭터 이긴 한데
    네네아리케가 없어지는거 같아 안타깝기도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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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
    Lv.14 pgrld
    작성일
    13.10.20 09:28
    No. 16

    영원문 1부에서 루루렌칼리체가 도달한 답이었는데.. 어째 이 남매의 성향은 비슷하면서도 정반대인것같습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Personacon 적안왕
    작성일
    13.10.23 01:29
    No. 17

    따라 잡았네요.

    찬성: 0 | 반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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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7 내일 떠오르는 태양을, 나는 볼 수 있을까. [166화] +13 16.08.22 1,319 28 11쪽
166 내일 떠오르는 태양을, 나는 볼 수 있을까. [165화] +6 16.05.24 1,323 34 22쪽
165 내일 떠오르는 태양을, 나는 볼 수 있을까. [164화] +6 16.05.22 1,304 23 14쪽
164 내일 떠오르는 태양을, 나는 볼 수 있을까. [163화] +11 16.05.09 1,304 24 15쪽
163 내일 떠오르는 태양을, 나는 볼 수 있을까. [162화] +8 16.02.10 1,348 34 9쪽
162 내일 떠오르는 태양을, 나는 볼 수 있을까. [161화] +9 16.02.04 1,327 34 17쪽
161 내일 떠오르는 태양을, 나는 볼 수 있을까. [160화] +10 15.12.25 1,327 36 23쪽
160 내일 떠오르는 태양을, 나는 볼 수 있을까. [159화] +9 15.11.21 1,417 36 13쪽
159 내일 떠오르는 태양을, 나는 볼 수 있을까. [158화] +10 15.10.09 1,496 42 15쪽
158 내일 떠오르는 태양을, 나는 볼 수 있을까. [157화] +6 15.07.13 1,664 47 21쪽
157 내일 떠오르는 태양을, 나는 볼 수 있을까. [156화] +6 15.06.29 1,501 50 17쪽
156 내일 떠오르는 태양을, 나는 볼 수 있을까. [155화] +8 15.05.28 2,091 50 26쪽
155 내일 떠오르는 태양을, 나는 볼 수 있을까. [154화] +5 15.05.24 1,480 43 13쪽
154 내일 떠오르는 태양을, 나는 볼 수 있을까. [153화] +10 15.05.20 1,515 44 12쪽
153 내일 떠오르는 태양을, 나는 볼 수 있을까. [152화] +8 15.05.16 1,625 43 11쪽
152 내일 떠오르는 태양을, 나는 볼 수 있을까. [151화] +9 15.04.22 1,713 41 20쪽
151 내일 떠오르는 태양을, 나는 볼 수 있을까. [150화] +9 15.04.20 1,446 45 15쪽
150 내일 떠오르는 태양을, 나는 볼 수 있을까. [149화] +14 15.03.03 2,220 51 21쪽
149 내일 떠오르는 태양을, 나는 볼 수 있을까. [148화] +2 15.03.03 1,842 46 13쪽
148 내일 떠오르는 태양을, 나는 볼 수 있을까. [147화] +10 15.02.17 1,641 49 11쪽
147 내일 떠오르는 태양을, 나는 볼 수 있을까. [146화] +9 15.02.02 1,971 52 20쪽
146 내일 떠오르는 태양을, 나는 볼 수 있을까. [145화] +13 15.01.23 1,753 55 1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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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4 내일 떠오르는 태양을, 나는 볼 수 있을까. [143화] +10 15.01.08 1,805 52 22쪽
143 내일 떠오르는 태양을, 나는 볼 수 있을까. [142화] +9 14.12.29 1,771 44 9쪽
142 내일 떠오르는 태양을, 나는 볼 수 있을까. [141화] +1 14.12.29 1,474 38 18쪽
141 내일 떠오르는 태양을, 나는 볼 수 있을까. [140화] +3 14.12.29 1,557 46 21쪽
140 내일 떠오르는 태양을, 나는 볼 수 있을까. [139화] +8 14.11.26 1,767 57 22쪽
139 내일 떠오르는 태양을, 나는 볼 수 있을까. [138화] +7 14.11.22 1,930 47 16쪽
138 내일 떠오르는 태양을, 나는 볼 수 있을까. [137화] +9 14.11.08 2,229 50 2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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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2 내일 떠오르는 태양을, 나는 볼 수 있을까. [131화] +8 14.07.08 2,186 51 11쪽
131 내일 떠오르는 태양을, 나는 볼 수 있을까. [130화] +14 14.05.25 2,431 56 17쪽
130 내일 떠오르는 태양을, 나는 볼 수 있을까. [129화] +14 14.04.21 2,482 58 15쪽
129 내일 떠오르는 태양을, 나는 볼 수 있을까. [128화] +14 14.03.22 2,657 68 17쪽
128 내일 떠오르는 태양을, 나는 볼 수 있을까. [127화] +2 14.03.22 2,467 54 14쪽
127 내일 떠오르는 태양을, 나는 볼 수 있을까. [126화] +16 14.02.17 1,956 55 11쪽
126 내일 떠오르는 태양을, 나는 볼 수 있을까. [125화] +11 14.02.15 2,444 62 17쪽
125 내일 떠오르는 태양을, 나는 볼 수 있을까. [124화] +11 14.02.08 2,132 56 1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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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 내일 떠오르는 태양을, 나는 볼 수 있을까. [121화] +16 14.01.06 2,234 67 17쪽
121 내일 떠오르는 태양을, 나는 볼 수 있을까. [120화] +16 13.12.27 2,263 78 10쪽
120 내일 떠오르는 태양을, 나는 볼 수 있을까. [119화] +16 13.12.13 2,040 62 16쪽
119 내일 떠오르는 태양을, 나는 볼 수 있을까. [118화] +10 13.12.11 1,975 52 18쪽
118 내일 떠오르는 태양을, 나는 볼 수 있을까. [117화] +14 13.11.30 2,407 68 11쪽
117 내일 떠오르는 태양을, 나는 볼 수 있을까. [116화] +22 13.11.26 2,308 56 11쪽
116 내일 떠오르는 태양을, 나는 볼 수 있을까. [115화] +14 13.11.24 2,552 66 11쪽
115 내일 떠오르는 태양을, 나는 볼 수 있을까. [114화] +12 13.11.11 2,433 65 17쪽
» 내일 떠오르는 태양을, 나는 볼 수 있을까. [113화] +17 13.10.08 3,173 91 20쪽
113 내일 떠오르는 태양을, 나는 볼 수 있을까. [112화] +18 13.10.01 2,914 62 17쪽
112 내일 떠오르는 태양을, 나는 볼 수 있을까. [111화] +16 13.09.10 4,234 74 24쪽
111 내일 떠오르는 태양을, 나는 볼 수 있을까. [110화] +28 13.08.18 2,880 54 13쪽
110 내일 떠오르는 태양을, 나는 볼 수 있을까. [109화] +14 13.08.14 3,190 65 24쪽
109 내일 떠오르는 태양을, 나는 볼 수 있을까. [108화] +12 13.08.02 2,728 68 12쪽
108 내일 떠오르는 태양을, 나는 볼 수 있을까. [107화] +24 13.07.29 2,779 65 19쪽
107 내일 떠오르는 태양을, 나는 볼 수 있을까. [106화] +18 13.07.17 2,531 48 12쪽
106 내일 떠오르는 태양을, 나는 볼 수 있을까. [105화] +10 13.07.10 2,876 63 12쪽
105 내일 떠오르는 태양을, 나는 볼 수 있을까. [104화] +11 13.07.04 2,503 60 21쪽
104 내일 떠오르는 태양을, 나는 볼 수 있을까. [103화] +14 13.06.18 2,666 58 23쪽
103 내일 떠오르는 태양을, 나는 볼 수 있을까. [102화] +21 13.05.19 2,711 58 13쪽
102 내일 떠오르는 태양을, 나는 볼 수 있을까. [101화] +13 13.05.15 2,852 79 30쪽
101 내일 떠오르는 태양을, 나는 볼 수 있을까. [100화] +20 13.04.29 2,623 47 24쪽
100 내일 떠오르는 태양을, 나는 볼 수 있을까. [99화] +10 13.04.15 3,127 59 18쪽
99 내일 떠오르는 태양을, 나는 볼 수 있을까. [98화] +10 13.04.11 2,872 57 20쪽
98 내일 떠오르는 태양을, 나는 볼 수 있을까. [97화] +16 13.04.09 2,809 54 21쪽
97 내일 떠오르는 태양을, 나는 볼 수 있을까. [96화] +9 13.04.01 2,796 50 27쪽
96 내일 떠오르는 태양을, 나는 볼 수 있을까. [95화] +11 13.03.19 2,707 61 31쪽
95 내일 떠오르는 태양을, 나는 볼 수 있을까. [94화] +11 13.03.07 3,049 75 20쪽
94 내일 떠오르는 태양을, 나는 볼 수 있을까. [93화] +12 13.02.24 2,868 57 21쪽
93 내일 떠오르는 태양을, 나는 볼 수 있을까. [92화] +11 13.02.08 2,924 62 21쪽
92 내일 떠오르는 태양을, 나는 볼 수 있을까. [91화] +13 13.01.15 3,383 77 17쪽
91 내일 떠오르는 태양을, 나는 볼 수 있을까. [90화] +18 13.01.10 2,770 42 9쪽
90 내일 떠오르는 태양을, 나는 볼 수 있을까. [89화] +2 13.01.10 2,627 40 14쪽
89 내일 떠오르는 태양을, 나는 볼 수 있을까. [88화] +1 13.01.10 2,690 53 12쪽
88 내일 떠오르는 태양을, 나는 볼 수 있을까. [87화] +16 13.01.06 2,817 52 17쪽
87 내일 떠오르는 태양을, 나는 볼 수 있을까. [86화] +1 13.01.06 2,606 46 13쪽
86 내일 떠오르는 태양을, 나는 볼 수 있을까. [85화] +8 12.12.22 2,845 56 14쪽
85 내일 떠오르는 태양을, 나는 볼 수 있을까. [84화] +2 12.12.22 2,815 53 19쪽
84 내일 떠오르는 태양을, 나는 볼 수 있을까. [83화] +14 12.12.09 2,840 58 21쪽
83 내일 떠오르는 태양을, 나는 볼 수 있을까. [82화] +5 12.12.09 2,947 57 15쪽
82 내일 떠오르는 태양을, 나는 볼 수 있을까. [81화] +16 12.11.27 2,927 53 17쪽
81 내일 떠오르는 태양을, 나는 볼 수 있을까. [80화] +21 12.11.17 2,939 72 14쪽
80 내일 떠오르는 태양을, 나는 볼 수 있을까. [79화] +14 12.11.10 3,051 58 20쪽
79 내일 떠오르는 태양을, 나는 볼 수 있을까. [78화] +14 12.11.04 3,165 61 23쪽
78 내일 떠오르는 태양을, 나는 볼 수 있을까. [77화] +18 12.10.14 2,907 45 19쪽
77 내일 떠오르는 태양을, 나는 볼 수 있을까. [76화] +13 12.10.09 2,925 56 18쪽
76 내일 떠오르는 태양을, 나는 볼 수 있을까. [75화] +11 12.09.25 3,347 51 16쪽
75 내일 떠오르는 태양을, 나는 볼 수 있을까. [74화] +15 12.09.20 3,423 64 22쪽
74 내일 떠오르는 태양을, 나는 볼 수 있을까. [73화] +15 12.09.02 3,139 62 12쪽
73 내일 떠오르는 태양을, 나는 볼 수 있을까. [72화] +11 12.09.02 3,339 62 20쪽
72 내일 떠오르는 태양을, 나는 볼 수 있을까. [71화] +14 12.08.22 4,036 49 19쪽
71 내일 떠오르는 태양을, 나는 볼 수 있을까. [70화] +21 12.08.09 3,913 62 13쪽
70 내일 떠오르는 태양을, 나는 볼 수 있을까. [69화] +17 12.08.09 3,618 49 15쪽
69 내일 떠오르는 태양을, 나는 볼 수 있을까. [68화] +13 12.08.08 3,163 41 27쪽
68 내일 떠오르는 태양을, 나는 볼 수 있을까. [67화] +13 12.08.01 3,434 51 15쪽
67 내일 떠오르는 태양을, 나는 볼 수 있을까. [66화] +18 12.07.24 3,653 56 21쪽
66 내일 떠오르는 태양을, 나는 볼 수 있을까. [65화] +23 12.07.13 3,941 70 13쪽
65 내일 떠오르는 태양을, 나는 볼 수 있을까. [64화] +17 12.07.08 3,312 67 23쪽
64 내일 떠오르는 태양을, 나는 볼 수 있을까. [63화] +18 12.06.30 3,993 71 12쪽
63 내일 떠오르는 태양을, 나는 볼 수 있을까. [62화] +14 12.06.26 3,723 53 18쪽
62 내일 떠오르는 태양을, 나는 볼 수 있을까. [61화] +10 12.06.24 3,780 59 11쪽
61 내일 떠오르는 태양을, 나는 볼 수 있을까. [60화] +24 12.06.13 4,726 51 19쪽
60 내일 떠오르는 태양을, 나는 볼 수 있을까. [59화] +30 12.06.07 3,918 67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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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7 내일 떠오르는 태양을, 나는 볼 수 있을까. [56화] +18 12.06.03 3,176 58 21쪽
56 내일 떠오르는 태양을, 나는 볼 수 있을까. [55화] +19 12.05.31 3,370 65 14쪽
55 내일 떠오르는 태양을, 나는 볼 수 있을까. [54화] +15 12.05.30 3,643 50 1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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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3 내일 떠오르는 태양을, 나는 볼 수 있을까. [52화] +21 12.05.26 3,759 54 19쪽
52 내일 떠오르는 태양을, 나는 볼 수 있을까. [51화] +9 12.05.25 3,601 65 8쪽
51 내일 떠오르는 태양을, 나는 볼 수 있을까. [50화] +12 12.05.24 3,735 56 14쪽
50 내일 떠오르는 태양을, 나는 볼 수 있을까. [49화] +11 12.05.23 3,607 66 10쪽
49 내일 떠오르는 태양을, 나는 볼 수 있을까. [48화] +12 12.05.22 3,367 50 11쪽
48 내일 떠오르는 태양을, 나는 볼 수 있을까. [47화] +12 12.05.21 3,477 67 13쪽
47 내일 떠오르는 태양을, 나는 볼 수 있을까. [46화] +12 12.05.19 3,655 68 10쪽
46 내일 떠오르는 태양을, 나는 볼 수 있을까. [45화] +10 12.05.18 3,343 67 14쪽
45 내일 떠오르는 태양을, 나는 볼 수 있을까. [44화] +9 12.05.17 3,503 48 12쪽
44 내일 떠오르는 태양을, 나는 볼 수 있을까. [43화] +21 12.05.16 3,457 61 12쪽
43 내일 떠오르는 태양을, 나는 볼 수 있을까. [42화] +13 12.05.15 3,606 70 9쪽
42 내일 떠오르는 태양을, 나는 볼 수 있을까. [41화] +11 12.05.14 3,530 61 22쪽
41 내일 떠오르는 태양을, 나는 볼 수 있을까. [40화] +15 12.05.12 3,850 71 14쪽
40 내일 떠오르는 태양을, 나는 볼 수 있을까. [39화] +16 12.05.11 3,532 64 18쪽
39 내일 떠오르는 태양을, 나는 볼 수 있을까. [38화] +19 12.05.10 3,870 70 22쪽
38 내일 떠오르는 태양을, 나는 볼 수 있을까. [37화] +14 12.05.06 3,774 59 15쪽
37 내일 떠오르는 태양을, 나는 볼 수 있을까. [36화] +15 12.04.30 3,919 72 28쪽
36 내일 떠오르는 태양을, 나는 볼 수 있을까. [35화] +19 12.04.18 3,830 71 8쪽
35 내일 떠오르는 태양을, 나는 볼 수 있을까. [34화] +7 12.04.18 3,898 70 13쪽
34 내일 떠오르는 태양을, 나는 볼 수 있을까. [33화] +5 12.04.18 3,747 62 10쪽
33 내일 떠오르는 태양을, 나는 볼 수 있을까. [32화] +37 12.04.12 3,873 55 15쪽
32 내일 떠오르는 태양을, 나는 볼 수 있을까. [31화] +21 12.04.02 3,903 69 20쪽
31 내일 떠오르는 태양을, 나는 볼 수 있을까. [30화] +15 12.03.27 4,187 71 24쪽
30 내일 떠오르는 태양을, 나는 볼 수 있을까. [29화] +12 12.03.26 4,245 64 20쪽
29 내일 떠오르는 태양을, 나는 볼 수 있을까. [28화] +12 12.03.18 4,171 80 17쪽
28 내일 떠오르는 태양을, 나는 볼 수 있을까. [27화] +14 12.03.14 4,261 75 10쪽
27 내일 떠오르는 태양을, 나는 볼 수 있을까. [26화] +12 12.03.12 3,982 61 17쪽
26 내일 떠오르는 태양을, 나는 볼 수 있을까. [25화] +15 12.03.08 4,033 60 15쪽
25 내일 떠오르는 태양을, 나는 볼 수 있을까. [24화] +18 12.03.01 4,257 71 26쪽
24 내일 떠오르는 태양을, 나는 볼 수 있을까. [23화] +17 12.02.27 3,994 69 24쪽
23 내일 떠오르는 태양을, 나는 볼 수 있을까. [22화] +8 12.02.25 4,218 63 14쪽
22 내일 떠오르는 태양을, 나는 볼 수 있을까. [21화] +9 12.02.22 4,239 59 18쪽
21 내일 떠오르는 태양을, 나는 볼 수 있을까. [20화] +9 12.02.22 3,950 52 10쪽
20 내일 떠오르는 태양을, 나는 볼 수 있을까. [19화] +4 12.02.22 4,219 65 13쪽
19 내일 떠오르는 태양을, 나는 볼 수 있을까. [18화] +16 12.02.19 4,468 51 10쪽
18 내일 떠오르는 태양을, 나는 볼 수 있을까. [17화] +7 12.02.19 4,642 71 12쪽
17 내일 떠오르는 태양을, 나는 볼 수 있을까. [16화] +18 12.02.15 4,888 86 12쪽
16 내일 떠오르는 태양을, 나는 볼 수 있을까. [15화] +6 12.02.15 4,863 67 14쪽
15 내일 떠오른느 태양을, 나는 볼 수 있을까. [14화] +5 12.02.15 4,392 62 9쪽
14 내일 떠오르는 태양을, 나는 볼 수 있을까. [13화] +18 12.02.08 4,688 72 24쪽
13 내일 떠오르는 태양을, 나는 볼 수 있을까. [12화] +3 12.02.08 4,829 83 16쪽
12 내일 떠오르는 태양을, 나는 볼 수 있을까. [11화] +7 12.02.03 5,101 83 13쪽
11 내일 떠오르는 태양을, 나는 볼 수 있을까. [10화] +4 12.02.03 5,344 79 11쪽
10 내일 떠오르는 태양을, 나는 볼 수 있을까. [9화] +6 12.02.03 5,197 82 19쪽
9 내일 떠오르는 태양을, 나는 볼 수 있을까. [8화] +6 12.02.01 5,533 74 16쪽
8 내일 떠오르는 태양을, 나는 볼 수 있을까. [7화] +3 12.02.01 5,351 80 16쪽
7 내일 떠오르는 태양을, 나는 볼 수 있을까. [6화] +6 12.01.29 5,696 86 14쪽
6 내일 떠오르는 태양을, 나는 볼 수 있을까. [5화] +3 12.01.29 5,901 83 11쪽
5 내일 떠오르는 태양을, 나는 볼 수 있을까. [4화] +7 12.01.27 7,031 106 18쪽
4 내일 떠오르는 태양을, 나는 볼 수 있을까. [3화] +9 12.01.27 7,260 90 13쪽
3 내일 떠오르는 태양을, 나는 볼 수 있을까. [2화] +9 12.01.21 8,600 108 15쪽
2 내일 떠오르는 태양을, 나는 볼 수 있을까. [1화] +11 12.01.17 13,281 95 14쪽
1 내일 떠오르는 태양을, 나는 볼 수 있을까. [Prologue] +13 12.01.17 25,294 165 1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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