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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울함 님의 서재입니다.

내일, 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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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울함
작품등록일 :
2012.11.17 03:45
최근연재일 :
2017.08.28 2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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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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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
12.08.22 03: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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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9쪽

내일 떠오르는 태양을, 나는 볼 수 있을까. [71화]

DUMMY

"오늘 일은 모두 잊겠습니다."


내 정체를 잊는다는게 아니라, '오늘 일' 을 잊겠다고 한다.


내가 너무 앞서 생각하는 것일까… 어쩐지 로제랑이 내 정체뿐 아니라 흑색의 좌와 만났던 상황까지 모두 목격한것 같다는 예감이 들었다.


나는 그에게서 천천히 몇 발자국을 물러섰다. 조금 평정을 되찾고 보니 나를 바라보고 있는 그의 눈이 꽤 침착하다.


"너… 생각보다 놀라지는 않는구나."


"무척이나- "


로제랑은 거기서 잠시 한숨을 쉬었다.


"놀랐습니다. 솔직히 아직도 실감이 나지 않습니다. 스승님의 정체가 실은, 네네아리케 아가씨였다니… 마치, 앞 뒤가 맞지 않는 이야기를 들은것 같습니다."


나는 오히려 로제랑의 침착함이 놀랍다. 그리고 그의 침착함에 내게 엄습했던 불안과 흥분도 천천히 가라앉는 느낌이다. 그러고나니, 나는 꽤 차분한 심정으로 불과 수 분전에 발생했던 과거를 천천히 회상해 볼 수 있었다.


"…."


창피함에 얼굴이 달아오른다.

얼굴을 마주치자마자 다짜고자 손을 잡고 어두운 골목길로 끌어들여 정체를 밝히지 말아달라고 그렇게나 애원하다니… 심지어 몸까지 주겠다는 얘기도 하고 말이야.


… 입이 쓰다.

다시 생각해 보아도 내 정체를 은폐하는 것에 대한 댓가로 그 정도 희생이야 이를 악물고 지불할 수 있겠지만, 너무나 노골적이었다.


별로 중요한것은 아니지만, 이 녀석이 나를 뭐라고 생각할까….


"다시 한 번 약속드리겠습니다. 아가씨의 속 사정은 누구에게도 발설하지 않겠습니다. 그리고 뒤를 밟았던 것에 대해서 깊은 사죄를 드리겠습니다. 애초에 이런 사태가 일어나게 된 이유는 제 섣부른 판단 때문이니까요."


"…."


본래 로우랜드 인이어서 그런걸까, 로제랑의 말투는 자로잰듯 정확하게 재단되어 지는 듯한 느낌이 있었다.


"거기다 아가씨는 제 은인 중 한 분입니다. 그런 아가씨께 더 이상의 누를 끼칠 이유는- "


나는 그런 그의 말을 끊으며 입을 열었다.


"레르그란트에게도 말이야?"


"도련님… 말씀이십니까?"


상당히 의외였던 모양인지, 로제랑은 그렇게 반문을 해왔다. 나는 조금 망설이다가 이내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그랬군요…. 그러고보니, 도련님은 스승님이 아가씨라는 사실을 전혀 모르고 계셨습니다."


나라는 동일 인물을 스승님과 아가씨라는 두개의 호칭으로 표현하려다 보니, 그의 말이 어쩐지 어색하게 들린다.


"레르그란트에게도, 아니… 아무에게도 말하지 않겠다고 약속해줘."


"약속 드리겠습니다."


그저 입으로만 언급할 뿐인 약속을 어디까지 신뢰할 수 있을까. 하지만 지금은 그저 믿는 수 밖에는 없겠구나….

언제까지고 이어나갈수 있을줄 알았던 거짓이 형체모를 믿음 같은것에 붙들릴 줄이야.


"그런데 아가씨께서는 어째서 그렇게까지 필사적으로 정체를 숨기시려는 것입니까?"


잠깐동안, 나는 그 질문에 답하지 못했다.


"글쎄, 왜일까…."


결국 그렇게 중얼거리고 나서, 나는 스스로에게 어이없음을 느끼며 픽 하고 힘 없이 웃었다.

처음엔 그저 정보의 은폐를 미덕으로 하는 미스틱 유니온의 방침 때문이었지만 시간이 지나며 그것은 관성을 획득했다.


타협없는 거짓은 거짓을 낳았고, 그 거짓은 또다른 거짓을 낳았다. 나는 그 거짓을 모두 안고 가길 원했고 결국 지금에 이르러 그 무엇하나 타협할 수 없게 되어버린 것이다.





* * *





로제랑과 나는 그 자리에서 헤어진 후, 각각 다른 시간에 저택으로 복귀했다. 레르그란트가 나보다 빨리 저택으로 돌아와 나의 부재를 눈치채고는 크게 화를 낼까 걱정했었지만, 그 걱정은 쓸데 없는 것이었다.


듀카스텔 제국과의 전쟁 준비 때문인지 꽤 늦은 밤이 되어서도 레르그란트는 저택으로 돌아오지 않았다.


"푸하- !"


나는 배게에 얼굴을 파묻으며 몸을 크고 푹신한 침대위에 뉘였다.


그 동안 긴장과 흥분으로 힘을 얻고 있었던 몸이 침대위로 뉘여지자 급속도로 피곤이 몰려오기 시작했다. 하지만 그 피곤은 내게 수면이라는 편안한 안식을 안겨주지 못했다.


오늘 하루 동안 겪었던 일로 머리속이 엉망진창이다.

늦은 밤이니 생각의 정리는 잠시 뒤로 미루어두고 휴식을 취해도 나쁘지 않겠지만… 도무지 그런식으로 편리하게 사고를 진행시킬 수는 없었다.


"…."


에스카랸 저택은 기본적으로 매우 고요하다.

생각하는 것을 잠시 멈추자, 내 청각엔 고르게 내쉬고 있는 내 호흡소리 밖에 들려오지 않았다.


… 내가 직면해 있는 문제는 두가지가 있다.

하나는 흑색의 좌와 엘레로페 여제에 관한 문제, 그리고 나머지는 로제랑에게 발각되어 버린 내 정체이지.


후자의 문제는 내가 로제랑을 죽이지 않는 이상 계속해서 걱정해야할 문제겠지. 물론, 그런짓을 섣불리 행할 수는 없다.

결국, 보류라는 결론인데….


"후으…."


흑색의 좌와 엘레로페 여제에 관한 문제 역시 어떻게 할 도리가 없는 것은 마찬가지다.


문제를 인지하고 있음에도 해결 방법을 어떻게 해도 찾아낼 수 없다는건, 이렇게나 괴로운 일인가.


나는 천천히 눈을 감고 술을 기울이던 흑색의 좌, 에벨타르테의 모습을 생각했다. 그는 내게 골치아픈 것은 잊어버리고 침대에 누워 시집이나 읽으라고 말했다.


"나쁘지 않네."


마음에도 없는 소리를 중얼거리며, 나는 몸을 움직여 침대에 몸을 더욱 깊게 파묻었다. 침대 시트에서 풍기는 좋은 향기와 푹신함에 마음이 조금 진정된다.


… 엘레로페 여제. 그러니까, 엘렌은 과연 근원의 어떤 정보를 바꾸고 싶어하는 것일까. 아직까지도 근원의 정보를 바꾼다는 발상 자체를 받아들일 수 있는건 아니었지만, 이해는 가능하다.


나는 다시 한번 몸을 움직여 자세를 고쳐잡으며 생각했다.


내가 지금까지 보아온 엘렌은 언제나 평화를 바래왔다. 직접 몸을 움직여 상처받은 사람들을 치료하고 위로하며, 그들에게 공감해 왔다. 그런 엘렌이 근원의 정보를 바꿀 수 있는 힘을 가지고 있다…?

그건 나쁘기만 한 이야기일까…. 하지만 평소의 엘렌과는 너무나도 상반된 태도를 보여주었던 엘레로페 여제가 신경쓰인다.


엘렌과 엘레로페 여제는 동일 인물이지만, 도무지 같은 사람이라고는 생각할 수 없을 정도로 태도가 달랐다.

나는 그 모습을 보며 배신감을 느꼈던 것일까.

'절대선' 이라고 느꼈던 엘렌의 본 모습이 실은 그게 아니어서…?


하지만 정체를 숨기고 있었던 것은 나 역시 마찬가지였지. 다시 생각해보면, 내게는 그녀에게 배신감을 느낄 자격이나 있는 걸까.


마음속에 가슴 한켠이 뻥 뚫려 버린 것만 같은 공허함이 차오른다.


"나는 굉장히… 이기적이었구나."


이제야 알았어? 하고 스스로를 비웃는 또다른 내가 마음속에서 숨죽여 웃는다. 스스로를 이타적이라 여기진 않았지만, 그래도 이기적이지는 않을 거라 생각했었는데.


"후후…."


누구 탓을 할까.

나는 계속해서 스스로의 행동과 생각을 합리화 하기만 했을 뿐이다. 타협은 없고, 때문에 내가 내리는 결정과 생각은 항상 칼처럼 날카로운 극단이다.


… 로제랑에게 내 정체를 들켰을 때도 그러했지.

나는 타협의 여지 없이 일방적으로 그의 입을 막을 수 있는 수단을 모두 꺼내들었었다.


계속해서 생각해 왔던 것이긴 하지만… 나는 정말, 사람을 제대로 대하는 법을 모르는 것 같다. 차라리 차갑고 고요한 에스카랸 성에서 입을 다문채 홀로 지냈던 세월이 낫겠는걸.


"…."


사고가 과거로 침잠해 들어간다.

기억나는건 싸늘한 온도와 무거운 침묵 밖에 없지만, 망각이라는 녀석은 그런것 조차 미화 시켜 나는 오랜만에 고요한 심정으로 잠에 빠져들 수 있었다.





* * *





"아직도 잠에서 깨어나시지 못한 얼굴이군요."


아침 식사 자리에서 레르그란트는 나를 보자마자 퉁명스런 목소리로 그렇게 말했다. 나는 식탁 위에 놓여있는 계란 요리에서 피어오르는 김을 멍하니 바라보고 있다가, 별 생각없이 그에 대꾸했다.


"잠에서 깨어나지 못한 얼굴이란건 도대체 어떤 얼굴이니?"


쯧쯧-


바로 한심하다는 듯 혀를 차는 소리가 들려왔다.


"눈은 반쯤 감겨있고 포크를 든 손엔 아무런 힘이 없습니다. 그리고 거기, 야채를 찍어 드실거면 확실하게 찍어 드시고 아닐거면 건드리지 마세요. 채신머리 없게 뭐하는 짓입니까?"


"아."


어쩐지 포크에 야채가 잘 찍히질 않길래 몇 번이고 시도 중이었는데, 그건 포크의 성능이나 야채의 문제가 아니라 내 손의 문제인 모양이었다.


… 그것보다, 언제나와 같은 잔소리로군.


나는 아직까지 피곤이 모두 해소되지 못해 계속해서 감기려는 눈을 억지로 치켜뜨며 식탁 맞은 편에 있는 레르그란트의 모습을 시야에 담았다.


언제나처럼 정갈한 모습이다.

식사를 마친 뒤 바로 글로리아뎀으로 가려는듯, 복장은 완벽했고 나를 바라보는 푸른 눈엔 질책의 빛이 가득하다.


문득 어제 만났던 흑색의 좌의 무례한, 어찌보면 자유로운 듯한 언행과 행동이 떠올랐다. 레르그란트에게서 그가 떠오른 것은… 너무나도 상반된 둘의 모습 때문이겠지.


둘 모두 나를 이리저리 비꼬고 쪼아대는 것은 똑같지만.


"전쟁 준비는 잘 되어가니?"


"…."


식사 중에 할 만한 질문은 아니었을까, 레르그란트는 약간 불편한 기색이었다. 하지만 그는 곧 입을 열어 내 질문에 대해 충실히 대답해 주었다.


"물론입니다. 무엇보다 전쟁에 대해 부정적으로 생각하는 온건파 귀족들이 목소리를 내지 못하고 있으니까요."


명분이 확실하다는 이야기다.

여황이 암살할 뻔한 위기에 처했고, 그것을 명분으로 한 전쟁에 감히 반대 의견을 표할 수 있는 자는 아무도 없겠지. … 본인을 제외하고는.


"여황 폐하, 그리 전쟁을 반기는 눈치는 아니지?"


나는 계속해서 야채를 포크로 찍으며 지나가는 듯한 어조로 그렇게 물었다. 그 질문을 받은 레르그란트는 태연한 모습을 보였지만, 나는 식기를 움직이는 그의 손길이 잠깐 멈추었었던 것을 놓치지 않았다.


레르그란트는 잠시 식기에서 손을 놓고 앞머리를 만지작 거리며 조용한 목소리로 말했다.


"여황 폐하께서는… 항상 평화를 사랑하시는 분이니까요."


공식적으로, 나는 엘레로페 여제가 모습을 드러낸 기원제에 참여하지 않았다. 때문에 레르그란트가 알고 있는 대로라면 나는 아직 엘렌이 엘레로페 여제라는 것을 눈치채지 못하고 있어야 한다.


"여황 폐하를 잘 아나봐?"


내 가식적인 질문에 레르그란트는 차분한 목소리로 답했다.


"모습을 그리 자주 드러내시는 분은 아니지만… 저는 공작가의 후계자였고, 지금은 에스카랸 공작이니까요. 그런 제가 여황 폐하가 어떤분인지 잘 모른다는건 조금 이상한 이야기겠지요."


레르그란트의 말을 듣자 문득, 무서운 생각이 머리를 스치고 지나갔다.


내 눈 앞에 있는 내 동생, 레르그란트…. 나이는 어려도 이 녀석은 명백한 북령주의 주인, 에스카랸 공작이다. 다시 말하자면 이 나라에서 손꼽히는 최고위 귀족 중 한 명이라는 것이지.


혹시, 레르그란트 역시 엘렌이 계획하고 있는 일에 조력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 입맛이 없으십니까?"


"응, 조금."


아니, 이건 좀 억측이겠지.

레르그란트는 공작이 된 지 얼마 되지 않았다. 흑색의 좌의 말을 들어보면 엘렌의 계획은 꽤 오래전 부터 진행되어 왔고, 이제 막 공작이 된 레르그란트가 그 일에 개입했을 가능성은 크지 않겠지.


"흐음, 몇 번이고 말씀드리는 얘기지만… 잘 먹어야 잘 큽니다, 누님. 한창 성장기인 이때 영양을 제대로 섭취하지 않으시면 앞으로 남은 평생을 그 키와 그 몸매로 지내셔야 할지도 모릅니다."


"…."


뭐야, 방금의 말은 거의 폭언에 가깝지 않나…? 하지만 레르그란트의 말은 아픈만큼 효과적이었다.

나는 포크로 찍어대기만 하던 야채를 결국 입으로 가져갔다. 그리고 한 동안 레르그란트와 나 사이엔 묘한 침묵이 감돌았다.


잠시 대화가 끊키니 식기가 달그락 거리는 소리쯤은 들려올법도 했지만, 어렸을 적부터 예법을 엄격하게 교육받은 나와 레르그란트는 결코 그런 소리조차 내는 법이 없었다.


"내 몸매가 왜?"


결국, 신경쓰인 나는 침묵을 끝까지 지키지 못하고 그렇게 말을 꺼내고 말았다.


"… 실언이었습니다. 신경쓰지 마십시오."


글쎄, 실언이었다고 하기에는 레르그란트의 목소리가 너무나 태연자악하다.


흥, 방금전의 말은 버릇이 안좋은 내 식습관에 경종을 울리기 위해 잘 계산되고 재단된 말이겠지. 하지만 그것을 알고 있음에도 나는 고개를 한 번 숙여 내 몸을 한 번 훑어 볼 수 밖에 없었다.


… 성인 여성의 그것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그래도 꽤 좋은 곡선을 그리고 있다고 생각하는데 말이지.


"그러고보니, 오늘 특별한 예정이라도 있으십니까?"


"특별한 예정까지라고 하기엔 좀 그렇지만… 엘렌을 만날 생각인데, 왜?"


그런 얘기를 꺼내며 아까전과 마찬가지로 레르그란트의 반응을 주의 깊게 살폈지만, 그가 다시 엘렌이라는 이름에 반응하는 일은 없었다.


레르그란트는 잠깐 동안 말이 없다가 식사를 모두 마치고 나서 하얀 냅킨으로 입가를 닦으며 입을 열었다.


"그것이 오늘 예정의 전부입니까?"


"응."


어째 말을 꺼내는 태도가 수상하긴 하지만 오늘 내가 엘렌을 만나려 한다는 예정엔 거짓이 없으므로 나는 고개를 끄덕여 그의 질문에 긍정했다.


… 엘렌과 제대로 대화라는 것을 해볼 생각이다.

백색의 좌, 흑색의 좌… 그리고 그녀가 생각하고 있는 계획에 관한것 까지도. 마스터 네론그라시아 로서가 아닌 네네아리케, 온전한 내 자신으로서 말이다.


"물론, 친구분과의 친교를 돈독히 하는 것도 중요한 일이긴 합니다만… 이제는 자신의 미래를 생각해 보시는 것은 어떠십니까?"


"아…?"


레르그란트의 말이 너무나도 의외였기에, 나는 그의 말에 답하지 못했다.

나의, 미래라니….


"누님도 내년이면 성인 입니다. 언제까지 저택에만 틀어박혀서 사교 관계를 모두 단절한채 이렇게 무의미한 세월을 보내고 있을 겁니까?"


말은 저래도 동생의 말투엔 평소와 같은 질책의 기색은 찾아볼 수 없었다. 다만, 한 없이 진지하기만 하다.


"…."


할 말이 생각나지 않는다.


내가 레르그란트 모르게 미스틱 유니온의 마스터를 맡고 있다는 것도, 절대로 무의미하게 시간을 죽이고 있는게 아니라는 것도 레르그란트에게 꺼낼 수는 없는 변명이었지만… 지금 할 말이 생각나지 않는 이유는 그런 것 때문이 아니었다.


동생의 질문은 너무나도… 현실적이다.

지독하게도 현실적이어서, 지금 내가 하고 있는 모든 일들이 모두 앞 뒤가 맞지 않는 꿈같이 느껴진다.


레르그란트는 양손으로 깍지를 끼고서 그 위에 턱을 얹고 나를 진지하게 바라보며 다시 입을 열었다.


"으음, 누님은 전통 악기인 엘파를 연주하시는 걸 좋아하셨죠. 저는 음악에 대해서는 잘 모르지만, 언젠가 누님의 연주를 들어보았을때, 썩 훌륭하다는 생각이 들었었습니다. 그러니… 음악가를 해보시는 것은 어떠십니까?"


"어, 어? 으응."


상황을 즉각적으로 받아들이지 못한 내가 내는 이상한 소리를, 레르그란트는 일단 긍정이라고 받아들인 모양이었다.


"그렇다면 당장 훌륭한 음악 선생을 고용하기로 하죠. 그리고 누님의 실력이 어느정도 수준에 오르게 되면 이 저택의 연회장에서 연주회를 여는 겁니다. 에스카랸의 이름이 걸려 있으니 분명, 여러 고위 귀족들도 참여하겠죠. 그리고 그렇게해서 쌓인 인맥은 누님의 큰 힘이 되어줄 겁니다."


"…."


역시 레르그란트라고 해야할까. 아직은 말뿐이긴 하지만 추진력이 굉장하다. 그리고 내가 별 말 없이 그의 제의를 받아들인다면, 그의 말들은 곧 현실이 되겠지.


"음… 연회장의 증축도 생각해 보아야 하겠군요."


매끈한 턱을 쓰다듬으며 그렇게 중얼거리는 레르그란트에게, 나는 당황스런 목소리로 제동을 걸었다.


"자, 잠깐! 그런건 너무 속보이는 행사가 아니니?"


"속보인다니요? 무슨 말씀이십니까."


차분한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연주회를 개최하거나 연회장을 증축하거나… 뭐, 그런 이야기 말이야. 내가 정말로 음악가를 할지는 모르겠지만, 내 연주 실력 보다는 돈과 권력, 그리고 권위로서 나를 세우는건- "


"무슨 말씀입니까?"


내 말을 가만히 듣고 있던 레르그란트는 갑작스럽게 미간을 찌푸리며 단숨에 내 말을 끊었다.

그는 도무지 이해할 수 없다는 표정이었다.


"그러니까 누님의 말씀은… 에스카랸 공작인 저의 지원이, 공정치 못하다는 말씀입니까?"


핵심을 정확히 짚은 질문이었기에,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하지만 레르그란트는 당치도 않다는 듯 고개를 저으며 냉엄한 목소리로 말했다.


"그것 역시 능력입니다. 다만, 누님의 노력에 의한 것이 아닌… 선천적인 능력일 따름이지요. 그것을 '공정' 이라는 이름으로 부정하려는 것은 정말이지 웃기지도 않는 소리입니다."


… 무조건 적인 평등을 주장하려 하는 것은 아니다.

아니, 그것보다 이 이야기는 처음부터 논의 할 필요가 없는 거잖아!


음악가…?

물론, 연주하는 것을 좋아하긴 하지만 그것은 어디까지나 취미의 영역에서만 존재하는 것이다.


나는 마법사다.


"그렇다면 누님은 누님의 타고난 미모나 아름다운 목소리 같은 것 까지도 노력으로 주어진 것이 아니니, 공정치 못하다고 주장하실 생각입니까?"


레르그란트의 질문에 나는 조금 힘이 빠진 목소리로 답했다.


"… 그렇게 주장할 수는 없겠지."


내 마법적 능력 역시 선천적인 것이니까.

아무튼, 이 주제에 대해 깊게 생각하고 논쟁할 의도는 없다. 나는 레르그란트가 또다시 입을 열기전에 재빨리 이 이야기의 결론을 지었다.


"내 미래… 음악가를 할지 어떨지는 모르겠지만, 알겠어. 진지하게 생각해 볼테니, 멋대로 음악 선생을 고용하거나 하는 일은 없길 바래."


"알겠습니다. 부디, 말씀하신대로 진지하게 생각해 보시길. 누님이 하고 싶어 하시는 것에 전폭적인 지원을 약속드릴 테니까요."


이미, 아침 식사는 아까전에 마친 후였기 때문에 레르그란트는 간단한 인사를 남겨놓고 탁자에서 떠나버렸다.

나는 의자에 멍하니 앉은채로 멀어져 가는 레르그란트의 뒷모습을 바라보았다.


내가 마법사라는걸 모르는 레르그란트의 입장에서, 나는 아무것도 하지 않는… 텅빈 인형같은 소녀일 뿐이다. 그런데도 레르그란트는 이런 나를 이성으로써 사랑한다고 말하는 걸까.


에스카랸 가문에 섞인 알 수 없는 것의 피 때문이긴 하지만 이런식으로 생각해보면, 사회적으로 금단이라 여겨지는, 누이에 대한 레르그란트의 사랑도 퍽 고맙게 느껴지는 걸.


"하…."


이제는 완전히 사라져가는 동생의 뒷모습을 싸늘한 시선으로 마저 바라보고 나서야, 나는 자리에서 일어났다.


작가의말

* 좀 늦었네요 ㅠㅠ 죄송합니다 ㅋㅋ;;

* 봐주시는 분들, 항상 감사합니다.

* 너무 늦어 졸린터라... 리리플을 못달고 갑니다. 부디 용서해주세요 ㅠ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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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9 내일 떠오르는 태양을, 나는 볼 수 있을까. [148화] +2 15.03.03 1,840 46 13쪽
148 내일 떠오르는 태양을, 나는 볼 수 있을까. [147화] +10 15.02.17 1,639 49 11쪽
147 내일 떠오르는 태양을, 나는 볼 수 있을까. [146화] +9 15.02.02 1,965 52 20쪽
146 내일 떠오르는 태양을, 나는 볼 수 있을까. [145화] +13 15.01.23 1,752 55 15쪽
145 내일 떠오르는 태양을, 나는 볼 수 있을까. [144화] +6 15.01.22 1,655 39 15쪽
144 내일 떠오르는 태양을, 나는 볼 수 있을까. [143화] +10 15.01.08 1,803 52 22쪽
143 내일 떠오르는 태양을, 나는 볼 수 있을까. [142화] +9 14.12.29 1,770 44 9쪽
142 내일 떠오르는 태양을, 나는 볼 수 있을까. [141화] +1 14.12.29 1,473 38 18쪽
141 내일 떠오르는 태양을, 나는 볼 수 있을까. [140화] +3 14.12.29 1,555 46 21쪽
140 내일 떠오르는 태양을, 나는 볼 수 있을까. [139화] +8 14.11.26 1,766 57 22쪽
139 내일 떠오르는 태양을, 나는 볼 수 있을까. [138화] +7 14.11.22 1,929 47 16쪽
138 내일 떠오르는 태양을, 나는 볼 수 있을까. [137화] +9 14.11.08 2,228 50 26쪽
137 내일 떠오르는 태양을, 나는 볼 수 있을까. [136화] +5 14.09.22 1,855 64 22쪽
136 내일 떠오르는 태양을, 나는 볼 수 있을까. [135화] +8 14.09.03 1,849 57 22쪽
135 내일 떠오르는 태양을, 나는 볼 수 있을까. [134화] +8 14.08.16 1,714 61 16쪽
134 내일 떠오르는 태양을, 나는 볼 수 있을까. [133화] +1 14.08.16 2,058 56 18쪽
133 내일 떠오르는 태양을, 나는 볼 수 있을까. [132화] +10 14.07.19 1,805 54 26쪽
132 내일 떠오르는 태양을, 나는 볼 수 있을까. [131화] +8 14.07.08 2,185 51 11쪽
131 내일 떠오르는 태양을, 나는 볼 수 있을까. [130화] +14 14.05.25 2,430 56 17쪽
130 내일 떠오르는 태양을, 나는 볼 수 있을까. [129화] +14 14.04.21 2,481 58 15쪽
129 내일 떠오르는 태양을, 나는 볼 수 있을까. [128화] +14 14.03.22 2,656 68 17쪽
128 내일 떠오르는 태양을, 나는 볼 수 있을까. [127화] +2 14.03.22 2,464 54 14쪽
127 내일 떠오르는 태양을, 나는 볼 수 있을까. [126화] +16 14.02.17 1,953 55 11쪽
126 내일 떠오르는 태양을, 나는 볼 수 있을까. [125화] +11 14.02.15 2,442 62 17쪽
125 내일 떠오르는 태양을, 나는 볼 수 있을까. [124화] +11 14.02.08 2,129 56 15쪽
124 내일 떠오르는 태양을, 나는 볼 수 있을까. [123화] +17 14.01.16 2,214 68 23쪽
123 내일 떠오르는 태양을, 나는 볼 수 있을까. [122화] +13 14.01.13 2,267 72 17쪽
122 내일 떠오르는 태양을, 나는 볼 수 있을까. [121화] +16 14.01.06 2,233 67 17쪽
121 내일 떠오르는 태양을, 나는 볼 수 있을까. [120화] +16 13.12.27 2,261 78 10쪽
120 내일 떠오르는 태양을, 나는 볼 수 있을까. [119화] +16 13.12.13 2,038 62 16쪽
119 내일 떠오르는 태양을, 나는 볼 수 있을까. [118화] +10 13.12.11 1,974 52 18쪽
118 내일 떠오르는 태양을, 나는 볼 수 있을까. [117화] +14 13.11.30 2,404 68 11쪽
117 내일 떠오르는 태양을, 나는 볼 수 있을까. [116화] +22 13.11.26 2,306 56 11쪽
116 내일 떠오르는 태양을, 나는 볼 수 있을까. [115화] +14 13.11.24 2,551 66 11쪽
115 내일 떠오르는 태양을, 나는 볼 수 있을까. [114화] +12 13.11.11 2,431 65 17쪽
114 내일 떠오르는 태양을, 나는 볼 수 있을까. [113화] +17 13.10.08 3,171 91 20쪽
113 내일 떠오르는 태양을, 나는 볼 수 있을까. [112화] +18 13.10.01 2,912 62 17쪽
112 내일 떠오르는 태양을, 나는 볼 수 있을까. [111화] +16 13.09.10 4,233 74 24쪽
111 내일 떠오르는 태양을, 나는 볼 수 있을까. [110화] +28 13.08.18 2,879 54 13쪽
110 내일 떠오르는 태양을, 나는 볼 수 있을까. [109화] +14 13.08.14 3,188 65 24쪽
109 내일 떠오르는 태양을, 나는 볼 수 있을까. [108화] +12 13.08.02 2,726 68 12쪽
108 내일 떠오르는 태양을, 나는 볼 수 있을까. [107화] +24 13.07.29 2,778 65 19쪽
107 내일 떠오르는 태양을, 나는 볼 수 있을까. [106화] +18 13.07.17 2,530 48 12쪽
106 내일 떠오르는 태양을, 나는 볼 수 있을까. [105화] +10 13.07.10 2,874 63 12쪽
105 내일 떠오르는 태양을, 나는 볼 수 있을까. [104화] +11 13.07.04 2,500 60 21쪽
104 내일 떠오르는 태양을, 나는 볼 수 있을까. [103화] +14 13.06.18 2,663 58 23쪽
103 내일 떠오르는 태양을, 나는 볼 수 있을까. [102화] +21 13.05.19 2,709 58 13쪽
102 내일 떠오르는 태양을, 나는 볼 수 있을까. [101화] +13 13.05.15 2,850 79 30쪽
101 내일 떠오르는 태양을, 나는 볼 수 있을까. [100화] +20 13.04.29 2,622 47 24쪽
100 내일 떠오르는 태양을, 나는 볼 수 있을까. [99화] +10 13.04.15 3,126 59 18쪽
99 내일 떠오르는 태양을, 나는 볼 수 있을까. [98화] +10 13.04.11 2,871 57 20쪽
98 내일 떠오르는 태양을, 나는 볼 수 있을까. [97화] +16 13.04.09 2,807 54 21쪽
97 내일 떠오르는 태양을, 나는 볼 수 있을까. [96화] +9 13.04.01 2,795 50 27쪽
96 내일 떠오르는 태양을, 나는 볼 수 있을까. [95화] +11 13.03.19 2,706 61 31쪽
95 내일 떠오르는 태양을, 나는 볼 수 있을까. [94화] +11 13.03.07 3,047 75 20쪽
94 내일 떠오르는 태양을, 나는 볼 수 있을까. [93화] +12 13.02.24 2,866 57 21쪽
93 내일 떠오르는 태양을, 나는 볼 수 있을까. [92화] +11 13.02.08 2,923 62 21쪽
92 내일 떠오르는 태양을, 나는 볼 수 있을까. [91화] +13 13.01.15 3,382 77 17쪽
91 내일 떠오르는 태양을, 나는 볼 수 있을까. [90화] +18 13.01.10 2,767 42 9쪽
90 내일 떠오르는 태양을, 나는 볼 수 있을까. [89화] +2 13.01.10 2,626 40 14쪽
89 내일 떠오르는 태양을, 나는 볼 수 있을까. [88화] +1 13.01.10 2,689 53 12쪽
88 내일 떠오르는 태양을, 나는 볼 수 있을까. [87화] +16 13.01.06 2,816 52 17쪽
87 내일 떠오르는 태양을, 나는 볼 수 있을까. [86화] +1 13.01.06 2,605 46 13쪽
86 내일 떠오르는 태양을, 나는 볼 수 있을까. [85화] +8 12.12.22 2,843 56 14쪽
85 내일 떠오르는 태양을, 나는 볼 수 있을까. [84화] +2 12.12.22 2,814 53 19쪽
84 내일 떠오르는 태양을, 나는 볼 수 있을까. [83화] +14 12.12.09 2,838 58 21쪽
83 내일 떠오르는 태양을, 나는 볼 수 있을까. [82화] +5 12.12.09 2,946 57 15쪽
82 내일 떠오르는 태양을, 나는 볼 수 있을까. [81화] +16 12.11.27 2,926 53 17쪽
81 내일 떠오르는 태양을, 나는 볼 수 있을까. [80화] +21 12.11.17 2,937 72 14쪽
80 내일 떠오르는 태양을, 나는 볼 수 있을까. [79화] +14 12.11.10 3,050 58 20쪽
79 내일 떠오르는 태양을, 나는 볼 수 있을까. [78화] +14 12.11.04 3,163 61 23쪽
78 내일 떠오르는 태양을, 나는 볼 수 있을까. [77화] +18 12.10.14 2,906 45 19쪽
77 내일 떠오르는 태양을, 나는 볼 수 있을까. [76화] +13 12.10.09 2,924 56 18쪽
76 내일 떠오르는 태양을, 나는 볼 수 있을까. [75화] +11 12.09.25 3,346 51 16쪽
75 내일 떠오르는 태양을, 나는 볼 수 있을까. [74화] +15 12.09.20 3,420 64 22쪽
74 내일 떠오르는 태양을, 나는 볼 수 있을까. [73화] +15 12.09.02 3,138 62 12쪽
73 내일 떠오르는 태양을, 나는 볼 수 있을까. [72화] +11 12.09.02 3,338 62 20쪽
» 내일 떠오르는 태양을, 나는 볼 수 있을까. [71화] +14 12.08.22 4,033 49 19쪽
71 내일 떠오르는 태양을, 나는 볼 수 있을까. [70화] +21 12.08.09 3,911 62 13쪽
70 내일 떠오르는 태양을, 나는 볼 수 있을까. [69화] +17 12.08.09 3,617 49 15쪽
69 내일 떠오르는 태양을, 나는 볼 수 있을까. [68화] +13 12.08.08 3,161 41 27쪽
68 내일 떠오르는 태양을, 나는 볼 수 있을까. [67화] +13 12.08.01 3,432 51 15쪽
67 내일 떠오르는 태양을, 나는 볼 수 있을까. [66화] +18 12.07.24 3,652 56 21쪽
66 내일 떠오르는 태양을, 나는 볼 수 있을까. [65화] +23 12.07.13 3,940 70 13쪽
65 내일 떠오르는 태양을, 나는 볼 수 있을까. [64화] +17 12.07.08 3,311 67 23쪽
64 내일 떠오르는 태양을, 나는 볼 수 있을까. [63화] +18 12.06.30 3,991 71 12쪽
63 내일 떠오르는 태양을, 나는 볼 수 있을까. [62화] +14 12.06.26 3,722 53 18쪽
62 내일 떠오르는 태양을, 나는 볼 수 있을까. [61화] +10 12.06.24 3,779 59 11쪽
61 내일 떠오르는 태양을, 나는 볼 수 있을까. [60화] +24 12.06.13 4,725 51 19쪽
60 내일 떠오르는 태양을, 나는 볼 수 있을까. [59화] +30 12.06.07 3,915 67 12쪽
59 내일 떠오르는 태양을, 나는 볼 수 있을까. [58화] +33 12.06.05 3,600 68 16쪽
58 내일 떠오르는 태양을, 나는 볼 수 있을까. [57화] +7 12.06.05 3,581 73 21쪽
57 내일 떠오르는 태양을, 나는 볼 수 있을까. [56화] +18 12.06.03 3,175 58 21쪽
56 내일 떠오르는 태양을, 나는 볼 수 있을까. [55화] +19 12.05.31 3,367 65 14쪽
55 내일 떠오르는 태양을, 나는 볼 수 있을까. [54화] +15 12.05.30 3,642 50 16쪽
54 내일 떠오르는 태양을, 나는 볼 수 있을까. [53화] +19 12.05.29 3,361 47 19쪽
53 내일 떠오르는 태양을, 나는 볼 수 있을까. [52화] +21 12.05.26 3,758 54 19쪽
52 내일 떠오르는 태양을, 나는 볼 수 있을까. [51화] +9 12.05.25 3,599 65 8쪽
51 내일 떠오르는 태양을, 나는 볼 수 있을까. [50화] +12 12.05.24 3,734 56 14쪽
50 내일 떠오르는 태양을, 나는 볼 수 있을까. [49화] +11 12.05.23 3,606 66 10쪽
49 내일 떠오르는 태양을, 나는 볼 수 있을까. [48화] +12 12.05.22 3,365 50 11쪽
48 내일 떠오르는 태양을, 나는 볼 수 있을까. [47화] +12 12.05.21 3,476 67 13쪽
47 내일 떠오르는 태양을, 나는 볼 수 있을까. [46화] +12 12.05.19 3,653 68 10쪽
46 내일 떠오르는 태양을, 나는 볼 수 있을까. [45화] +10 12.05.18 3,341 67 14쪽
45 내일 떠오르는 태양을, 나는 볼 수 있을까. [44화] +9 12.05.17 3,501 48 12쪽
44 내일 떠오르는 태양을, 나는 볼 수 있을까. [43화] +21 12.05.16 3,456 61 12쪽
43 내일 떠오르는 태양을, 나는 볼 수 있을까. [42화] +13 12.05.15 3,605 70 9쪽
42 내일 떠오르는 태양을, 나는 볼 수 있을까. [41화] +11 12.05.14 3,528 61 22쪽
41 내일 떠오르는 태양을, 나는 볼 수 있을까. [40화] +15 12.05.12 3,849 71 14쪽
40 내일 떠오르는 태양을, 나는 볼 수 있을까. [39화] +16 12.05.11 3,531 64 18쪽
39 내일 떠오르는 태양을, 나는 볼 수 있을까. [38화] +19 12.05.10 3,863 70 22쪽
38 내일 떠오르는 태양을, 나는 볼 수 있을까. [37화] +14 12.05.06 3,772 59 15쪽
37 내일 떠오르는 태양을, 나는 볼 수 있을까. [36화] +15 12.04.30 3,917 72 28쪽
36 내일 떠오르는 태양을, 나는 볼 수 있을까. [35화] +19 12.04.18 3,828 71 8쪽
35 내일 떠오르는 태양을, 나는 볼 수 있을까. [34화] +7 12.04.18 3,896 70 13쪽
34 내일 떠오르는 태양을, 나는 볼 수 있을까. [33화] +5 12.04.18 3,746 62 10쪽
33 내일 떠오르는 태양을, 나는 볼 수 있을까. [32화] +37 12.04.12 3,872 55 15쪽
32 내일 떠오르는 태양을, 나는 볼 수 있을까. [31화] +21 12.04.02 3,902 69 20쪽
31 내일 떠오르는 태양을, 나는 볼 수 있을까. [30화] +15 12.03.27 4,186 71 24쪽
30 내일 떠오르는 태양을, 나는 볼 수 있을까. [29화] +12 12.03.26 4,244 64 20쪽
29 내일 떠오르는 태양을, 나는 볼 수 있을까. [28화] +12 12.03.18 4,169 80 17쪽
28 내일 떠오르는 태양을, 나는 볼 수 있을까. [27화] +14 12.03.14 4,259 75 10쪽
27 내일 떠오르는 태양을, 나는 볼 수 있을까. [26화] +12 12.03.12 3,981 61 17쪽
26 내일 떠오르는 태양을, 나는 볼 수 있을까. [25화] +15 12.03.08 4,032 60 15쪽
25 내일 떠오르는 태양을, 나는 볼 수 있을까. [24화] +18 12.03.01 4,256 71 26쪽
24 내일 떠오르는 태양을, 나는 볼 수 있을까. [23화] +17 12.02.27 3,993 69 24쪽
23 내일 떠오르는 태양을, 나는 볼 수 있을까. [22화] +8 12.02.25 4,215 63 14쪽
22 내일 떠오르는 태양을, 나는 볼 수 있을까. [21화] +9 12.02.22 4,238 59 18쪽
21 내일 떠오르는 태양을, 나는 볼 수 있을까. [20화] +9 12.02.22 3,949 52 10쪽
20 내일 떠오르는 태양을, 나는 볼 수 있을까. [19화] +4 12.02.22 4,218 65 13쪽
19 내일 떠오르는 태양을, 나는 볼 수 있을까. [18화] +16 12.02.19 4,467 51 10쪽
18 내일 떠오르는 태양을, 나는 볼 수 있을까. [17화] +7 12.02.19 4,641 71 12쪽
17 내일 떠오르는 태양을, 나는 볼 수 있을까. [16화] +18 12.02.15 4,886 86 12쪽
16 내일 떠오르는 태양을, 나는 볼 수 있을까. [15화] +6 12.02.15 4,862 67 14쪽
15 내일 떠오른느 태양을, 나는 볼 수 있을까. [14화] +5 12.02.15 4,391 62 9쪽
14 내일 떠오르는 태양을, 나는 볼 수 있을까. [13화] +18 12.02.08 4,686 72 24쪽
13 내일 떠오르는 태양을, 나는 볼 수 있을까. [12화] +3 12.02.08 4,827 83 16쪽
12 내일 떠오르는 태양을, 나는 볼 수 있을까. [11화] +7 12.02.03 5,099 83 13쪽
11 내일 떠오르는 태양을, 나는 볼 수 있을까. [10화] +4 12.02.03 5,343 79 11쪽
10 내일 떠오르는 태양을, 나는 볼 수 있을까. [9화] +6 12.02.03 5,195 82 19쪽
9 내일 떠오르는 태양을, 나는 볼 수 있을까. [8화] +6 12.02.01 5,530 74 16쪽
8 내일 떠오르는 태양을, 나는 볼 수 있을까. [7화] +3 12.02.01 5,350 80 16쪽
7 내일 떠오르는 태양을, 나는 볼 수 있을까. [6화] +6 12.01.29 5,695 86 14쪽
6 내일 떠오르는 태양을, 나는 볼 수 있을까. [5화] +3 12.01.29 5,899 83 11쪽
5 내일 떠오르는 태양을, 나는 볼 수 있을까. [4화] +7 12.01.27 7,030 106 18쪽
4 내일 떠오르는 태양을, 나는 볼 수 있을까. [3화] +9 12.01.27 7,259 90 13쪽
3 내일 떠오르는 태양을, 나는 볼 수 있을까. [2화] +9 12.01.21 8,598 108 15쪽
2 내일 떠오르는 태양을, 나는 볼 수 있을까. [1화] +11 12.01.17 13,279 95 14쪽
1 내일 떠오르는 태양을, 나는 볼 수 있을까. [Prologue] +13 12.01.17 25,290 165 1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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