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 첫 번째 경기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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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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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오! 아크! 뭐예요!”
아크는 당황한 듯이 이쪽을 쳐다만 보았다.
하지만 다 예상해둔 범위였다.
“그럼 플랜B로 갑니다!”
“이, 이거 참, 죄송합니다!”
라고 하는 순간, 아크와 세이나 정면으로 두 명의 남자들이 나타났다. 나는 일상이쪽을 보았다.
“아! 아니에요! 그대로 플랜A로 갑니다!”
내가 소리쳤다.
세 명의 대학생 중 벌써 두 명이 기절한 채로 쓰러져 있었다. 일상이는 거구의 한 남자와 검을 겨루고 있었다. 귀족 자제라고는 믿기지 않을 만큼 역전의 용사와도 같은 기백이었다. 거대한 검과 방패를 들고 일상이를 밀어붙이고 있었다.
내 말을 들은 아크레인이 알았다, 며 에이리에게로, 복귀하라는 신호를 쏘아보내려던 팔을 거두었다.
세이나는 진즉에 트리플 화살을 퍼부어대며 두 명이 가까이 올 수 없게끔 시간을 벌고 있었다.
“올해만큼은 우승해주겠어!” 화살비를 피하며 여리여리한 한 남자가 외쳤다.
그는 자신의 키만한 나무지팡이를 들고 있었는데, 갑자기 외침과 동시에 팔을 높이 들었다.
“가장 기초 마법입니다, 이거 뭐, 제 이 주먹으로도 쳐내버릴 수 있겠는데요.”
“닥쳐! Macifala(마나 뭉텅이)!”
푸른 빛의 화염구(?)가 우리의 넥서스 구슬을 향하여 날아왔다.
“얍.”
아크는 어느새 준비해두었던 건지 새하얀 장갑을 낀 채로 그 구체를 마치 스파이크(피구)를 하듯이 높이 뛰어 쳐내버렸다. 구체는 얼마 안 날아가 증발해 버렸다.
“마, 말도 안 돼!”
“말 잘 됩니다만. 초전도체라고 들어보셨습니까? 마나 공부를 좀 더 하셔야겠군요.”
나는 일상이쪽을 돌아보았다. 일상이쪽은 일대일 상태였지만, 곤혹스러운 상황으로 보였다. 하긴 레이피어 한 자루로 저런 거구의 사내의 커다란 방패나 묵직한 검을 상대한다는 것은 힘겨운 일이었다.
“아니, 이 사람 뭐 귀족 자제 뭐시기 맞어?!”
“카카! 나를 저런 허약해 빠진 놈들과 비교해선 곤란하지!”
뭐, 얼굴에 흉터하며······ 아무래도 고용된 용병이나 도적 패거리 중 한 명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지 않을 수도 없었다. “조금만 버텨 봐!” 하고 나는 소리쳤다.
그리고 타이밍 좋게도, 따랑- 하는 소리가 들려왔다. 숲 전체에 메아리쳤다.
“아, 끝난 건가.”
거구의 남자는 갑작스레 뚝 움직임을 멈추더니 그렇게 말해왔다.
“끄, 끝났나?”
일상이도 그렇게 말했는데, 그는 여전히 상대의 두 눈을 노려보고 있었다.
전장 한가운데서 갑자기 고양이 귀와, 고양이 꼬리를 한 꽤 많이 야한 복장을 한, 예쁘장한 여자가 나타나더니 커다란 미소를 지으며 경기 종료를 선언했다.
“이쪽으로 오십쇼냥!”
냥만 붙이면 다 되는 건가, 하며 생각하면서 우리는 그녀의 안내를 받으며 텔레포트 마법 영역에 안착해 곧 경기장을 이탈했다.
출입구 저편으로 나오자, 콜로세움 내의 관중들이 환호를 지르며 우리의 팀 명을 일제히 호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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펜듈럼! 펜듈럼! 펜듈럼!
펜듈럼! 펜듈럼! 펜듈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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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우리 팀 한 명 한명을 돌아보면서 사소한 상태 하나하나를 체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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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리가 내게 다가와 엄지를 척 하고 내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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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밝게 웃으면서 엄지를 척 하고 내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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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대의 전술을 예측하고, 비어 있을 수비진에 플라잉 마법을 장시간 사용할 수 있던 에이리를 보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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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첫 경기를 끝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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