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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중한 내일을 위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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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퓨전

이도하
작품등록일 :
2019.08.27 17:51
최근연재일 :
2019.10.15 23:41
연재수 :
44 회
조회수 :
3,448
추천수 :
61
글자수 :
144,331

작성
19.09.10 19:50
조회
44
추천
1
글자
7쪽

4. 트로피 (1)

DUMMY

⠀⠀⠀⠀⠀⠀⠀⠀⠀⠀⠀⠀⠀⠀⠀⠀⠀⠀⠀⠀⠀⠀⠀⠀⠀⠀⠀⠀⠀⠀⠀⠀⠀⠀⠀⠀⠀⠀⠀⠀⠀⠀⠀⠀⠀⠀⠀⠀⠀

⠀⠀⠀⠀⠀⠀⠀⠀⠀⠀⠀⠀⠀⠀⠀⠀⠀⠀⠀⠀⠀⠀⠀⠀⠀⠀⠀⠀⠀⠀⠀⠀⠀⠀⠀⠀⠀⠀⠀⠀⠀⠀⠀⠀⠀⠀⠀⠀⠀

“호문쿨루스!?”

⠀⠀⠀⠀⠀⠀⠀⠀⠀⠀⠀⠀⠀⠀⠀⠀⠀⠀⠀⠀⠀⠀⠀⠀⠀⠀⠀⠀⠀⠀⠀⠀⠀⠀⠀⠀⠀⠀⠀⠀⠀⠀⠀⠀⠀⠀⠀⠀⠀

아크가 반쯤 벌떡 일어나 소리쳤다. 내 두 눈을 지그시 마주보았다. 무언가에 홀린 듯한 표정이다. 부담스러워 나는 일상이를 보았다. 일상이는 연금술사 노인을 멍청히 응시하고 있었다.


“에잇! 명색이 내 제자라는 놈이, 그것도 모르고 여태껏 같이 다녔던 게야!”


노인의 지팡이가 아크의 한쪽 허벅지를 강타했다.


“아아! 아아! 호문쿨루스라니! 대체 무슨 근거로 그런 말씀을 하시는 겁니까! 스승님!”


그는 벌개진 얼굴로 침까지 입가에 맺으며 저돌적으로 소리쳤다.


노인은 한차례 더 허벅지를 강타하더니, 그걸 굳이 가르쳐줘야 아냐며 한 번 더 호통쳤다. 다이달로어는 말을 이었다.


“마나의 흐름을 잘 봐라.”

“예에······?”


아크는 내 머리부터 발끝까지 쭉 훑더니, 커다란 충격을 받은 듯 탄성을 내질렀다.


“거꾸로 흐르고 있잖아!? 나, 나는, 왜, 눈치······ 채지 못했던 걸까······.”


그는 푹 꺾여 양손으로 머리를 부여잡고 테이블 위로 엎드렸다.


연금술사 다이달로어는 설명했다.


“마나가 거꾸로 흐르는 건 기껏해야 리치, 호문쿨루스밖에 없지. 알겠느냐, 제자 양반.”

“예에······. 삶과 죽음을 거스르는 표식이었죠······.”


아크는 벌떡 일어나 우리 몸을 곳곳이 살펴보았다. 이렇게 실제로 보는 건 처음이라면서 존재했긴 했던 거구나 하며 숨을 헐떡이면서 감탄했다.


나는 어떻게 반응해야 할지 도저히 알 수 없었다. 하지만 일상이 녀석은 그렇지 않은 듯싶었다.


“호문쿨루스가 뭐죠?”

“아.” 하며 아크가 몸을 딱 굳힌 채 허공을 보더니 자신의 턱을 쓰다듬었다.


다이달로어가 지팡이를 바닥에 탕 내려 찍으며 호통쳤다.


“거, 참! 자기들이 호문쿨루스인지도 모르는 호문쿨루스들이라니!”

“하하······.”

“예, 모릅니다.”


얌마.


다이달로어는 잠깐 우리 뒤편의 무언가를 번갈아 응시했다. 흰 턱수염을 왼손으로 쓸어내리더니 낮고 침착한 어조로 말을 이었다.


“호문쿨루스는 인간의 정액에서 시험관으로 키운, 부모 없는 녀석들을 말하지. 물론 그 정액이란 것도 이것저것 뒤섞여서 정액이라고 부를 수도 없고. 보통 특별한 방식으로 하루만에 청년 단계까지 성장시키지.”


보통 드래곤급 마법사가 아닌 이상에야 만들 수도, 만들어질 수도 없는 필연의 산물이지, 라고 말했다. 물론 만들어낸 다음에도 여간 까다로운 게 아니야, 육체는 완성됐지만 정신은 공백 그 자체라고 할 수 있기에 누군가의 영혼을 끌어다 담아내야 하는 마무리 작업이 필수지, 하며 덧붙였다.


나는 이렇게 보았다. 이 트로피 찾기 게임을 위해, 누군가가 이 세계 속에 우리들, 플레이어를 위한 육체를, 이쪽 방식의 마법인 호문쿨루스 뭐시기로 만들어놓은 것이다. 그리고 우리의 영혼을 끌어다 담았다.


일상이의 팔꿈치를 툭 치며 고개를 한차례 끄덕여 보이자 녀석도 이해했다는 듯 끄덕여 보였다.


혼자 딴짓하고 있던 아크의 중얼거림이 귓가를 간질였다.


“그럼······, 잠재력증강 효능은 단지 착각에 불과했던 건가······?”

“그렇지.” 그의 스승이 맞받아쳤다.


“호문쿨루스는 원체 특출난 신체 능력과, 도구의 사용술이라는 신적인 재능을 갖추고 있지. 잠재력증강 따위의 저 레벨 효능은 있으나 마나야.”


심지어 '마나를 흡수하는 육신'마저 갖고 있다, 그는 덧붙였다.


일단, 이것으로 모든 것이 설명 가능하다. 하지만 나는?


“그럼, 저는요? 제, 그, 형상변환······.”


노인은 설명했다.


“호문쿨루스는 마법 같은 건 일체 사용할 수 없어. 자기 마나가 존재하지 않은 탓이지. 지금 실낱 같은 생명을 유지시켜주는 건, 자네 주인의 마나야.”

“그럼······.”


한동안 노인은 내 얼굴을 뚫어져라 보았다. 내 본심을 알고 싶은 듯보였다. 이윽고 그는 나지막히 속삭였다.


“자네 정신 쪽에 문제가 있어.”

“정신쪽이요?” 아크가 대답했다.

“그래! 이놈아.”


노인은 지팡이를 바닥에 탁! 다시금 내려찍으며 말을 이었다.


“마나의 흐름이 느린 거 안 보이냐?”

“오오! 그렇군요! 심지어 색도 살짝 탁한 것 같기도······.”

“나도 자세한 건 모르지만 호문쿨루스로서의 재능이 정신적인······ 영혼에 의해 억압을 받고 있다는 것만큼은 확실히 알 수 있지.”


그 말의 뜻, 그 결론이 대체 뭐란 말인가? 나는 고개를 갸우뚱하면서 물었다.


“제가 오크로 변하지 못하는 데에는, 제 정신에 문제가 있기 때문이라는 말씀이신가요?”

“반대지. 그게 어떤 특성인지는 정확히 몰라도, 형상변환에 실패하는 데에는 호문쿨루스로서의 영향이 아무래도 큰 거지.”


연금술사 노인은 지팡이 끝으로 내 배꼽 부위를 쿡쿡 찔렀다.


“자네의 정신과 호문쿨루스의 육체가 충돌을 일으키고 있어.”


노인은 낮고 갈라진 목소리로 의미심장한 질문을 하나 던졌다.


“자네들은, 과거를 기억하는가?”


어떻게 대답해야 할까, 하고 생각하기도 이전에 일상이 녀석이 즉답했다.


“예. 다 기억합니다.”


연금술사 노인은 미간을 찌푸리더니 불평하듯 읊조렸다.


“그거 참, 잔인한 주인이로군. 끔찍한 녀석이야. 수고로운 작업을 거쳐서까지 기억을 보존시키다니.”

“예?” 내가 반응했다.

“아닐세. 그럼 자네는, 전생······ 그러니까, 제물로 바쳐지기 전에, 인간이었나?”


나는 인간이었다고 대답했다.


“영문을 모르겠군.”


나는 답답해서 직접적으로 물었다.

⠀⠀⠀⠀⠀⠀⠀⠀⠀⠀⠀⠀⠀⠀⠀⠀⠀⠀⠀⠀⠀⠀⠀⠀⠀⠀⠀⠀⠀⠀⠀⠀⠀⠀⠀⠀⠀⠀⠀⠀⠀⠀⠀⠀⠀⠀⠀⠀⠀⠀⠀⠀⠀⠀⠀⠀

“해법이 없는 겁니까? 그저 이대로······ 이도저도 아니게 약한 채로 있어야 하나요?”

“해법이야 있지.”

⠀⠀⠀⠀⠀⠀⠀⠀⠀⠀⠀⠀⠀⠀⠀⠀⠀⠀⠀⠀⠀⠀⠀⠀⠀⠀⠀⠀⠀⠀⠀⠀⠀⠀⠀⠀⠀⠀⠀⠀⠀⠀⠀⠀⠀⠀⠀⠀⠀⠀⠀⠀⠀⠀⠀⠀

우리는 차 - 검은 나뭇가지가 하나씩 들어가 있으면서 약간 씁쓸하면서도 약간 달콤한 - 한 잔을 했다. 에이리를 기다렸지만 끝끝내 그녀는 오지 않았다. 오후 3시쯤 되어서야 우리는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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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 6. 첫 번째 경기 (6) 19.09.28 25 1 7쪽
33 6. 첫 번째 경기 (5) 19.09.27 22 1 7쪽
32 6. 첫 번째 경기 (4) 19.09.26 24 1 7쪽
31 6. 첫 번째 경기 (3) 19.09.25 34 1 7쪽
30 6. 첫 번째 경기 (2) 19.09.24 28 1 7쪽
29 6. 첫 번째 경기 (1) 19.09.23 38 1 7쪽
28 5. 또 한 명의 게이머 (8) 19.09.22 34 1 7쪽
27 5. 또 한 명의 게이머 (7) 19.09.21 31 1 7쪽
26 5. 또 한 명의 게이머 (6) 19.09.20 43 1 7쪽
25 5. 또 한 명의 게이머 (5) 19.09.19 43 1 7쪽
24 5. 또 한 명의 게이머 (4) 19.09.18 40 1 7쪽
23 5. 또 한 명의 게이머 (3) +2 19.09.17 59 1 7쪽
22 5. 또 한 명의 게이머 (2) 19.09.16 60 1 9쪽
21 5. 또 한 명의 게이머 (1) 19.09.14 64 1 7쪽
20 4. 트로피 (5) 19.09.14 49 1 7쪽
19 4. 트로피 (4) 19.09.13 49 1 7쪽
18 4. 트로피 (3) 19.09.12 49 1 7쪽
17 4. 트로피 (2) 19.09.11 43 1 7쪽
» 4. 트로피 (1) 19.09.10 45 1 7쪽
15 3. 호문쿨루스 (8) 19.09.09 80 1 7쪽
14 3. 호문쿨루스 (7) 19.09.08 42 1 7쪽
13 3. 호문쿨루스 (6) 19.09.07 54 1 7쪽
12 3. 호문쿨루스 (5) 19.09.06 53 1 8쪽
11 3. 호문쿨루스 (4) 19.09.05 58 2 7쪽
10 3. 호문쿨루스 (3) 19.09.04 58 1 7쪽
9 3. 호문쿨루스 (2) 19.09.03 54 1 8쪽
8 3. 호문쿨루스 (1) 19.09.02 68 1 8쪽
7 2. 오크 (5) +1 19.09.01 76 2 9쪽
6 2. 오크 (4) 19.08.31 104 1 9쪽
5 2. 오크 (3) 19.08.31 145 2 9쪽
4 2. 오크 (2) 19.08.30 157 4 9쪽
3 2. 오크 (1) 19.08.29 237 4 9쪽
2 1. 두 고등학생 (2) 19.08.28 352 4 9쪽
1 1. 두 고등학생 (1) +1 19.08.27 825 7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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