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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중한 내일을 위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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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퓨전

이도하
작품등록일 :
2019.08.27 17:51
최근연재일 :
2019.10.15 23:41
연재수 :
44 회
조회수 :
3,434
추천수 :
61
글자수 :
144,331

작성
19.09.08 15:38
조회
41
추천
1
글자
7쪽

3. 호문쿨루스 (7)

DUMMY

⠀⠀⠀⠀⠀⠀⠀⠀⠀⠀⠀⠀⠀⠀⠀⠀⠀⠀⠀⠀⠀⠀⠀⠀⠀⠀⠀⠀⠀⠀⠀⠀⠀⠀⠀⠀⠀⠀⠀⠀⠀⠀

“제 마나 순환기를 쓰면 순식간에 간답니다, 딱, 이렇게.”

⠀⠀⠀⠀⠀⠀⠀⠀⠀⠀⠀⠀⠀⠀⠀⠀⠀⠀⠀⠀⠀⠀⠀⠀⠀⠀⠀⠀⠀⠀⠀⠀⠀⠀

남자는 중지를 딱, 하고 퉁겨 보였다. 그는 정장 안주머니에서 금빛 회중 시계를 하나 꺼내 들었다.


그는 시계의 초침을 만졌다.


“아니, 마나 순환기인지 뭔지 모르겠는데, 아니, 분명 한번에 간다고, 방금 말했지?”

“물론이죠, 레이디.”


아크는 회중 시계를 든 손으로 연극적인 인사를 보였다.


“말도 안 돼. 여기서 발테르까지는 빨라도 마차로 두 달 거리, 이백오십 인베르는 되는 거리인데?”


절제된 모션으로 툭툭, 그는 회중시계를 두드리며 미소를 지었다.


“5인베르씩, 총 50번 돌릴 겁니다.”


나는 감이 잘 오지 않았다. 에이리를 보자 그녀는 잠시간 그 회중시계를 뚫어져라 보다가 이내 콧방귀를 뀌었다.


“하! 허세기만 해 봐라. 아주 그냥 비웃어주지.”


에이리는 마법에 문외한인 우리에게 (웬일인지) 정말 친절하게도 설명했다. 아무리 위대한, 방대한 마나를 가진 마법사라도, 텔레포트, 이 인원을 모두 공간이동시키는 데에는 끽해야 10인베르가 최대랬다. 그것도 약 2, 3일에 10인베르다. 10인베르는 대강 마차로 6일쯤 걸리는 거리란다.


“5인베르씩 50번, 그것도 일순간에? 흥.”

“마법사란 보통 회의적일 수밖에 없지요. 주류를 말씀드리는 겁니다만······.”

“뭐라구요?”


에이리의 목소리에서 미세한 떨림이 감지됐다. 심지어 부자연스러운 존댓말까지.


“아! 아무것도 아닙니다, 자자, 얼른 이쪽으로 오시지요.”


그는 우리 셋을 자신의 앞에 나란히 서도록 했다. “조금 더 가까이. 가까이······, 예, 좋습니다!”


“그, 대머리 집단들을 옭아매느라, 마나를 회복시키느라 시간이 좀 걸렸습니다.”


회중시계를 왼손으로 번쩍 들어올린 채로 계속 말했다.


“레이디 에이리, 실례합니다만 마나를 조금 흘려 보내주실 수 있으신가요? 아주 약간이면 됩니다.”


그는 아주 정중하게 요청하며 오른손을 내밀었다. 에이리는 멀리 떨어진 실바스트에게도 다 들릴 정도로 큰 소리로 콧방귀를 뀌었다.

하지만 그의 손은 잡아주었다.


“감사합니다. 자, 그럼 시작해 보지요.”


그가 어떤 알 수 없는 언어를 중얼거리기 시작하자 우리 넷이 서 있던 땅바닥에는 신비로운 푸른색 마법진이 떠오르기 시작했다. 시야가 푸른 안개로 뒤덮인다. 일순 조금 쫄아서 에이리의 옷깃을 잡을까도 했지만 고개를 살짝 돌려 보자 붉은 머리의 하녀 넬이 조금은 슬픈 표정으로 오른손을 휘휘 젓고 있었다. 실바스트는 목례했다.


“마법이구만.” 일상이의 중얼거림이 귓가를 간질였다.


“그래, 마법이네.”


텔레포트 마법. 신비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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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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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달 걸리는 거리를 한순간에 찾아와 버렸다. 에이리는 한동안 말을 아꼈다. 아크의 - 본인은 그렇게 생각하는 것 같지 않았지만 - 비꼬는 말에도 수 차례 견뎌 냈다. 고심 끝에 그녀는 그 회중시계의 원리에 대해 물었으나, 그는 특급 비밀이라며 요청을 산뜻하게 거절했다. 그러자 지금 이 꼴이 난 것이다.


“결투다! 결투해! 그래, 내가 이기면 그 회중시계를 넘길 것! 알겠어?”

“아하하! 그거 참 재미 있는 제안이로군요.”

“제안이 아니야! 결투라니까!”


허름한 여관 방이었다. 4인실이었는데, 완강히 거부했던 아크를 제외하고는 나와 일상, 원체 잠자리에 자유로웠던 에이리, 이렇게 셋이 묵었다. 널따랗고, 옷장 하나와 침대 네 대가 있을 뿐인 낡은 나무 방이었다.


“어차피 시간도 많아! 두 달 거리를 한순간에 왔으니까 말이야!”


그녀는 이성을 잃은 듯싶었다.


이들의 말에 따르면 펜던트가 발테르에 도착하기까지는 최소한 한 달은 걸릴 것이다.

그 전까지 실바스트와의 연락을 꾸준히 취하면서 펜던트의 행방을 정확히 유추해내고, 만일 발테르가 최종 목적지에 부합한다면 그 목적을 명확히 하고 미리 손을 쓰자는 계획이었다.


물론 그 모든 과정에서 아크레인의 마법적 도움이 필요했다.


“하지만 거절하겠습니다, 레이디.”

“왜!” 에이리는 발을 동동 굴렀다.

“제가 질 게 뻔하지 않습니까?”


그 능글맞은 얼굴. 솔직히 이런 태도를 일관한다면 누구라도 에이리 이상의 반응을 쏟아낼 게 뻔했다.


“저는 그런 리스크 높은 행위는 하지 않는답니다.”

“이, 이······! 이샊······!”


그녀는 최대한 감정을 억누르며 도발을 걸어 보려 하는 듯했지만, 그 덕분인지 냉정을 되찾으며 현 상황을 재인식하기 시작했다. “좋아······. 일단 이 건은 보류하겠어. 지금 중요한 건 그게 아니니까.”


얄상한 안경 낀 소년은 갑작스레 에이리에 다가가더니 그녀의 오른손을 부드럽게 잡았다. 그리고 자신의 입술을 가벼이 갖다 댔다.


“현명하신 판단입니다, 레이디 에이리.”


내가 느낀 걸 그녀도 느낀 걸까, 자세히 보니 그녀의 드러난 팔 전체에 오돌토돌한 무언가가 솟아 올라 있었다.


“그래. 자, 그럼 모두 앉자고.”


옆에서 일상이 녀석이 첫 날에 했던 불평 - 왜 테이블 하나 없냐는 - 을 해대며 자신의 침대 가장자리에 걸터 앉았고 그 옆에 내가, 그리고 바로 옆 침대에 에이리, 에이리 옆으로 아크가 걸터앉았다. 우리는 가까이 붙어 있는 두 침대에 각각 둘씩 마주보았다.


오전 열 시쯤이었고 머리맡 창문으로는 화창한 봄 햇살이 내리쬐 들어왔다.


나는 살짝 더운 감이 들어 양 팔 소매를 살짝 걷어 올리고 윗 단추 하나를 풀어헤쳤다.


“얼른, 하시죠?” 에이리가 쏘아붙였다.


아크는 그녀에게 윙크를 한차례 하더니 역시나 안주머니로부터 회중시계를 꺼내 한손에 펼쳐 올리고 구부정한 몸으로 뭐라 중얼거렸다. 붉은 빛이 쏟아져 나오는가 싶더니 이윽고 푸른 역 원뿔 홀로그램으로 바뀌면서 실바스트의 잘생긴 얼굴이 흐릿하고 푸르르게 나타났다.


[얼굴들이 참 좋아 보이군요. 이곳 날씨는 참 좋습니다. 그쪽은 어떤가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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