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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중한 내일을 위해서

2,800,000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퓨전

이도하
작품등록일 :
2019.08.27 17:51
최근연재일 :
2019.10.15 23:41
연재수 :
44 회
조회수 :
3,425
추천수 :
61
글자수 :
144,331

작성
19.09.12 14:18
조회
48
추천
1
글자
7쪽

4. 트로피 (3)

DUMMY

⠀⠀⠀⠀⠀⠀⠀⠀⠀⠀⠀⠀⠀⠀⠀⠀⠀⠀⠀⠀⠀⠀⠀⠀⠀⠀⠀⠀⠀⠀⠀⠀⠀⠀⠀⠀⠀⠀⠀⠀⠀⠀

그녀는 한 발짝 뒤로 물러섰다. 자신의 등 뒤에 있던 활과 화살에 손을 가져다대었다. 옆에서 아크레인이 뒤늦게 달려와 손사래를 치며 “아니아니! 오해하지 말아주십쇼!” 하고 외쳤다.


“제가 엘프라는 건, 잘 아시겠죠?”

“물론입니다! 제 일행 분이, 이거 참, 실례를 저질렀군요. 대신 이렇게 사과를 드리겠습니다, 부디 자애로운 마음씨로 용서를 구합니다, 레이디.”

“아······! 죄송합니다!”


나는 눈치껏 행동하기로 마음을 다잡았다.


솔직히 너무 창피했다. 패닉이었다. 이렇게 아름다운 여자 앞에서 수치를 보이고 말았다. 더 패닉이다.


“실례지만, 레이디, 이 발테르까지는 어떤 일로 오셨는지 여쭤볼 수 있습니까? 아니, 다름이 아니고. 저희는 마침 일행 분을 한 분, 솜씨 좋은 궁수 한 분을 모집 중에 있기 때문이죠.”


엘프 여성은 잠시간 아크의 두 눈을 노려보았다. 진위를 파악하기라도 하는 듯싶었다.


“저는 마나석 때문에 왔어요. 일행은······” 그녀는 그대로 우리 - 나와 일상이- 들을 죽 훑어 보았다.

“필요한데. 세 분이신가요?”

“아! 마나석이라! 아닙니다, 저희는 넷 입니다. 한 분은 다양한 마법에 능통하신 멋쟁이 여성 분이 한 분 계시죠. “ 남은 한 명이 여자라는 소리에 엘프의 표정은 한층 나아진 듯보였다.


아크가 그럼 혼자 오신 거냐고 물었다. 그녀는 그렇다고 했다.


“이거 참! 소개가 늦었군요, 저는 아크레인 보조 마법사, 이쪽은 일상 검술사, 이쪽은 민수 형상변환자입니다. 그저께 막 에드나에서 발테르로 도착한 참이죠.”


엘프 여성은 화살통으로부터 손을 거두고 멋드러진 자세를 잡았다. 기세 좋게 자신을 소개했다.


“저는 레스티나 숲의 세이나라고 합니다. 에드나 분이신가요?”

“예, 그렇습니다. 저희도 마나석을 구하러 왔지요, 의뢰를 받고서요.”


어떻게 말을 저리 잘할까, 감탄하면서 나는 옆에서 귀기울일 뿐이었다.

세이나의 미간이 일그러졌다. 그럼에도 아름다웠다. 그녀의 모든 표정은 아마 아름다울 것이다.


“혹시 트로피를 말씀하시는 건 아니겠죠?”


뭐! 트로피? 나는 일상이의 옆구리를 툭 쳤다.

우리는 귀를 기울였다.


“맞습니다! 고농축마나석! 그 일부라도 얻을 수 있으면 해서요. 일부면 됩니다. 아주 일부.”

“흠······. 그래서 나머지 한 분을 구하고 계셨던 거군요.”

“그렇습니다! 레이디 세이나, 어떠신가요. 승낙해 주시겠습니까?”


엘프는 자신의 엄지 손톱을 살짝 깨물었다. 아, 저 손톱이 되고 싶다.

그나저나 트로피라니! 아니, 고농축마나석? 아크 이놈은 대체 뭔 말을 지껄이고 있는 걸까.


“좋아요. 일단, 그 나머지 한 분을 만나서 조금 더 자세한 내용을 이야기해보도록 하죠.”


어느새 하늘을 어두워져 있었다. 광장 곳곳에 세워진 가늘고 높다란 가로등이 퍼런 빛을 내뿜었다. 전기로 돌아가는 것 같지는 않았다.





*⠀⠀⠀⠀⠀⠀⠀*⠀⠀⠀⠀⠀⠀⠀*





일단 세이나, 그녀로부터 어디 여관에 묵고 있느냐를 물어보았다. 우리와는 정반대 방향이었다. 아크는 내일 정오쯤에 만나는 것이 어떠냐는 제안을 했다. 그녀는 끄덕였다. 그렇게 우리는 약속 장소를 광장 정중앙 기사의 동상 앞으로 잡았고, 다시 여관으로 돌아왔다.


“아니, 대체 어디간 거야······.” 내가 나직하니 말했다.


에이리는 아직도 없었다. 일상이가 말했다. “밥 먹으러 갔겠지.”


그런 것치고 너무 늦었다. 심지어 에이리는 소식하는 스타일이었다. 아예 저녁을 거르는 때도 있었다.


아크는 안주머니로부터 회중시계를 꺼내들더니 시계의 초침을 만지작거렸다. 그는 낮게 중얼거렸다.


“어쩔 수 없군요. 비상 시에만 써 두려 했는데. 지금 이 그 비상시일 수도 있으니까요.”


뭐냐고 내가 묻자, 다만 기다려 보라고 손을 펼쳐 보였다.


회중시계로부터 붉은 빛이 감돌았다. 이윽고 푸른 빛이 섞이기 시작하더니 보랏빛으로 변했다. 아크는 이번에는 처음 듣는 기이한 스펠링을 스타카토식으로 딱딱 읊었다. 그러자 시계 위 수 센티 허공으로 흐믈흐믈한 화살표식의 희멀건 안개가 떠올랐다.


“자, 레이디 에이리를 찾으러 갑시다.”


우리는 서둘러 준비를 갖추고 다시 여관을 나섰다.


나침반마냥 방향이 달라질 때마다 그 희멀건 안개 화살표식은 방향을 달리했다. 그의 말에 따르면 에이리의 현재 위치를 실시간으로 추적하는 마법이라고 했다. 우리는 다시 광장으로 돌아왔다.


우리 여관의 정반대 방향으로 화살키는 가리켰다. 일상이가 중얼거렸다. “세이나가 갔던 방향인데.” “벌써부터 친한 척이냐.” “확실히 그렇군요.”


광장에 사람은 이제 거의 없었다. 바람이 불어 조금 쌀쌀했다. 공기는 따스했다. 가로등 안개 같았다.


모양새는 일상이를 선두로, 나와 아크가 뒤를 따랐다. 아크가 방향을 정확히 말로 설명해 주었다.


우리 - 나와 일상이 - 는 알 수 없는 지렁이 모양 표지판이 세워진 골목 입구에서 잠시 멈춰 섰다. 아크가 “매춘부의 골목, 이군요.” 라고 설명했다. 매춘부의 골목이라니······. 내가 일상이를 보자 그는 살짝 붉어진 얼굴로 뒷머리를 긁적이고 있었다. “무슨 생각하길래 그렇게 얼굴이 시뻘개졌대.” 내가 태클 걸었다. “뭔 소리야.” 목소리도 떨리는데?


“그럼, 갑시다.”


아크는 골목으로 들어섰다. 그는 아무렇지도 않은 듯보였다.


골목은 판자촌을 연상시켰다. 쾌쾌한 폐수와 독한 향수로 뒤섞인, 곳곳에 붉은 전등으로 정육점만큼이나 붉은 개미소굴 같이 복잡한 장소였다. 곳곳의, 다 쓰러져 가는 건물 입구에서는 나체가 다 비치는 놀랄 정도로 얇은 실크 드레스를 입은 여성들이 한 명씩 서 있었고 지나갈 때마다 우리에게 한 발 빼고 가실래요 하면서 매혹적인 목소리로 읊조리듯 말했다. 사방은 놀랍도록 고요했다. 아무튼 이상한 곳이었다.


“이쪽입니다······.”


아크는 한 건물 앞에 멈춰 서서 입구를 가리켰다. 그곳도 다른 업소(?)와도 같은 건축물이었다.


“여기라고?” 내가 되물었다.


그러자 옆에 서 있던 한 여성 분이 잽싸게 다가와 내 양손을 만지작거렸다. 쫀득거리는 느낌이었다.

⠀⠀⠀⠀⠀⠀⠀⠀⠀⠀⠀⠀⠀⠀⠀⠀⠀⠀⠀⠀⠀⠀⠀⠀⠀⠀⠀⠀⠀⠀⠀⠀⠀⠀⠀⠀⠀⠀⠀⠀⠀⠀

“공짜로 해줄게.”

⠀⠀⠀⠀⠀⠀⠀⠀⠀⠀⠀⠀⠀⠀⠀⠀⠀⠀⠀⠀⠀⠀⠀⠀⠀⠀⠀⠀⠀⠀⠀⠀⠀⠀⠀⠀⠀⠀⠀⠀⠀⠀

귓속에 바람을 불어 넣으면서 그 여자는 속삭였다.

⠀⠀⠀⠀⠀⠀⠀⠀⠀⠀⠀⠀⠀⠀⠀⠀⠀⠀⠀⠀⠀⠀⠀⠀⠀⠀⠀⠀⠀⠀⠀⠀⠀⠀⠀⠀⠀⠀⠀⠀⠀⠀

나는 몸을 부르르 떨었다.

⠀⠀⠀⠀⠀⠀⠀⠀⠀⠀⠀⠀⠀⠀⠀⠀⠀⠀⠀⠀⠀⠀⠀⠀⠀⠀⠀⠀⠀⠀⠀⠀⠀⠀⠀⠀⠀⠀⠀⠀⠀⠀

⠀⠀⠀⠀⠀⠀⠀⠀⠀⠀⠀⠀⠀⠀⠀⠀⠀⠀⠀⠀⠀⠀⠀⠀⠀⠀⠀⠀⠀⠀⠀⠀⠀⠀⠀⠀⠀⠀⠀⠀⠀⠀


작가의말

여러분 즐거운 추석 되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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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 6. 첫 번째 경기 (6) 19.09.28 24 1 7쪽
33 6. 첫 번째 경기 (5) 19.09.27 22 1 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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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 6. 첫 번째 경기 (3) 19.09.25 34 1 7쪽
30 6. 첫 번째 경기 (2) 19.09.24 28 1 7쪽
29 6. 첫 번째 경기 (1) 19.09.23 38 1 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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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 5. 또 한 명의 게이머 (5) 19.09.19 43 1 7쪽
24 5. 또 한 명의 게이머 (4) 19.09.18 40 1 7쪽
23 5. 또 한 명의 게이머 (3) +2 19.09.17 59 1 7쪽
22 5. 또 한 명의 게이머 (2) 19.09.16 59 1 9쪽
21 5. 또 한 명의 게이머 (1) 19.09.14 64 1 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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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 4. 트로피 (4) 19.09.13 49 1 7쪽
» 4. 트로피 (3) 19.09.12 49 1 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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